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Overlord RAW novel - Chapter 947
제947화 전천방 전 최후의 준비
항소운이 연무대에 오른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갔다.
마침내 그는 오백 명의 전천경 무인을 이기고 신력 한 가닥을 받게 되었다.
이 일로 불후 황성은 떠들썩해졌다.
이토록 뛰어난 전적이 대체 얼마 만이란 말인가.
신력이 다가가자, 항소운은 같은 방법으로 속박한 뒤 성해건곤에 넣었다.
비록 원시신존이 주신 두 가닥 신력만큼 순수하고 강한 힘은 아니지만, 대성 후기에 오르는 데는 문제 없었다.
“패왕 무적! 패왕 무적!”
패왕군단 단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다른 이들의 눈빛에도 경외심이 깃들었다. 누가 보더라도 장차 큰 획을 그을 인물이었다.
항소운이 연무대 밑으로 내려가자, 많은 사람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허나 서로 밀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고, 자연스레 길을 터서 항소운이 지나가도록 했다. 마치 영웅을 맞이하는 행렬 같았다.
그는 그 사이로 담담히 걸어 나갔다. 마음속 깊숙이 자긍심이 느껴지면서 무학의 정점에 도달하고 말겠다는 결심이 한층 강해졌다.
이제 일행과 함께 대한 황조의 주둔지로 돌아가려는데, 별안간 불후 황조의 금위군이 나타났다.
그중 우두머리가 항소운에게 예를 갖추었다.
“항 공자, 폐하께서 뵙고자 하십니다.”
불후 황조는 가장 강력한 황조였다.
평소 오만하여 보통 사람은 안중에도 두지 않거늘, 어째 지금은 금위군을 직접 보내 황궁으로 초청한 것이다.
그만큼 항소운의 명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리라.
항소운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폐하께서 친히 초청하셨는데, 당연히 가야지요.”
이렇게 해서 그는 금위군이 호송하는 호화로운 마차를 타고 불후 황궁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빠르게 사라지는 금위군의 뒷모습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 * *
불후 황궁은 금빛과 옥빛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곳이었다.
상서로운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영험한 새와 짐승이 조화를 이루며 자유로이 뛰노는 곳.
누구나 한 번쯤 그렸을 만한 신비로운 성지였다.
항소운은 네 마리 요수가 끄는 호화로운 마차를 타고 황색 바닥과 붉은 벽의 긴 통로를 지나 황궁 내원으로 들어갔다.
웅장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화원이 눈 앞에 펼쳐지자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와, 굉장한데.”
그동안 무공을 높이는 데 매진하느라 자릉종과 관련된 일은 늘 수하에게 맡기다시피 했다.
그래도 이만하면 자릉종을 빠르게 키웠다고 자부했건만, 막상 황궁 내원에 들어서자 이곳 같은 고상함이나 기품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마치 벼락부자와 태생부터 고귀한 귀족처럼 현격한 차이가 났다.
그는 금란전(金鸞殿)으로 안내되었다.
대전에는 모두 젊은 얼굴뿐이었다.
다만 겉모습만 젊을 뿐 실제 나이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
항소운은 상석의 불후 천자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불후 천자는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일어나세요.”
“한데 전 무슨 일로 부르신 겁니까?”
항소운은 고개를 들어 불후 천자와 눈을 마주했다.
놀랍게도 상대는 반신 정점의 경지였다.
한 관문만 넘으면 진정한 소생 경지로 들어서는 것이다.
아마도 불후 천자는 그 관문을 넘어선 순간, 황위를 넘겨주고 물러날 것이다.
무릇 소생 경지의 신은 헛된 명성을 좇지 않기에 무학의 길을 닦고 무공을 심오하게 가꾸는 데 열중했다.
“하하. 당연히 역대 최단기간 연승을 기록한 청년 성왕이 어떤 사람인지 만나보고 싶어서라오.”
불후 천자는 호탕하게 웃었다.
“오늘 보니 과연 영웅호걸의 상이구려.”
“과찬이십니다.”
항소운은 겸손히 말을 받았다.
“내 빈말은 하지 않소.”
불후 천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의도를 드러냈다.
“소운, 당신은 잠재력이 대단한 사람이오. 오늘 이렇게 초대한 것은 우리 불후 황조와 친구가 될 의향이 있는지 묻기 위해서요.”
항소운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갑작스레 그리 말씀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불후 황조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 복이지요.”
“그럼 좋소. 우리 황조는 예로부터 인재를 중요시했소. 그렇기에 지금껏 명맥이 이어져 온 거지. 당신과 같은 청년 성왕과 벗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황조의 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여봐라. 상을 내오거라.”
불후 천자는 손뼉을 쳐 아랫사람을 불렀다.
곧 태감 여럿이 비단으로 덮인 쟁반을 들고 차례로 걸어들어왔다.
항소운은 당황한 듯 황급히 말했다.
“폐하, 아무 이유 없이 저런 귀한 물건을…….”
불후 천자는 바로 말을 잘랐다.
“이건 우리 황조가 벗에게 주는 선물이니 사양 마시오.”
불후 천자의 어투는 강경했다. 항소운이 거절이라도 하면 바로 등을 돌릴 것 같았다.
항소운은 잠시 고민 끝에 대답했다.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어서 그는 옥병을 하나 꺼냈다.
“폐하께서 절 친구로 여기시니, 그럼 저도 자그마한 선물을 드릴까 합니다. 부디 사양하지 마십시오.”
“무엄하오! 부황께서 당신에게 하사한 것은 윗사람의 도리거늘, 어찌 당신도 똑같이 행동한단 말이오? 어서 집어넣으시오.”
4황자가 눈을 부릅뜨며 호통을 쳤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 황조에 부족한 게 무엇 있겠습니까. 신물도 넘쳐나거늘, 감히 부황께 선물을 드리겠다니 참으로 황당합니다.”
다른 황자가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항소운은 황자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후 천자에게 직접 말했다.
“폐하께서 제 물건을 받지 않으신다면, 저도 선물은 받지 않겠습니다.”
항소운의 뜻은 불후 천자와 동등한 관계로 친구를 맺고 싶다는 것이었다.
불후 황조의 덕을 보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으며, 아랫사람 취급은 더더욱 받고 싶지 않았다.
하물며 그는 불후 황조의 백성도 아니었다.
불후 천자가 벗이 되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그 속내는 항소운 위에 올라서 통제하겠다는 뜻이었다.
지금 저 선물을 받으면 앞으로 상대를 만날 때마다 머리를 숙여야 할 터, 그건 결코 그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알겠소. 그럼 얼마나 좋은 물건인지 어디 봅시다.”
불후 천자는 옥병을 건네받았다.
옥병 속에는 별처럼 반짝이는 액체가 들어 있었다.
순간, 천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건 전설 속 은하신천 아니오?”
항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비록 천자께 있는 수많은 신물에는 비할 수 없을지 몰라도 그 옥병이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있을 겁니다.”
“맞소. 짐에겐 이게 필요했소.”
불후 천자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황자와 공주들에게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
“앞으로 소운은 우리 불후 황조의 친구다. 그에 대한 무례는 짐에 대한 무례로 간주할 테니, 반드시 명심하거라.”
“예, 부황.”
그들은 항소운이 자신의 아버지와 동등한 관계로 친구를 맺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되면 항렬이 달라지니 자신들만 손해 아닌가.
“자, 소운을 위해 연회를 열어라.”
불후 천자가 명령을 내렸다.
항소운은 영광스럽게도 천자와 함께 식사를 하고, 생각을 나누며 관계를 쌓았다.
그는 불후 천자가 베푸는 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언젠가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날에는 이 우정도 끝나고 말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가 계속 승승장구한다면 불후 황조는 꽤 괜찮은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자신에게 적대적인 세력과 손을 잡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식사가 끝난 후, 천자는 항소운의 시간을 더는 쓰지 않고 돌려보냈다.
항소운이 떠나고 나자, 4황자가 바로 불만을 토로했다.
“부황, 외부인한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자는 벗으로 두어야지, 적이 돼서는 안 돼. 누구든 내 뜻을 어기는 녀석은 다리를 분질러 놓을 줄 알아라.”
불후 천자가 성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래봤자 일개 대성 아닙니까? 그만큼 베푸셨으니 그자도 영광으로 알 겁니다.”
옆에서 2황자가 입을 열었다.
“일개 대성이기 때문에 내가 그자와 동등한 관계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거다. 앞으로 소생 경지가 돼봐라. 우린 웃는 얼굴만 보여야 할 거다.”
천자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
“항소운은 장차 중원의 정상에 서게 될 거다.”
항소운은 불후 황궁을 떠나 대한 황조의 주둔지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채접, 마희, 육소청, 유청신과 다른 패왕 군단의 일행이 그중에 있었다.
그들은 항소운이 돌아온 것을 보자 모두 반가워했다.
그들은 혹시라도 항소운이 불후 황궁에서 무슨 일이라도 난 건 아닌가 걱정한 게 분명했다.
“모두 해산하자. 전천방이 곧 열릴 테니 다들 최적의 상태로 맞이할 준비를 하자고. 너희들 모두가 전천방에 오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목숨은 지킬 능력을 지켜야 한다.”
항소운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이어서 항소운은 육소청을 따로 불렀다.
항소운은 그가 얻은 성급 기운을 바로 뽑아내 육소청에게 건넸다.
“소청, 비록 네 경지가 상승하는 속도가 느리진 않지만, 아직 부족해. 이 성력은 네가 바로 흡수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수차례 반복해야 하는 걸 기억해. 이 힘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말이야.”
현재 육소청의 실력은 이미 4품 전천경에 도달했다.
수년간 또 한 품급이 올라가게 돼서 이는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그러나 상고 전장에 들어서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력이었다.
육소청도 억지 부리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그리고 그녀는 다소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언니 두 분은 다른 의견이 없어?”
“걱정 마, 그렇게 소인배들이 아니야.”
항소운은 웃었다.
오늘날 우채접과 마희는 대성과 겨룰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거기에 각종 비장의 무기는 육소청보다 훨씬 더 강했다.
이 성력은 그녀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육소청이 성력을 흡수하고 나서, 그녀는 잠시 폐관 상태에 들어섰다.
항소운은 패왕 군단의 사람들과 하루 모이고 나서 다시금 폐관 상태에 진입했다.
그는 전천방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전천방이 열리는 시점이 다가오자 이곳을 찾아온 전천경의 사람도 점점 더 많아졌다.
심지어는 줄곧 폐관한 채 나오진 않던 요괴도 나왔다.
이는 불후 황조를 더욱더 번화하게 만들었다.
항소운은 한동안 이걸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얻은 신력을 계속 연화해 실력을 대성경 후기까지 끌어올렸다.
그 밖에도 그는 계속해서 마핵의 힘을 수련하면서 마기의 경지가 2할 반마신에 들어서게 했다.
이는 그가 전천방에 들어서기 전 최후의 돌파였다.
비록 그에겐 신급 영혼의 도움이 있지만, 상고 전장에 들어가고 나면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을 조금 더 키우는 것이 안전했다.
그는 전천방 1등을 반드시 차지하려고 마음먹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전천방이 열리기까지 3일이 남아 있었다.
항소운과 다른 이들은 폐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몸 상태를 조절하고 난 후, 전천방이 열리는 것을 맞이하고자 했다.
항소운은 막 출관하자마자 불후 황조의 초청을 또다시 받게 됐다.
다만 이번의 초청은 불후 천자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1황자 하장예(何長睿)의 초청이었다.
항소운은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연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그는 우채접, 마희와 육소청을 데리고 갔다.
서귀는 그의 제일 충실한 수행원으로서 동행했다.
유청신은 대한의 제일 뛰어난 황자로서 그도 초청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