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939
제939화 삼세권의 힘
신급 생령 여럿은 벌써 발 빠르게 주변 공간을 봉쇄했다. 인간족이 이쪽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당장은 저 젊은 놈을 붙잡아 저들의 상황을 캐내야 했다.
“한꺼번에 싸우겠단 거냐? 그럼 얼마든지 덤벼!”
항소운의 몸에서 혼돈의 힘이 한올 한올 떠올랐다.
그 힘은 용과 범의 형상으로 응집되어 전투력을 폭발적으로 높였다.
그는 죽음의 눈으로 사방을 훑으며 생령들의 생명력을 빼앗기 시작했다.
현음자장.
그는 극음의 힘을 통해 무시무시한 자기장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혼란의 자기장이 아니라 흙의 진의를 늘린 역장이었다.
혼란, 부식, 중력 등 각기 다른 힘을 중첩시켜, 한층 강화된 자기장은 그만큼 위력도 대단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맨 앞에서 달려들던 생령이었다.
녀석은 균형을 잃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혼란과 부식의 힘이 순식간에 뒤덮자, 생령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양천보!
그는 공격의 틈 사이로 빠르게 이동했다.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고는 7품 성급 생령 앞에 나타났다.
적의 얼굴을 향해 가차 없이 주먹을 날리자 상대는 그 자리에서 머리가 터져 죽고 말았다.
항소운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곧장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번 목표는 전방을 쫓느라 정신없는 또 다른 생령이었다.
순식간에 접근한 그는 힘껏 발길질을 날렸다.
가히 신급 무기에 달하는 단단한 육체에 상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미 살기가 동해버린 그는 날랜 용이 되어 생령 사이를 정신없이 오갔다. 각법과 권법을 쉼 없이 날리자 잠깐 사이에 성급 생령 여러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이때, 대성급 서암마가 순식간에 쇠사슬로 돌변해 덤벼들었다.
녀석은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항소운이 생령을 죽이느라 정신없는 사이 마수를 뻗쳤다.
“아뿔싸!”
항소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급히 천둥과 불의 힘을 써 막아보려 했다.
서폭!
서암마는 과감하게도 자폭을 선택했다. 설령 항소운을 죽일 순 없다 해도 적어도 대가는 치르게 할 작정이었다.
곧이어 엄청난 폭발음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반신은 너끈히 죽일 수 있는 폭발이었다.
항소운도 깜짝 놀라긴 했으나,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었다. 신급 육체가 괜히 강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영역 밖 생령은 그 짧은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녀석들은 이때다 싶어 맹공격을 날렸다.
쏟아지는 공격 속에도 그는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침착하게 손을 위로 들어 올리자 웬 문 하나가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나타났다.
거대한 검은 구멍에선 놀라운 기운이 뿜어져 나와, 강력한 흡입력으로 수많은 공격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생령들은 크게 놀랐다. 저게 어느 종족의 능력인지 알아챈 것이다.
“명황족 명음지문. 저 녀석 대체 정체가 뭐지?”
만지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명황족은 연합군을 이끄는 통솔 세력이다. 다만 이들과는 뜻이 달라 적대적인 관계였다.
항소운이 명음지문을 펼치자 그 속에서 반 마신급의 명음마 네 마리가 걸어 나왔다. 그들은 생령 무리로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적을 죽이기 시작했다.
항소운은 잠깐이나마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서둘러 부상을 치료한 그는 한창 회복 중이던 서암마를 향해 죽음의 눈을 던졌다.
“생명을 빼앗아라!”
죽음의 기운을 품은 눈동자가 공간을 뚫고 서암마의 몸으로 떨어졌다. 죽음의 기운은 공포스러운 죽음의 진의를 형성하며 대마성의 생명력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죽음의 도에 대한 깨달음이 더욱 깊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기다 죽음의 눈으로 동술을 강화하니 시선 하나에 천 년의 수명이 사라졌다.
본래 서암족의 ‘서폭’은 자신의 힘을 소모해 적에게 해를 가하는 능력이다. 자신이 8을 잃으면 적에게 10만큼 해를 입히는데, 지금 다시 죽음의 눈과 맞닥뜨리자 수명이 순식간에 천 년이 줄어들면서 힘이 대폭 상실됐다.
일보를 내딛자 살짝 파동이 일면서 이내 서암마 앞에 이르렀다. 상대를 붙잡고 혼돈의 불을 지피자 서암마의 몸이 활활 타더니 얼마 안 있어 대성급 마핵만 남았다.
“더는 시간을 끌어선 안 돼. 이대로 있다간 저놈들까지 합세하겠어.”
이제 여유 부릴 시간은 없었다. 그는 양천보를 잇달아 내디디며 삼세권을 펼쳤다.
1식 금생권!
2식 전세권!
3식 미래권!
세 초식을 연달아 전개하자, 권법의 위력이 하늘을 찔렀다. 현생의 고통, 전생의 고난, 미래의 역경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수많은 경험에는 대도의 진리가 담겨 있다. 모든 생명체의 현생과 전생, 심지어 미래를 소멸시켜 이 세 권법 아래 윤회는 철저히 사라졌다.
창공에선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혼돈의 연꽃이 활짝 피어난 것 같더니 해와 달이 순환을 거듭하고, 상서로운 동물이 일제히 울어 젖혔다. 끝을 알 수 없는 찬란한 빛이 내리쬐는 가운데, 마치 태초의 땅으로 돌아간 듯했다.
신급 생령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이건 천지의 기이한 현상이자, 신급 기술이 나타났다는 징조야. 저 녀석, 아직 대성급인데 어떻게 한 거지?”
“그러니 절대 살려둬선 안 돼. 저대로라면 일대 지존이 될 게 분명해. 그렇게 되면 우리 종족의 지존이 나서도 쉽지 않을 거야.”
“무적의 신급 기술이라 확실히 흔치 않군. 허나 우리한테 걸린 이상 결국 죽을 수밖에.”
항소운의 삼세권(三世拳)이 동시에 폭발될 때, 그 놀라운 기이한 현상은 이 영역 밖 생령들에게는 죽음의 주먹과도 같았다.
주먹의 힘이 닿는 곳에는 영역 밖 생령들이 가루가 되었고, 성혼조차 도망칠 수 없이 완전히 제거되었다.
끝내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던 영역 밖 생령의 신급 강자 중 한 명이 달려 나왔다.
그는 두 손으로 무시무시한 인장을 만들어내고, 푸른빛이 바다처럼 항소운의 힘을 감싸려고 했다.
해서권낭(海噬卷浪)!
들끓는 바닷물의 힘은 신력을 품고 있었다.
이는 삼세권의 위력을 그 속에 감싼 채 성급 강자 대부분의 생명을 구해냈다.
그러나 신급 강자가 이렇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놀라운 주먹의 힘이 뜻밖에도 끝없이 묵직해졌다.
이는 해색(海色)의 힘을 감싼 채로 여러 가닥의 틈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완전히 폭발될 것 같았다.
“네 이놈, 넌 왜 이렇게 강한 거야, 가두어져라!”
신급 영역 밖 생령이 외치고, 그의 몸에 있던 신력은 끊임없이 뽑혀졌다.
더없이 강인한 힘들이 삼세권에 더해지고, 삼세권의 힘을 사라지게 하려고 했다.
“신인가?”
항소운은 눈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성진의 안에 있던 힘을 미친 듯이 뽑아냈다.
한 성진이 품고 있던 성진의 힘이 그가 원래 지녔던 9대 성진과 견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신급 강자의 성진의 힘도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었다.
기세가 드높은 성진의 힘이 쏟아져 나오고, 삼세권의 힘은 정점에 이르렀다.
그 순간 신급 강자의 힘이 폭발되었다.
쾅-!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폭발된 힘은 사방을 휩쓸고, 그 신급의 영역 밖 생령조차 육신이 폭발되었다.
미처 도망치지 못했던 성급 강자도 똑같이 이 어마어마한 힘의 공격에 폭발되었다.
“저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열웅(裂熊) 네가 나서라!”
만지는 곁에 있던 크고 맹렬한 남자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 남자는 사람으로 변해있었지만, 여전히 그가 곰으로부터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거친 흑색 털은 온 얼굴을 뒤덮었고 그의 곰발은 매우 커서 말로 이루지 못할 만력을 지녔다.
열웅의 전투력은 이미 3품 신급 경지에 도달했고 그가 한 발짝 걸어 나갈 때마다 공간이 뒤틀렸다.
그의 손바닥은 항소운이 있는 곳을 향해 굴러갔고 공간의 균열이 계속해서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 위력은 실로 극에 달했다.
항소운은 3품 신급 강자의 힘을 마주하게 되자 드디어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의 전투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3품 신급의 강자를 죽이는 건 단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그에게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았다.
그의 분신도 나설 때가 됐다.
열웅의 손의 힘이 항소운의 머리 꼭대기에 다다르려고 할 때, 그의 분신은 그의 머릿속을 뚫고 나왔다.
그도 똑같이 주먹으로 가격했고, 열웅의 인장과 맞부딪쳤다.
항소운의 분신은 이미 신급 경지에 도달했다.
그의 등급을 초월해 싸우는 능력으로 열웅과 싸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태초 전체는 헛된 명성이 아니었다.
이는 혼돈 전체와 음양 전체보다 위인 최상의 체질이었다.
“저놈은 숨겨둔 무기가 왜 이리도 많아!”
만지는 골치 아파했다.
이번에 그들은 중원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기 위해서 왔다.
그와 동시에 현재 인간족이 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알려고 했는데, 연속으로 마주한 두 사람 모두 그들에게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항소운의 분신과 열웅은 격전을 벌였다.
방금 전 항소운에 의해 날아간 신급 강자는 회복했는데, 그는 무기를 들고 항소운의 진신을 공격하려고 했다.
“네 분신이 얼마나 대단하든지 내가 널 죽이면, 네 분신도 바로 죽겠지!”
그 신급 강자는 차갑고 강렬한 살기를 보였다.
“그럼 어디 한 번 해봐!”
항소운은 강하게 대답했다.
갑자기 그의 곁에 마신 두 명이 나타나더니, 그 영역 밖 생령인 신급 강자를 죽이려고 했다.
만지는 더 이상 차분할 수가 없었다.
그는 통솔자로서 자신의 부하를 챙기지 못했을뿐더러 여러 이들이 죽어 나가게 했다.
이렇게 크나큰 대가를 치렀음에도 이 인간족을 죽이지 못했으니,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군!”
만지는 일어서서 항소운의 진신을 공격하려고 했다.
만공개멸(万空皆滅)!
만지가 나서자 그 순간 엄청난 힘이 움직였다.
어떠한 힘이 허공을 극도로 뒤틀리게 만들었다.
힘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이는 사방의 공간에 있는 모든 생물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리려고 했다.
만지는 이미 4품 신급 정점에 도달했다.
항소운의 진신은 전혀 이와 겨룰 수가 없었다.
오직 분신만이 겨룰 힘이 되었다.
항소운은 바로 이 힘의 대단함을 느꼈다.
그의 분신은 순간적으로 온 힘을 폭발시켰다.
삼세권이 다시금 폭발되었다.
놀라운 절세 신권은 그의 신력의 움직임 아래 세 개의 신인(神印)이 그 속을 맴돌고 있었고, 항소운의 삼생의 힘을 품고 있었다.
그 힘은 예전에 그의 진신이 만들어 낸 힘보다 수배는 더 강력했다.
세 개의 신인은 삼세권에 낙인되어 있었다.
한 주먹은 현생, 또 한 주먹은 전생, 그리고 마지막 한 주먹은 미래를 의미하며 공간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게 할 정도로 공격했다.
심지어는 만지와 열웅의 힘조차 모조리 막아냈다.
다만 항소운의 초장(初掌)이 신력을 통제하고 있어서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폭발해낸 힘이 상대방의 힘과 충돌 아래 적지 않은 양이 반서(反噬)되었다.
철퍼덕-!
열웅은 항소운의 주먹의 힘에 피를 토하며 뒹굴었다.
오직 만지만이 무탈했다.
각 급의 신급 경지의 차이는 매우 컸다.
항소운이 태초 전체를 지니고 있음에도 쉽게 이러한 차이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가 완벽히 이 신력에 적응하고 나면, 그땐 정말 만지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