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879
제879화 드디어 족지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정말 패왕은 대단한 분이라니까.’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광경을 보며, 자전신후는 혀를 내둘렀다.
방금 그 불은 신급 고수라 해도 매우 조심해서 흡수할 수밖에 없거늘 항소운은 그보다 낮은 3품 전천경의 실력으로 화력을 강제로 흡수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과정에서 부상도 없거니와 화룡운해가 겁을 먹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항소운은 몰입 상태에서 깨어났다.
어느새 몸 위로는 강력한 불의 힘이 흐르고 있었다.
양 손바닥을 내뻗자 불의 힘이 한 마리 용이 되어 돌진했다.
성화천주(聖火天柱)!
대성급 기술로 위력이 상당했다.
아무렇게나 휘둘러도 육주(六柱)의 기세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대성도 충분히 죽일 수 있었다.
신급 화염의 위력이자, 3품 전천경의 위세였다.
경지가 높아짐에 따라 육신과 영혼의 강도도 상승했다.
앞으로 2, 3품급만 더 높여도 진정한 신급 육체를 갖게 될 터였다.
그런데도 기뻐하기는커녕 왠지 아쉬운 표정이었다.
“아, 도망가버려서 참 아깝단 말이야. 그것까지 전부 흡수했으면 3품 정점도 문제없었을 텐데.”
9대 성진의 힘을 융합한 뒤로 힘의 전환이 가능해져서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충분한 힘만 있으면 얼마든지 무공을 높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태초 전체의 위대한 점이다.
“패왕, 이제는 신급 무인처럼 영역 밖에서 신력을 찾아 무공을 높이셔도 되겠습니다.”
자전신후가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좋은 생각인데? 이 일만 처리하면 시도해봐야겠어. 하루빨리 강해져야 하니까.”
항소운은 화룡운해의 힘을 흡수한 뒤, 다시 자전신후와 함께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며칠 후, 두 사람은 남천마에 도착했다.
자전신후는 항소운을 데리고 창공 아래로 내려갔다.
밑을 굽어보니 하늘에서 마기가 세차게 용솟음치고 있었다.
마기가 만들어낸 거대한 마귀의 얼굴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쳤다.
마연의 마기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인간족에게는 무척 불길한 기운이었다.
‘이곳의 마기는 그다지 순수하지 않군.’
항소운은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렸다.
마기의 힘을 지닌지라 이곳의 마기 상황을 바로 판별할 수 있었다.
마기 외에도 어둠의 힘이 특히 강해서 그런 힘을 수련하는 무인에게는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은 척박한 땅이 대부분이라 인간은 아주 소수만 살고 있었다.
대신 흉악한 요수나 사악한 생명체가 득실거렸고, 명황족이 사는 곳이기도 했다.
명황족이 점령한 곳은 참 구분하기가 쉬웠다.
마기가 가장 짙은 곳이 바로 그들의 땅이었다.
그들은 소주(小州)를 한 곳 점령해서 마족 성을 세웠다.
그곳에서 후대를 낳아 기르며 중원 대륙으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려 했다.
하지만 중원의 기운은 이들의 생존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결국 후손의 실력은 극도로 약해져서 인간과는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에 숨어 조용히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항소운과 자전신후가 명황족의 땅에 접근할 무렵, 갑자기 누군가 허공을 뚫고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여기는 마족의 땅이다. 죽고 싶지 않거든 썩 물러가거라!”
노쇠해도 힘 있는 목소리였다.
잠시 후 그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척 나이가 많아 보이는 노인으로, 머리칼은 성글고 이빨은 몇 개가 비었으며 얇은 검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푹 꺼진 두 눈에선 흉악한 빛이 엿보여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신급 무인이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전신후가 전음을 보냈다.
그러자 항소운이 상대에게 공수를 하며 말을 받았다.
“대인께 인사 올립니다. 저희는 그저 우연히 지나게 된 것뿐이니, 바로 떠나겠습니다.”
그는 인간족 강자가 명황족의 땅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괜히 이들을 끌어들여 일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하여 대놓고 명황족의 땅에 들어가기도 난처했다.
“썩 꺼지거라!”
노인은 성질이 불같아서 또 대뜸 호통을 쳤다.
눈앞의 두 청년이 제법 강하다는 것은 눈치챘지만, 이 정도는 우스웠다.
사실 노인은 오랜 세월 이곳을 지키느라 마기에 영향을 받아서 성격이 고약하게 변해버렸다.
마기는 부정적인 힘이 응집된 것이라 신급 무인이라 해도 흡수하기가 쉽지 않았다.
노인이 계속 안하무인으로 굴자, 자전신후도 참지 못하고 발끈했다.
“이봐, 영감. 정신 좀 차려. 아니면 내가 정신이 확 들게 도와줄까?”
“이런 무례한 놈을 봤나!”
노인은 분노해서 바로 신급 기운을 날려 보냈다.
자전신후도 이에 맞서 극양극강의 천둥의 힘을 방출하자, 순식간에 노인 앞에서 폭발했다.
그가 구사한 천둥의 힘은 신급 힘이었다.
폭발 후, 수많은 작은 뇌룡이 노인의 몸에 들러붙더니 사악한 기운을 떨쳐냈다.
그제야 노인은 머리가 환히 맑아지면서 상대의 무공이 자신보다 한참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 몸에 붙은 마기를 없애지 않고 뭐 하느냐!”
자전신후의 호통이 이어졌다.
노인은 정신이 번쩍 들어서 재빨리 신력을 운용해 몸속 마기를 밖으로 배출했다.
“패왕, 들어가시죠.”
이때를 틈타 자전신후가 넌지시 전음을 보냈다.
항소운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은신을 한 뒤 명황족의 땅으로 들어갔다.
자전신후는 항소운의 기운을 없앤 뒤, 노인의 감응을 막아서 항소운이 명황주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명황주는 인간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사방에 강력한 결계를 쳐두었다.
더욱이 이 결계는 신급 힘으로 되어 있어서 명황족의 허가 없이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들어갈 수 있담.’
항소운은 결계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명약하와 약속한 바가 있으니, 분명 자신이 들어갈 수 있도록 어딘가에 손을 써두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반 바퀴쯤 돌았을 무렵, 돌연 강력한 마기가 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이어서 더 강력한 마기가 다른 방향으로 돌진했다.
“명황족,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이냐?”
갑자기 하늘에서 대단히 공포스러운 힘이 요동치더니 뒤늦게 등장한 더 강력한 마기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그 사이, 항소운은 또 다른 마기에 휩싸인 채 명황주 안으로 사라졌다.
그는 일말의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의 은신 능력은 간혹 신급도 속일 수 있지만, 동족 신급 강자 앞에선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기는 항소운을 데리고 곧장 명황족 요지로 향했다.
얼마 후 그를 붙잡고 있던 마기가 사라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오래된 성안이었다.
눈앞에는 나이가 지긋한 명황인 여럿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항소운을 주시했다.
“인간의 몸인데, 우리 황족의 피가 흐르는군.”
한 명황인이 입을 열었다.
“이자가 우리가 찾던 사람일까?”
그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항소운을 찬찬히 살폈다.
바로 그때, 주좌에 앉아있던 명황인이 물었다.
“자네가 바로 인간 세상에서 소문이 자자한 마인 항소운인가?”
그는 자리에 모인 명황족에게 먼저 가볍게 인사를 올린 뒤, 미간에 전문을 떠올리며 마기로 전신을 감쌌다.
“그렇소. 난 명황께서 친히 임명하신 19황자 항소운이오.”
미간의 전문이 일렁이자, 명황인들은 놀란 기색을 보였다.
이어서 그들의 미간에도 전문이 떠올랐고, 항소운과 이들 사이에는 같은 뿌리만이 느낄 수 있는 공명이 생겨났다.
다른 종족은 절대 할 수 없는 일로, 그의 신분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하늘이 도와 마침내 명황께서 우릴 구할 자를 보내셨구나!”
주좌에 앉은 나이 지긋한 명황인이 짧게 탄식했다.
다른 자들도 감격을 금치 못하며 한층 따뜻한 시선으로 항소운을 보았다.
항소운은 자신 앞의 명황인들을 보았다.
그는 속으로 매우 의아해했다.
‘그들의 실력은 아마 이미 마신 경지에 도달했을 텐데, 용모를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아야 해. 근데 왜 그들에게서 묘기(墓氣)가 느껴지는 거지?’
묘기는 곧 죽을 사람만 풍기는 기운이었다.
그러나 신급에 도달하고 나면 영생불사가 가능하게 된다.
아마 그 속에 항소운이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이번 세대의 19황자라……. 명황이 널 보낸 건 네게 당부한 일이 있어서겠지?”
주석에 앉아있던 늙은 명황인이 다시 물었다.
그자는 명황의 친동생이었다.
그는 2명황으로 불렸는데, 당시에 그가 마족을 동원해 중원 대륙에 강력한 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2명황의 실력은 확실히 강력했다.
안 그랬다면 그도 인간족의 방어선을 뚫고 소주의 땅을 차지해 명황족이 자리 잡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이전에 치른 대전에서 그도 인간족의 지존 강자에 의해 상처를 입었다.
무수한 세월의 수양으로도 그는 완전히 낫지 못했다.
그의 실력이 강대하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다.
다른 몇몇의 명황인도 최상급 마신의 실력을 지녔다.
그들 모두 후대의 발전을 돕고 지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신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명황이 내게 이걸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항소운은 질질 끌지 않고 바로 마명석을 꺼내 들었다.
그때, 그는 명황이 자신에게 맡긴 임무를 완성하게 됐다.
2명황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러자 마명석이 바로 그의 손에 들어갔다.
2명황은 무척이나 놀랐다.
“됐다, 우린 이제 살았어!”
다른 명황족 사람들도 매우 흥분했다.
그들의 눈에서는 희망이 보였다.
그들이 풍기던 묘기도 많이 사라졌다.
“명황이 내게 맡긴 임무를 이미 완수했으니, 전 이만 가야겠습니다.”
항소운은 2명황을 향해 공수했다.
그는 두 족 간의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미 명황족이 부탁한 일을 해냈기에, 당연히 떠나려고 했다.
“19황자 급할 것 없지 않나? 나랑 마연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
2명황이 물었다.
“아니요, 전 중원에 남을 겁니다.”
항소운은 주저하지 않고 이를 거절했다.
“하하, 그건 네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2명황은 차갑게 비웃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가서 준비해라. 우리 명황족이 돌아갈 때가 됐어.”
항소운은 떠나지를 못했다.
그는 2명황에게 말했다.
“어르신, 명황께선 제게 아주 많은 자유와 권리를 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저를 곤란하게 하지 마시지요.”
“네게 인간족과 명황족의 혈맥이 흐른다고 했지?”
2명황이 물었다.
항소운은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강자 앞에선 어떠한 거짓도 별 의미가 없었다.
그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형님이 네게 마명석을 들고 가라고 한 것은, 그가 널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 보아하니 그가 널 아주 좋게 보는 모양이구나.
오늘 날 따라 마연으로 돌아가자. 중원 대륙은 네게 적합하지 않아.”
2명황은 부드럽게 말을 했다.
이어서 그는 밖을 향해 크게 외쳤다.
“모든 사람은 준비해라. 드디어 족지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밖에 있던 명황인들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한동안 족장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곧이어, 몇몇의 늙은 명황인은 결계의 가장자리로 갔다.
그들은 동시에 진법을 열었다.
이는 무수한 마기가 그 안으로 수렴되게 했다.
마기가 명황주의 하늘을 완벽히 뒤덮고는 이곳을 더욱더 굳건하게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