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16)
독식하는 재벌 3세-116화(116/518)
116화. 열풍 (5)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
태우통신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강의로 대박을 쳤다.
일타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학부모가 먼저 태우통신에 가입하는 일까지 생겨났고,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이나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나 모두 태우통신을 선호했다.
그냥 이대로 끝내긴 아쉽잖아.
다른 통신사들이 우릴 공격하다가 생긴 일이긴 하지만,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려야 했다.
“인터넷 강의의 영역을 넓혀야겠어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까지 강의 영역을 넓히겠습니다.”
“왜 아래로 가세요. 위로 올라가야죠.”
“위라고 하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대학생을 가르치려면 교수급을 영입해야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태우통신 이주영 사장이 내 말을 영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고 해서 전공 분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었다.
“대학을 왜 다닙니까? 보다 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결국엔 취업을 위해 다니는 것 아니겠어요?”
“대학이 취업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긴 합니다.”
“그러니 취업 시장을 노린 인터넷 강의를 시작해야죠. 공무원 시험이나 경찰, 부동산 자격증 같은 응시생이 많은 분야를 노려야 가입자가 확 늘지 않겠어요?”
인터넷 강의 시장은 꽤나 거대했다.
특히나 외환위기로 취업이 힘들어지자 많은 학생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지금이 적기이기도 했다.
“공무원 강의라고 하면 일타강사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노량진으로 제가 직접 움직이겠습니다.”
“그리고 IT 관련 인터넷 강의도 같이 추진해 보세요.”
“요즘 IT 산업이 붐이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으니 효과가 좋겠습니다.”
“특히 리눅스와 자바 관련 자격증 강의에 신경 좀 써주세요.”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의 앱은 대부분이 리눅스와 자바로 만들어지게 된다.
단순히 태우통신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관련 인재를 많이 양성할 필요가 있었다.
“리눅스와 자바 전문가라면 IT부서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온 직원들은 리눅스를 상당히 능숙하게 다룹니다.”
“흠, 이러는 건 어떨까요? 리눅스와 자바 대회를 태우통신에서 여는 겁니다. 그리고 상위 입상자는 IT부서에 취업을 시키는 거죠.”
태우그룹은 대학생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 항상 5위 안에 들어가는 기업이었다.
그런데 취업 시즌도 아님에도 태우그룹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겠습니다. IT부서의 연봉이 다른 계열사 직원보다 높다는 소문이 이미 대학가에 파다하게 퍼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미국 유학 1년까지 내거세요. 그래야 숨은 인재까지 지원하지 않겠어요?”
“태우통신에서 상금까지 걸겠습니다. 이왕 시작할 거면 제대로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야 마음에 드네요.”
이주영 사장이 오랜만에 마음에 들었다.
노를 저으려면 전력을 다해 저어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다.
괜히 힘을 아낀다고 설렁설렁 노를 젓다간 기껏 온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
일본에 갔던 한 팀장과 다이먼이 돌아왔다.
계절이 바뀌고 나서야 돌아온 그들은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반겼다.
“300억 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을 모두 체결했습니다.”
“고생했어요. 연말까지는 걸릴 것 같았는데 금방 끝내고 돌아왔네요.”
“처음은 좀 힘들었습니다. 이전에 저에게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던 사람은 일본도까지 꺼내며 달려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IT 파생상품 이야기를 꺼내 드니 달라지더죠?”
“칼을 집어넣고 펜을 꺼내 들었습니다. 제가 제안하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계약 규모를 더 키우자고까지 했습니다.”
“잘하셨네요. 그런데 표정이 왜 그러세요?”
“조금 불안합니다. 모든 업체가 의심 없이 계약을 체결하는 걸 보니 대표님의 예상보다 IT 붐이 더 오래 갈 것만 같습니다.”
한 팀장은 월가의 상황에 빠삭했다.
거기다 이번에 일본까지 가서 분위기를 읽고 돌아왔고, 미국과 일본 모두 IT 붐을 확신하고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모든 버블이 그렇죠. 일본의 경제 버블도 그랬고, 외환위기도 마찬가지였죠. IT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대표님의 선택이 틀린 적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해 주십시오.”
투자는 크게 2가지 방향성이 있었다.
하나는 분위기에 맞게 투자를 하는 방향이었고, 이 방법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했다.
다른 방법은 역발상 투자였다.
주식이 오르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숏을 치고.
주식이 반대로 떨어지면 오를 거라 생각하고 롱 포지션을 잡는 투자였다.
이 방식은 돈을 크게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투자였다.
나는 지금까지 역발상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그러니 한 팀장이 나를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한 번이라도 틀리면 막대한 손해를 입으니까.
“기회가 왔는데 놓치긴 아깝지 않나요? 그래도 당분간은 이런 식의 투자는 없을 겁니다.”
“대표님과 같이 일하다 보면 목숨이 10개 정도는 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목숨 걸고 일하라는 말은 안 할 테니 저만 믿고 따라와 주세요.”
한 팀장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일하는 동안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은 그였다.
“IT 파생상품이 터지면, 적게는 400억 달러 많게는 800억 달러까지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일본 대부업체에서 그럴 돈이 있겠어요? 대충 던져 주고 파산 신청을 하겠죠.”
“대부업체가 보유한 자산을 탈탈 털면 최소 200억 달러는 챙길 수 있습니다.”
“이제 한 팀장은 미국으로 돌아가야겠네요.”
“할 일을 마쳤으니 SAVE 투자회사로 돌아가야지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한 팀장은 이제 월가에서도 알아주는 투자자가 되어 있었다.
다른 투자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고 있었지만, 나와의 의리를 지키며 SAVE 투자회사에 남아 있었다.
물론 내가 많은 연봉과 보너스를 챙겨주니 의리를 지키는 것이겠지만.
“이제 IT 주식 처분을 시작하세요.”
“우리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을 제외한 IT 주식들을 말씀이시죠?”
“아마존이나 구글 그리고 애플 정도만 지분을 꽉 쥐고 있고, 나머지는 최대한 비싼 값에 팔아넘기세요.”
“티 나지 않게 조금씩 팔아 치우겠습니다.”
아쉬워하는 한 팀장이었다.
매일 상승하는 IT 주식을 팔아야 하니 아쉽기도 하겠지.
“다시 매입할 주식들이니 아까워하지 마세요.”
“IT 버블이 터지고 난 뒤 다시 매입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거품만 빠지면 여전히 쓸 만한 주식들이니까요.”
한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을 가지고 차에 올라타는 그의 뒷모습은 무겁기만 했다.
딱 1년만 참으세요. 그 안에 IT 버블이 터질 테니까.
***
1999년이 2달도 남지 않았다.
지구 종말론을 믿는 사람이 넘쳐났고, 거리에는 세기말 느낌을 물씬 풍기는 패션을 입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종말론.
그리고 Y2K 괴담.
회귀 전에야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였지만, 막상 이때가 되니 상당히 심각한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할아버지가 사장단 회의까지 소집할 정도였다.
“요즘 분위기가 너무 흉흉하군. Y2K를 괴담으로 치부할 수가 없는 분위기야.”
Y2K 괴담은 사실 괴담은 아니었다.
컴퓨터의 경우 00년 00월 00일로 표기가 되었고.
1900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 컴퓨터가 인식을 못 하게 된다는 것이 괴담의 주요 내용이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다양한 장비로 실험을 해 보았고.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종종 나왔기에 이런 괴담이 퍼진 것이기도 했다.
이렇게 문제가 있긴 하지만,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었다.
“IT부서에서 태우그룹의 모든 계열사의 전산 장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태우금융을 우선적으로 확인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번 일은 기획실에서 책임지고 처리하게나. 문제가 생기면 아주 골치 아파질 수가 있어.”
“문제가 생기더라도 금방 해결할 수 있습니다. 큰 문제가 생길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Y2K 문제는 전 세계가 이미 고민하고 있는 문제였고.
컴퓨터 운영체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window의 경우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핫픽스 업데이트를 끝마친 상태였다.
“Y2K로 핵폭탄이 터지고, 비행기가 추락한다고 뉴스에서 호들갑을 떠니 걱정이 되는구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소소한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핵폭탄이나 비행기 추락 같은 대형 사고는 절대 터지지 않습니다.”
세기말의 어두운 분위기가 사장단 회의까지 잠식하고 있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나는 다른 주제를 꺼내야만 했다.
“대한민국 경제 성장률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5.5%의 경제 성장률이었지만, 올해는 반등에 성공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허허, 아주 좋은 소식이구나.”
“특히나 태우그룹의 수출 전망이 매우 좋아 경제 성장률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역사대로 흘러가도 경제 성장률은 10% 이상 상승했다.
그런데 태우그룹이 살아남으로써 경제 성장률이 더욱 상승하게 되었고, 최대 15%까지 상승할 수도 있었다.
“태우자동차와 전자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 특히 태우전자가 IT로 재미를 아주 크게 봤어.”
“태우전자의 IT부서의 프로젝트는 해외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특히나 게임 플랫폼과 OTT 서비스의 경우 이미 흑자로 전환했으며,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성일 사장이 아주 고생이 많았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장님!”
가만히 있다 칭찬을 듣게 된 우성일 사장이었고.
그는 정말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깊숙이 박았다.
내년에도 태우전자 사장 자리에 앉을 수 있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기도 했다.
“태우통신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2위와의 격차를 꾸준히 10% 이상 벌리고 있습니다.”
“순수익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은 1위 자리를 수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네. 다른 통신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입지를 단단히 굳혀야 한다는 말일세.”
“명심하겠습니다.”
태우통신 이주영 사장도 고개를 숙였다.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곤 하지만,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했기에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태우통신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인터넷 강의를 일부 유료화하기로 하였으니, 내년부터는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들 조금만 더 고생하게나. 이대로만 성장하면 태우그룹이 재계 1위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다네.”
여전히 재계 1위 자리는 현재그룹의 차지였다.
하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고, 2000년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찾아오면 뒤바뀔 순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