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69
제669화 아무것도 아니네
방에 있던 항소운은 극한만검에 감응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만검에서 내뿜는 기운이 정말 차가운 한기가 아닌 극한으로 어두운 음살한기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한의 기운은 그의 체내에 있는 어둠 본연의 힘과 매우 흡사했는데, 이 둘 사이에는 이유 모를 이끌림이 있었다.
항소운은 극한만검을 얻고 싶어졌다.
게다가 거친 검신은 크게 흥미로웠다.
마치 한 책에서 보았던 오래된 연기 기적의 형태 같았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 검의 내력은 절대 평범하지 않아, 반드시 얻어야겠어.’
다만, 항소운을 곤경에 빠뜨린 것은 그에게 충분한 수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녹엽즙을 사들이는 데에 이백만 상급 수정을 썼다.
금진액을 팔아 얻은 오백오십만 상급 수정에서 이를 제외하면 삼백오십만이 남는데, 이에 그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더한다고 해도, 사백만 상급 수정이었다.
이는 경매 시작가에도 미치지 못해서, 경매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었다.
“너희 혹시 수정이 얼마나 남았어?”
항소운은 보체 등을 향해 물었다.
보체는 대답했다.
“이번에 제사장이 우리에게 백만 상급 수정을 주었는데, 아까 정신수를 팔아 얻은 일백만을 더하고, 성광주를 사들이는 데 쓴 수정을 제외하면, 일백칠십만 상급 수정이 남습니다.”
항소운은 이마를 치며 고민 속에 빠져들었다.
‘이 정도 양의 수정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극한만검은 이미 육백만 상급 수정이 되었다.
“수정이 필요하다면, 내가 조금 빌려줄 수 있어요. 모두 삼백만이에요.”
계속 치료 중이던 호미혜가 입을 열어 말했다.
“당신 걸 받을 수는 없어요.”
항소운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말했다.
“이걸 당신한테 그냥 준다는 게 아니에요. 내가 개천성을 떠날 수 있도록 호송해준다면, 이 수정들을 모두 줄게요.”
호미혜가 결단력 있게 말했다.
항소운은 생각하고선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거래를 성립하도록 하지요!”
호미혜는 한 저축계를 항소운을 향해 던졌다.
그 안에는 딱 삼백만 상급 수정이 들어 있었다.
항소운은 사양하지 않고 이를 받았다.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하고선 바로 경매에 참여했다.
극한만검은 이미 육백칠십만 상급 수정이 되었다.
값이 오르는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이는 경매를 참여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막대한 부담을 주었다.
“칠백만 상급 수정!”
항소운은 매우 시원시원하게 가격을 높여 불렀다.
다른 이가 경쟁에서 물러서게 하려고 했다.
그가 부른 가격은 적지 않은 이족에게 부담을 주었다.
한두 족은 한숨을 쉬고선 가격 경쟁을 포기했다.
그러나 시인족은 극한만검에 대단히 흥미를 보이는 듯했다.
그들은 다시 가격을 칠백오십만 상급 수정으로 올렸다.
이는 시인족이 반드시 검을 얻으려고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단숨에 모든 상대를 제압하려고 세게 나온 것이 분명해 보였으니.
그 가격은 항소운의 숨통을 조여왔다.
그가 낼 수 있는 최대치에 거의 가까워졌다.
“팔백만 상급 수정!”
항소운은 이를 악물고 다시 가격을 불렀다.
그가 부른 가격은 그곳에 있던 모두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시인족의 강자도 멈칫하게 만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외쳤다.
“팔백십만 상급 수정!”
보아하니 항소운이 쉽게 극한만검을 얻게 내버려 두지 않을 모양인 듯했다.
항소운은 고민했다.
극한만검은 전설 속의 검과 매우 흡사했지만,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잘못 사면 안 되는데, 이를 어찌해야 하나?’
“팔백십만 상급 수정 한 번. 더 높은 가격을 부를 사람 있습니까?”
“팔백십만 상급 수정 두 번.”
세 번을 불리게 되면, 극한만검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게 된다.
“팔백오십만 상급 수정!”
항소운은 결국 필사적으로 임하기로 했다.
눈독 들인 물건이었고, 얻을 능력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가격을 외치고 나자 더는 그와 가격을 경쟁하는 이가 없었다.
결국 극한만검은 그의 소유가 되었다.
이번 경매 행사는 이렇게 순조롭게 끝이 났다.
경매에서 물건을 사들인 사람은 반드시 남아서 수정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고 나서야 떠날 수 있었다.
항소운은 방에 남아 영이족의 시중이 그가 경매에서 사들인 물건을 가져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수정을 준비해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사가 다른 시중을 데리고 왔다.
문리석, 성광주, 녹엽즙과 극한만검 모두를 가져왔다.
“나으리, 이렇게 많은 진기한 물건을 얻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미사가 진심을 다해 말했다.
“일단 벌써부터 축하하지 말고, 내가 금신액을 경매에 팔아 얻은 수정부터 가져오게. 안 그러면 이 물건들의 값을 낼 수가 없으니.”
항소운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시지요, 이미 다 가져왔습니다. 남은 금액만 맞춰 상쇄하면 됩니다. 그 밖에도 경매행에선 세 점을 뽑아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따로 지불하시면 됩니다.”
미사가 말했다.
“그래, 어서 교환하도록 하지.”
항소운은 듣고 나서야 한숨을 놓았다.
그는 모든 수정을 꺼내 그들에게 건넸다.
그중에는 호미혜와 보체 등의 수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 남은 수정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물건을 성공적으로 얻게 되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극한만검을 들었다.
그러자 극한의 음한 살기가 그의 손으로 파고들어, 곧바로 그의 손을 검은색으로 부식시켰다.
거대한 어둠의 힘은 바로 항소운의 팔 근육, 경맥, 심지어 그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는 항소운의 곁에 있던 천사와 호미혜를 크게 놀라게 했다.
“빛의 아들이시여, 어서 광명의 힘으로 사악한 힘을 정화시키십시오!”
보체가 일깨워주며 말했다.
“나으리, 어서 내려놓으시지요.”
미사는 걱정하는 모습으로 말했다.
항소운은 그들의 말을 못 들은 듯이, 묵묵히 그의 어둠 본연의 힘을 발동시켰다.
두 어둠의 힘이 빠르게 융합되어 그의 팔 색깔을 바로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았다.
극음의 기는 그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만검은 순조롭게 그의 통제하에 들어왔다.
항소운이 검을 손에 쥐었을 때, 그는 검이 스스로 힘 조절하는 것을 느꼈다.
검은 점차 약해지더니 보통의 검과 별다를 것이 없는 거친 검으로 변했다.
좌우에 있던 천사, 호미혜와 미사는 당황했다.
그들이 첫 번째로 한 생각은 무기가 너무 겉만 번지르르한 건 아닌가다.
항소운은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검을 챙겨 들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볼 필요 없어, 아무 일도 아니니까. 떠날 준비나 하자고.”
“나으리, 제 생각엔 잠시 기다렸다가 떠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철익족의 사람이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나가신다면 좋을 것 하나 없을 것 같습니다.”
미사가 걱정하며 말했다.
항소운은 깊게 생각했다가 말했다.
“밖에 얼마나 왔는가?”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하나같이 실력이 매우 강대한데다가, 언제든지 성급의 강자가 강림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저희 족의 고수도 나서서 도움을 드리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안 그러면 서로의 관계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사가 말했다.
항소운은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 그럼 좀 있다 가도록 하지. 먼저 밖에 가서 기다리게. 때가 되면 다시 자네를 부르지.”
미사는 정중히 고개를 끄덕이고선 떠나갔다.
그러자 항소운, 여섯 명의 천사와 호미혜만이 남게 되었다.
항소운은 바로 금제를 쳐 방을 외부와 단절시켰다.
그 누구도 이곳의 작은 움직임 하나조차도 감지하지 못 하게 했다.
“빛의 아들이시여, 정말 이곳에 숨어서 안 떠나실 겁니까?”
보체가 물었다.
“빛의 아들이시여, 두려워하실 거 없습니다. 저희 실력이라면 충분히 포위를 뚫고 떠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 천사가 말했다.
그들을 보아하니, 전사하더라도 숨어들어 움직이지 않는 건 원치 않는 듯했다.
“일단 조급해하지 말아 봐. 내가 너희들 털끝 하나 안 다치지 않게 이곳에서 데리고 떠날게. 전제는 너희가 내 말을 들어야 하는 거야. 그래야 만에 하나 실수가 생기지 않고, 우리도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을 수 있어. 저들과 거칠게 싸울 필요도 없고.”
항소운이 진지하게 말했다.
“정말 방법이 있어요?”
호미혜가 희망을 본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원래 그녀는 항소운이 그녀를 포기하지 않기만을 바랐지만, 지금은 정말 떠날 수 있는 희망을 본 듯했다.
“당연히 방법이 있지요. 난 여기서 죽고 싶지 않거든요.”
항소운은 확신에 찬 듯 말했다.
이어 그는 말했다.
“지금부터 모두 자신의 의식을 느슨하게 해. 내 의식이 너희의 몸을 훑을 때 절대 반항하지 말고 내 의식을 따라가. 너희를 한 신비한 공간으로 데려갈 거야. 안전해지면 너희를 보내줄게.”
모두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항소운이 무척 진지하게 말했기에, 이번에는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곧이어 항소운의 의식이 그들의 몸을 훑어 그들을 그의 성해건곤으로 데리고 갔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돼. 이리저리 움직이지 말고! 이곳엔 각종 위험이 있어. 함부로 움직였다간 죽을 수도 있어!”
항소운의 목소리가 그들의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항소운은 그들은 한곳에 격리시키고 태초의 시기로부터 분리시켰다.
이로 하여금 그들이 그 속의 오묘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그는 그들이 격리된 곳이 그의 성해건곤임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천사들은 믿을 수 있었지만, 호미혜는 믿지 못했다.
곧이어 항소운은 금제를 풀고 밖을 향해 걸어갔다.
미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는 항소운을 보자 맞이하며 물었다.
“항 나으리, 가려 하십니까?”
“그래, 난 가야겠다. 넌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 여태껏 챙겨줘서 고맙구나.”
항소운이 매우 감동한 듯 말했다.
“하지만…….”
미사는 뭔가를 또 말하려다가 항소운에 의해 막혔다.
“철익족은 걱정할 것이 되지 못하니 걱정 말거라. 앞으로도 만날 기회가 있길 바라네, 내 친구여.”
항소운은 미사의 어깨를 두드리고선 경매장을 떠나갔다.
미사는 한참 동안을 멍하니 있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는 아까 항소운이 있던 방으로 돌아가 보았다.
그 순간 그는 굳어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 * *
항소운은 천천히 경매장의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몸은 점점 사라졌다.
이는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눈이 먼 게 아닌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분명히 방금 누군가 걸어갔는데, 어떻게 갑자기 사라진다는 말인가?
항소운이 이곳을 떠나는 데 자신이 있었던 것은 은신 능력을 지닌 이유 때문이었다.
특수한 안력을 지닌 사람이나 종족을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전혀 발견될 리 없었다.
그는 당당하게 개천성을 떠날 수 있었다.
다만 개천성의 순간이동 진으로 갈 수는 없어서 길을 바꿔 가야만 했다.
그는 정말로 철익족의 팔대 제급 고수가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경매장의 출구를 철저히 막고 있었는데, 드나드는 사람은 그들의 감응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항소운은 그대로 걸어 나왔지만, 그들은 그의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는 속으로 의기양양하며 차갑게 비웃었다.
‘철익족? 내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