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30)
독식하는 재벌 3세-130화(130/518)
130화. 아쉬운 쪽 (4)
휴대폰에는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가 사용된다.
특히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으로 통신 반도체까지 필요했고.
CDMA기반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퀄컴의 반도체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기술 독점.
퀄퀌의 기술력은 CDMA 시장을 독점하게 될 터였고.
아직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에 퀄컴과 특허 계약을 맺어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으로 직접 날아왔고.
곧장 SAVE 투자회사를 찾아 진행 상황을 물었다.
“퀄컴과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나보다 며칠 빨리 미국으로 이동한 한 팀장이었고.
그는 데이비드와 함께 퀄컴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퀌컴의 지분 인수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가가 88달러로 상한가를 쳤지만,지금은 소폭 상승해서 35달러 수준입니다.”
“지난 월가 모임에서도 퀄컴의 지분을 소량인수했었죠?”
“대략 12% 정도의 퀄컴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IT 버블의 최대 피해 회사 중 하나가 퀄컴이었다.
이대로 몇 년만 더 지나도 1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게 될 퀌컴의 주가였다.
“지분 구조는 어떻게 되죠?”
“퀄컴이 보유한 지분은 고작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월가와 개미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8%만 더 보유해도 퀄컴보다 지분이 더 높겠군요.”
“지금 바로 매수가 가능합니다. 월가에서는 지금 IT 주식을 처분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이니까요.”
지금은 35달러의 퀄컴 주식이지만.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게 되면, 최소 3배 이상 상승하게 된다.
그러니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왕 매수를 할 거면 화끈하게 가죠. 50%까지 확보해 보세요.”
“퀄컴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시가 총액이 4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최소 160억 달러를 투입해야 지분율을 50%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그 정도 여유 자금은 되지 않나요? IT 파생상품으로 벌어들인 돈만 투자해도 충분하겠네요.”
“그렇긴 하지만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당분간은 힘들겠지만, 몇 년만 지나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겁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지분을 확보하세요.”
“알겠습니다. 월가를 돌며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 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난 이후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퀄컴의 지분을 확보하긴 어렵겠지만, 닷컴 버블이 터진 직후인 지금이라면 가능했다.
***
며칠 후.
나는 워싱턴 인근의 조용한 샌드위치 가게를 찾았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지만, 나는 문을 두들겼다.
똑똑, 아주 작게 울려 퍼지는 노크 소리였지만, 금새 반응이 왔다.
딸깍!
거구의 사내가 문을 열었다.
주방장이라고 하기엔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내였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의 안내를 받아 식당 안으로 들어갔고.
테이블 한 곳에서 누군가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늦은 시간에 미안하네. 지금이 아니면 시간이 나지 않아서 그러니 양해 부탁하네.”
“아닙니다. 며칠 후엔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되실 분인데 당연히 제가 시간을 맞춰야지요.”
식당에 있는 사람은 조지 부시였다.
워낙 치열한 선거전이었기에 얼굴이 많이 상해 있는 그가 내게 자리를 권했다.
“여기 샌드위치가 아주 맛있네. 아버지에게 소개 받은 맛집이라네. 특히 베이컨 샌드위치가 일품이지.”
“그럼 저도 같은 걸로 먹겠습니다.”
간단한 음식이라 그런지 몇 분 걸리지 않아 샌드위치가 내 앞에 도착했고.
부시가 빤히 바라보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베이컨과 토마토 그리고 양상추가 들어 있는 별다를 게 없는 샌드위치였다.
“맛이 어떤가? 미국에서 제대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집이 얼마 없다네.”
“좋은 곳을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SAVE 투자회사가 아니었다면 선거 자금이 지금처럼 넉넉하진 않았을 테니까. 그런데 뭘 믿고 나에게 그런 거금을 후원했나? 내가 당선이 안 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하려고?”
선거까지 이틀이 남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지율 격차는 박빙이었기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부시였다.
“SAVE 투자회사는 지금까지 투자를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주식, 채권, 선물, 사람까지.”
“내가 무조건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믿는 건가?”
“이 늦은 시간에 샌드위치 식당에 왜 왔겠습니까?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아니었다면,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보좌진보다 더 확신하고 있는군. 그래도 자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 고맙네.”
태우그룹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선 미국의 도움이 필요했다.
도움까지도 아니었다. 미국이 방해만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기에 부시에게 많은 투자를 했고, 그가 꼭 대통령이 되어야만 했다.
“대통령 당선 선물을 제가 미리 준비를 했습니다.”
“허허, 벌써 선물을 말인가? 너무 앞서가는군. 그래도 뭘 준비했는지 궁금은 하네.”
“태우그룹이 미국에 10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 원하시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태우자동차, 태우전자는 신축 공장이 필요했고.
미국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으니 미국에도 새로운 공장을 세워야 했다.
이왕 지을 거라면, 대통령의 기를 한번 살려 주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아주 좋은 선물을 준비했군. 나도 답례를 섭섭하지 않게 준비해 주겠네.”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부시와의 만남은 짧게 끝이 났다.
다음 만남은 아마 대통령 취임식이 되겠지.
***
다음 일정은 애플이었다.
캘리포니아까지 이동해 애플 본사를 찾았고.
스티브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겼다.
“먼 길을 오느라 고생많았어. 그리고 미안하네. 아이폰 출시가 자꾸만 미뤄지는군.”
“아직 그렇게 늦지는 않았습니다.”
스티브의 완벽주의자 성격은 정말 대단했다.
닷컴 버블로 애플의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아이폰을 출시를 미루며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었다.
“더는 출시를 미룰 수 없겠네. 내년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맞춰 공개를 하겠네.”
“정식 출시는 언제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늦어도 6월 안에는 정식 출시를 할 생각이네.”
“그럼 이제 8개월도 남지 않았네요. 생산 일정이 빠듯하겠습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위탁 생산을 통해 물량을 맞출 수 있지 않겠나?”
이미 중국 위탁 생산 전문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스티브였다.
내가 나선다면 태우전자가 위탁 생산을 담당할 수도 있었지만,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 한발 물러섰다.
애플에서는 위탁 생산 비용으로 수익의 3%만 지불하기에 태우전자가 하기엔 마진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위탁 생산이 아니라 부품 계약이라면 마진이 남는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애플을 찾은 것이기도 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태우전자에서 전량 공급하고 싶습니다.”
“태우전자에도 반도체 회사가 있었나? 나는 삼진전자와 현재반도체 그리고 일본의 반도체 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생각이었네.”
“현재 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조만간 인수할 생각입니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인수가 가능합니다.”
“현재반도체를 인수한다면야 충분히 가능하긴 하겠지만, 한 곳과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다네. 위험성을 분산시켜야 하니 말이야.”
부품 조달은 여러 곳에서 받아야 유리했다.
만약 한 곳에서만 부품을 조달받는다면,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질 시 생산에 문제가 생겨 버린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조달받는다면, 생산에 약간 차질이 생길 순 있어도 생산이 완전히 중단될 일은 없었다.
“스티브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직 현재반도체를 인수한다고는 하지만, 태우전자에서 제대로 된 반도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독 계약을 체결하는 건 위험한 일이지요.”
“그런데 왜 그런 제안을 했는가?”
“애플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태우전자는 휴대폰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애플과 경쟁할 일이 없지요. 하지만 삼진전자나 일본의 반도체 업체의 경우엔 휴대폰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
스티브는 애플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 아이폰을 만들었다.
그 기술 중에서는 태우전자가 특허를 가진 기술도 있었고, 내 머릿속에서 나온 기술도 상당했다.
그런데 경쟁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당연히 자연스럽게 기술 유출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기술 전체를 카피하는 건 불가능해도, 스마트폰 제조 기술 일부를 알려 주는 꼴이 되어 버린다.
“자네 말도 일리가 있군. 지금 당장에야 경쟁사에서 아이폰과 비슷한 스마트폰을 제조할 순 없지만, 언젠가는 경쟁 제품을 만들기 마련이지.”
“태우전자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고객이 마음 놓고 우리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습니까?”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이는 내가 생각해 낸 말은 아니었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에서 했던 말을 인용했다.
그리고 태우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나아갈 방향이기도 했다.
“태우반도체를 파운드리 회사로 키울 생각인가?”
“그렇습니다. 애플을 시작으로 퀄컴과도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퀄컴의 지분을 매수한 이유기도 했다.
애플과 퀄컴과 독점 계약을 체결할 수만 있다면, 현재반도체의 적자를 단숨에 메꿀 수 있었다.
“자네의 뜻은 알겠네. 그리고 나도 동의하는 바이기도 하네. 하지만 현재반도체의 기술력을 믿을 수 있겠는가? 반도체 업체 순위만 봐도 현재반도체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하지 않은가.”
“단순 매출만 놓고 본다면, 10위권 밖이지만 기술력은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태우전자에서는 매년 50억 달러 이상을 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흠, 우선은 현재반도체와 우선 계약을 체결하겠네. 하지만 제품 성능에 이상이 있거나, 생산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다른 업체와도 추가 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네.”
스티브에게 확답을 받아 냈다.
조건이 붙어 있긴 했지만, 그가 내건 조건은 충분히 만족시킬 자신이 있었다.
사실 스티브를 설득하지 않아도 되긴 했다.
애플의 지분 과반 이상을 내가 보유하고 있었으니 내가 힘을 쓴다면 충분히 태우전자와 독점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성능과 생산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 태우반도체가 수십 억 달러의 적자를 본다고 해도 약속은 꼭 지키겠습니다.”
“설마 돈으로 반도체를 찍어 낼 생각인가?”
“반도체 산업이라는 게 초기에는 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산업 아니겠습니까? 필요하다면, 제 사재까지 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가는 대답이군. 그럼 반도체 문제는 태우에게 맡기겠네.”
내가 가진 자산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스티브였다.
그러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 것이겠지.
그런데 나는 돈으로만 찍어 누를 생각은 없었다.
돈과 시간도 중요하지만, 특출난 인재 한 명이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