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678
제678화 계략은 아니겠지?
항소운은 손을 꽉 쥐며 모든 사람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야 말했다.
“그건 불가능하다. 내가 더 화나기 전에 썩 꺼지거라. 안 그러면 너를 죽일 테니.”
방자한 제의에 항소운의 마음에도 화가 들끓었다.
“하하 그렇게 급하게 나를 보내려 할 필요 없어, 내가 말을 다 하면 네가 날 쫓아내지 않아도 알아서 꺼져 줄 테니까.”
양재인은 가볍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어 말했다.
“우리의 말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성 밖으로 가 싸우자. 너희가 이기면 말고, 진다면 복종하는 걸로.”
“결국에는 개전하겠다는 건데, 차라리 내 지금 너를 죽이고 백팔 대군을 죽이러 가겠다!”
항소운이 일어서서 양재인에게 성큼성큼 다가서며 기세를 드러냈다.
양재인은 안색이 바뀌었다.
그가 놀라 외쳤다.
“오해하지는 마시고, 우리는 군자도전이지 전면 개전이 아니야!”
“군자도전?”
항소운은 놀라 굳었다.
자릉종의 사람들도 일제히 굳어버렸다.
대체 용문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맞다, 군자도전. 군자도전은 우리가 전면 개전해 서로 다칠 필요 없이 다섯 판으로 승부를 가리는 거다. 먼저 삼 승을 거두는 자가 이기는 것이지. 우리 용문이 이긴다면, 너희 자릉종은 우리에게 복종해야 하고, 너희가 이긴다면 우리의 원한을 다 지워버리고 십 년 안에 절대 너희의 땅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보장하지.”
양재인이 유유히 말했다.
“어떻게 들어도 우리가 손해 보는 거 같은데?”
약로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맞다. 왜 너희가 지면 우리 자릉종에 복종하지 않는 것이냐?”
또 한 사람이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
“하하, 질문 한 번 잘했다. 그건 우리 용문이 너희 자릉종보다 강대해서이지. 너희는 십 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름을 제종으로 바꾸기까지 했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일 년 전쯤 주마성의 마가와 청수성의 청수장도 너희 자릉종을 뒤집어 놓으려고 했다는 것을. 너희 기틀이 흔들려 우리 용문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양재인이 입꼬리를 비틀어 웃으며 말했다.
그가 한 말은 매우 듣기 불편했지만 모두 사실이었다.
현재 용문의 사람들은 거침없이 쳐들어왔다.
그들이 자릉종을 얕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는 자릉종에 인재가 없어서이기 뿐만 아니라, 그들이 8품 세력에 이를 배짱이 있기 때문이다.
자릉종의 사람들은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모두 사실이기에 별로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마가와 청수장이 반기를 들려는 것은 현혹돼서였다. 지금 저들이 감히 반기를 들려고나 하는가? 우리가 우여곡절을 겪은 건 맞지만 너희가 우리를 삼키려면 치러야 할 대가가 클 것이다!”
항소운이 차가운 모습으로 말했다.
“난 사자일 뿐이다. 수락할지 말지는 너희 생각에 달렸지. 어차피 난 말을 전하는 것뿐이야.”
양재인은 매우 태연하게 말했다.
항소운은 몸을 앞으로 가볍게 내밀고 손을 짚으며 말했다.
“너희의 군자도전에 응할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을 추가해야 한다. 너희가 진다면 우리에게 일천만 상급 수정을 보상해야 해.”
“뭐? 너 미쳤어?”
양재인이 놀라 욕했다.
“간이 부었구나!”
“저게 죽으려고!”
자릉종의 사람은 양재인이 항소운을 욕하는 걸 듣자 하나같이 분노해 외쳤다.
그들은 모두 양재인을 죽이고 싶어 했지만, 항소운이 제지하자 나설 수 없었다.
이어 항소운은 말했다.
“난 미치지 않았어. 하지만 너희도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거야. 우리의 전력을 생각하면 일천만 상급 수정은 그리 크지 않을 거니까.
어서 꺼져서 보고를 올려라. 응한다면 군자전을 벌이고, 응하지 않는다면 용문으로 돌아갈 생각하지 말라고.”
항소운이 말을 하던 그때, 그의 몸에 용과 호랑이의 상이 드리워져 포악한 제황의 기운이 양재인을 휩쓸어 그를 진압했다.
양재인은 각각 한 마리의 용과 호랑이가 그를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재빨리 최상급 제존의 기운을 이용해 이를 막아내려 했다.
쾅-!
강한 기운이 부딪치자 양재인의 기세는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용호의 기세에 짓눌렸다.
양재인은 피를 토하며 대전 문밖으로 굴러떨어져 나갔다.
“이건 너에게 작은 가르침을 주는 것뿐이다, 여기는 자릉종이지 너희 용문이 아니다! 네놈 같은 안하무인인 자가 있을 곳이 아니니 어서 썩 꺼지거라!”
항소운이 일갈했다.
양재인은 겨우 일어나더니 깜짝 놀란 듯 항소운을 보고 신속히 자릉종을 떠나갔다.
자릉종의 사람들은 항소운이 기세만으로도 양재인을 쫓아내는 것을 보자 모두 속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양재인은 정말이지 너무 방자했다.
모두가 화가 났기에 그를 손봐주지 않고는 넘어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항소운을 제외하고 또 누가 단숨에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겠는가?
* * *
양재인은 분주히 달아나더니 자릉종 밖의 황야의 땅으로 갔다.
커다란 병마 한 부대가 그곳에 주둔해 있었다.
모두 정신이 바짝 차려져 있었고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그들 근처에는 교룡, 청난 같은 요수들도 있어서 정세가 엄청났다.
그들은 용문의 백팔 대군으로, 모두 용문 정상급 고수에 속하는 존재였다.
이들 중 세 명이 제일 뛰어났는데, 한 명은 백발이 수북한 늙은 여인이었다.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값비싼 옷을 입어 평범하지 않은 지위를 가득 드러냈다.
다른 한 명은 늠름한 중년인인데, 머리에 용관을 쓰고 용문금의를 입고 있었다.
그는 더욱이 무한한 패기를 보이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은 젊은이였는데, 보기엔 스물일곱에서 여덟 정도로 보였다.
영기가 넘쳐흐르는 얼굴에 기세등등한 기운은 마치 용의 자식이 화신한 듯 소녀들이 푹 빠져들게 했다.
이 세 명은 가가 용문 노태군, 용문 부문주 금군의와 소문주 용옥강이었다.
이들 모두 용문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이로부터 이번에 용문이 자릉종에 맞서 싸우러 올 때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양재인은 그들 세 명 앞에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린 후 말했다.
“태군, 부문주, 소문주, 자릉종 소종주가 군자 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우리가 진다면 반드시 저들에게 일천만 상급 수정을 배상해야 합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저들은 우리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합니다.”
“자릉종 소종주 말이냐? 보아하니 항양전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구나!”
금군의가 탄식하며 말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그가 항양전에게 깊은 적의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네, 돌아오진 않았습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자릉종의 소종주가 항양전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그가 당시 제패천에게 추격당할 때, 저희 등용주의 관할 지역에 잠복했는데 저희는 이를 몰랐습니다.
후에 그는 용봉 학당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그자가 고작 십 년 안에 일어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현재는 그의 실력이 엄청나 예측할 수가 없고요.”
양재인이 몸소 느낀 대로 말했다.
“오, 양 장로가 자릉종 소종주에게 놀랐다는 말인가?”
용옥강이 물었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사실상 그의 기세에 억눌러졌습니다.”
양재인은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
그때, 노태군이 그의 늙은 두 눈을 뜨며 유유히 말했다.
“네가 9품 혼태경에 이른지 이미 수년이 흘러 이미 전천 경지를 돌파할 자격을 지녔는데, 피도 안 마른 놈에게 억눌러져?”
양재인은 쓴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태군, 그가 제게 준 느낌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전천 경지의 사람을 맞서 싸우듯이 그 위압은 실로 엄청났습니다.”
“보아하니 항양전이 엄청난 아들을 낳았구만.”
금의군이 냉담하게 말했다.
“그의 요구를 받아들일까요? 아니면 그냥 바로 죽이러 갈까요?”
용옥강이 물었다.
“우리는 자릉종을 복종시키러 온 건데 죽여버리면 그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일천만 상급 수정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저들이 얻지 못할 거 아닌가?”
노태군이 한마디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도록 하지요.”
금의군이 동조하였다.
* * *
항소운은 용문이 그의 제의를 받아들여 군자도전을 집행한다는 대답을 얻었다.
군자도전은 오전삼승(五戰三勝)으로, 각 쪽에서 동일한 등급을 선수를 내보내 싸워서 먼저 세 판을 이기는 사람이 승리를 차지하는 규칙으로 진행된다.
이건 비교적 정상적인 도전 방식이었는데, 다만 자릉종엔 현재 인재가 부족한 시기였기에, 이런 도전을 그들에게 매우 불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야조모, 적화행군, 서귀와 소백이 그들 모두 있지 않았기에, 더욱이 나설 만한 사람이 없었다.
다행히 이때 척발완아가 출관했다.
척발완아는 원래 4품 제존의 실력이었는데, 이번 폐관에서 나와서 실력이 더욱더 증가했다.
항소운은 척발완아를 참전시키려는 게 아니고, 동 노인을 빌리고 싶어했다.
그에게는 3대 성급 강자, 다길, 금갑용귀와 두꺼비가 있었지만, 그들이 성급 경지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전천 성인과는 아직 비교할 수 없었다.
그래도 동 노인은 후기 성인이어서 그가 있다면 항소운도 조금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터였다.
척발완아는 항소운이 하소연하는 걸 듣자 두말하지 않고 동 노인을 찾아 항소운을 돕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동 노인은 자릉종 안에 있지 않고, 늙은 나귀만이 남아 척발완아를 지키고 있었다.
“나귀 할아버지, 동 할아버지는 대체 어딜 간 거예요?”
척발완아가 다급히 물었다.
“그가 어떤 품성을 지녔는지는 너도 잘 알다시피 어떻게 조용히 한곳에 머무르겠느냐. 아마 시골 아가씨를 찾으러 어느 산과 들판에 갔겠지.”
나귀가 대답했다.
그러자 척발완아는 그저 항소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나귀 어르신이 저희와 가시지요.”
항소운이 실망했지만, 이를 감추며 말했다.
당나귀도 요성이지만 그의 실력은 동 노인에 비할 수는 없었다.
항소운은 또 종 안에서 정예 병사들을 골라냈다.
총 삼백 명이 위풍당당하게 자릉종 밖으로 싸우러 갔다.
누가 뭐라던 사람 수로서는 그들은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출정하려던 그때, 방통원이 걱정하며 말했다.
“소종주, 혹시 용문의 계략은 아니겠지?”
항소운은 가볍게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들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8품 세력을 돌파하려면 우리의 힘이 필요한데, 우리 종문을 멸하게 한다면 그들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지요.”
“소종주가 말한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방어해야 할 수밖에 없어.”
방통원이 말했다.
항소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어진부터 열어주세요. 적이 침입을 한다면 반드시 느낄 수 있을 테고, 곧바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그럼 소종주가 승리하고 개선하길 응원하마!”
방통원이 개선을 응원했다.
그때, 다른 이들도 함께 따라 외쳤다.
“승리하고 개선하십시오!”
그 소리는 자릉종의 상공을 울리게 해 자릉종의 기세가 모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했다.
이는 종문이 단결되기 시작했다는 상징이었다.
만일 온 자릉종이 마음을 모은다면, 종문에 기운을 더해 종문이 더욱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