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82
제82화 용기 있으면 덤벼 봐
사실 이때 소백이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소백이는 누군가의 머리를 물고 뜯고는 다시 몸집을 작게 만든 후 항소운의 곁으로 돌아와 함께 달아나기 시작했다.
“젠장, 그렇게 부상이 심한데도 그런 전투력을 발휘하다니! 그래서 동렴원이 큰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그놈 목숨을 노리는 거였구나! 그래도 놈들이 멀리 가지는 못했을 테니, 넌 이곳에 남아 저들을 돌봐, 저놈은 내가 쫓아갈게!”
부상을 당하지 않은 화강경의 소년이 분을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그는 다른 동료가 남아 다친 사람들을 돌보도록 하고, 혼자 그 뒤를 쫓아갔다.
이 소년은 항소운과 소백이가 이미 힘을 다 썼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일단 항소운을 잡기만 하면, 그의 점수를 뺏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렴원으로부터 후한 상도 받을 수 있었다.
항소운은 왕급 내갑이 급소를 보호해주긴 했지만, 팔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 호흡도 갈수록 거칠어져 8품 성력경의 경지를 뛰어넘으려는 힘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지를 뛰어넘기에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넌 도망 못 가!”
소년이 뒤쪽에서 큰 소리를 치며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항소운은 깊은 골짜기에 도착했다. 이 골짜기는 족히 이십여 장은 되어 보이는 너비에 아래쪽은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이었다.
현재 그의 상태로 건너기는 무리였다.
더욱이 이 근처는 금사악이 사는 곳이었다. 앞에는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고 뒤에는 적이 쫓아오는 데다, 중간에는 협곡이 놓여 있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궁지에 빠지고 말았다.
“헤헤, 계속 도망가 보라고. 왜 가만히 있어?”
화강경의 소년이 기세등등하게 웃고 있었다.
이때, 항소운과 소백이는 금사악의 공격을 받고 있었던 반면, 화강경의 소년은 뒤쪽에서 편안하게 서 있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항소운과 소백이가 금사악에게 중상을 당하거나 물려 죽기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 한들, 항소운과 소백이는 가히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들은 힘을 합쳐 여러 마리의 금사악을 죽여버렸다.
물론 그 대가로 그들의 상처는 한층 더 악화되었다.
항소운은 한쪽 팔이 골절되었고, 다른 팔엔 긴 상처가 생겼다. 게다가 다리는 금사악에게 물려 여러 군데 구멍이 뚫리면서 온몸에 선혈이 낭자했다.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만큼 몰골이 엉망이었다.
그는 패왕전천도를 땅에 꽂아 겨우 몸을 지탱하면서 천천히 걸어오는 소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나, 난 그저 알고 싶을 뿐이야. 너, 너희는 어디 수련원 사람이고, 왜 날 죽이려는 거냐?”
항소운이 힘겹게 말을 뱉었다.
“아하, 이제 곧 죽을 놈이 그런 건 알아서 뭐 해?”
소년이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그럴 용기가 있으면 덤벼 봐! 대체 누가 곧 죽을 놈인지!”
항소운이 소년을 노려보며 매섭게 말을 뱉었다.
옆에 있던 소백이도 화가 난 듯 울부짖었다. 그러나 소백이의 상처는 항소운보다 훨씬 심해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었다.
“하하, 곧 죽을 놈들이니까, 내가 알려주지. 너희를 죽이려는 본좌는 바로 손송례다!”
소년이 미친 듯이 웃더니, 모든 힘을 폭발시켜 전력을 다해 항소운을 공격하고 나섰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손송례는 흑산진 흑산교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 중 하나였다. 겨우 열여덟의 나이였으나, 벌써 1품 화강경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전력을 다해 공격을 퍼붓자, 무서운 위력의 강경이 일렁이더니 한 무리의 그림자를 이루면서 항소운과 소백이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었다.
여러 개의 그림자가 사납게 달려들었다.
항소운과 소백이는 더 버티기 힘들어 보였으나, 손송례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바로 필살기를 사용했다.
사방이 온통 그의 그림자와 검망으로 가득 찼다. 주변의 풀들은 그 기운에 휩쓸려 가루가 되었고, 항소운과 소백이도 무서운 힘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날 죽이겠다면, 내가 먼저 널 죽여주마!”
항소운이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자, 몸 안에 오랫동안 억제되었던 성진의 힘이 일제히 폭발했다. 수많은 힘이 체내를 운행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온몸으로 퍼지는 것이었다. 365개의 혈도에서 빛이 번뜩이며 부상당한 곳을 모두 쓸고 가자, 통증이 크게 줄어들었다.
바로 그 순간, 항소운의 힘은 7품 성력경 정점에서 단번에 8품 성력경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그의 실력이 오름에 따라 자줏빛 뼈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더니 자줏빛 용이 높이 치솟는 것이었다. 9대 성진과 성해건곤 역시 눈부시게 빛나면서 은하수가 형성되었고, 그 결과 드높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이때, 손송례의 검은 이미 항소운의 미간을 막 찌르려 하고 있었다.
매우 위급한 순간, 항소운의 주위로 자줏빛 강경이 일어나더니 그의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건 미간 부위도 마찬가지였다.
챙!
검 끝이 자주색 빛에 가로막히자, 맑은 금속성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경도 어림없다!”
항소운의 변화를 바로 눈치챈 손송례는 매섭게 소리치더니, 온 힘을 폭발시켜 다시 맹렬히 검을 내질렀다.
이 검에는 반드시 항소운은 죽이고 말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항소운이 그 힘에 뒤로 밀려났고, 강경에도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검이 조금만 더 들어가면, 그의 미간을 찌를 수 있을 정도였다.
죽음의 위협이 시시각각 다가온 순간, 항소운은 마지막 단계를 돌파하면서 힘이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정신이 돌아온 그는 손송례의 검을 피한 후, 멀쩡한 팔을 들어 손송례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항소운이 검을 피한 순간, 손송례는 다시 방향을 바꾸어 검을 찔렀다. 그의 검은 항소운의 강경을 뚫고 들어가 어깨를 찔렀다.
그는 항소운이 강력한 방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항소운을 죽일 기회를 놓칠까 봐 다급히 없애려 했다. 분명 항소운이 ‘파강지’로 공격을 하면서, 방어력이 덩달아 약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지만, 항소운의 실력에 대한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항소운의 진짜 실체를 몰랐던 것이다.
퍽!
손송례는 항소운을 죽일 생각만 하느라, 항소운의 반격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항소운이 빠른 속도로 손가락을 찌르자, 그의 몸에 구멍이 생기면서 고통에 비명을 질러댔다.
이 파강지에는 항소운의 타고난 자줏빛 천둥의 힘이 실려 있어 무서운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손송례는 천둥의 파괴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오장육부가 빠른 속도로 파괴되더니, 그의 생명도 빠르게 꺼지기 시작했다.
“말해! 대체 네놈들은 왜 날 죽이려는 거냐?”
항소운은 몸의 부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송례를 책문했다.
손송례는 항소운을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입에서 쉴 새 없이 피를 토해내며 힘겹게 말을 했다.
“우, 우리 흑산교가 절대 용서하지…….”
손송례는 미처 말을 다 맺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흑산교? 10위 안에 든 놈들이잖아!”
항소운이 미간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항소운은 즉시 손송례의 옥패를 꺼내 그의 점수를 자신의 옥패로 보냈다.
이제 항소운의 점수에는 순식간에 1,000점 이상이 더해지게 되었다.
이것은 손송례가 그에게 준 선물이었다.
만약 지금 점수를 집계한다면, 항소운의 점수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러나 그는 점수 따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과 소백이의 부상 상황이었다.
비록 그는 8품 성력경의 경지에 올랐으나, 부상 정도가 너무 심한데다가 지나치게 많은 피를 흘렸다. 빨리 조용한 곳을 찾아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다행히 이 부근의 금사악은 그가 모조리 죽인 덕분에 당분간은 다시 출몰하지 않을 것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상당히 외진 곳이라 찾아올 사람도 없었다. 그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소백이와 몸을 숨겼다.
항소운은 하품 영약 혈고를 꺼내 소백이에게 먹여 혈기를 보충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하품 영약 인삼을 직접 분해시켜 혈기를 회복시켰다. 그리고 여러 노약을 한데 섞고 다져서 자신과 소백이의 상처 난 부위에 바르고 동여맸다.
이번에 그와 소백이는 심한 부상을 입어 당분간은 무공을 사용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한쪽 팔이 부러져 반드시 뼈를 제대로 맞춰야 했다.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뼈를 맞추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닌데. 그런데 지금은 내가 직접 할 수밖에 없겠어!”
항소운이 낮은 소리로 탄식했다.
당시 그는 홀로 떠나기로 정했을 때, 각종 심각한 상황을 고려했었다. 그리도 지금도 굳은 의지만 남은 채 온몸에 부상을 입었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았다.
항소운은 8품 성력경에 오르면서 힘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만큼 회복 속도도 빨라지게 되었다.
하루가 지났다. 항소운은 몸이 훨씬 편해진 것을 느꼈다.
이렇듯 빠른 회복 속도는 하품 인삼으로 혈기를 보충한 데다, 그가 경지를 돌파한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몸이 한결 가벼워지자, 그는 바위 앞으로 와서 몸을 비스듬히 하고는 부러진 손을 바위에 대고 누르며 몸을 세게 비틀었다.
우드득!
이렇게 해서 부러졌던 팔이 다시 원래대로 맞춰지게 되었다.
그는 얼굴에서 굵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한마디의 신음도 내지 않았다.
“이젠 제대로 좌선할 수 있겠다!”
항소운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그는 말린 고기를 먹은 후, 패왕전천결을 운행하면서 그 힘으로 상처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회복이 더욱 빨라지는 효과가 있었다.
그는 한쪽에서 조용히 엎드려 자고 있는 소백이를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소백이의 몸에서 옅은 금빛이 일렁이더니 아주 빠른 속도로 상처가 회복되면서 요수의 기운 또한 더욱 짙어졌다.
‘이러면 회복이 너무 느린데. 열흘이나 보름 정도 지체되면, 계속 싸울 수가 없겠어. 다시 방법을 생각해야겠다!’
그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이런 생각에 잠겼다.
결국 그는 자줏빛 뼈를 생각해냈다. 자줏빛 뼈에는 가장 순수한 파괴력을 지닌 자줏빛 천둥이 담겨있었다. 이 힘을 발휘하기만 하면, 동급 내에서는 아무도 막을 자가 없었다. 게다가 천둥의 힘을 삼키면 더욱 강해질 수 있으니, 상당히 신기한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한번 해보자!”
항소운이 잠시 망설이다가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그가 자줏빛 뼈의 힘을 불러일으키자 천둥의 힘이 부상 부위로 흐르기 시작했다.
찌릿찌릿!
순식간에 온몸이 마비된 듯 저려오면서 그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졌다.
그건 상처를 치유할 때 나타나는 좋은 징조의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