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862
제862화 5판 3승제
“너한테 이런 대단한 능력이 있는 줄은 몰랐네.”
전기는 성투계의 날개를 다정히 어루만졌다.
뒤이어 둘은 나란히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용군과 고위급 인물들이 있었다. 그들은 압도적인 기세를 드러내며, 전기가 걸어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전기는 대전 중앙으로 힘차게 걸어가 용군에게 인사를 올렸다.
“자릉종 전기, 용군을 뵈옵니다.”
“무엄하다. 어찌 문주를 뵙고도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냐? 어서 무릎을 꿇어라.”
누군가 꾸짖는 소리에 전기가 대답했다.
“전 자릉종 사람이지, 용문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용문에 온 것은 항복을 권하기 위해서입니다. 머지않아 여러분은 우리 자릉종의 일원이 되어 8품 세력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겁니다.”
전기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전기는 오래전부터 자릉종을 자기 집이라 생각했다. 집이 잘 돼서 자랑스러웠고, 그 구성원이라는 사실에 긍지를 느꼈다.
그는 항양전 때에 자릉종에 들어온 사람이다. 고아라 돌아갈 집이 없어, 자릉종에 계속 머물며 열심히 일하고 무공을 연마했다. 하지만 재능이 특출난 건 아니라서 그다지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러다 항소운을 만나면서 마침내 그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어렵게 얻은 이 기회가 그는 무척이나 소중했다.
“무엄하다. 우리 용문이 자릉종에게 십 년이나 숨 돌릴 기회를 줬거늘 어찌 고마운 줄도 모른단 말이냐. 어서 무릎을 꿇어라!”
전천 경지의 성로는 못마땅한 얼굴로 엄히 꾸짖더니 이내 기세를 펼쳐 강제로 무릎을 꿇리려 했다.
그 순간, 성투계가 전기 앞을 막아섰다. 녀석은 털도 얼마 없는 날개를 흔들어 상대의 기세를 되돌려 보냈다. 그 바람에 상대는 쓰러질 뻔하다가 간신히 자세를 잡았다.
사람들은 흠칫 놀랐다.
저 괴상한 닭이 저리 무서운 능력을 지녔을 줄이야. 성급 요수가 분명했다.
용군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가서 항소운에게 전해라.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응하겠다고 말이다. 허나 우리 용문을 복종시킬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접는 게 좋을 거다.”
평범한 사절이 저토록 강한 성급 요수를 타고 왔다니, 과연 자릉종은 예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용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타협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용군, 더 생각해 보시는 편이 좋을 텐데요. 우리 소종주께서는 성림방 1등에 오르신 분입니다. 게다가 수호신의 제자시지요. 용문이 소종주를 따르기로 한다면,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겁니다.”
전기는 당당히 할 말을 했다.
항소운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중원 대륙에 쫙 퍼져서 그들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일부는 살짝 동요하는 듯했다.
항소운의 배후에 수호신이 있다는 사실은 접어두고 개인의 잠재력만 보더라도 장차 중원을 이끌 가장 강력한 인물이 될 게 분명했다. 지금 의탁하는 것도 어찌 보면 꽤 괜찮은 선택일지 모른다.
용군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말을 계속했다.
“몇 해 전, 용문과 자릉종은 세 차례 비무로 승부를 가렸지. 하여 이번에는 5전 3승제를 제안한다. 먼저 3승을 차지하는 쪽이 이기는 거지. 패한 쪽은 승리한 쪽에 두말없이 항복하는 거다.
가서 소종주에게 이 얘기를 전해라. 만약 응하지 않겠다면, 우리 용문도 죽을 각오로 끝까지 싸울 거라고 말이다.”
용군이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물러서자, 전기는 이쯤에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종주께 꼭 말씀 전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고는 성투계를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대전을 빠져나갔다.
“문주, 정말 이대로 보내실 생각입니까?”
수하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제집에서 사절을 제압하기는커녕 망신만 당해버렸다. 이 일이 바깥에 알려지면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
“교전 중에 사절은 죽이지 않는 법이다.”
용군은 담담히 말을 뱉더니, 수하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5전 3승제니 우리 용문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적당한 후보가 있거든 의견을 내보도록 해라.”
“문주, 끝까지 싸운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타협을 하신 겁니까?”
부문주 용천추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묻자, 용군이 담담히 미소 지었다.
“싸우긴 싸워야지. 다만 싸우지 않고 자릉종을 손에 넣는 것이야말로 최선책이다. 설령 이기지 못한다 해도 어차피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결국 우리 뜻대로 되지 않겠느냐?”
그제야 사람들은 수긍이 간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용군은 이미 후수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 * *
이번 일로 전기의 이름은 등용주와 천왕주에 널리 퍼졌다.
한 사람과 닭이 용문의 위세에도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용문에 들어갔다가 무사히 나왔다는 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용기에 탄복해 마지않았다.
전기는 서둘러 돌아가 자릉종 사람들과 합류했다. 그는 용군의 제안을 항소운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5전 3선승이란 말이지? 보아하니 용군은 아직도 요행을 바라는 모양이군.”
항소운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용문은 지금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필코 우리 자릉종이 이길 겁니다.”
전기가 말했다.
“그래, 생각해 보면 딱히 나쁠 건 없지. 사상자를 최소화하면서 용문을 우리 자릉종에 완벽히 귀속시킬 수 있을 테니까.”
항소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전속력으로 전진! 속전속결로 끝내자!”
그는 어떤 상황이든 지금 인원만으로도 용문을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얼마 후, 그들은 용문 중심지 밖에 있는 어느 황무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망용정(望龍亭)’이라 불리는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 올라서면 저 멀리 용문의 땅이 보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이를 데리고 이 정자에 올라 멀리 용문을 바라보면서, 부디 자신의 아이가 높이 출세하여 큰사람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이 정자는 ‘망룡정’이라 불렸다.
용문은 근방 이십여 개 성에서 명성이 자자했으며, 수많은 아이가 동경하는 수련 성지였다.
그런 용문은 지금 자릉종의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가는 그들의 저력에 달려 있었다.
항소운은 망룡정(望龍亭)에 서 있었다.
그는 용문(龍門)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아홉 마리의 용이 구슬을 둘러싼 모습을 보아하니, 이 용문의 땅은 정말 오묘하게 지어졌구나!”
만일 이전의 자릉종이었다면 용문과 같은 기개를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자릉종은 이미 항소운의 진법 개조를 거쳤고, 자전신후의 수단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이미 예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자릉종은 용문의 땅보다 강하면 강했지, 약하진 않았다.
다만 아직 조금 더 누적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곳도 곧 자릉종이 관할하게 되겠군요.”
청귀가 항소운의 곁에서 말했다.
청귀의 실력은 최고봉에 이르렀다.
그가 소생 경지에 들어서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단계에 약 이삼천 년 정도 머물러 있어서, 더 이상 돌파하지 못한다면 그는 그렇게 늙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현재 그는 항소운의 곁을 따르고 있었다.
즉, 돌파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항소운이 자신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 오늘 이후로 이곳은 반드시 자릉종이 관할하게 될 거다.”
항소운은 극강의 기운을 보였다.
곧이어, 그의 무도천안이 반짝이고 그는 용문의 큰 부대가 이곳을 향해 돌진해오는 것을 보았다.
용문에선 족히 3천 병사들을 출동시켰다.
그들 모두 정예 부대였는데, 그들이 연합해서 만들어낸 진형은 꽤나 강했다.
이는 자릉종이 초기에 형성한 최고의 대세와 비슷했다.
용군(龍君), 노태군, 용천추(龍千秋), 금군의 등 사람들이 아홉 마리의 교룡이 모는 전차 위에 서 있었다.
그들은 삼천 정예 병사를 이끌고 돌진했다.
한곳에 모여진 대세는 마치 진룡이 세상에 나타난 것처럼, 매우 웅장했다.
“자릉종에서 귀빈이 오셨는데, 제가 멀리서 환영하는 것을 양해해주시지요!”
용군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울려 퍼졌다.
그의 힘은 묵직하게 모든 자릉종 사람들의 마음에 박혔다.
그는 모든 자릉종의 사람들의 마음에 그림자를 남겨서 그들의 신념을 흔들려는 것이었다.
“용군께서 겸손하십니다. 저희가 번거롭게 한 것이지요!”
항소운이 용군의 말에 대답했다.
항소운의 말은 자릉종의 사람들이 마치 지극히 좋은 교육을 받은 것처럼, 곧 그들이 용군의 말에 영향받지 않게 했다.
‘이놈, 역시 대단하군!’
용군의 힘이 상쇄되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곧이어 용문의 삼천병사가 망룡정 앞에 섰다.
그들은 항소운의 백팔 무사들과 대치했다.
사람 수가 크게 차이 났지만, 쌍방이 만들어내는 기세는 조금도 약하지 않았다.
“항 공자께서는 무슨 일로 오신 건지? 만약 용문에 손님으로서 온 것이면, 제가 기꺼이 환영하겠지만 일을 야기시키는 것이라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용군이 뒷짐을 진 채로 항소운을 보았다.
항소운은 다가가 용군을 보았다.
“용군, 이런 말치레 할 필요가 있습니까. 전 오늘 용문을 우리 자릉종에 신복하게 만들려고 온 것입니다. 이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이 일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하는 기세가 대단하구나! 혀를 잘릴까 봐 두렵지도 않은가!”
용문 소문주 용옥강은 분노를 표했다.
“그래! 너희 자릉종이 우리에게 신복하면 또 몰라!”
금군의가 입을 열었다.
“쓸모없는 말은 그만해라. 모든 건 용군이 결정한다!”
항소운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보아하니 항 공자가 반드시 얻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예전처럼 5판 3승으로 해서 진 사람이 신복하는 게 어떠하신가?”
용군이 되물었다.
“좋습니다.”
항소운은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그럼 실력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차례대로 겨루도록 하지요.”
용군이 또 말했다.
이어 그는 외쳤다.
“용성(龍星)이 나가거라!”
그가 말을 마치자, 아주 곱게 생긴 젊은이가 걸어 나왔다.
그는 여자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만약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그가 남자인 것도 몰랐을 것이다.
용성은 용문 이전 세대의 태자로, 백 세가 되기도 전에 5품 혼태경의 실력을 지녔었다.
그와 용옥강 모두 소문주 후보였다.
다만 용옥강은 용군의 직계 후배인데다 그보다도 젊었기에, 자연스레 실력이 그보다 약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레 가로 물러나야 했다.
항소운은 단번에 용성의 실력이 평범치 않은 것을 알아보았다.
그는 용문의 온축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 뒤에 있는 백팔 무장들을 보았다.
그리고 한 사람을 가리켰다.
“방굉(方宏) 네가 출전해라!”
“네, 소종주. 제가 반드시 이번 전투에서 승리를 차지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바로 대답했다.
방굉은 최근 자릉종에서 굴기하는 혼태경 고수였다.
그의 실력도 5품 혼태경 정점이었다.
다만 그의 나이는 용성보다 훨씬 많았는데, 이미 200여 살이었다.
사실, 이러한 나이에 이런 실력에 도달한 것은 이미 그의 천부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용성은 검을 들었고, 방굉은 창을 쥐었다.
두 사람은 막 걸어 나가자마자 바로 격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