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37)
독식하는 재벌 3세-137화(137/518)
137화. 닭장 (1)
모바일 게임은 노다지가 따로 없었다.
과금이 쉽다는 장점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PC 게임보다 훨씬 많은 유저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게임사 대표들은 주저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당근을 흔들어야 했다.
“모바일용 게임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부 태우전자에서 부담하겠습니다. 그 대신 모바일용 게임의 지분 50%를 우리가 가지겠습니다.”
“비용을 전부 부담하는 조건은 마음에 들지만, 지분을 50%나 가지고 가는 건 과하지 않습니까?”
벌써 돈맛을 봐 버린 게임사 대표들이었다.
예전이었다면 무조건 받아들일 조건이었지만, 이미 곳간을 가득 채워 둔 상태였기에 이런 조건이 통하지 않았다.
“태우전자의 IT 부서 인력을 동원해 모바일 게임 제작도 돕겠습니다.”
“흠, 중국 진출에 휴대폰용 게임 제작까진 무리지 않을까요?”
“인원이 정말 부족하면 외주를 주셔도 무방합니다. 외주 비용까지 태우그룹에서 부담하죠.”
“그런 조건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우리는 계약하겠습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게임사 대표들이었다.
내가 호구처럼 보이겠지.
제작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인력까지 동원하는데 고작 50%만 가지고 간다고 하니까.
그런데 내가 정말 호구일까?
모바일 게임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통장에 찍히는 순간 호구는 내가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난 게임 수익은 물론이고.
유통 과정에서 나오는 수수료, 과금 결제 시 수수료까지.
여러 개의 빨대를 꽂아 둔 상태였으니 무조건 내가 유리한 계약이었다.
***
시간이 흘러 3월이 되었다.
그동안 나는 태우반도체에 관심을 쏟았고, 수율이 66%까지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 내었다.
불량품이 줄어드니 당연히 적자폭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까지는 멀게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태우반도체의 수율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인재를 더 데리고 와야 하나?
아니면 새로운 설비를 도입해야 하나?
이런 고민에 푹 빠져 있을 때, 기획실장이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부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여의도에서 회장님을 저격하고 나섰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립니까? 회장님을 누가 저격합니까? 설마 어느 정신 나간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이라도 열었습니까?”
“윤현길 의원이 회장님의 분식회계 혐의를 저격하고 있습니다.”
나는 얼른 TV를 켰다.
뉴스 채널에서는 실시간으로 윤현길 의원의 기자회견이 방송되고 있었다.
[태우그룹의 창립 멤버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입니다. 김태중 회장이 10년 전부터 분식회계를 한 자료들이며, 이를 검찰에 제출토록 하겠습니다!]거의 끝나가는 기자회견이었다.
앞 내용을 듣지 못했지만, 어떤 내용인지 유추가 가능했다.
“윤현길 의원이 왜 저러는 겁니까? 소속 당 차원에서 태우그룹을 공격하는 겁니까?”
“정부를 노린 공격 같긴 합니다. 이번 정부와 태우그룹이 밀접한 관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태우그룹의 비리를 폭로하면, 정부의 지지율을 갉아먹을 수 있기에 이런 짓을 벌인 것 같습니다.”
기획실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윤현길 의원의 상세 정보를 확인했다.
그리고 태우그룹 창립 멤버 중 누가 그에게 정보를 풀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전 태우건설 사장 장수영.
내가 쫓아낸 것에 앙심을 품었나 보군.
그런데 이런 자폭 공격을 할 줄이야.
분식회계 혐의를 할아버지에게 씌우기 위해선 장수영 사장도 똥물을 뒤집어써야 했다.
“우선 회장님에게 가죠.”
“이미 법무팀이 회장실로 올라가 있습니다.”
기획실장과 함께 회장실로 올라갔고.
법무팀과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흠, 윤현길 의원이 다음 대선을 노리는가 보구나. 이번 정부의 레임덕을 일으켜 이슈를 자신 쪽으로 가지고 올 셈으로 벌인 일인 거겠지.”
“문제가 될 일이 있으십니까?”
“그 이야기라면 비서실장에게 듣거라. 법무팀과 로펌을 그가 지휘하고 있으니.”
할아버지가 비서실장 아저씨를 가리켰고.
비서실장 아저씨는 내가 묻기도 전에 상황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분식회계 혐의를 부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분식회계로 실질적인 이득을 본 것이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엔 기업의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대출을 받는 용도로 분식회계가 사용되지만, 우리 태우그룹은 부채율이 0%라 문제 소지가 적습니다.”
“주가 방어나 상승을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는 어떻게 방어합니까?”
“그 경우가 문제가 되려면, 대량으로 주식 거래가 발생해야 하지만 최근의 상속 절차를 제외하면 지분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분식회계 혐의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감사팀에 있을 때부터 장부를 손보았었고.
부채까지 전부 갚아 버렸기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적었다.
“그럼 무혐의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겁니까?”
“윤현길 의원이 가지고 있는 자료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검찰 조사는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벌금이야 얼마든지 낼 수 있습니다. 절대 징역형이 떨어지지 않도록만 해 주세요.”
“전관예우가 가능한 변호사를 대거 영입했습니다. 절대 회장님이 감옥에 가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할아버지가 감옥에 가는 걸 또 보고 싶진 않았다.
내가 왜 회귀까지 하며 그 고생을 했는데!
태우그룹과 할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또 고령의 할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된다면, 나도 내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다.
“우선 윤현길 의원과 접촉을 해 봐야겠습니다. 만남을 주선해 주세요.”
“섣불리 접근했다간 범죄 은닉 혐의를 뒤집어쓸 수가 있습니다. 저쪽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 전에는 접촉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긴 무턱대고 만난다고 해서 방법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윤현길 의원을 찌를 만한 무기를 확보해야만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가 가능하겠지.
“최대한 반박 기사를 내보내세요. 분식회계로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는 걸 알려야 우리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모든 언론사로 하여금 반박 기사를 내보내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비서실장 아저씨와 대화를 마치고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피곤하신지 눈을 감고 머리를 주무르고 계셨고, 나는 할아버지의 어깨를 지그시 눌러 주고는 회장실을 나섰다.
***
오늘 같은 일이 언젠가는 생길 거라 예상했고.
강 대위를 영입한 이유도 이런 일을 방어 혹은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기자회견 보셨죠? 윤현길 의원이 할아버지를 공격해 지지율을 올리려고 하고 있네요.”
“윤현길 의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접근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을 5선이나 한 사람이라 그런지 약점을 철저히 숨기고 있습니다.”
강 대위는 내가 지시하기도 전에 일을 시작했다.
이래서 내가 강 대위를 옆에 두는 것이지.
지금까지 그는 비밀리에 많은 일을 했었고, 괜찮은 성과를 얻어 내었었다.
하지만 윤현길 의원만큼은 강 대위조차도 앓는 소리를 낼 정도로 철저한 사람이었다.
“우선은 여론이 할아버지로 향하지 못하게끔 할 필요가 있어요.”
“언론이 좋아할 만한 사건을 터트리면 되겠습니까?”
“이런 일은 태우그룹 기획실이 전문이긴 하지만, 지금 태우그룹이 움직이면 반격을 당할 수도 있으니 강 대위가 해 주셔야 겠어요.”
“마침 괜찮은 소스 몇 개가 있습니다. 연예계 관련 소스라 여론을 바꾸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일단은 할아버지에게 쏠려 있는 관심부터 분산시켜야 했다.
“그렇게 진행해 주세요. 진행비는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딱히 진행비도 필요 없습니다. 자료만 언론사에 뿌리면, 알아서 내일 1면에 실리게 될 뉴스들입니다.”
강 대위의 정보력은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군대 조직을 통해 얻는 정보력에 명동의 정보력까지 얻을 수 있게 된 덕분이었다.
대한민국의 소문이 가장 빨리 도는 곳이 명동이었고, 특히나 불법적인 일이라면 무조건 명동에 알려지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명동의 주인은 이영한이었고.
이영한은 자발적으로 강 대위에게 정보를 넘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윤현길 의원의 약점을 찾기 힘들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공개적인 행사를 제외하면 집과 사무실만 오가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마냥 깨끗할 수는 없는 법이죠. 그와 함께했던 보좌관부터 조사를 시작해 보세요.”
나는 이미 윤현길 의원의 상세 정보를 확인했고.
약점이 될 만한 특이 사항도 확인했다.
[특이 사항 : 음주 교통 사고 은닉, 보좌관이 대신 처벌.]“국회의원을 5선이나 해서 그런지 많은 보좌관이 윤현길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그중에서 전과가 있는 사람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특히나 윤현길 의원 보좌관 시절에 전과가 생긴 사람이 있으면 더 자세히 파고들어 보시고요.”
“지금 바로 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강 대위의 실력이라면 금방 약점을 찾아낼 것이었다.
하지만 약점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약점을 잡고 휘두를 칼잡이가 필요했다.
펀드에 가입한 많은 검사, 경찰, 정치인이 있지만, 아쉽게도 윤현길 의원과 대등하게 싸울 만한 인지도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고민을 이어 가고 있을 때.
다이먼이 은근슬쩍 내게 다가와 말을 붙였다.
“대표님, 전 이해가 안 갑니다. 태우그룹이라면 한국의 경제를 담당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그룹인데. 태우그룹을 공격해서 인지도를 올린다고 해서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있긴 합니까?”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니 공격이 들어온 거겠죠. 요즘 뉴스만 틀면 태우그룹 주가 하락이 주요 이슈니 이슈를 타고 인지도를 올리겠다는 거죠.”
“인지도를 올린다고 해서 당선이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대선에 도전하고 싶으면, 재계 1위인 태우그룹과 손을 잡는 편이 더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를 제외한 다른 기업과 손을 잡겠다는 뜻이겠죠.”
윤현길 의원은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이미 5선이나 국회의원을 했으니 그에게 남은 건 대통령뿐이었다.
하지만 5선 국회의원치고는 낮은 인지도가 문제였으니 이번 기회에 인지도를 올릴 생각 같았다.
“그럼 다른 기업과 이미 입을 맞췄다고 봐야 할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자신이 태우그룹을 공격하면, 알아서 다른 기업이 관심을 보일 거라 믿고 있겠죠.”
“참 얕은수 같습니다. 그러다가 태우그룹에 호재가 터져 주가가 반등이라도 하면, 여론이 뒤집히는 건 시간문제일 텐데 말입니다.”
“태우반도체 문제로 당분간은 태우그룹이 힘들 거라 예상하고 벌인 일 같네요.”
이래서 맹수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었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숨어 있던 경쟁자가 이빨을 들이밀곤 하니까.
“우리도 윤현길 의원을 물어뜯을 라이벌을 만들어 줘야겠어요.”
“같은 당의 다른 대선 후보라면 적당하지 않겠습니까? 윤현길 의원이 치고 나가는 걸 바라지 않을 사람이 그들이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에요. 윤현길 의원의 약점을 찾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가능할까 모르겠네요.”
강 대위가 여론 돌리기 작업에 돌입하긴 했다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진 미지수였다.
혹여나 윤현길 의원이 당까지 등에 업고 일을 키운다면, 진화가 힘들 정도로 불이 커질 수가 있었다.
이런 생각으로 다음 날을 맞이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뒤집힐 뉴스가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