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06)
독식하는 재벌 3세-106화(106/518)
106화. 후계자 (4)
이영한과의 만남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다이먼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가신 일은 잘 해결되셨습니까?”
“요즘 할 일이 별로 없나 봐요. 컨설팅 업체 관리하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아요?”
“구조조정은 거의 끝났고, 대부분의 회사는 태우그룹과 합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몇 곳이 남긴 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라 시간이 많이 들진 않습니다.”
“비싼 인력을 놀게 둘 순 없죠. 명동 일을 다이먼이 맡아서 해 주세요.”
“정말이십니까? 나이스!”
주먹까지 쥐며 세레머니를 하는 다이먼이었다.
일거리를 준다는데 오히려 좋아하다니.
“일본 자금이 본격적으로 명동으로 흘러들어 올 겁니다. 이영한이라고 명동에서 제일가는 사채업자의 손자가 있는데 그 사람과 함께 명동을 장악하세요.”
“음지의 일을 꼭 한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해 보겠습니까? 그런데 일본 자금을 상대하려면 자금이 꽤 많이 들겠습니다.”
“10조 원을 예상하고 있어요. 부족하면 더 끌어다 사용해도 되고요.”
“그 정도 금액이면 초장에 밟아 줄 수 있겠습니다.”
외환위기 이전 명동의 자금은 대략 10~20조 원으로 추정되었다.
일본 대부업에서도 대충 그 정도 자금을 한국으로 들여올 것이니 총알이 부족해서 싸움에서 질 일은 없었다.
“다시는 넘보지 못하도록 확실히 밟아 줘야 해요.”
“제가 한국에서 인수 합병을 몇 차례 진행해 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그게 뭐죠?”
“애국심입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도 애국심을 중요하게 여기긴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역사 때문인지 외국의 침략에 심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똘똘 뭉치는 경향이 강합니다.”
“명동의 전쟁을 한일전으로 확대시킬 생각인가 보군요.”
“안 그래도 요즘 한국 영화를 취미 삼아 보고 있는데, 장군의 아들이란 시리즈물을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했던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장군의 아들이라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야인시대라는 드라마로 더 유명한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였고.
일제 강점기 때 밑바닥부터 시작해 주먹으로 종로를 장악하는 내용이었다.
“종로와 명동이면 가깝긴 하죠.”
“김두한이 일본 야쿠자를 종로에서 밀어냈듯이 명동에서 일본 자금을 밀어낸다고 생각하게끔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영화에 너무 몰입하셨네요. 뭐 다이먼이 즐긴다면 상관없긴 하죠. 재미나게 한번 놀아 보세요.”
“벌써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의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앞잡이 짓을 하고 있는 놈들부터 밟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즐기는 차원을 넘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행동하는 다이먼이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믿음이 갔다.
자신을 독립투사라 생각하고 있으니 더 열심히 일본 대부업체를 막아서겠지.
그런데 한국 사람도 아니고 미국인이 왜 독립투사에 몰입한 거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일본 대부업체들은 명동을 넘어 양지까지 넘볼 겁니다. TV 광고까지 때려 가며 유혹할 겁니다.”
“그럼 우리도 TV 광고를 하면 됩니다. 오히려 더 좋습니다! 대대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알릴 수 있으니까요.”
“광고비는 한도 없이 지원해 줄 테니 마음껏 해 보세요.”
“제가 이래서 대표님을 좋아한다니까요. 언제 이런 경험을 해 보겠습니까!”
명동의 일을 다이먼에게 전담시켰다.
태우그룹의 일만으로도 할 일이 넘쳐나는데 언제까지나 명동에 집중할 수는 없었으니까.
***
태우그룹의 할 일은 정말 넘쳐났다.
특히나 KS텔레콤과 치열한 1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태우통신이었고, 격차를 내기 위해선 OTT 서비스가 필요했다.
문제는 지금은 OTT를 컴퓨터로만 볼 수 있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이 필요했기에 태우전자 사장을 기획실로 불렀다.
“OTT 사이트는 잘 만들어지고 있나요?”
“사이트 제작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영화 배급사와 방송국과 협의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배급사에는 제가 따로 사람을 보내 뒀으니 금방 해결될 겁니다. 그보다 OTT 사이트를 지금은 컴퓨터로만 볼 수 있는 게 마음에 걸리네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야만 사이트에 접속을 할 수 있으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를 통해서만 인터넷이 가능했다.
그런데 인터넷에 접속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기술일까?
“TV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OTT 서비스를 TV를 통해 즐길 수 있겠네요.”
“TV에 인터넷을 연결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컴퓨터에 들어가는 모니터나 TV 모니터가 같은 기술로 만들어지지 않나요?”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 본체가 있어야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합니다.”
“TV를 통해 많은 작업을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우리 OTT 사이트에 접속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본체가 필요하다면, 본체와 비슷한 소형 기기를 TV에 연결하면 되겠네요.”
회귀 전에는 모든 집이 IPTV를 사용하고 있었고.
IPTV를 사용하기 위해선 셋톱박스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우성일 사장에게 셋톱박스 개발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도 다양한 영화 채널이 존재합니다. 굳이 인터넷 TV까지 이용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선택권이 있고 없고의 차이죠. 영화 채널은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방영하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인터넷 TV를 사용하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으니 분명 수요가 있을 겁니다.”
“태우통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투자하는 건 너무 과하다고 생각됩니다.”
우성일 사장의 머리가 참 많이 컸다.
내가 내린 지시에 토를 다 달고 말이야.
“그래서 못 만들겠나요? 태우전자의 기술력이 그렇게밖에 되지 않습니까?”
“아, 아닙니다. TV를 통해 OTT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기술력은 아니에요. TV에 랜선을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고, TV 전용 OTT 사이트를 따로 만들기만 하면 되죠.”
말로는 뭔들 못 하겠는가?
내가 쉽게 뱉은 말을 실행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그런 일을 하라고 개발팀과 기술 연구소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니 내 요구가 절대 불가능한 요구는 아니었다.
“최선을 다해 빠르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태우통신을 위해 인터넷 TV를 만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태우전자의 TV 판매량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니 태우전자의 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과까지 하실 필요는 없고요. 아! 그리고 외국에서 이미 개발된 인터넷 TV가 있을지도 몰라요. 있다면 최대한 특허권을 구입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지금 개발하는 인터넷 TV의 모든 기술도 특허 등록을 진행하시고요.”
특허 등록소.
태우전자에서는 기술 연구소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매년 엄청난 양의 특허를 등록하는 기술 연구소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었고, 나는 과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기술 연구소를 들러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곤 했다.
“특허라면 당연히 등록을 해야지요. 매년 특허로 들어오는 수익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MP3 관련 특허료가 아주 쏠쏠합니다.”
“다른 전자 회사에서도 MP3를 만들기 시작했다면서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규모의 회사에서도 MP3 플레이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MP3 플레이어야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우리가 너무 독점한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 중소 규모 회사의 경우엔 특허료를 할인해 주세요.”
“본부장님의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우성일 사장도 이제 특허가 돈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 덕분에 기술 연구소뿐만 아니라 태우전자에서도 특허를 쏟아내고 있었다.
특히나 내가 지시한 기술을 개발할 때면 특허 수백 개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기도 했었다.
“그리고 블루투스 관련한 제품 개발에도 힘써 주세요.”
“무선 이어폰이나 무선 키보드 같은 제품 말씀이십니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기술이라 개발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부터 꾸준히 개발해야 써먹을 만한 제품이 나올 겁니다.”
블루투스 기술은 1994년에 처음 탄생했다.
그리고 여러 회사들이 모여 단체를 결성해 내년쯤에나 공식적으로 발표될 기술이었다.
“특히 무선 이어폰 개발에 신경 써 주세요. 나중에는 대중화가 될 제품이니까요.”
“제가 직접 신경을 쓰겠습니다.”
이는 향후 나올 스마트폰을 위한 밑그림이었다.
아직 아이폰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아이폰이 출시될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를 해 둬야 했다.
“저작권 관련 문제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공익 광고를 제작해 방영하였고, 정부의 도움을 받아 대대적인 단속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불법 다운로드를 막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게 막진 못하는 일이죠. 그저 불법 다운로드가 나쁜 일이란 것만 대중의 인식에 박을 수만 있으면 충분해요.”
IT부서가 진행하는 사업 대부분이 저작권과 관련이 있었다.
음원부터 OTT까지. 모두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매출이 영향받을 수 있었다.
“공익 광고를 한 편 더 제작해 방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는 건 어떨까요? 이번에 영화계에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철야 농성에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외국 영화가 영화관을 독점하면 한국 영화가 설 자리가 없으니 한국 영화의 스크린 수를 법적으로 보호하려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제가 스크린쿼터 하나면 부족하지 않겠어요? 저작권 보호 주제도 더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보세요.”
많은 영화인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2달이나 이어진 농성이었고, 뉴스 시간에 빠지지 않고 농성장의 모습이 보도되었다.
“후원금 지원을 통해 저작권 보호 캠페인도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돈만 준다고 진심으로 캠페인을 하겠어요? 태우시네마에서 스크린 쿼터제에 찬성한다고 하세요. 그래야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겠어요?”
태우그룹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름은 태우시네마였다.
회귀 전에는 외환위기로 인해 다른 기업으로 넘어갔지만.
지금은 태우그룹이 직접 운영하고 있었고, 영화관의 숫자를 매년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였다.
“태우시네마의 모든 영화관에 스크린 쿼터 찬성 현수막을 건다고 하면 영화계에서 매우 좋아할 것 같습니다.”
“조만간 미국 출장을 다녀와야 합니다. 출장을 다녀오면 좋은 소식이 전해졌으면 하네요.”
“본부장님이 안심하고 미국을 다녀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처리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우선 OTT 사업을 위해 영화 배급사와도 만나 봐야 했고.
애플을 방문해 아이폰의 개발 진행 상황도 확인해 봐야 했다.
마지막으로 월가의 하이에나들과 할 일도 있었기에 미국을 꼭 다녀와야만 했다.
조만간 터질 명동에서의 전쟁.
그걸 직접 보지 못해 아쉽긴 했다.
뭐, 그때까지 전쟁이 끝나진 않을 테니 구경거리는 많이 남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