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47)
독식하는 재벌 3세-147화(147/518)
147화. 반등 (1)
아이폰의 열기는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았다.
초기 물량 10만 대는 일주일 만에 완판되었고, 태우전자 공장을 돌려 부족한 물량을 채우고 있었다.
덕분에 태우전자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이폰 생산에 작업자들이 투입되었기에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해야만 했다.
상황이 점점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바빠지기 시작하니 우성일 사장이 나를 찾아와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부회장님, 공장 전체가 과부하에 빠졌습니다. 아이폰을 판매해 봐야 애플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가지고 가는데 굳이 태우전자에서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애플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가지고 간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계약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애플에서는 위탁 생산 비용으로 매출의 3%만 지불하고 있습니다. 생산을 하면 할수록 태우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있구나.
단순히 계약서만 놓고 보면 태우전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지만, 더 깊게 파고들면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위탁 생산 비용으로 3%를 받는 건 맞아요. 그런데 애플에서 태우전자로 주는 로얄티도 생각하셔야죠. 아이폰 생산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로얄티도 늘어나죠. 로얄티와 위탁 생산 비용을 더하면 적자는커녕 우리가 크게 이득을 보는 구조입니다.”
애플의 핵심 기술 대부분을 태우전자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태우전자는 애플의 지분 10%까지 보유하고 있었으니 위탁 생산 비용으로 한 푼도 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익이 남게 되어 있었다.
“로얄티까지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이폰을 출시하고 애플의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아시죠?”
“20% 넘게 상승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닷컴 버블 이후 IT 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하한가를 달리고 있어요. 유일하게 애플만이 상한가를 치고 있죠. 그리고 그 수혜를 태우전자도 보고 있고요.”
“……아이폰 출시 이후 태우전자의 주가도 반등을 시작하고 있긴 합니다.”
출시 초기임에도 벌써 반응을 보이는 주가였다.
유럽 판매까지 시작한다면, 애플의 주가는 닷컴 버블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고.
태우전자 또한 반토막이 난 주가가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반도체 사업부의 적자폭도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요?”
“여전히 수율이 70%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이나마 증가하고 있어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이폰 판매가 지속되면 계속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 사업부의 수율도 더더욱 좋아지겠죠.”
“생각이 짧았습니다. 지금 바로 공장으로 달려가 아이폰 생산을 직접 챙기겠습니다.”
반성이 빠른 건 좋네.
말을 잘 들으니 태우전자 사장 자리에 앉혀 놓고 있긴 하지만, 조만간 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자리를 교체해야겠어.
“잠시만 기다리세요. 태우통신 이주영 사장도 곧 오기로 했어요. 같이 할 이야기가 있어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이주영 사장이 도착했다.
우성일 사장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주영 사장이었기에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요즘 태우통신에서도 매일같이 야근을 한다고 들었어요. 아직도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
“아이폰 때문에 일이 1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휴대폰 개통 담당 직원만 3배 이상 투입했고, 앱 관리 인원까지 추가로 동원해야 해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많이 상해 있는 얼굴과는 달리 밝은 목소리를 내는 이주영 사장이었다.
“점유율이 많이 올라가겠군요.”
“타 통신사의 고객이 태우통신으로 많이 넘어왔습니다. 이 흐름이 유지된다면 점유율 60% 돌파도 꿈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려면 아이폰 사용 고객들이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적이라는 불만이 자꾸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내가 예전부터 생각했었다.
그래서 대학가에 무상으로 무선 인터넷을 설치한 것이기도 했다.
“흠, 사람들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장소에 우선적으로 무선 인터넷을 설치해야겠군요.”
“보통 학교나 직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태우그룹이 보유한 건물을 시작으로 증권가와 여의도에도 무선 인터넷 설치를 시작하겠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 1시간 이상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의 비중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회귀 전에는 지하철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무선 인터넷은커녕 휴대폰이 제대로 터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지하철 모든 노선에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선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무상으로 무선 인터넷을 설치해 준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통신 카르텔에서 훼방을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서울시장의 재선은 물 건너가는 거죠. 서울시장이 막아서 대중교통에 무선 인터넷 설치를 못 한다고 소문이 나면 어느 시민이 표를 주겠어요?”
정치인이 돈이 필요한 건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함이었다.
통신 카르텔이 아무리 많은 돈을 지원해 준다고 해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게 되면,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오늘 바로 서울시와 협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카페에도 무선 인터넷을 설치했으면 하네요. 특히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카페부터요.”
“스타박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외환위기 당시 스타박스 유통권을 따내었고.
지금까지 전국에 50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했다.
“무선 인터넷을 즐기기에 카페만큼 좋은 장소가 없죠.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게끔 콘센트까지 설치를 하세요.”
“스타박스 사업부와 상의해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한 손에 아이폰 다른 한 손에 스타박스 커피.
이 조합은 이미 증명을 마친 조합이었으니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
***
아이폰의 열풍은 한 달이 넘도록 이어졌다.
당연히 피쳐폰의 판매량이 하락했기에 CL전자 모바일 사업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이폰 대책이 언제 나오는 겁니까! 벌써 한 달이나 지났어요.”
“맥킨지에서 보고서를 보내왔습니다!”
CL전자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외부 소리를 경청하고자 했고.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게 의뢰를 하였다.
“보고서를 요약해서 보고하세요.”
“스마트폰은 아직 찻잔 속의 돌풍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모든 휴대폰 기종을 대상으로 했을 때 스마트폰의 이용자는 고작해야 10%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피쳐폰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합니다.”
맥킨지는 컨설팅을 의뢰한 기업에 맞춤 컨설팅을 제공했다.
CL전자는 피쳐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에 이런 보고서가 나온 것이기도 하였다.
“역시 맥킨지에서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군요.”
“아이폰을 제가 직접 사용해 봤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느렸습니다. 아직 미완성인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스마트폰의 시대가 오려면 한참 멀었다고 봐야겠군요.”
“회사의 역량을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것보다 피쳐폰에 집중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성능 피쳐폰 제작을 앞당겨 주세요. 우리 CL전자의 장점이 뭐겠어요? 아이폰마저 우리 LCD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니 최고 사양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고성능 피쳐폰을 제작하기만 하면 됩니다.”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CL전자의 판단은 틀렸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피쳐폰의 몰락은 예정되어 있었고,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가 오게 된다.
하지만 그건 미래를 아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이었고.
CL전자는 이미 피쳐폰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지금 당장의 매출 증진을 위해서는 피쳐폰에 집중하는 것이 맞았다.
현재와 미래.
어디에 중점을 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기 마련이었고.
CL전자는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
같은 시각.
삼진전자에서도 비상 회의가 소집되었다.
오희건 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회의였고, 회사의 임원이 모두 참여한 대규모 회의였다.
“아이폰을 나도 써 봤어. 지금 시대에 나올 수 있는 물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대단한 물건이야. 그런데 들어가는 부품을 보니 대부분이 우리 삼진전자에서 생산했더군.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휴대폰을 만들지 못하냐. 이거야.”
“애플은 매시지 패드라는 실패작을 토대로 아이폰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폰도 매시지 패드의 뒤를 이을 거란 전망이 있었습니다.”
“뭐 나도 당신들을 탓할 생각은 없어. 피쳐폰으로 세계 1등을 달성했으니까. 그런데 스마트폰에서도 우리가 1등을 해야 하지 않겠어?”
오희건 회장은 당연하듯이 말했다.
그는 삼진전자의 모든 제품이 세계 1등이 되어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한 적이 있었다.
“세계 1등을 하는 순간 매출은 2배, 3배가 나게 되어 있어. 피쳐폰도 우리가 1등을 하고 스마트폰도 우리가 1등을 해야 한다 이말이야.”
“현재 모든 역량이 피쳐폰 개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스마트폰 개발까지 하게 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가 있습니다.”
“뭐 해서 안 된다. 이거 해서 안 된다. 무슨 말만 하면 안 된다. 안 된다는 말이 왜 그렇게 쉽게 나오는지 아나? 회사에 무관심하니 그런 말이 나오는 거지. 그리고 무책임! 책임지기 싫어서 안 된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거야!”
오희건 회장이 호통을 쳤다.
괜히 회장의 심기를 건드린 모바일 사업부 사장을 향해 모든 임원이 눈치를 주었다.
그럼에도 모바일 사업부 이 사장은 눈치 없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갔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피쳐폰 1등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역량을 피쳐폰에 집중해야 합니다.”
“후우,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절대 1류가 될 수 없어. 난 절대라는 말은 여간해선 사용 안 해요.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 삼진은 영원히 세계 1류가 절대 안 된다는 얘기야.”
“…….”
모바일 사업부 이 사장이 이제야 말을 멈추었다.
오희건 회장의 결심이 얼마나 강력한지 깨달았기에 무슨 이야기를 해도 설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린 그였다.
“변화가 두려운 사람은 안 변해도 된다. 자율적으로 알아서들 해. 적게 바뀌고 싶은 사람은 적게 바뀌고 많이 바뀌고 싶은 사람은 많이 바뀌어. 나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그런데 남 뒷다리는 붙잡지 말라! 이거야.”
“회장님의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변화의 과정에서 도전하고 도전하면 실수투성이가 되겠지. 여기서 실수를 하는 건 얼마든지 괜찮아. 이 과정에서의 실수는 모두 재산이 된다. 이런 얘기야!”
삼진전자는 CL전자와 다른 선택을 하였다.
피쳐폰에 집중하는 CL전자, 피쳐폰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개발하려는 삼진전자.
삼진전자 임원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었다.
잘나가고 있는 피쳐폰에 집중해도 모자를 판국에 사용자가 그리 많지도 않은 스마트폰까지 개발하라는 오희건 회장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삼진그룹에서 오희건 회장의 말은 곧 법이었고.
좋든 싫든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개발을 시작해야 하는 삼진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