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79
제79화 내가 비장의 무기?
백여 개의 마을 중, 열 곳은 운애성에서 가장 강한 마을들이었다. 지난 백진 대결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곳이었다.
그들은 각각 운용진 운용각, 운호진 운호궁, 풍안진 천풍학원, 진무진 진무각, 해사진 해천학원, 벽수진 벽수당, 흑산진 흑산교, 황루진 황루학원, 인의진 인의당, 벽산진 벽산학원 등 열 곳이었다.
이들 열 개 마을의 수련원 열 곳은 운애성 내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곳이었다. 그중 상위에 포진된 마을들은 실력이 훨씬 강했다. 그런 마을에는 항시 왕의 경지에 오른 자가 진을 치고 있었는데, 그런 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들이 양성한 제자들은 워낙 실력이 강해서, 매회 상위 10위 안에 드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당전과 동렴원은 서로 기분이 상한 탓에 육지에 도착한 후, 일전에 상의했던 것처럼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떨어져 자리를 잡았다.
소년과 소녀들은 배에서 내린 후, 하나같이 상기된 얼굴로 앞으로 만나게 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형님, 정말 사람이 많네요. 왠지 미녀도 많은 것 같고요!”
하류휘가 두리번거리며 다른 마을의 여제자들을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을 했다.
“말하는 것 하고는! 정신 차려!”
항소운이 경멸하는 눈초리로 쳐다봤다.
“하류휘, 너 소운이한테 나쁜 물 들이지 마. 소운이는 너랑 다르다고.”
옆에 있던 육소청이 항소운을 대변하듯 말했다.
항소운이 강력한 실력을 드러낸 후로, 육소청은 거의 매일 그의 곁에 찰거머리처럼 붙어있다시피 했다. 다른 여자가 접근할까 봐 잔뜩 경계하고 있었다.
사실 궁금음은 항소운과 얘기를 나누려고 몇 차례나 생각했으나, 육소청이 단단히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예, 형수님. 형님은 바르고 점잖으신 분인데 제가 방금 실수했네요!”
하류휘가 바로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형님이 점잖은 사람이면, 세상에 안 그런 사람이 없겠네!’
무당전은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담광화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사흘 후면 대결이 시작되니, 그동안 이곳에 얌전히 있도록 해라. 절대 다른 곳에 가거나 말썽부려선 안 돼!”
이어서 그는 제자들에게 금하곡의 환경과 각종 규칙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런 내용은 금하곡으로 오는 길에 이미 일러주었었다. 지금은 다시 강조하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이번 백진 대결에서는 여전히 말죽을 중심으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잘 협조하도록 당부했다.
많은 소년들이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담광화가 말죽을 편애한다고 생각했다.
말죽은 시원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부전장님, 그다지 좋은 방법 같진 않은데요?”
그러면서 그의 시선이 항소운을 향했으니, 말하지 않아도 그의 뜻을 알 수 있었다.
“허허, 네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구나! 너희도 다른 생각 말고, 항소운은 내가 따로 할 말이 있으니, 너희는 모두 가 보거라!”
다들 자리를 뜨자, 담광화가 항소운을 보며 물었다.
“너도 저들과 같은 생각이냐?”
그의 말뜻은 자신이 말죽을 편애하는 것처럼 보이냐는 것이었다.
항소운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부전장님은 절 보호하려고 그러시는 거잖아요. 저도 그건 알고 있어요.”
“오호, 그럼 말해 보거라.”
담광화가 항소운의 답변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그는 항소운과 관련된 일을 어느 정도 들어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이런 소문이 과장됐을 거로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나, 그는 지난번 동렴원과의 대결을 통해 항소운을 완전히 새롭게 보게 되었다.
“부전주님은 제가 계속 비장의 무기가 되길 바라시는 거겠죠!”
항소운이 간단히 대답했다.
“이제 보니 네 실력은 우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니었구나. 이런 문제도 훤히 꿰뚫어 보다니 말이야!”
담광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런 표정을 짓더니,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네 말이 맞다. 넌 우리 무당전의 숨겨진 무기란다. 난 네가 우리 무당전을 이끌고 10위 안에 들었으면 하는데, 그럴 자신이 있느냐?”
“하하, 최선은 다해볼게요!”
항소운은 일단 여지를 남겼다.
아직 다른 마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 무턱대고 장담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다.
“이런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만약 네가 모든 제자 중에서 10위 안에 들기만 하면, 운애성이 내리는 많은 상도 받을 수 있으니 네가 화강경을 돌파하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다! 네가 10위 안에 들고, 다른 아이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준다면 우리 무당전이 10위 안에 드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지!”
담광화가 당근책을 펼치며 슬슬 항소운을 꾀기 시작했다.
“네, 노력할게요!”
항소운은 여전히 아주 침착한 태도를 잃지 않은 채 말했다.
항소운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담광화는 비장의 수단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네가 10위 안에 들기만 하면, 내가 책임지고 무당전에서 4품 전투기술을 네게 상으로 주도록 하마! 그건 진짜 왕급 전투기술이야!”
이 정도 조건이면, 많은 제자를 충분히 열광시킬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항소운이 누군가?
그가 봤던 왕급 전투기술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런 물건 따위가 필요하겠는가?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제가 10위 안에 들어가면 중품 수정 100개를 주세요!”
항소운은 담광화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서, 아무렇게나 조건을 제시했다.
어쨌든 무당전의 일원인 그가 자기가 속한 무당전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것은 당연했다.
그는 이런 낮은 수준의 대결에서 자신의 신분이 폭로될까 하는 걱정은 하지는 않았다.
그가 있는 곳과 본래 그의 집이 있던 곳은 거리가 멀어서 그의 가문과 사이가 좋지 않던 세력이 이곳까지 찾아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적이 쉽게 자신을 찾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중품 수정 100개는 어렵지만, 하품 수정 1,000개라면 준비할 수 있을 것 같구나. 그건 내가 약조하마!”
잠시 후 담광화는 다시 말을 이었다.
“금하곡은 예전에 운애성의 큰 세력이 있던 곳으로, 몇 년 동안 버려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 기연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건 네가 알아서 하려무나!”
* * *
한편, 동렴원 쪽에서는 낙림과 몇몇의 장로들이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여러분 중에 그 녀석을 제거할 묘안이 있는 분이 계십니까?”
낙림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녀석’이 누군지 모를 수도 있었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누군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녀석은 무당전에서 중요한 인물이라서, 우리가 그놈을 공격하면 두 수련원 사이에 진짜 충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직접 나서서 그 녀석을 죽이잔 말이 아닙니다. 의외의 상황을 만들자는 거죠! 그 녀석을 그냥 뒀다가 나중에 크게 성장하기라도 하면, 우리 동렴원의 숨통을 막을 거예요!”
낙림이 말했다.
“부원장님, 제 오랜 벗이 흑산교의 장로로 있는데 이번에 그 친구도 여기에 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그 제자들에게 특별히 무당전 놈들을 부탁하면, 아마 그들도 승낙할 겁니다.”
또 다른 장로가 말했다.
“좋은 방법이군요. 흑산교는 오랫동안 상위 10위 안에 들어온 전통 강호라서 제자들도 분명 강할 테니, 그 녀석을 처리하는 것도 문제없겠군요!”
낙림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 제자들에게 기회가 되면 흑산교와 협조하라고 분부를 내리세요. 무당전의 제자들을 모조리 금하곡에 묻어 버립시다!”
그렇게 무당전을 향한 동렴원의 음흉한 계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 * *
눈 깜짝할 사이에 사흘이 지났다. 백진 대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때 갑자기 네 마리의 새가 이끄는 전차가 하늘에 나타났다.
이 네 마리의 날짐승은 모두 왕급에 이른 요수로, 한눈에 봐도 매우 비범한 기운이 느껴졌다.
전차에는 몇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하나같이 경건한 표정과 날카로운 눈매에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어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풍겼다.
그들은 운애성에서 온 거물들로 모두 왕인 비천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나타나자, 백여 개의 마을에서 온 장로 대표들이 한 무리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다가와 공손히 예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들 중, 화려하고 품위 있게 옷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3년마다 열리는 백진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성주(城主)님을 대신해 각 마을의 3년간의 성과를 심사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각 마을의 제자들은 금하곡으로 가서 금사악(金蛇鰐)을 죽이면 됩니다. 기한은 한 달입니다.
한 달 후에 금사악을 죽인 수만큼 점수를 획득하게 되고, 평가를 거쳐 상위 10위 안에 드는 제자들에게는 많은 상이 수여될 뿐만 아니라, 운애성의 속가제자가 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각 수련원 별로 점수가 가장 높은 상위 10곳에 대해서도 많은 상이 수여될 것입니다.”
중년의 남자가 대회의 시작을 선포하자, 각 마을의 소년들이 한마디씩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상위 10위 안에 들면 운애성의 속가제자가 될 수 있다니, 정말 엄청난데!”
“그러게 말이야. 그곳은 운애성의 천재들이 전부 모여 있는 곳이잖아. 그곳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각종 자원으로 수련을 할 수도 있고, 왕급 구결이나 전투기술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대!”
“그런데 10명만 뽑는다잖아. 아마도 전통 강호 마을에서 싹쓸이할걸.”
“벌써부터 그런 걱정할 필요 없어. 저기 들어가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도 대단한 일인데, 무슨 상까지 바라고 그래!”
중년의 남자는 대회 시작을 선포한 후, 사람을 시켜 옥패를 나눠주도록 했다.
이 옥패들은 각 제자가 금사악을 죽인 기록에 사용되는 것이었다. 자동 판별기능이 있어 각종 부정행위를 철저히 막아주었다.
얼마 후, 각 마을의 제자들은 무리를 지어 금하곡으로 떠났다.
금하곡은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눈앞의 강 하나만 건너면, 한 시간 안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소년들은 잔뜩 흥분되었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자, 그들의 흥분은 울상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