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0)
독식하는 재벌 3세-150화(150/518)
150화. 반등 (4)
상거래 시장만큼 인건비가 많이 드는 곳이 없었다.
셀러로부터 물건을 받아와 창고에 저장하고, 그 물건을 다시 고객의 집 앞까지 옮겨야 했다.
그 모든 과정은 사람의 손으로 해야 했기에 엄청난 인원이 필요했다.
제프리가 괜히 인건비 문제로 몇 시간이나 떠든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상거래 시장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제프리는 아마존의 매출 대부분을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투자했고, 이제 결실이 조금씩 나오는 시점이었다.
“태우그룹과 손을 잡으면 인건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겁니까?”
“우리와 함께 로봇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공장 자동화 개념을 완성하기 위해선 로봇이 필수입니다.”
“자동차 공장에서 로봇 팔을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고, 아마존 물류센터에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로봇 제작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로봇 팔은 나도 여러 번 접해 보았다.
태우자동차 공장에만 가도 로봇 팔 수십 대가 조립 작업을 돕고 있었다.
말 그대로 돕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단지 조립을 돕는 로봇 팔이 아니라 사람 없이 조립을 마무리할 수 있는 로봇이었다.
“자동차 공장에서 사용하는 로봇 팔 가지고는 아직 부족하죠. 모든 공정을 사람 없이 로봇으로만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지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만 되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가능하겠습니까? 물류센터 일이 단순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태우그룹과 아마존이 힘을 합쳐야 하는 거죠.”
태우그룹 혼자 로봇 사업에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었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다른 동업자가 필요했고, 아마존만큼 좋은 대상이 없었다.
다른 기업의 경우엔 동업을 하기엔 고객층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태우그룹과 경쟁하지 않는 그룹 중에서 로봇 개발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아마존의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었다.
“공장 자동화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저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원하는 건 그 이상인 것 같아 조금 두렵습니다.”
“언제든지 발을 빼도 됩니다. 하지만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절대 발을 빼지 못하게 될 겁니다. 로봇의 실용성에 중독되어 버릴 테니까요.”
“그 정도로 확신하십니까?”
“그럼요. 아마존과 태우가 함께라면 개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흑자로 전환한 지금이야말로 로봇에 투자할 적기기도 하죠.”
“대표님이 같이하자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하겠습니까? 그런데 태우그룹에서도 인건비 문제를 안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미국에 비하면 인건비가 절반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건비 문제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필요했다.
사실 공장을 한국이 아닌 중국이나 동남아에 지으면, 인건비를 대폭 아낄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편법으로 인건비를 아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중국도 언젠가는 인건비가 오르기 마련이었고.
새로운 공장을 외국에 계속 지으면 정치권에서 가만히 두고 볼 리도 없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인구수 감소였다.
아직은 출산율 문제가 대두되기 전이지만, 몇 년만 지나도 큰 폭으로 인구수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니 태우그룹이 한국 기업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선.
공장 자동화를 넘어 로봇과 사물 인터넷을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를 빠르게 도입해야만 했다.
“인건비가 얼마든 간에 로봇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무조건 이득이죠. 로봇은 월급도 월차도 휴식도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24시간 365일 일할 수 있는 로봇보다 인건비가 저렴할 수 있겠어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그런 로봇을 개발하지 못하더라도 물류 정리만 가능한 로봇만 개발해도 인건비를 크게 아낄 수 있죠.”
더 이상의 설득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다양한 로봇이 돌아다니는 물류센터를 상상하고 있는 제프리였기에 우린 빠르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일본의 로봇 기업 몇 곳을 미리 인수해 두긴 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로봇 기업도 인수해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하죠.”
“구체적인 플랜은 제가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우그룹에서도 전문가를 미국으로 파견 보낼 테니 같이 상의해서 계획을 세워 보세요.”
인공 지능과 로봇.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했고.
태우그룹의 다양한 제품에도 접목할 수 있었기에 하루빨리 개발에 돌입해야 했다.
그리고 그 지휘를 제프리가 한다면!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었다.
***
제프리가 혼자 중얼거리며 아마존으로 돌아갔다.
아마존을 처음 설립할 때처럼 머릿속으로 다양한 공상을 즐기고 있는 그였다.
“제프리의 저런 모습은 오랜만에 봅니다. 역시 보스는 일 시키는 재주 하나는 탁월하다니까요. 보스에게 걸리면 노숙자도 일을 시작할 겁니다.”
“데이비드는 요즘 여유가 넘치나 보네요? 어떻게 일거리를 좀 던져 줄까요?”
“저야 언제든지 환영이죠.”
미국으로 넘어온 데이비드였다.
내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안 그는 미국 정치권과 만남을 가졌다.
“백악관에는 감사의 인사 제대로 전달했죠? 제가 직접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그랬다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어쩔 수가 없네요.”
“아주 잘 전달했습니다. 또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하라고 하더라고요.”
백악관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나를 위해 무려 슈퍼 301조 법안까지 꺼내든 백악관이었고, 나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할 생각이었다.
“부탁할 일이 하나 더 있긴 해요. SAVE 투자회사와 우리가 투자한 여러 회사들을 한 곳으로 모을까 생각 중인데 괜찮은 빌딩을 얻으려면 백악관의 도움이 필요해서요.”
“건물을 사는 데 백악관의 도움까지 필요합니까? 혹시 정부 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입니까?”
“뉴욕 항만청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을 장기 리스하려고요.”
“항만청이라면 혹시 세계무역센터를 고려하고 있습니까?”
“뉴욕의 랜드마크 정도는 사용해 줘야 우리의 권력이 어느 정도인지 월가에 똑똑이 알려 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야 귀찮은 일도 더는 생기지 않겠죠. 설마 불가능하다고 하진 않겠죠?”
나는 살짝 데이비드를 긁었고.
데이비드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백악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안 그래도 뉴욕 항만청에서 무역 센터를 민간 기업에 장기 임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8월 전까지 가능할까요?”
“무조건 가능하죠! 보스는 이사 준비나 하고 있으세요.”
세계무역센터.
뉴욕의 랜드 마크 중 하나이며.
조만간 9.11테러라는 대참사가 일어날 건물이기도 했다.
그런 건물을 나는 장기 임대하려고 했다.
말이 장기 임대지, 금액으로 치면 웬만한 건물을 사고도 남는 돈이 들었다.
부시에게 주는 선물치곤 너무 비싼 금액이기도 했다.
물론 그 돈을 다 돌려받을 방법도 이미 구상해 두었지만.
***
미국 출장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항상 서울 공항을 이용했지만, 이번엔 드디어 완공된 인천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확실히 잘 만들긴 했네요. 서울 공항보다 훨씬 넓고 깔끔하네요.”
“저도 올 때마다 감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국제 공항이 생길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마중 나온 기획실장과 함께 인천 공항을 둘러보았다.
회귀 전에도 몇 번이나 사용해 본 인천 공항이었지만, 오래간만에 보니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공항을 둘러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예인이라도 입국하나 보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만 회사로 복귀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도록 하죠.”
그 순간.
백 명이 넘는 인파 속에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보고 소리를 질렀다.
“어?! 태우그룹 황태자다!”
“오오오오!”
“김민재 부회장님! 팬이에요!”
아이돌 팬이라서 그런가?
능청스럽게 악수를 청해 오는 사람들이었고.
같이 사진까지 찍어 주고 사인까지 해 주고 나서야 인파 속에서 빠져나와 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이런 적은 또 처음이군요.”
“앞으로 호위 인원을 더 늘리겠습니다. 이제 일반 대중들도 부회장님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알아보는 것 정도야 당연한 일이지만, 악수에 사인까지 요청할 줄은 몰랐군요.”
“요즘 부회장님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출시 이후 언론에서 부회장님을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기도 합니다.”
반등하고 있는 건 태우그룹 주가뿐만이 아니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내 이미지도 많이 회복을 했고, 언론에서는 더는 나를 욕하는 기사를 내놓지 않았다.
“태우반도체를 인수할 때만 해도 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더니.”
“기자들이라고 알았겠습니까? 태우반도체가 이렇게 빨리 안정을 찾을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현재반도체 인수로 태우그룹이 망할 거라는 기사도 봤었다.
그리고 그 주범이 나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기사였다.
하지만 아이폰에 대량의 반도체를 납품하게 되자 태우반도체의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반도체 가격까지 상승하기 시작하자 그런 기사는 쏙 들어가 버렸다.
“뭐 언제든지 바뀌는 게 여론이긴 하죠. 지금은 또 저를 찬양하다가도 태우그룹의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다시 저를 비난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획실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비서실과 기획실이 하는 일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굳이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여론에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기획실장과 함께 회사로 돌아왔다.
부회장실에는 이미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 사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한국으로 제가 영입했는데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오히려 무관심을 주셔서 제가 원하는 대로 카이자동차를 개혁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 그렇게 한국어가 느셨어요? 현지인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카를로스 사장은 능숙한 한국어를 선보였다.
역시나 언어 능력이 탁월했고, 거기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금세 한국어를 익혀 버린 카를로스 사장이었다.
“너무 카이자동차만 챙기시는 것 아닙니까? 저도 여기 있습니다.”
“당연히 인사드리려고 했습니다. 태우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전해 듣고 있습니다.”
카이자동차와 태우자동차의 경쟁 구도는 정말 치열했다.
카를로스는 카이자동차를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태우자동차는 국내 점유율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두 회사였고.
그 덕분에 태우-카이자동차의 점유율이 국내 시장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었다.
“두 분을 모신 건 공장 자동화 설비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공장 자동화라면 로봇 팔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미 창원 공장을 시작으로 여러 공장에서 로봇 팔을 통해 조립, 용접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만큼 로봇을 잘 활용하는 곳이 있을까?
70년대부터 로봇 팔을 활용한 자동차 공장이었고.
창원 공장에는 한 대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로봇 팔을 수십 대 이상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내가 바라는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기 위해선 두 사장의 도움이 절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