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741
제741화 내가 보여?
우채접과 마희는 무기 없이 맨몸으로 상대방을 죽어라 때리고 있었다.
한 사람이 초식을 펼치면 이내 다른 사람이 무마시키면서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쿵, 하는 육중한 소리만이 끊임없이 들려올 뿐이었다.
두 사람의 실력은 막상막하라서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우자양은 다시 용기를 내서 힘껏 외쳤다.
“둘 다 그만해!”
그는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움에 강제로 개입하려 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아까의 상황이 다시 재현되고 말았다.
다만 이번에는 눈이 아니라 코를 된통 맞아서 새빨간 코피가 양쪽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너무 아파 울고 싶었다.
“왜 자꾸 얼굴만 때리는데!”
우자양의 하소연에도 두 여자는 대꾸할 새도 없이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갔다.
“넌 내 상대가 못 돼. 이만 패배를 인정하시지. 패왕은 네가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마희는 연신 공격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녀는 노련한 공격으로 예민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우채접은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선 극양의 힘으로 온몸을 휘감아 한 마리 화봉(火鳳)이 되어 빠르게 질주했다.
그녀는 강력한 불의 힘을 쉴 새 없이 날려 보냈다.
“흥,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거야. 넌 패왕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냐. 어서 떠나!”
우채접이 차갑게 말을 뱉었다.
“넌 가슴이 작아서 안 어울리거든.”
마희가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넌 엉덩이가 너무 커서 징그러운 거 모르지?”
우채접도 상대를 비웃었다.
두 여인이 주고받는 말은 갈수록 거칠어져서 시장 바닥에서 싸우는 동네 아낙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우자양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들이 정녕 여신이 맞단 말인가.
듣는 것만도 낯뜨거워서 가족이고 뭐고 생판 모르는 남인 척하고 싶었다.
남들이 없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그는 진짜 민망해서 가버렸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항소운에게 질투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저 녀석 때문에 두 여자가 싸운다는 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이쯤 되자, 항소운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상공으로 뛰어올라 용과 범의 기세로 그녀들을 뒤덮고선 크게 호통을 쳤다.
“그렇게 계속 싸울 거면 둘 다 가버려!”
항소운은 진짜 화가 났다.
두 여인이 미쳐 날뛰는 모습을 더는 참고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성혼의 기세를 일으켜 그녀들을 꼼짝 못 하게 제압했다.
혼태경의 무인이 결코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그가 화를 내자, 마치 용과 백호가 포효하듯 엄청난 기세가 몰아쳤다.
그 앞에선 누구라도 머리를 조아리고 자비를 구걸할 것이었다.
두 여인은 크게 노한 항소운을 보며 일순 긴장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부끄러워서 그의 얼굴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역시 뛰어난 무인답게 금세 정신을 차렸다.
그녀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일제히 외쳤다.
“패왕을 함께 공격하자!”
그러고는 동시에 맹공격을 퍼붓는 것이었다.
마희의 음양의 힘과 우채접의 극양의 불의 힘은 인정사정없이 그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힘을 합해 좌우 양쪽에서 맹렬히 공격을 펼쳤다.
우자양의 얼굴을 때릴 때와는 달리 지금은 항소운의 몸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누가 봐도 명백한 차별이었다.
“잘한다! 더 때려!”
우자양은 신이 나서 소리쳤다.
그러나 항소운의 무공은 실로 대단해서 반응 속도도 무척 빨랐다.
그는 왼손에 든 음양 방패로 마희의 장법을 막아내고, 오른손은 갈퀴손을 쭉 뻗어 우채접이 만든 봉황 형체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하지만 그녀들은 공격이 막혔다고 기가 꺾이진 않았다.
두 사람은 공세를 더욱 강화해 폭우처럼 공격을 퍼부었다.
합을 맞추는 게 처음인데도 호흡이 상당히 잘 들어맞았다.
“계속 그렇게 소란 피울 거야? 그럼 본 패왕도 가법(家法)에 따라 엄히 다스릴 수밖에.”
항소운은 바람의 진의와 보법의 의경으로 협공을 가볍게 피하고선 그녀들의 한껏 올라간 엉덩이를 향해 장법을 날렸다.
찰싹-!
장법에는 꽤나 힘이 실려서 찰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여인은 엉덩이를 얻어맞자,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재빨리 반격에 나섰으나, 항소운이 워낙 빨라서 번번이 허공만 때릴 뿐이었다.
하도 엉덩이를 맞다 보니 두 여인의 엉덩이가 금세 복숭아처럼 발갛게 달아올랐다.
우자양은 눈이 벌게져서 욕을 퍼부었다.
“저, 저 파렴치한 놈!”
실은 그도 항소운처럼 하고 싶었지만,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만 때려요! 패왕, 다신 안 그럴게요!”
우채접이 견디다 못해 먼저 고집을 꺾었다.
항소운은 전생에도 그러했다.
그녀가 말을 안 들으면 꼭 엉덩이를 때렸는데, 그럴 때면 그녀는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면서 욕정이 동했다.
그녀에게는 그곳이 가장 민감한 부위였던 것이었다.
우채접은 항복했으니, 더는 때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마희는 발그레해진 얼굴로 자극했다.
“패왕, 계속 때려 봐.”
그녀는 매혹적인 자세를 한껏 취하며 굴곡진 몸매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우자양은 다시 코피를 뿜었다.
반면, 항소운은 다시 가차 없이 마희의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냐고……!”
손바닥이 그녀의 둔부에 닿을 때마다 탄력이 느껴져 묘한 쾌감이 일었다.
“싫어, 말 안 들을 거야. 어디 계속 때려 봐…….”
어째 마희는 몸짓과 말투가 점점 요염해지고 있었다.
항소운은 불현듯 그녀에게 괴상한 성벽이 있음을 깨닫고, 즉시 손을 멈추었다.
“말 안 들을 거면 가.”
그제야 마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항소운을 껴안더니 정신없이 입을 맞추었다.
우채접은 마음이 심히 불편해졌고, 우자양도 질투심에 쌍심지를 켰다.
항소운은 마희를 밀어내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내 여자가 되려면 말도 들을 줄 알아야 해. 안 그랬다간 나한테 혼날 줄 알아.”
마희는 생긋 웃었다.
“알았어요, 낭군님. 말 잘 들을게요.”
이제 그녀는 항소운에게 마음을 완전히 뺏겨 버렸다.
“그래야지.”
그는 마희의 손을 잡고 우채접 쪽으로 걸어갔다.
우채접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그의 두꺼운 팔뚝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휘감아 그대로 품에 안았다.
그가 패기 있게 말했다.
“전생이든 현생이든, 넌 무조건 내 여자야.”
그녀의 어여쁜 눈망울은 항소운의 거친 눈빛에 그대로 녹아버렸다.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당신 말에 따를게요.”
“그래, 그래야지.”
항소운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우자양은 보다못해 앞으로 뛰쳐나왔다.
“야, 항소운, 생사 결투를 벌이자!”
양쪽으로 미인을 한 명씩 끼고 웃는 꼴이라니, 질투가 나서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항소운은 우채접과 마희를 내려놓고 우자양에게 성큼 걸어갔다.
“소원대로 해주지.”
곧바로 그는 인정사정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번개처럼 빠른 주먹에 우자양은 눈만 껌뻑이고 있다가 얼굴을 된통 얻어맞고 말았다.
별안간 뺨이 화끈거려 뒤늦게 반격에 나섰으나, 공격은커녕 얼굴만 계속 얻어맞았다.
그래도 항소운이 봐주어서 이 정도지, 안 그랬으면 머리가 진즉 깨졌을 것이다.
우자양은 얼굴이 퉁퉁 부어서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아, 왜 자꾸 얼굴을 때리고 그래! 항소운, 이 원한은 기억하겠어. 나중에 다시 붙자.”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곧 마족이 올 텐데, 넌 계속 그렇게 누워있던가.”
그 말에 우자양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일어나 달아났다.
항소운 말대로 마족이 진짜 쳐들어오긴 했으나, 강한 놈들은 아니라서 항소운 혼자서 전부 해치웠다.
그는 두 여인을 돌아보며 물었다.
“난 마사를 찾으러 갈 건데, 너희도 같이 갈래?”
그러자 우채접이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난 벌써 가져왔어요.”
그녀는 마사를 꺼내 보였다.
그것은 마기가 일렁이는 돌로, 표면에는 벌레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기괴해 보였다.
항소운은 씩 미소 지었다.
“그럼 난 마희와 갔다 올게.”
“응, 어서 가자.”
마희가 신이 나서 대꾸했다.
“나도 같이 가요. 마사충은 상대하기가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놈들의 몸은 제급 무기만큼 단단해서 쉽게 죽지도 않죠. 게다가 무시무시한 독기를 뿜고, 규모도 굉장해서 제 봉황의 불이 있어야 제압할 수 있어요.”
우채접의 말에 항소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가자.”
이렇게 해서 네 사람은 마사충이 사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와 마주치게 될 줄은 까맣게 모르고 말이다.
* * *
항소운과 마희, 우채접, 우자양 이들 네 사람은 마사충의 근거지에 가까이 이르렀다.
그곳에는 인간의 시체가 가득했다.
시커멓게 썩어 문드러진 시체는 그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죽었을지 가늠케 했다.
이들은 마사충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자들이었다.
마사충은 방어력만 강한 게 아니라 맹독을 갖고 있어 제아무리 혼태경의 무인이라 해도 이 독에 닿게 되면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다.
물론 숫자가 적으면 어떻게든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우채접과 우자양은 그런 상황을 직접 겪은지라 항소운에게 당부를 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우채접 외에 다른 자들도 운 좋게 마사를 손에 넣었으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항소운은 우가 남매로부터 여러 정보를 들은 끝에 아무래도 혼자 가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위험한 일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너희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 혼자 가서 마사를 가져올게.”
항소운이 두 여인에게 말했다.
“싫어, 같이 가기로 했잖아.”
마희가 바로 나섰다.
“그래요, 패왕의 무공이 강하긴 하지만 놈들은 수가 너무 많아요. 쉬운 상대가 결코 아니에요.”
우채접도 옆에서 거들었다.
“걱정하지 마. 나도 다 방법이 있으니까.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가지고 나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항소운은 씩 웃더니 눈앞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두 여인은 깜짝 놀랐다.
뒤에 있던 우자양은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내가 보여?”
항소운이 제자리에서 물었다.
“아니, 안 보여.”
“아니, 안 보여요.”
두 여인이 동시에 대답했다.
“그럼 됐어. 내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항소운은 이 말만을 남긴 채 바로 마사충의 근거지로 숨어들었다.
그에게는 은신 능력이 있어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과감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사충이 사는 곳에 도착했다.
웅웅, 대는 벌레 울음소리가 귀가 따갑도록 들렸고, 백여 마리가 넘는 마사충이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산에는 사방이 벌레 구멍이었다.
하도 빽빽해서 멀리서 보면 무수히 많은 검은 눈동자가 쳐다보는 것만 같아 등골이 오싹했다.
그곳에는 고만고만한 돌들이 가득했는데, 그중 마사는 얼마 되지 않았다.
게다가 마사충이 눈에 불을 켜고 지키고 있어서 마사를 가져가려면 마사충부터 쫓아야 했다.
일전에 우채접은 봉황의 불로 마사충을 쫓고 마사를 순조롭게 손에 넣었다.
비록 항소운은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마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마사충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을 쓰는 순간, 적에게 위치를 노출하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