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15)
독식하는 재벌 3세-115화(115/518)
115화. 열풍 (4)
통신 카르텔에 속한 많은 사람들.
그들 모두가 양일섭 의원에게 집중했다.
태우통신을 한 번에 밟아 버릴 묘수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2가지가 뭔지 아십니까?”
“부동산과 교육 아닙니까?”
“특히나 교육은 잘못 건드렸다간 학부모들로 인해 아주 벌집이 됩니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얼마나 극성인지는 다들 잘 아실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만, 학부모들이 왜 태우통신에게 단체로 항의를 하겠습니까?”
양일섭 의원이 혀를 찼다.
정치권에 있지 않은 사람들의 순수함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공부에 방해가 되면 당연히 학부모들이 항의를 하지 않겠어요? 태우통신을 보세요. 영화를 무료로 보게 하고, 게임도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음악까지 들을 수 있도록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놀면 공부는 언제 하겠어요?”
“아! 그게 그렇게 연결이 되는군요! 이래서 사람은 정치를 배워야 하나 봅니다. 이런 묘수를 저희들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정치권에 있으면 자연스레 상대방의 약점을 찾는 법을 배웁니다. 국회의원 3선쯤 하면 슬쩍 봐도 약점이 딱 보이죠. 허허허!”
양일섭 의원이 웃음을 터트렸지만.
다른 인원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학부모들을 단체로 나서게 만들려면 계기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방송에서 몇 번 공격하면 나서게 되어 있습니다. 가령 게임 중독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방송이면 공익적인 목적도 있으니 방송사에서 방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아! 그렇게 하면 되겠습니다. 안 그래도 게임 중독이 요즘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부처에서도 게임 중독의 위험성에 관련된 보고가 온 적이 있지요.”
계획이 점점 구체화 되어가기 시작했고.
모두가 머리를 열심히 굴려 아이디어를 던지기 시작했다.
“모든 범죄를 게임과 연관시키면 어떻겠습니까? 게임이라고 하면 때려 부수는 게 대부분 아닙니까? 강도나 살인 같은 흉악 범죄가 게임이 원인이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너무 심하게 공격하면 게임 업계가 타격을 입지 않겠습니까? 우리 통신사에는 이번에 게임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건 걱정 마세요. 원래 욕은 업계 1위가 먹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태우통신이 욕을 충분히 먹고 난 뒤 게임 업계를 달래는 말 몇 마디만 해 주면 됩니다.”
양일섭 의원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히 통신 카르텔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태우통신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밟기로 계획한 그들이었다.
***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학부모들이 단체로 태우통신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곧이어 여러 방송사에서 게임 중독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태우통신이 타켓이 되고 있었다.
“갑자기 왜 게임 중독 문제가 대두된 겁니까?”
“여러 방송사에서 게임과 범죄 연관성을 보도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태우통신에 가입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점유율은 어떻죠?”
“아직은 유지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하락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나서기 시작하면 문제가 정말 심각해집니다.”
태우통신은 젊은 층을 타켓으로 삼았다.
게임과 음악 그리고 영화까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기에 자식이 원하는 통신사를 가입해 줄 거란 생각으로 이런 서비스를 출시했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아니, 이런 약점을 공략해 온 다른 통신사의 공격이 매서웠다.
“가입자가 이탈하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태우통신이 학생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하세요.”
“해명이 쉽지가 않습니다. 태우통신을 가입하는 이유 1위가 게임이니 어떻게 해명을 하더라도 통하지 않을 듯합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선 강한 한 방이 필요하겠군요. 흠, 교육 방송을 제공하도록 하죠.”
“EBS 같은 방송을 태우통신에서 제공하자는 말씀이십니까?”
학부모가 들고 일어선 이유는 학업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학업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불만을 해소시켜 주면 될 일이었다.
“EBS에서는 하지 못할 교육 방송을 제공해야 합니다. 유명 강사와 계약을 체결해 인터넷 강의를 하도록 하는 거죠.”
“유명 강사의 몸값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수십억 원이면 싼 가격이었다.
몇 년만 지나도 일타강사의 몸값은 계약금으로만 수백억 원을 줘야 하는 시대가 오니까.
“과목별로 가장 유명한 강사와 계약을 체결하세요. 10억을 달라면 10억을 주고, 20억을 달라면 20억을 주고서라도 무조건 데리고 오세요. 위약금도 우리가 무조건 대신 내주겠다고 하세요.”
“강사를 데리고 있는 학원에서 문제 삼지 않겠습니까?”
“학원에서 강의는 계속할 수 있는 대신 인터넷 강의 계약만 우리와 체결하는 거죠. 그러면 학원에서도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강사들도 만족하겠습니다. 학원 강의 말고 부수입을 얻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부수입이 주수입을 능가할 겁니다.”
인터넷 강의의 시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다른 통신사의 공격 덕분에 인터넷 강의 시장까지 내가 선점하게 생겼다.
***
종로의 조용한 카페.
나는 그곳에서 학원 강사 한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학 강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민 강사였고, 태우통신에서 몇 번이나 영입 제안을 했지만 거절한 강사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질문을 하는 학생이 많아 조금 늦었습니다.”
강민 강사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창밖에서 그가 오는 모습을 지켜봤고, 수억 원이 넘는 외제차에서 내린 모습도 확인했다.
“저도 도착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태우그룹의 기획실의 김민재 본부장입니다.”
“얼굴이 명함이신 분이 무슨 인사까지 하십니까. 태우그룹의 황태자를 누가 몰라보겠어요? 저 같은 사람이야 명함이 필요하죠.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강민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저보다 강민 씨가 더 유명하지 않을까요? 강의를 들으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까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내 기억 속에도 강민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인터넷 강의의 선두주자였고, 나중에는 인터넷 강의 회사까지 차리게 된다.
“태우통신에서 저와 계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은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원에 등록한 학생들에게 집중하고 싶습니다. 다들 저만 믿고 있는 애들인데 제가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 얼마나 배신감이 들겠습니까?”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학원 강의는 그대로 하세요. 우리는 강의를 녹화해서 제공하기만 하겠습니다.”
강민이 걱정하는 건 결국 시간이었다.
학원 강의와 인터넷 강의.
이렇게 두 번의 강의를 할 자신이 없기에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학원 강의를 녹화하면 강의 준비를 두 번 할 필요가 없어진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긴 하지만, 그러면 학원에 등록한 학생들이 억울해하지 않겠습니까? 비싼 학원료는 물론이고 제 강의를 등록하기 위해 학기 초에 밤까지 새며 학원 앞에서 줄 서 있던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의 학원료는 태우에서 전액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무료로 학원 강의를 듣는다면 억울함이 좀 가시지 않겠습니까?”
“정말 적극적이시군요. 하지만 올해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 같은 제안을 주신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이래서 일타강사라고 하는 걸까?
책임감이 무척 뛰어난 강민이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상세 정보를 확인해야만 했다.
특이사항까지 모두 확인하고 나서야 강민을 공략할 방법을 찾아내었다.
“많은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강사님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구제하는 데 탁월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학원에서 100명가량의 학생을 구제하고 계시지만, 인터넷으로 나가시면 수만 명의 학생을 구제하실 수 있습니다.”
“…….”
강민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학생들도 자신처럼 수학을 좋아하길 바랐고.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수학의 재미를 알려 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도 인터넷 강의를 통해 강사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공익적인 사업은 EBS에서 하는 거죠.”
강민의 입에서 EBS란 단어가 나왔다.
그가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는 짐이 EBS였고, 특이사항에 잘 나와 있었다.
공익성과 수익성은 반비례한다.
강민은 많은 학생이 자신의 수업을 듣길 바랐고, EBS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까지 했을 것이다.
하지만 EBS에서 줄 수 있는 강사 수임료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학원에 남아야만 했다.
“EBS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을 태우그룹 차원에서 채우려고 합니다. EBS는 자금이 한정적이지만, 우리 태우그룹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없죠.”
“태우그룹에서 왜 교육 방송에 관심을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회 환원 사업의 일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의 학생의 수준이 높아져야 저희도 더 좋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깊은 고민에 빠진 강민이었고.
그는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그러면 제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약속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태우통신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무료로 강민 강사님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 조건이면 만족하시겠습니까?”
“태우통신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도 볼 수 있게 할 수는 없을까요?”
“태우통신의 요금이라고 해 봐야 학원비의 10%도 되지 않습니다. 그 조건까지는 어렵겠군요. 그 대신 불우 가정 2천 곳에 태우통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강민은 또다시 고민에 빠졌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고, 나를 향해 손을 뻗어 왔다.
“조건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강의해 보겠습니다.”
“좋은 결정 감사합니다. 조만간 태우그룹 법무팀에서 찾아갈 겁니다. 그리고 학원에도 그룹 차원에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드디어 모든 과목의 일타강사 계약에 성공했다.
이미 IT부서에서는 인터넷 강의를 제공할 준비를 마쳤고, 강사들의 강의를 녹화하기만 하면 곧장 태우통신을 통해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
한 달 후.
인터넷 강의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대대적으로 TV 광고를 하였고, 강의가 시작되자 확실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부장님! 태우통신 앞에서 시위를 하던 학부모들이 모두 돌아갔습니다.”
“벌써 말인가요?”
“학부모들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인터넷 강의를 하는 강사들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교육에 한해서는 학부모만큼 정보력이 빠른 사람들이 없다고 하더니 정말이군요.”
수십 혹은 수백만 원을 들여야 들을 수 있는 일타강사의 강의.
그런데 단돈 몇만 원에 일타강사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수도권 부근의 가입자가 확연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타강사의 이름이 수도권 전역에 퍼져 있나 보군요.”
다른 통신사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전해야겠다.
그들 덕분에 통신 업계 1위 유지는 물론이고, 인터넷 강의라는 새로운 캐쉬카우까지 생기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