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706
제706화 꿈이 야무지다
서 집사가 생각한 대로 계홍누와 항이별은 이곳에 오자 의아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들은 이곳에 사는 게 어떤 신분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집사는 계홍누와 항이별을 데리고 대청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반쯤 눈을 감고 있는 항소운에게 예의를 갖추어 말했다.
“소조, 계홍누가 왔습니다.”
계홍누는 천천히 항소운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했다.
“계홍누가 소조를 뵙습니다. 앞으로 소조를 위해 충성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항소운이 대답하기도 전에 항이별이 큰소리로 반대했다.
“안 돼! 넌 내 여인인데 어떻게 저자를 위해 일해!”
항소운은 눈을 떴다.
그의 시선이 항이별에게로 향했다.
그는 한눈에 항이별의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 걸 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그는 상대방이 그에게 강렬한 적의를 보이는 것을 느꼈다.
항소운은 항이별을 신경 쓰지 않고 집사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그 집사는 황급히 말했다.
“항이별이 꼭 소조를 뵌다고 해서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 이제 봤으니 그를 내보내거라!”
항소운은 쓸데없이 말하기도 귀찮아서 항이별을 바로 내쫓으려 했다.
“내쫓지 않아도, 알아서 간다!”
항이별은 당당히 외치고는 계홍누를 데려가려고 했다.
계홍누는 항이별이 이렇게도 간이 클 줄 몰랐다.
방심한 사이 손목이 붙잡혀버렸다.
“뭐 하는 거야! 어서 날 풀어줘!”
계홍누가 다급히 외쳤다.
현재 그녀는 맥문이 붙잡혀서 힘을 써 반항하기가 힘겨웠다.
“넌 내 여인이니 당연히 널 데려갈 권리가 있지! 성로가 여기 있다고 해도 똑같아! 누구도 강제로 널 남겨둘 수는 없어!”
항이별은 흉악한 모습으로 말했다.
말을 마친 그는 계홍누를 끌고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
계홍누는 큰소리로 외쳤다.
“이 미친놈아, 날 풀어줘! 난 네 여인이 아니라고! 내 이름을 더럽히지 마!”
그녀는 계속 반항했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집사는 갑작스런 상황에 어떻게 할지를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항이별의 뒤에는 성로가 있었다.
이는 그가 이렇게 날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뭐 하고 있는 거야? 어서 계홍누를 붙잡아야지! 이제부터 그녀는 내 가사 관리인인데!”
항소운은 화가 나 책상을 때리며 집사에게 외쳤다.
그 집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바로 항이별을 막았다.
“항이별, 그녀를 놓아줘라.”
항소운의 신분은 이미 성로와 같은 위치였다.
그의 말을 거역해선 안 됐다.
“서 집사, 괜히 일 만들지 마!”
항이별이 차갑게 집사를 향해 말했다.
“이별, 날 난감하게 하지 마. 계홍누를 놓아줘!”
집사는 항이별을 향해 외쳤다.
“넌 날 못 막아! 꺼져!”
항이별이 분노를 터뜨리며 외쳤다.
곧이어 그는 집사를 신경 쓰지 않고 계홍누를 끌고 빠르게 떠나가려 했다.
집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항이별에게 손 쓰려고 했다.
집사의 실력은 이미 8품 혼태경에 이르러서 이미 한 구역의 강자였다.
하지만 항이별과는 차이가 컸다.
그의 공격이 항이별에게 닿기도 전에 항이별은 이미 이에 반응해 그를 한 손으로 세게 내려쳤다.
쾅-!
항이별의 공격은 놀라운 천둥의 힘을 품고 있었다.
그의 공격은 바로 집사의 가슴을 터지게 했다.
집사는 항이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는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흥! 한 번의 공격도 못 막아내면서 날 막아?”
항이별은 매우 건방지게 항소운을 바라보고는 다시 한번 계홍누를 데리고 떠나려고 했다.
항소운은 상대방이 이리도 안하무인일 줄은 몰랐다.
실제로 그는 크게 경악했다.
그는 항가 안의 체계는 엄해서, 누구든 쉽게 일을 벌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데, 놀랍게도 자신이 깊은 곳 별원에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방자하게 구는 이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이건 그의 체면을 깎는 일이었다.
항이별이 손쉽게 계홍누를 데리고 떠날 수 있는 줄 알았던 그때, 한 그림자가 그 앞에 나타났다.
바로, 항소운이었다.
“너도 날 막으려고?”
항이별이 미간을 찌푸린 채 항소운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녀의 손을 놓고, 머리 박고 잘못을 인정해라. 그러면 이 일은 넘어가주겠다.”
항소운은 차분히 항이별을 보며 말했다.
“만얃 내가 싫다고 한다면?”
항이별이 차갑게 반문했다.
“그러면 한 팔을 잘라 징계하겠다!”
항소운은 말하고선 항이별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동작은 매우 느렸지만, 몸에서 나오는 기운은 이미 항이별을 가두어버렸다.
그는 상대방에게 도망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항이별은 항소운이 3품 혼태경일 뿐임을 알아보았다.
전혀 말할 가치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항소운의 기운이 그를 가두자 그는 자신이 뜻밖에도 움직일 수 없음을 감지했다.
“이럴 수가! 썩 꺼져라!”
항이별은 분노에 차 외치고선 자신의 아홉 겹 혼태의 기운을 격발시켜 강제로 항소운의 기세를 짓누르려고 했다.
그러나 항소운의 기운은 가면 갈수록 왕성해졌고, 마치 제왕이 강림한 듯 반항할 수 없는 압력을 그에게 가했다.
항이별의 안색은 완전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항소운이 조지에서 수련하는 일 년 동안 일어난 일은 자신의 뇌골을 모두 한 번 수련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성혼을 수차례 수련하면서 자신의 성혼이 더 이상 무너질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했다.
영혼력은 가면 갈수록 무서워져서, 비록 아직 1품 전천 경지의 영혼력이었지만 사, 오 품의 전천 경지의 성혼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강대한 성혼의 힘에 항이별이 반항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항소운은 한 발자국씩 걸어갔다.
항이별은 두 눈 부릅뜨고 항소운이 다가오는 걸 바라보았다.
공포감이 온몸을 휩쓸었다.
한 줄기의 자줏빛 힘이 칼 모양으로 응축되어 가볍게 항이별이 계홍누를 잡은 팔을 향해 베어 내려졌다.
“안, 안 돼!”
항이별은 비명을 질렀다.
그는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그는 피하려고도 하고, 발버둥 치려고도 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사방의 공간이 그를 꽁꽁 가두어서 조금도 움직일 기회도 주지 않았다.
훅-!
자줏빛 도광이 번뜩이고, 선홍색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한 팔이 소리에 맞춰 떨어져 내렸다.
계홍누는 겁먹은 토끼처럼 황급히 옆으로 피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는 불가해에 대한 놀라움이 가득했다.
항이별이 어떤 실력인지 그녀는 잘 알았다.
때문에, 이렇게 쉽게 그의 한 팔을 베어낸 것에 그녀는 믿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당시 대장로가 항소운에 의해 처참히 공격당한 걸 생각하면 모든 게 납득이 됐다.
항소운은 항이별의 팔을 베어버리고 나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기세를 완전히 가라앉히고 유유히 말했다.
“다시금 계홍누를 건드리려고 한다면 네 머리를 베어버리겠다.”
지금 이 순간 항소운이 내뿜는 기운은 마치 제황이 군림한 것과도 같았다.
아무도 그의 명령에 반항할 수 없게 만들 정도의 기운이었다.
항이별은 한 팔이 잘려 나가자 고통에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항소운의 대단한 기세 앞에선 그와 같은 미친놈의 배짱도 소용없었다.
그는 미친 척하는 거지, 정말 미친 게 아니었다.
항소운과 같은 모진 사람 앞에서 계속 미친 척한다면 죽음뿐이었다.
항이별은 자신의 팔을 들고 서둘러 이곳을 떠났다.
뒷모습만 봐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다친 집사는 고개를 떨구었다.
“소조, 죄송합니다, 제가 일 처리를 잘못했습니다.”
“됐다, 별로 큰일도 아니니. 우선 가서 상처를 치유해라. 여긴 계홍누가 처리하도록 두면 된다.”
항소운은 손을 내저으며 말하고선 대청으로 돌아갔다.
계홍누는 종종걸음으로 항소운을 따라갔다.
‘그럼 그렇지. 역시 나한테 관심이 없을 리가 없지.’
그녀는 내심 흡족했다.
나한테 반했으니까 관리인 직도 제안한 거겠지.
이런저런 상상으로 그녀의 머릿속은 바삐 돌아갔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대청에 뒤따라 들어가자, 항소운이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내 별원의 관리인으로 일해보는 거 어때?”
그녀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뺨을 붉히고 대답했다.
“관리인도 되고, 네 수청도 들 수 있어.”
그러고는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며 걸어가 냅다 안기는 것이었다.
몇 년을 독수공방하며 외롭게 보내던 그녀였다.
그러다 모처럼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났으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항소운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네 미모도 썩 괜찮긴 하지만, 쓸데없는 논란은 만들고 싶지 않아. 가서 네 자리에 앉아.”
“너도 사실 이런 걸 바란 거 아냐? 우리 둘뿐인데 무슨 체면을 차리고 그래.”
그녀는 더욱 아양을 떨었다.
“계속 이럴 거면 여기서 꺼져.”
항소운이 착 가라앉은 음성으로 대꾸했다.
이젠 여색에 흔들리지 않는 그였다.
몸은 떨어졌어도 마음은 이미 성정에 가 있었다.
계홍누는 항소운이 정색하자 흠칫 놀라며 제 자리에 앉았다.
그러곤 점잖은 체한다며 내심 투덜거렸다.
“여기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니 네가 알아서 적당한 사람을 뽑으면 되고, 앞으로 이곳의 관리는 너한테 맡길 생각이야. 제대로 할 자신이 있으면 여기 남고, 아니면 지금 나가도 좋아.”
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여기 있진 않을 거야.”
그녀의 미색을 탐해서가 아니란 걸 일깨워주기 위한 말이었다.
말뜻을 눈치챈 그녀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내가 싫은 건가? 아니면 단순히 동정심 때문에?’
계홍누가 대답을 하지 않자, 항소운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하기 싫어?”
“아, 아니. 할게.”
그녀는 번쩍 정신이 들어 대답했다.
그간 과부로 살며 서럽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이제 어렵사리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을 만났으니, 쉽게 포기될 리 없었다.
무엇보다 이 남자에게 호감이 생겨버렸다.
그도 같은 마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여기 있다 보면 언젠가 함께할 날도 오겠지.
그녀는 보기보다 꿈이 야무졌다.
“그럼 가서 쓸만한 자들을 고르도록 해. 앞으로 묵을 방은 편하게 고르면 되고. 그리고 내가 없을 때는 여기 있는 수련 자원을 얼마든지 써도 돼.”
항소운은 할 말이 끝나자 이만 나가보라며 손을 내저었다.
계홍누는 공손히 물러난 뒤, 바로 하인을 뽑으러 갔다.
* * *
계홍누가 애쓴 덕분에 별원은 사흘 만에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집안 관리는 물론이고, 그의 일상도 세심히 살펴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생각 외로 굉장히 살뜰한 여자였다.
항소운은 자신의 안목에 내심 흡족해했다.
어느덧 떠날 때가 되어 그는 항우경을 찾아갔다.
“패왕, 왜 친히 오셨습니까? 미리 말씀을 주셨으면 제가 찾아갔을 텐데요.”
항우경은 그를 공손히 맞이했다.
이에 그가 환히 웃으며 말을 받았다.
“허허, 실은 할 말이 있어서 왔네. 난 이제 여길 떠나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