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710
제710화 전생보다 강해질 거다
항소운의 눈빛에선 짙은 살의가 느껴졌다.
대성을 살려줄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든 가장 압도적인 힘을 써서 제족이 다신 허튼 생각을 못 하도록 본보기를 보여줘야 했다.
그는 대성을 밟고 있는 발에 더욱 힘을 주었다.
놈의 머리를 터뜨리려 했으나, 어찌나 단단한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게다가 상대는 그를 두 동강 낼 요량으로 연신 무기를 휘두르며 발악했다.
이쯤 되자, 그도 혈포의 힘을 더는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일순 눈이 벌겋게 충혈되더니 허리를 굽혀 대성의 몸을 번쩍 들어 올리고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자릉종을 범하는 자는 죽음뿐이다!”
그는 양팔에 힘을 잔뜩 주고 대성을 양쪽으로 힘껏 잡아당겼다.
“악!”
산 사람의 몸을 잡아 뜯다니, 이 얼마나 끔찍한 광경인가.
대성의 단단한 육체도 항소운의 힘은 당해내지 못했다.
상공에서 피가 후드득 떨어져 마치 혈우가 내리는 듯했다.
대성이라함은 무공이 최상위권에 이른 인물로, 소생 경지도 머지않았다.
그런 자가 저런 끔찍한 일을 당하다니 하늘이 놀랄 일이었다.
전천 성인들은 그 광경을 보며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소, 소생 경지의 신이 붙었다. 어서 도망쳐!”
순공은 가장 먼저 소리를 지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대성은 몸이 반으로 찢기긴 했어도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그런데도 나 몰라라 도망치다니.
결코 담대한 자는 아니었다.
제패천도 서둘러 미부를 잡아끌고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어차피 대성은 죽을 목숨인데 함께 묻히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새 요물이 되었군. 지 아비보다 무서운 놈이야.’
제패천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삼켰다.
“여기가 니들이 마음대로 오가는 곳인 줄 아냐? 거기 서!”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서귀가 냅다 호통을 치며 혈요 괴뢰로 제패천의 뒤를 쫓았다.
그 사이 제족의 5품 성인도 슬금슬금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절천은 싸우던 상대를 놔주는 법이 없었다.
상대가 달아나자, 어느 틈엔가 따라붙은 그는 곧장 검을 휘둘렀다.
역시 악인이라 그런지 기습이 일품이었다.
5품 성인은 겁에 질린 상태라 마음이 어지러운 탓에 여절천의 기습을 알아채지 못했다.
잠시 방심한 사이 몸이 반으로 잘리고 성혼마저 베이면서 완전히 죽고 말았다.
여절천의 절천검기는 파괴력이 대단하여 절대 허투루 대할 수 없었다.
그렇게 5품 성인이 죽으면서 이번 전투도 슬슬 끝이 나고 있었다.
항소운은 사신이라도 된 듯 두 동강 난 성체를 들고 있었다.
겉모습에서 풍기는 패기만 보면 패왕이 살아 돌아온 것만 같았다.
대성은 완전히 죽지 않고, 상반신에 아직 생명력이 남아있었다.
“나, 날 죽여선 안 돼. 난 제족 사람이다……. 날 죽이면 너희 모두 죽게 될 거다…….”
“곧 죽을 놈이 입만 살아서는.”
항소운은 한심하단 투로 대꾸했다.
뒤이어 침성뢰의 힘이 손바닥으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대성의 몸이 새까맣게 타서 너덜너덜해져 버렸다.
침성뢰는 천둥 본연의 힘을 대거 흡수해서 등급이 꽤 높아진 터라 성인 정도는 우스웠다.
대성은 위험을 직감하고 황급히 성혼을 몸 밖으로 내보냈다.
대성의 성혼은 보물을 하나 챙긴 뒤 공간을 찢고 무서운 속도로 달아났다.
“오늘의 치욕은 절대 잊지 않겠다. 언젠가 자릉종이 피로 물들 날이 올 것이다!”
항소운이 뒤쫓아가려 했으나, 어느새 상대의 기운은 사라지고 없었다.
전속력으로 가지 않는 한, 잡을 방법은 없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쫓기를 포기했다.
혈포와 합일을 이루는 시간이 제한적이라서 현재의 전투력을 장시간 유지할 순 없었다.
무턱대고 쫓아갔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대성의 뼈를 여기 묻어 기운을 억누르자.”
항소운은 이렇게 말하며 대성의 뼈를 서귀에게 건넸다.
서귀는 사뿐히 받아들고는 먼저 혈요 괴뢰에게 시체 속 정혈을 말끔히 흡수하도록 했다.
물론 여절천이 죽인 5품 성인의 정혈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것들은 혈요 괴뢰를 강대하게 만들어줄 최고의 공급원이었다.
“제대로 몸보신하는군.”
서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혈요는 그가 부화시킨 분신으로, 그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혈요가 강해질수록 그에게도 유리하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자릉종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소종주 최강이다. 자릉종은 반드시 승리한다!”
“소종주의 무공이 이리 강했다니, 오늘부터 내 우상은 저분이야. 앞으로 소종주처럼 강해져서 자릉종을 지킬 거야.”
“그래, 우리도 저분을 따르면 더 강해질 수 있겠지.”
“우리 자릉종이 이렇게 강한데, 감히 누가 쳐들어오겠어. 나중에 종주까지 오시면 8품 세력도 문제없을걸.”
“아, 소종주를 옆에서 모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항소운은 조용히 혈포를 거둬들였다.
기세는 이내 3품 혼태경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많아야 두 번이구나. 부디 이번 일로 제족이 당분간은 조용히 있어야 할 텐데.’
제족이 대성급 인물을 보냈다는 건 배후에 소생 경지가 있다는 뜻일 터.
생각만으로도 엄청난 압박이 느껴졌다.
항소운은 자릉종으로 내려갔다.
그 뒤로 서귀와 혈요 괴뢰, 항심과, 여절천, 금갑용귀 그리고 두꺼비가 따랐는데, 이들이 방대한 기세를 형성하면서 자릉종 상공에 응집된 거대한 기운이 한층 짙어졌다.
한 문파는 민심의 통합뿐 아니라 진정한 강자가 군심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래야 거대한 기세가 응집되어 더욱 힘차게 발전해나갈 수 있다.
“진법을 거둬들이고, 소종주를 맞이해라!”
누군가 큰소리로 외쳤다.
곧이어 자릉종 상공의 진법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한눈에 봐도 강인한 군대가 대오를 갖추며 질서정연하게 걸어 나왔다.
항소운을 비롯한 자릉종 무인들의 승전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항소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존경심이 가득했다.
특히 여자들은 눈이라도 마주치고 싶어 애가 타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대전으로 걸음을 옮길 뿐, 다른 곳에는 눈길도 두지 않았다.
대전에 이르자, 방통원과 약로 등 여럿이 달려 나와 인사를 올렸다.
그는 주좌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사람들을 쭉 둘러보았다.
대전 안 사람들은 왠지 모를 압박감을 느꼈고, 심지어 전천 성인조차 숨이 가빠왔다.
잠시 후, 항소운이 입을 열었다.
“피해 상황은 어떤가?”
그러자 금갑용귀가 앞장서 대답했다.
“금우가 죽었습니다.”
“아우는 너무 참혹하게 죽었습니다. 이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옆에서 두꺼비가 말을 거들었다.
정성껏 가르친 아우가 죽어 두 요수는 마음이 무척 아팠다.
자릉종의 가장 큰 손실은 금우가 죽은 것이다.
다른 손실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제패천 일행이 처음부터 마구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두머리 몇 명만 죽이고 자릉종을 되찾으려 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제패천에게는 손실이 컸는데, 대성의 육신이 망가지고 5품 성인이 죽었다.
이런 손실은 어디에서도 막중한 피해였다.
항소운은 그들에 관한 보고를 듣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 말했다.
“성골을 종문 앞에 내걸어라. 자릉종의 신과 같은 위력을 떨칠 수 있도록 말이다!”
“네, 소종주!”
서귀가 답했다.
또, 항소운은 몇 개의 주의 사항을 지시한 후, 전천 경지 이하의 사람들에게 먼저 돌아가 사람들의 민심을 안정시키게 하도록 했다.
그는 다른 할 말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그는 여절천을 보며 물었다.
“넌 어떻게 다시 돌아온 것인가?”
적화행군이 자릉종에서 떠나고, 여절천도 몇몇의 악인을 데리고 자릉종을 떠났다.
그들은 자릉종의 사람이 아니어서 항소운도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다.
자릉종을 되찾았기에, 그들의 자유를 간섭하지 않았다.
때문에, 오늘 여절천이 돌아와 도움을 주는 것은 정말이지 예상 밖이었다.
“여태껏 떠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떠났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여절천이 냉담하게 대답했다.
“오, 그건 네가 계속 자릉종 부근에 있었다는 말인가?”
항소운은 의아해했다.
여절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행동은 매우 시건방져 보여서 서귀, 항심과 등의 불만을 샀다.
“이번에 많이 고맙게 됐네. 적화가 돌아오면 반드시 그가 약속을 지키도록 하겠네!”
이어서 그는 금갑용귀와 두꺼비에게 말했다.
“여기 치료액이 있으니 돌아가서 몸조리하거라.”
말을 마친 그는 두 병의 극품 뇌액을 그들을 향해 던졌다.
금갑용귀와 두꺼비는 치료액을 받고 돌아갔다.
여절천도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그들을 따라 떠났다.
“정말 안하무인이구만!”
서귀는 여절천의 태도를 이미 참을 만큼 참았었다.
항소운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내버려 둬. 성격이 원래 저런 것이지. 게다가 아직 우리 자릉종의 사람도 아니고.”
이어서 그는 또 물었다.
“훤호 형님이 같이 간 거 아니었나? 왜 같이 안 왔지?”
“걱정 마세요. 무탈합니다. 그는 자기 일을 처리하러 갔으니, 처리를 완료하면 돌아올 것입니다.”
서귀는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항소운은 그의 대답으로부터 두훤호의 수확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자 그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소종주, 방금 소종주님께 일어난 변화가 혹시 전생의 힘을 회복한 건가요?”
서귀가 기대에 차 물었다.
항소운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쉬울 리가. 난 그저 항가에 한번 돌아갔다 온 거야. 예전의 혈포를 들고 와서 조금의 힘을 빌릴 수 있다는 것뿐이지.”
“그런 거군요. 전 전생의 패왕이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서귀가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난 이미 전생의 내가 아니야.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난 분명히 전생의 나보다 강해질 거다!”
항소운은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귀와 항심과는 모두 항소운의 결심을 몸소 느꼈다.
그들은 항소운의 말에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됐다.
언젠가 분명히 완전 새로운 패왕이 중원 대륙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소운은 먼저 그들을 떠나보내고, 대전에서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방통원의 거처를 향해 갔다.
이번에 그는 극품 뇌액(雷液)을 들고 돌아왔다.
극품 뇌액이라고 해도 방통원이 성진을 회복하게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수원이 증가하게 할 수는 있었다.
그의 체내의 생명이 더 좋아지게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된다면 언젠가 성진초를 가져와 성진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가능성도 있다.
방통원은 자릉종을 대신해 힘과 마음을 다 써가며 일했기에 그 공로는 실로 컸다.
항소운은 방통원을 보자 그의 곁에 한 사람이 더 있는 걸 발견했다.
그 사람은 항소운이 예전에 시종으로 거둔다던 전기였다.
전기는 항소운을 보자 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갖췄다.
“전기가 소종주를 뵙습니다.”
“네가 어떻게 아직 여기에 있는가?”
항소운이 의아해하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