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7
제67화 이젠 정말 끝이야
벼락이 눈 깜짝할 사이에 떨어졌다.
항소운은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그를 공격해오던 천둥독수리가 마침 그의 머리 위를 지나면서 대신 벼락을 맞았다.
우르르 쾅쾅!
천둥은 자비가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대형급 천둥독수리에게 벼락이 내리치더니 그들의 몸이 터지면서 항소운의 얼굴로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들의 피에서는 몇 가닥의 천둥의 힘마저 느껴져 저릿한 통증이 몰려왔다.
순간, 몸 안의 자줏빛 뼈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매서운 흡입력이 번뜩이더니, 천둥의 힘을 몸 안으로 흡수해버렸다.
항소운은 사방에서 번쩍이는 번개를 보며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에게 천둥번개는 재앙적인 무서운 힘이 아니라, 몸을 강하게 만드는 양식이었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대형급 천둥독수리가 벼락을 맞아 죽자, 근처에 있던 하급, 중급 천둥독수리들도 놀라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덕분에 항소운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는 뇌격목을 꺼내서 높이 들고 소리쳤다.
“천둥의 힘아, 와라!”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는 행위였다.
본래 그는 천둥이 모이는 곳의 근처로 가서 뇌격목을 내려놓고, 천둥의 힘을 모은 후 공기 중 남아있는 천둥의 힘으로 몸을 단련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젠 천둥의 힘을 몸으로 바로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줏빛 뼈의 강렬한 욕구 때문에 그는 잔뜩 굶주려있었다.
우르르 쾅쾅!
마치 뇌격목의 존재를 느낀 듯, 항소운이 있는 나무를 향해 벼락이 내리쳤다.
“사람 살려!”
항소운의 눈에 벼락이 내리치는 궤도가 선명히 보이는 듯했다. 그 힘에서는 극도의 공포가 느껴져 누구라 해도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항소운은 너무도 두려웠으나 그렇다고 이제 와서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항소운은 여전히 뇌격목을 꽉 안고 있었다.
쿵!
벼락이 뇌격목으로 떨어지자, 그 충격에 항소운은 나무에서 떨어졌다. 나무도 쿵 소리를 내며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천둥의 힘이 뇌격목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런 뇌격목을 안고 있으니, 그의 몸이 성할 리 없었다.
천둥의 힘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자 불에 타는 것 같은 느낌의 강력한 통증이 밀려왔다.
천둥의 힘에는 가장 강하고 사나운 위력이 실려 있어, 번개 한 줄기만으로도 사람을 감전시켜 죽일 수 있었다.
항소운도 바로 그런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생명이 거의 타들어 가던 순간, 자줏빛 뼈가 천둥의 힘을 모조리 삼켜버렸다.
휙휙-
순간, 그의 주위에 있던 천둥의 힘이 자줏빛 뼈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자줏빛 뼈에 신비로운 힘이 가득 차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천둥의 힘을 빨아들이자 그를 괴롭히던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
그렇다 할지라도, 몸이 여전히 마비되어 있어서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웠다.
더욱 심각한 것은 뇌격목이 그에게 딱 달라붙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큰일 났다. 자줏빛 뼈가 버텨줘야 하는데!”
항소운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시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항소운은 이전처럼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벼락을 맞았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패왕전천결을 전속력으로 운행시키자, 9대 성진이 일제히 열리며 성해건곤마저 깨어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안고 있는 뇌격목은 가장 쉽게 천둥의 목표물이 되곤 해서, 자줏빛 뼈가 버텨내질 못하면 그는 그대로 죽은 목숨이었다.
천둥의 사나운 기세가 뇌격목과 그의 주위로 몰아쳤다.
이번에는 자줏빛 뼈 외에도 9대 성진과 성해건곤이 일제히 천둥의 힘을 흡수했다.
천둥의 힘이 체내로 흡수되자, 몸이 쉴 새 없이 들썩이며 머리카락에서는 연기가 났고 몸은 불에 탄 것처럼 시커멓게 변하며 더욱 처참한 꼴이 되었다.
그가 아직 두 번째 천둥의 힘을 완전히 소화시키기도 전에, 갑자기 여러 개의 벼락이 그가 있는 방향으로 떨어졌다.
퓌요오-
마지막 단계만을 남겨놓은 천둥독수리 왕이 빠르게 날갯짓을 하며 천둥을 쫓고 있었다.
천둥독수리 왕의 요괴 단은 이미 응집되고 있었다.
마지막 단계만 무사히 뛰어넘으면, 그는 진정한 요수의 왕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대부분의 천둥의 힘이 방향을 바꾸자, 독수리 왕은 답답해졌다.
“도망칠 생각 말고 이 몸에게 복종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놈은 오늘 죽게 될 것이다!”
소뇌왕이 천둥의 창을 들고 독수리 왕을 향해 매섭게 달려들었다.
수많은 검광이 쉴 새 없이 떨어지며, 무서운 위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천둥의 위력이 너무 강한 탓에 소뇌왕은 가까이 다가가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천둥독수리는 천둥 한가운데 떠서 그 충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여느 천둥독수리와 달리 온몸으로 고통을 견뎌내고 있었다.
천둥독수리가 천둥의 힘을 대부분 막아내자, 항소운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자줏빛 뼈는 거침없이 많은 천둥의 힘을 흡수했다. 그리고 9대 성진도 꽤 큰 수확을 얻어, 몸 안에 천둥의 힘이 대량 축적되었다.
이제 그는 번개인간이라도 된 듯, 땅에 드러누워 온몸에 천둥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진작 목숨을 잃었을 테지만, 그는 괴물처럼 살아남았다.
항소운은 다만 점차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다시 벼락이 내리친다면, 그땐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나빴던지, 다시금 벼락이 미친 듯이 내려오고 있었다.
“윽! 이게 바로 네가 일으킨 번개구나! 젠장!”
소뇌왕은 하마터면 벼락에 맞아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제야 그는 이번에 떨어진 벼락이 요수가 스스로 일으킨 ‘천둥의 심판(雷罰)’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수는 왕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스스로 천둥을 일으키고 요괴 단을 응집시킬 수 있었다.
다만 몸에서 직접 천둥을 일으키는 천둥의 심판은 매우 위험해서,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면 그대로 죽고 말았다.
소뇌왕은 천둥독수리가 왕의 경지를 돌파하여 요수의 왕이 되고 나면 단번에 잡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까지 떨어진 것은 자연 현상에 의한 천둥이었고, 진정한 천둥의 심판은 이제 시작된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천둥의 심판 안으로 뛰어든 소뇌왕 역시 그 안에 갇히게 되면서 천둥독수리와 함께 한계를 뛰어넘게 된 것이다.
우르르 쾅쾅!
요수왕의 천둥의 심판과 자연의 천둥이 합해지자, 한층 위력이 강해진 천둥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천둥독수리가 항소운의 옆에 있어서 그 둘이 함께 한계를 넘게 된 것이었다.
“이젠 끝이다!”
어마어마한 천둥을 맞닥뜨리게 된 항소운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우르르 쾅쾅!
벼락이 계속 내리치자 나무들이 사방으로 날아갔고, 번갯불이 튀면서 주변이 쑥대밭이 되었다.
지금 소뇌왕은 천둥독수리와 함께 천둥의 심판을 견뎌내고 있었다.
초주검이 된 그는 그곳에서 도망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망친다 해도 조금 세력이 약해질 뿐, 천둥이 다시 쫓아올 것이었다.
반면에 항소운은 완전히 처참한 몰골이 되었다.
그는 몸을 옴짝달싹 못 한 채 천둥의 공격을 무자비하게 받고 있었다.
이젠 정말 큰일이었다.
수없이 많은 천둥이 쉴 새 없이 천둥독수리 위로 떨어졌고, 그중 일부분은 뇌격목에 이끌려 항소운에게로 향했다.
근처가 삽시간에 엉망이 되었다. 천둥이 부근에 자욱이 퍼지면서 사방을 짓밟았다.
나무는 부스러기가 되고, 화초에는 불이 붙었으며 땅이 움푹 파이고 피와 살이 사방에 흩날렸다.
천둥독수리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끊임없이 포효했으나, 요괴 단은 갈수록 단단해졌다.
마지막 단계만 견뎌낸다면 새 생명을 얻고 가장 높은 요수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쓰러져 있던 항소운이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갑자기 몸 안의 자줏빛 뼈가 쉼 없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사실 자줏빛 뼈는 새로 자라난 것이 아니었다. 척추골에 있던 반쪽짜리 자줏빛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자줏빛이 늘어남에 따라, 척추골의 천둥이 더욱 단단해지며 깊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맴돌던 천둥이 이 기운에 완전히 흡수되고 말았다.
순수한 천둥의 힘이 자줏빛 뼈를 중심으로 돌자, 9대 성진과 성해건곤이 일제히 열리면서 은하수처럼 한없이 넓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하늘에서는 천둥번개의 기운이 더욱 짙어지면서, 매섭게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천둥독수리 왕은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천둥독수리 왕은 계속 슬피 울부짖으며 몸부림을 쳤다. 정상대로라면, 이미 천둥의 심판을 견뎌냈어야 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아직도 이렇게 수없이 많은 벼락이 떨어지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천둥의 목표가 천둥독수리에서 그 옆에 있던 항소운으로 바뀐 것이다.
한차례 고통스러운 천둥이 몰아치고 나자 급기야 뇌격목이 터지면서 안에서 자줏빛 액체가 흘러나왔다.
만일 누군가 이 광경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라 ‘천둥액!’이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천둥액은 천둥에서 나온 최상급 액체다. 각각 방울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지금 나오고 있는 천둥액이 본래 뇌격목에 있던 힘인지, 아니면 방금 떨어진 벼락과 함께 나타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천둥액의 출현은 항소운에게 아주 큰 행운인 것은 분명했다.
천둥액이 나타나자, 자줏빛 뼈가 세찬 움직임을 보이더니 천둥액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천둥액은 자줏빛 뼈로 바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자줏빛 천둥의 힘이 더욱 강해지면서 몸 안의 은하수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이때 갑자기 자줏빛 용의 형상이 나타나 하늘을 향해 사납게 울부짖었다. 마치 이 감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듯 끊임없이 포효했다.
용의 형상이 나타남에 따라 항소운의 9대 성진과 성해건곤도 방대한 힘을 얻게 되었다.
항소운의 실력도 폭발적으로 상승하였다.
천둥의 힘이 말끔히 흡수되고 몸 안의 잠재력이 억제되었다 다시 폭발하면서, 천둥액의 순수한 힘과 몸의 기운이 결합하니 실력이 크게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본래 4품 성력경 후기의 실력이던 그는 단번에 5품 성력경의 경지에 올랐다.
게다가 아직 남아있던 힘들이 무섭게 돌진하면서 5품 초기에서 중기, 후기를 넘어 단숨에 6품까지 뛰어올랐다.
그런데도 아직 끝이 아니었다.
정신없이 밀려드는 홍수처럼 이 힘들은 쉬지 않고 부딪치고 충돌하여 스스로 더욱 강력해지고 있었다. 다만 이 힘들은 항소운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그는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면서 정신이 미쳐버렸거나 아니면 몸이 터지면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쿠오오오-
자줏빛 용이 쉴 새 없이 포효하고 항소운의 몸 안에서 나오며 형언할 수 없는 위엄을 드러내 사방을 뒤흔들었다.
가까이에 있던 천둥독수리 왕은 항소운의 몸에서 갑자기 나타난 자줏빛 용의 형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천둥독수리가 휘청하더니, 위압적인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땅으로 곤두박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