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20)
독식하는 재벌 3세-120화(120/518)
120화. 새 시대 (4)
다이먼과 한 팀장이 일본에 도착했다.
그들은 강 대위의 호위를 받으며 대부업체 사무실로 들어갔다.
야쿠자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대부업체라 그런지 사무실 중앙에는 일본도 3자루가 걸려 있었다.
지난번에 한 팀장이 방문했을 땐 위협 용도로 사용하기까지 한 일본도였다.
이번에도 그럴까 마음을 졸였던 한 팀장이었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대부업체 사장이었다.
“오셨습니까. 공항에서부터 마중을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초대를 받아서 온 손님도 아니고, 그냥 계약에 의해 만나는 사이니까요.”
계약이란 단어가 나오자 대부업체 사장이 침을 삼켰다.
그러곤 갑작스레 몸을 굽히더니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쿵!
어찌나 머리를 세게 박았던지 피까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 팀장은 뒷걸음질을 쳤지만, 다이먼은 오히려 입꼬리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피를 흘린다고 해서 그냥 계약을 해지해 줄 수는 없어요. 돈 가져오라고요! 돈!”
“최대한 위약금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파생상품 계약을 해지해 주십시오.”
“머리에서 피를 흘린다고 해서 정성이 아니죠. 숫자가 곧 정성 아니겠어요?”
다이먼은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본 대부업체와 얼마나 싸웠던가?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 기회가 드디어 오늘 찾아왔다.
대부업체가 보유한 자금, 부동산, 주식, 채권까지.
누가 사채업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악독하게 뺏어 가는 다이먼이었다.
***
다이먼이 일본에서 대부업체를 털고 있는 동안.
나는 미국 출장을 핑계 삼아 SAVE 투자회사에서 월가의 손님을 맞이했다.
불과 1년 전과 같은 장소, 같은 사람 하지만 전혀 다른 주제였다.
[SAVE 투자회사에서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IT 주식을 넘긴 것 아닙니까?] [보유하고 있던 IT 주식을 진즉 팔아 치웠다고 들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어디 이야기라도 들어 봅시다.] [솔직히 IT 버블이 터진 것도 SAVE 투자회사의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SAVE 같은 대형 투자회사가 IT 주식을 다 처분하니 사람들이 겁을 먹은 것 아니겠습니까?]왜 이들을 월가의 하이에나라고 부르는지 알겠다.
있는 이유 없는 이유를 전부 끌어와 나를 물어뜯으려고 했다.
그나마 퀸덤펀드의 조지가 내 편을 들어 주며 저들을 진정시켰다.
“진정들 하세요. 그리고 작년을 생각해 보세요. SAVE에서 우리보고 IT 주식을 사 달라고 했나요? 우리가 팔아 달라고 시위를 하지 않았습니까.”
[흠흠.]동시다발적으로 헛기침이 터져 나왔다.
조지의 말 그대로 나에게 IT 주식을 사고 싶다고 나선 쪽은 저들이었다.
나야 팔아 달라고 해서 팔아 준 죄밖에 없었고. 그걸 죄라고 따져 물을 수 있을까?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IT 주식이 과평가되어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IT 버블을 터트렸다는 건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SAVE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나서도 IT 주식은 6개월 넘게 상승하였습니다.”
“아니, IT 기업이 거품이 끼었다는 걸 왜 알려 주지 않았습니까? 동업자끼리 너무한 것 아닙니까!”
이래서 조지가 하이에나들을 싫어하는구나.
미국에서도 1% 안에 드는 학벌을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유치원 아이도 하지 않을 떼를 쓰고 있었다.
“제가 알려 드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십니까? SAVE 투자회사가 비밀리에 움직인 것도 아니고,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알 수 있는 정보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무시했을 뿐이죠.”
[지금 해 보자는 겁니까!] [우리와 척을 지겠다 이거죠? 어디 월가와 척을 지고 뭘 할 수 있는지 보죠.]자존심은 또 어찌나 강한지.
순식간에 회의장 안이 고성으로 가득 찼다.
여기서 이성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조지가 유일했고, 그는 다시금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자자자! 진정들 하세요. 여기서 싸워 봤자 남는 게 뭐가 있습니까?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이야기는 마저 들어 봐야죠.”
“IT 기업 지분을 SAVE에서 매입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똥값이 된 IT 주식이었다.
이런 주식을 사 준다고 하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도 모자를 판국에 목소리를 높이다니.
“원하시는 회사만 저와 거래를 해 주시면 됩니다. 현재 주가보다 5%가량 비싼 가격에 구입해 드리겠습니다.”
“흠흠, 5%는 너무 적은 것 같네.”
조지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퀸덤펀드 또한 다량의 IT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니 마냥 내 편만 들 수는 없었다.
“당연히 더 드려야죠. 저는 IT 주식을 매각한 자금으로 일본 대부업체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습니다.”
“파생상품이라면 지난번과 같은 조건으로 말인가?”
“그렇습니다. IT 주가가 반토막이 되었으니 못해도 2~3배는 남겨 먹을 수 있는 파생상품입니다. 주가가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6~7배도 가능하죠.”
나는 IT 파생상품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조지를 비롯한 사람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했고, 곧이어 눈가에 탐욕이 깃들었다.
“허허, 언제 이런 준비를 다 해 놓았는가?”
“작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했습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저는 항상 월가 전체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지난번에도 파생상품을 월가와 나눠 가졌듯이 이번에도 그럴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비난하시니….”
[흠흠, 진작 파생상품 이야기를 꺼내지 그랬나.] [그냥 투정을 한번 부려 본 것이네.]단번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이에나들이 목표물을 SAVE 투자회사에서 일본 대부업체로 바꾸었기에 바뀐 분위기였다.
“원가의 1.5배만 받고 판매하죠.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서이니 150만 달러를 받겠습니다. IT 기업의 주식으로 값을 치르셔도 됩니다.”
“흠, 손해를 전부 복구할 순 없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순 있겠군.”
나는 균등하게 파생상품 계약서를 나눠 주었고.
실시간으로 IT 기업의 지분을 건네받았다.
특히나 지난번에 강제로 뺏기다시피 한 애플과 아마존 그리고 구글의 주식은 전량 회수했고, 추가로 더 매수한 덕분에 작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
하이에나들이 전부 집으로 돌아갔다.
진이 다 빠져 회의실 의자에 기대고 있으니 한 팀장이 커피를 가지고 들어왔다.
다이먼과 함께 일본으로 간 한 팀장이 이번 일을 위해 곧장 미국으로 날아와 내 곁을 지키고 있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 선에서 해결하고 싶었는데 워낙 극성인 사람들이라.”
“고생이랄 게 뭐가 있어요? 알아서 가져다 바치는 지분을 주웠을 뿐인데요.”
“IT 파생상품 계약서를 너무 헐값에 넘긴 것 같습니다. 1.5배가 아니라 2~3배라고 해도 살 사람들이었습니다.”
IT 파생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사람이 한 팀장이었다.
자신의 작품을 너무 헐값에 팔아치워서 그런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파생상품의 가치대로 돈을 받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헐값이지만, 저 중에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나 되겠어요?”
“일본 대부업체에서 배 째라고 나올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지난번 파생상품은 유명 은행이나 대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니 제값을 받았지만, 이번 상품은 야쿠자와 엮인 대부업체가 대부분이죠. 그들은 정말 자신의 배를 스스로 쨀 사람들이고요.”
할복이라고 해야 하나?
돈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면 할복도 마다하지 않을 놈들이 야쿠자였다.
“그래도 1.5배면 적은 액수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일의 목표는 돈보다 일본 대부업체의 몰락이니 헐값에 넘긴 것이기도 하죠. 우리보다는 하이에나들이 더 잘 물어뜯지 않겠어요? 뼈까지 씹어 먹을 사람들이 월가의 하이에나들이죠.”
다이먼이 아무리 명동에서 사채업을 배웠다고는 하지만.
수십 년간 명맥을 이어 온 일본 대부업체를 상대로 탈탈 털어먹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더 역사가 긴 월가의 하이에나들을 사냥개로 이용해 털어먹으면 그만이었다.
“월가의 하이에나들은 미국 정부까지 이용해 물어뜯을 테니 일본 대부업체는 속옷까지 벗어 줘야 하긴 하겠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큰 대부업체의 파생상품 계약서는 남겨 뒀어요. 회수가 쉬운 건 우리가 맡고 어려운 건 월가에 넘긴 거죠.”
“안 그래도 요즘 나가는 돈이 많아 걱정했는데 한숨 돌리겠습니다. 이번년도 수익률도 20% 이상을 찍을 수 있겠습니다.”
앓는 소리를 하는 한 팀장이었다.
월가의 다른 투자사는 수익은커녕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데 수익률 20%가 고작이라고 하다니.
“그런데 나가는 돈이 그렇게 많나요?”
“……배터리 회사에 매년 1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들어가는 돈도 적지 않고, 대학 연구실에 들어가는 연구 지원금까지 다하면 30억 달러가 넘습니다.”
SAVE 투자회사는 엔젤 투자사로 불리고 있었다.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우리를 그렇게 부를 만큼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 있었다.
“투자라고 생각하세요. 지금이야 30억 달러가 들어가지만, 몇 년 후에는 10배가 넘는 돈으로 돌아올 겁니다.”
“10배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과 연구 중에 1~2개만 성공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회사는 잘 굴러가나요?”
“태우전자 배터리 부서와 협업을 통해 계속해서 기술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없는 분야가 배터리였다.
그러니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태우전자 배터리 부서와 TDK 배터리 사업부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었다.
일종의 투 트랙 전략.
투자금이 2배로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기술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조만간 대량으로 배터리가 필요할 날이 올 겁니다.”
“애플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형 휴대폰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안 그래도 TDK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에서 불가능한 배터리를 자꾸만 요구한다고 합니다.”
“돈과 인력을 더 달라는 이야기네요. 투자금을 더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애플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라고 하세요.”
“하라면 하겠지만, 괜찮겠습니까? 애플의 주가가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만들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몰라서 하는 말이었다.
나는 이미 아이폰의 시제품을 본 적이 있었고, 그대로만 출시해도 세상을 뒤집을 제품이었다.
“간절하면 기적이 일어나는 법 아니겠어요?”
“물이라도 떠 놓고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기도보다야 직접 가서 격려하는 게 더 도움이 되죠. 같이 애플 본사로 가죠.”
“저도 같이 말씀이십니까? 제가 본다고 뭘 알겠습니까. 저는 공학 분야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같이 가자는 거죠. 일반인의 눈이 더 정확하니까요.”
한 팀장을 끌고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그는 이동하는 내내 자신이 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폰을 실제로 본다면 그 얼굴이 어떻게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