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72
제72화 지옥에나 가라!
분노한 동방삭이 여덟 개의 무서운 검광을 휘두르자 늙은 코끼리의 공격이 와해되었다. 그의 전력을 다한 날카로운 검광이 코끼리를 찔렀다.
캉-
은색 비늘 코끼리의 방어력은 역시 강했다. 동방삭의 검광을 쉽게 막아냈다.
늙은 코끼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온 힘을 다해 동방삭에게 달려들었다.
동방삭은 그에 맞서 반드시 은각과를 손에 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인간과 요수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과 은색 비늘 코끼리들의 전투도 더욱 치열해졌다.
이때, 작은 흰 그림자가 전장을 빠르게 지나갔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쉽게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그림자는 작게 변한 소백이였다.
소백이는 은각과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소백이는 지리에 익숙한 점을 이용해 혼란스러운 전투 속에서 남보다 먼저 은각과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는 냉큼 입에 물고 다시 달려갔다.
그때, 늙은 코끼리에게 중상을 입힌 동방삭이 소백이가 은각과를 훔쳐 가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화를 냈다.
“어디서 굴러들어온 도둑고양이가 감히 훔쳐 가는 것이냐!”
소백이는 고개를 돌려 약 올리듯 동방삭을 노려보더니, 빠르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잔뜩 화가 난 동방삭이 검을 들고 소백이를 쫓아가려 했다. 그러자 늙은 코끼리가 마지막 힘을 짜내어 공격을 가했다. 코끼리는 상아를 곧추세우고 동방삭을 향해 달려들었다.
코끼리의 상아는 은색 비늘 코끼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 앞에서는 어떤 방어 수단도 무용지물이었다.
위험을 감지한 동방삭은 몸을 재빨리 피하며 늙은 코끼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가 재빨리 피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아에 찔려 배에 상처가 났다.
반면에 그의 반격으로 늙은 코끼리는 귀가 잘려 나갔다.
“넌 나중에 다시 혼내주겠다!”
동방삭의 주요 목표는 은각과였던 만큼, 늙은 코끼리와 목숨을 걸고 더 싸울 필요가 없었다. 그는 소백이가 달려간 방향으로 빠르게 쫓아갔다.
“저 조무래기를 당장 잡아!”
동방삭이 다른 단원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화강경 고수들이 즉시 뛰쳐나와 소백이를 잡기 위해 달려갔다.
다만 소백이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은색 비늘 코끼리는 광사 요괴사냥단을 극도로 증오하고 있었다.
이들은 긴 울음소리를 내며 광사 요괴사냥단에게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렇지만 다른 코끼리들은 약했다. 코끼리 중에는 대형급 요수가 많지 않아, 전투 과정에서 금세 차례대로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광사 요괴사냥단은 코끼리를 상대할 사람을 일부분 남겨두고, 몇 사람은 동방삭을 따라 소백이를 맹렬히 추격했다.
“죽어라!”
동방삭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그는 소백이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날카로운 암기(暗器)를 던졌다.
슉-
암기는 속도가 아주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소백이의 몸에 꽂히는 듯했다.
암기에 당하기 바로 직전, 소백이가 몸을 공처럼 구부리더니 땅 위를 구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소백이의 몸이 급격히 작아져 공격을 받는 면적이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동방삭의 암기를 교묘히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암기를 피하느라 소백이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동방삭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말았다.
“이제 죽어라!”
동방삭이 청염검으로 찌르자, 화염과 같은 푸른 검광이 검 끝에서 폭발했다.
이번 공격은 워낙 날카로워 소백이도 피할 재간이 없었다.
화강경 후기의 공격은 힘이나 속도에 있어 모두 범상치 않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나무 위에서 한 사람이 아래로 뛰어내리며 무서운 힘이 실린 검망을 세차게 휘둘렀다.
광뇌참!
이것은 항소운이 예전에 수련했던 3품 전투기술로 총 3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은 제1식인 광뇌천강(狂雷天降: 하늘에서 거센 천둥이 내리치다)이었다.
항소운은 일찌감치 이곳에 숨어 있다가 소백이가 유인해오면 이들을 죽일 생각이었다.
온 힘이 실린 칼과 타고난 자줏빛 천둥의 힘까지 더해져 하늘에서 천둥이 내리치듯 무서운 위력이 뿜어져 나왔다.
동방삭은 풍부한 전투 경험과 뛰어난 방어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설마 이러한 함정이 있을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이 작은 호랑이가 다른 사람의 요수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온 신경을 소백이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반면, 항소운은 오히려 동방삭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방삭이 기습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고 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젠장!”
동방삭은 이미 눈앞까지 다가온 검망을 느끼고 소백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온 힘을 집중시켜 푸른 빛의 강경을 그의 주위에 빈틈없이 둘러쳤다.
쿵!
동방삭의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동방삭의 강경이 가장 강한 상태가 되기도 전에, 항소운의 칼이 먼저 뚫고 들어왔다.
이것은 패왕전천도의 첫 번째 출격이었다.
갑자기 패왕전천도의 망가진 칼날 위로 선천적인 자줏빛 천둥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무서운 파괴력이 동방삭의 강경을 가르는 것이었다.
갑자기 혈광(血光)이 사방으로 튀었다.
악!
한쪽 팔이 잘려 나간 동방삭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래도 동방삭은 대단한 고수였다. 그는 이런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항소운의 허리를 향해 검을 휘두르며 반격에 나섰다.
깡-
동방삭은 이 기습 공격으로 상대방을 죽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검이 상대방의 허리에 닿는 순간 갑자기 낭랑한 소리가 들렸고, 동방삭은 이 공격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동방삭은 팔이 잘린 채 넘어졌고, 항소운 역시 검에 찔려 뒤로 밀려났다.
만일 왕급 내갑이 지켜주지 않았다면 항소운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역시 화강경 후기는 다르구나. 그 꼴을 하고도 반격하다니, 하지만 그래도 넌 죽게 되어있어!”
항소운이 다시 동방삭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멈춰라!”
드디어 동방삭의 동료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화강경 고수였다. 그들은 동시에 무기를 던져 항소운을 에워싸며, 동방삭을 죽이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내가 죽이기로 마음을 먹으면, 그 누구도 막지 못해!”
항소운이 매서운 눈빛으로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패왕구유보!
항소운은 바람처럼 빠르게 걸음을 내딛으면서 마치 패왕이 군림한 듯 순식간에 두 사람이 던진 무기를 피했다.
지금 항소운은 작게나마 패왕구유보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무기를 피하고 나자, 그는 다시 동방삭을 향해 패왕전천도를 휘둘렀다.
동방삭은 팔이 잘려 나간 고통에다 일전에 늙은 코끼리와의 전투에서 힘을 많이 소모하고 부상을 입은 탓에 항소운의 공격을 더 피하기 어려웠다.
다만 수년 동안 생사를 걸고 수련한 덕분에 최후의 반격은 할 수 있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함께 죽자는 동귀어진의 수법이었다.
“날 죽이고 싶다면, 너도 같이 죽어라!
동방삭은 부상당한 몸을 가까스로 지탱하며, 마지막 혼신의 힘을 넣어 청염검을 휘둘렀다.
검에서 푸른 화염이 뿜어져 나오자, 그 안에 잠재되어 있던 힘은 근처의 나무들을 산산조각 내고도 남을 만한 위력을 보였다.
‘피해야 하나?’
순간 항소운은 머릿속으로 고민했다.
이 공격을 피한다면, 동방삭은 다시 반격할 기회를 잡지 못할 터였다.
만약 공격을 피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 다만 동방삭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그조차도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항소운의 눈에서 굳은 의지가 번쩍이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난 줄곧 극한에 도전해왔지. 그럼 지금 다시 극한에 도전하겠다!”
그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몸 안의 자줏빛 뼈가 천둥의 힘을 드러냈다. 첫 번째 성진에서 천둥의 힘이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더니 패왕전천도의 천둥의 힘이 크게 상승하는 것이었다.
검과 칼의 빛이 동시에 부딪쳤다.
우르르 쾅쾅!
강력한 두 힘이 맞부딪치며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로 다른 힘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주변의 수많은 나무와 화초가 모조리 쓰러지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뒤따라온 2명의 화강경 고수도 그대로 걸음을 멈추고 강경을 불러일으켜 사방으로 튀는 힘이 자신들에게 부상입히는 것을 막고 나섰다.
그들은 자신의 우두머리를 공격한 자가 이토록 대단한 자인지 예상 못 한 듯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항소운과 동방삭의 맞붙은 힘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두 사람도 그 힘에 튕겨 날아갔다.
윽!
항소운이 피를 토해냈다.
팔을 감싸고 있던 옷 소매도 너덜너덜해졌다.
그가 동방삭의 검과 정면으로 맞서 싸운 결과였다.
다만 피를 토하고 소매가 크게 찢어져 너덜댈 뿐, 다른 부상은 없었다.
다시 말하면, 그가 동방석의 검을 완전히 막아낸 것이다.
반면에 동방삭은 훨씬 처참한 상태가 되었다. 본래 중상을 입었던 그는 항소운의 이번 공격으로 온몸이 새까맣게 타버렸고 머리카락에선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힘겹게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화강경 후기에 오른 고수가 7품 성력경의 무인에게 처참히 당하다니.
누가 감히 믿을 수나 있겠는가.
광사 요괴사냥단의 화강경 고수 두 명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단장님!”
그중 한 명이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이어서 그들은 동방석을 향해 뛰어갔다.
그들은 이미 항소운을 실력을 감춘 무서운 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분명 실력도 그들보다 강할 텐데, 어찌 감히 항소운을 건드리겠는가.
그들은 단지 부단장을 구해서 빨리 이곳을 떠나서 구원병을 찾을 생각뿐이었다.
그들은 다만 항소운이 자신들을 곱게 보내줄 리 만무하다는 사실을 생각지 못했다.
지금 항소운은 전의에 불타올라 있었다. 몸과 마음에서 솟구쳐 오르는 강인함과 자줏빛 천둥의 강력한 힘이 느껴지자, 마음속의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전투에 대한 갈망이 솟구쳐 올랐다.
“전천도야, 저들을 죽이자!”
항소운이 패왕전천도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광분한 듯 전의를 불태웠다. 그가 패왕구유보로 걸음을 내딛으며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가자 수많은 잔영이 일렁였다.
광뇌참!
맹렬히 폭발하는 천둥과 사나운 검망이 번쩍이며, 그가 지나는 곳마다 자줏빛 검망이 번뜩였다.
이것은 항소운의 전의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의미했다. 그는 마치 패왕전천도와 한 몸이 된 듯 보였다.
패왕은 반드시 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패기를 지녀야 했고, 다른 사람이 쉽사리 이길 수 없는 적을 이길 수 있어야 했다.
광분한 의지와 신념이 항소운의 머리와 마음속에 가득 차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수련의 방향을 깨닫게 했다.
항소운의 앞에 있는 두 명의 화강경 고수 중 한 사람은 3품의 경지에 올랐고, 또 한 사람은 2품 경지에 오른 자로, 일반적인 화강경 고수는 아니었다. 그들은 항소운이 살기를 띠고 다가오는 것에 놀랐으나, 이제는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그저 이를 악물고 싸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 광사 요괴사냥단의 부단장을 죽였으니, 너도 죽어줘야겠다!”
그중 한 사람이 큰 칼을 들고 소리를 치더니, 있는 힘껏 칼을 휘둘렀다.
또 다른 자는 다른 방향에서 무거운 추로 공격해왔다.
두 사람이 협공하자, 강경의 공격력이 서로 합해져 무서운 위력을 드러내면서 위협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항소운이 통찰력을 이용해 안력(眼力)을 확대하자 날카로운 천둥의 힘이 두 눈에서 뿜어져 나왔다.
패왕전천도의 검망이 두 사람 사이로 뚫고 지나가며 협공의 틈을 베어버리자, 순식간에 협공의 위력이 와해되었다.
비록 협공은 뚫었으나, 항소운도 여전히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그는 천둥에 씻긴 후,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몸을 갖게 되었다.
협공을 뚫은 항소운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신묘한 걸음으로 실력이 더 약한 화강경 고수를 향해 패왕전천도를 거침없이 휘둘렀다.
자줏빛 천둥의 힘에는 천둥 본연의 힘이 실려 있어 곧바로 상대방의 강경을 와해시켰다. 그러자 상대방은 온 힘을 다해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항소운이 자신의 부단장을 죽였으니 분명 무서운 전투력을 지녔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속으로 겁을 내고 있었다.
만일 그가 두려움을 떨쳐내고 전투에 임했다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화강경 고수는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다.
항소운은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하고 있으면서도 절대적인 힘에서는 화강경 고수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줏빛 천둥의 힘이 두 사람의 협공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여러 차례 합을 겨루면서 항소운은 힘이 더욱 넘쳐났고, 자줏빛 천둥의 힘도 더욱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두 사람은 전투가 길어질수록 힘에 부쳤다. 마치 왕에게 압도당한 듯 갈수록 전투 의지가 상실되어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제 그만 승부를 봐야겠다!”
항소운은 전투를 길게 끌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가 다시 자줏빛 힘을 일으키자, 순식간에 용과 호랑이의 형상이 나타나 무적의 왕의 기세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항소운이 외쳤다.
“악인은 지옥이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