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80
제80화 단체 행동은 적성에 안 맞아서
스윽-
수많은 배가 금하곡에 접근하자, 갑자기 강물 아래에서 용솟음이 치더니 셀 수 없이 많은 구렁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 금빛 구렁이는 금수사(金水蛇)로 불렸다. 이들은 등급은 낮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
이들은 모두 금색을 띠며 길고 굵은 몸으로 물에서 아주 빠르게 헤엄을 쳤다. 삼각형의 머리를 높이 들고 쉴 새 없이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에서 한눈에 독사임을 알 수 있었다.
한 무리의 금빛 악어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단단한 등껍질 위에 울퉁불퉁한 돌기가 달려있었고, 크게 벌린 입속에 날카로운 이빨을 흉악하게 드러내고 있어 상당히 음산하고 공포스러웠다.
금수사와 금빛 악어는 금하곡 외곽을 지키는 요수들로, 금하곡 내에 살고 있는 금사악은 이 둘의 교배를 통해 탄생한 변종이었다.
백진의 소년들은 이 요수들을 보자마자 베고 찌르며 죽이기 시작했다.
금수사와 금빛 악어는 엄청난 수로 포진해있으면서, 배 위로 기어오르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금하곡에 절대 이를 수가 없었다.
무당전의 배도 습격을 받았는데, 그중에는 중급 금수사도 끼어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배에는 어떤 장로도 남아있지 않았다.
젊은 소년 소녀들은 그들 스스로 곤경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우두머리인 말죽은 가장 먼저 갑판 위로 올라가 이들을 처치하면서, 명령을 내렸다.
“좌우 양쪽을 지키면서 저놈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말고, 전력을 다해 금하곡으로 간다!”
아무리 금수사와 금빛 악어를 많이 죽인다 해도 그들의 점수가 늘어나지는 않으니, 굳이 이들에게 힘을 쏟을 필요는 없었다.
금수사와 금빛 악어를 보고 항소운 옆에 있던 육소청과 하류휘는 놀라서 정신이 없었다.
그들은 실전 경험이 거의 없어서 요수들에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금수사 한 마리가 나타나 입을 크게 벌리고 육소청의 얼굴을 향해 달려들었다.
악!
깜짝 놀란 육소청은 반격도 잊은 채, 비명을 질렀다.
슉-
이때 옆에 있던 항소운이 검을 날리자, 금수사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항소운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놈들은 전부 사람을 잡아먹는 요수야. 네가 죽이지 않으면, 오히려 잡아 먹힌다고! 무서워하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 죽여야 해!”
항소운은 금낭검을 쉴 새 없이 휘두르며 기어 올라오는 금수사와 금빛 악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이들의 피로 강물이 붉게 물들었다.
항소운의 말에 육소청과 하류휘는 비로소 정신을 가다듬고 용기를 내서 죽이기 시작했다.
얼마 후, 일부 수련원의 배는 포위를 뚫고 금하곡에 도달했다.
무공이 약한 일부 수련원은 안타깝게도 구렁이와 악어의 소굴이 되어 버렸다.
그 수련원의 배는 전부 요수의 먹이가 되어 버렸다. 참혹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한편, 무당전은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당전은 백여 개 마을 중 10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20~30위 정도의 실력은 지니고 있었다. 이 정도 관문도 통과하지 못한다면 10위 안에 드는 것을 논할 자격조차 없는 것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금수사와 금빛 악어의 포위를 뚫고 나자 강물은 다시 평온해졌다.
금수사와 금빛 악어는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금하곡 자체를 두려워하는 듯했다.
수많은 배들이 금하곡 기슭에 이르자, 제자들이 하나둘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사실 금하곡은 상당히 큰 섬이었다. 이곳에는 기암괴석과 나무, 화초들이 있었으며 오래전 버려진 황폐해진 건축물도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니, 이 섬은 금빛을 띠는 것 외엔 별다른 특이한 점이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금사악이 사는 곳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금사악은 금사수와 금빛 악어의 혈통을 이어받은 변종 요수였다. 전투력은 훨씬 뛰어났다.
소문에 따르면, 이곳에는 금사악의 왕이 살고 있다는 말도 들렸는데,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었다.
여러 마을의 제자들은 즉시 흩어져서 첫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금사악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또한, 기지가 있는 젊은 제자 몇몇은 바로 황폐해진 건물로 향했다.
장로들의 말에 따르면, 그곳은 일찍이 운애성에서 가장 큰 세력이 주둔했던 곳으로 어쩌면 그들의 기연이 있을 수도 있었다.
“다들 날 잘 따라와야 해. 반드시 힘을 합해서 금사악을 무찔러야 하니까, 절대 단독으로 행동해선 안 돼!”
말죽은 대장의 자질이 있었다. 그가 말을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제안에 따랐다.
바로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항소운은? 그 애가 왜 안 보이지?”
그제야 사람들은 항소운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당전에서 가장 믿을 만한 고수가 모습을 감춘 것이다.
항소운은 왜 보이지 않은 걸까?
그건 그가 몰래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 그는 여러모로 충분히 생각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가 백진 대결에 참가한 목적은 명예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해서였다.
무당전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를 분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건 혼자 활동하기 좋아하는 항소운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항소운은 단체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하고 싶었다.
아무리 위험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해도 설령 죽임을 당한다 해도, 그는 혼자 힘으로 감내하고 싶었다.
‘걱정 마. 너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내가 꼭 도우러 갈 테니까!’
항소운은 바위 뒤에 숨어서 멀어져 가는 무당전의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당전의 사람들이 금하곡으로 들어가고 나자, 그는 그제야 홀로 길을 떠났다.
‘금하곡에는 금사악 말고도 금강석과 금사과(金蛇果)라는 열매가 있다고 했는데……. 사실 이것들이야말로 금하곡의 작은 기연이라 할 수 있지!’
항소운은 생각했다.
금강석은 왕급 재료였다. 재질이 매우 단단해서 무기 제조에 가장 좋은 재료라 할 수 있었다. 만약 찾을 수만 있다면, 상품 영약 못지않은 귀한 물건을 얻은 셈이었다.
금사과는 더욱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이것은 금의 힘을 응집시킬 수 있는 열매로, 적어도 중품 영약, 심지어는 상품 영약에 해당돼 화강경에 이른 자라 해도 탐낼 만한 물건이었다.
백여 개의 마을에서 온 소년들이 이곳에 온 주된 목적은 금사악을 죽이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이것들은 그들이 매우 갖고 싶어 하는 물건들이었다.
금하곡에 도착하기 전, 각 수련원의 장로들은 이곳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심지어 이 금하곡에 어떤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의심하는 자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비밀은 이 부근이 금빛으로 변한 이유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왕급 고수들이 이곳에 증거를 찾으러 왔으나,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고 그 뒤로는 사람들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항소운이 걷고 있는 길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외딴길로 잡초가 무성하고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시야가 가려져 있어 도무지 앞쪽의 상황을 알 수 없는 굉장히 위험한 곳이었다.
갑자기 공격이라도 받게 되면, 방어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었다.
이 때문에 아무도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항소운은 굳이 이 길을 선택했다.
“위험한 곳일수록 단련하기엔 좋지. 반드시 며칠 내에 8품 성력경을 뛰어넘고 말겠어!”
항소운이 조심스럽게 길을 걸으며 혼잣말을 했다.
어느샌가 소백이가 그의 어깨에 올라와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형님, 여기서 아주 친근한 기운이 느껴져요. 전 이곳에 있을래요!”
소백이가 말했다.
“친근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진짜야?”
항소운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요수의 감각은 아주 예민해서, 그는 소백이가 뭔가 발견했다는 것을 확신했다.
“저기 깊숙한 곳에서요. 형님, 우리 저기에 가보는 게 어때요? 그런데 저곳에서 요수의 기운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긴 하네요.”
소백이가 앞발로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좋아, 넌 길만 제대로 안내하라고. 설령 요수 왕이 지키고 있다 해도, 뛰어넘어 볼 테니까!”
항소운이 투지를 불태우며 말했다.
그곳은 제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화강경급 고수라고 해도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다.
출발하기 전, 운애성에서 온 담당자가 했던 말이니 거짓일 리는 없었다.
항소운은 위험을 오히려 즐길 만큼 담력이 대단해서, 앞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가지 않아, 우거진 풀숲 사이에서 어떤 형체가 나타났다.
스으- 스스스
그 형체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괴기스러운 입을 쩍 벌리며 빠른 속도로 다가와 항소운의 머리를 집어삼키려 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에 미처 반응할 여유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항소운은 이미 요수의 출현을 알고 있었다는 듯 옆으로 살짝 비켜서며, 기습해 들어온 형체의 등을 칼날마냥 손을 세워 내리쳤다.
퍽!
항소운은 천둥에 씻긴 후로, 몸의 각 부분이 아주 단단해졌다. 그가 손으로 내리치자, 바위도 폭발시킬 정도로 강력한 위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기습해 들어온 이 물체는 바위보다 훨씬 단단하게 느껴졌다.
항소운의 손에 맞아 뒤집어진 그 물체는 드디어 진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형체는 구렁이 머리에 악어의 몸을 하고 있었다. 길이는 십여 척에 이르고 옅은 금색을 띠고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온몸이 오그라들게 만들었다.
이것은 이번 백진 대결에서 사냥 목표로 삼고 있는 금사악이었다.
이 금사악은 중급 요수의 경지에 오른 놈이었다. 항소운의 공격을 받고 머리가 반쯤 으깨졌으나 여전히 발악을 하고 있었다.
금사악의 단단한 몸은 여전히 항소운을 향해 사납게 달려들고 있었다. 돌기가 달린 악어 꼬리에 맞기라도 하면 자칫 죽을 수도 있었다.
금사악이 이렇듯 사나운 공격을 퍼붓는데도 항소운은 아랑곳하지 않고 악어 껍질을 사정없이 짓밟았다.
슥!
항소운은 8할의 힘을 이용해 금사악의 꼬리를 짓밟았다.
금사악이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다시 항소운을 향해 달려들자, 그는 이번에 그의 머리를 사정없이 짓밟아버렸다.
머리와 꼬리가 으깨진 중품 금사악은 항소운의 발에 짓밟혀 처참히 죽고 말았다.
띠이-
항소운이 가지고 있던 옥패에 즉시 반응이 일어나면서 정보 하나가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3품 중급 요수 금사악 격파로 30점 획득!”
점수는 이런 식으로 계산되었다. 하급 금사악은 점수가 가장 낮아서, 하급의 9품 금사악을 죽인다 해도 겨우 5점을 얻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보다 낮은 급수는 더욱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급 요수를 죽이게 되면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데, 중급 요수 중 1, 2, 3품은 각각 10점, 20점, 30점을 얻을 수 있었다. 대형급 요수의 경우, 1품은 200점, 2품은 300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점수 폭은 뒤로 갈수록 격차가 커져서,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점수가 더욱 높아지는 보상 구조였다.
“30점?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야.”
항소운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는 소백이를 데리고 계속 전진했다.
그러나 그 후로 훨씬 많은 수의 금사악이 나타나면서, 그의 길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항소운은 즉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자, 다 덤벼! 있는 대로 다 나오라고!”
항소운이 금낭검을 들고 뛰어들자 금사악이 그의 검 끝에 모조리 죽어 나가는 것이었다.
하급, 중급 할 것 없이 이들 금사악은 항소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항소운은 정신없이 금사악을 죽이는 통에 온몸에 피가 흥건히 묻는 것도 몰랐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자객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한바탕 살육을 끝내고 나자, 몸 안의 성진의 힘이 더욱 빠르게 움직이면서 7품 정점의 경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중요한 고비만 넘게 되면, 8품에 이를 수 있었다.
그때, 중급 요수 후기에 이른 금사악 5마리가 항소운의 앞에 나타났다. 그들 뒤에는 영약인 금환초(金環草)가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항소운이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다섯 마리의 금사악은 입을 쩍 벌리고 각기 다른 방향에서 그를 공격해 들어왔다.
항소운은 본래 이들을 겁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근처에 훨씬 강한 놈이 나타난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바짝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