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1)
독식하는 재벌 3세-151화(151/518)
151화. 반등 (5)
공장 자동화라는 개념에 이미 익숙한 두 명의 사장이었다.
특히나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한 카를로스는 더욱 잘 알고 있었고, 공장의 매출 증진을 위해선 인건비를 아껴야 한다는 그의 사상과 딱 들어맞았다.
“공장 자동화 설비를 카이자동차는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태우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적으로 대답하는 두 명의 사장이었고.
나는 그들을 진정시키며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요즘 인터넷 상거래 기업으로 뜨거운 아마존사의 물류센터 사진입니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공장을 최대한 자동화했으면 합니다.”
“컨베이너 벨트 활용법을 적극 도입하겠습니다. 부품을 이동할 때 컨베이너 벨트를 사용하면 지게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습니다.”
공장 자동화에 확실히 긍정적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로봇과 관련된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었다.
“공장 자동화를 위해선 다양한 로봇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마존과 함께 공장 자동화 로봇을 만들려고 합니다.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에서 전문 인력을 선발해 아마존으로 보내주세요.”
“로봇 제작 관련 인력을 말씀이십니까? 연구소에 그런 인력이 몇 명 있긴 하지만, 로봇 회사 전문가만큼의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을 잘못 했네요. 로봇 전문가가 아니라 자동차 공장 전문가를 보내 주시면 됩니다. 자동차 공장의 특성에 맞는 로봇 개발을 위해선 자동차 공장의 니즈를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한참이나 대화를 이어 갔고.
어떤 식으로 로봇을 만들어야 공장 자동화에 도움이 될지 의견까지 나누었다.
“컨베이너 벨트로는 부족합니다. 높은 곳의 부품을 옮기기 위해선 지게차를 대신할 로봇이 필요합니다. 가령 소형 헬리콥터 같은 그런 로봇 말입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단순히 로봇 팔뿐만 아니라 드론 개념까지 꺼내 놓는 카를로스였다.
카를로스와 제프리가 힘을 합친다면, 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스마트 팩토리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며칠 후.
데이비드가 급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강 대위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아주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내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표정을 보아하니 무역 센터 임대 계약이 잘 끝났나 보네요.”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백악관의 도움이 없이도 해낼 수 있다고 했죠? 99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왔습니다.”
“돈은 얼마나 들었나요?”
“고작 32억 달러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랜드 마크를 99년 동안 사용하는 비용치고는 아주 저렴하지 않습니까?”
32억 달러가 저렴하다고?
한화로 무려 4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저렴하다고 말하는 데이비드였다.
그런데 나도 그리 비싼 금액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SAVE 투자회사가 들고 있는 자금과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기도 했고, 우리가 전 층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임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으니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네요. 보험은 어떻게 했나요?”
“기존에 항만청이 들어 놓은 보험 계약을 승계하려고 합니다.”
“99년이나 임대하는데 그래서 되겠어요?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보험사와도 보험 계약을 체결하세요.”
“그렇게 되면 매년 나가는 보험료가 최소 수십만 달러가 됩니다.”
“그래도 상관없으니 화재 보험, 붕괴 보험, 테러 보험 등. 들 수 있는 보험은 모두 가입하세요.”
32억 달러로 임대 계약을 맺었다고?
그러면 나는 보험을 통해 그보다 몇 배나 되는 돈을 회수하면 그만이었다.
“보스가 원하신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쓸모없는 지출 같지만요. ……혹시 세계무역센터를 무너트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 아니시죠?”
“제가 미쳤다고 그런 짓을 해요? 하다가 걸리면 미국의 적이 되는 일인데 그동안 백악관에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그런 짓은 못 하죠.”
솔직히 조금 뜨끔했다.
내가 테러를 일으킬 계획은 없지만, 누군가가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고가의 보험을 들겠다고 나서면 보험사에서는 좋다고 달려 나올 겁니다. 공짜로 돈을 퍼 주겠다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그리고 세계무역센터 리모델링 공사도 좀 해야 되겠어요. SAVE 투자회사가 들어가는데 기존 인테리어를 계속 쓸 순 없지 않겠어요?”
“인테리어 공사야 전문 업체를 부르면, 보름 안에도 끝낼 수 있습니다.”
“정말 보름 안에 끝낼 수 있어요? 세계무역센터가 110층으로 알고 있는데, 그걸 보름 만에 다 끝낼 수 있다고요?”
“SAVE 투자회사가 사용하는 공간만 인테리어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오랜만에 데이비드가 입을 벌리고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32억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한 사람도 놀랄 정도로 110층 전체를 리모델링 하겠다는 내 말은 황당한 소리였다.
“주인이 바뀌었음을 알리려면 그 정도 리모델링은 해줘야죠.”
“그 정도 규모의 공사면 최소 1~2달 이상은 걸립니다. 그동안 입주한 회사들은 어디서 업무를 봅니까? 기존 계약을 우리가 인계받았으니 우리가 보상금을 지급해 줘야 합니다.”
“주변 건물의 공실을 우리가 대신 임대해 주고, 정 부족하면 호텔을 이용해야겠죠. 임대료 환불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환불을 해 주면 되고요.”
“보스,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되신 건 아니시죠?”
“공사가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외부 공사를 진행할 때는 그대로 건물을 사용하고,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만 자리를 비우면 되니 20일 정도만 고생하면 돼요.”
사실 하루만 건물을 비우면 되었다.
테러가 일어나는 9월 11일에만.
하지만 그날만 건물을 비우면 의심의 눈초리가 나에게 향할 수도 있으니 20일 정도 건물을 통째로 비울 생각이었다.
“보스 돈을 보스가 쓴다는데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대단하긴 하네요. 어느 미친 사람이 110층을 동시에 리모델링한다고 하겠어요? 제가 참 대단한 사람을 보스로 모시고 있네요.”
“알면 다행이네요. 리모델링 업체를 따로 알아볼 필요는 없어요. 태우건설에서 진행할 테니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그냥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렵니다.”
***
다음 날.
나는 태우건설 사장을 부회장실로 불렀다.
“부회장님이 저를 부르셨다고 해서 단숨에 달려왔습니다. 이렇게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저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자세도 좀 푸시고요.”
장수영 사장이 태우건설을 떠난 뒤.
새로운 사람으로 그 자리를 채워야 했고, 태우건설 임원 중에서 내가 한 명을 선발했다.
다양한 임원이 물망에 올랐지만, 나는 오로지 능력치만을 보고 사장을 임명했고.
그렇게 뽑힌 사람이 안덕환 사장이었다.
정치력은 부족하지만 그 외의 능력은 전부 우수한 사람이었다.
육각형 인재라고 할까? 모자른 구석이 하나 없지만, 정치력은 부족했고.
그랬기에 라인도 제대로 타지 못해 자신의 파벌조차 만들지 못한 임원이었다.
그런 사람을 내가 푸쉬해 사장으로 임명했으니 당연히 나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자세가 편합니다. 부회장님의 앞에서 어찌 감히 자세를 풀겠습니까?”
“뭐 편할 대로 하세요. 그보다 한 가지 일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일이든 부회장님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뉴욕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리모델링을 태우건설에서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리모델링을 말씀이십니까? 태우건설은 리모델링 같은 일은 맡지 않습……. 죄송합니다. 부회장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강 대위를 처음 볼 때보다 더 군인 같은 모습을 보이는 안덕환 사장이었다.
그것도 간부급이 아닌 이등병같이 느껴졌다.
원래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회사에 처음 들어오면 어리버리해지기 마련이었고.
뛰어난 임원이라고 할지라도 높은 사람과 처음 독대를 하면 긴장하기 마련이긴 했다.
뭐 차차 나아지겠지.
“태우그룹이 리모델링 같은 작은 공사는 진행하지 않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로 해 주세요. 110층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것이라 그렇게 공사 규모가 작지도 않아요.”
“110층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겁니까? 그런 미친 짓을 누가 하려는 겁니까.”
갑자기 한 방을 맞았다.
이등병 같은 안덕환 사장의 말이라 더욱 관통당했다.
“흠흠, 월가의 투자회사에서 의뢰를 받았어요.”
“월가가 돈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 많은가 봅니다. 무역센터 같은 대형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미친 짓을 다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흠흠, 9월 전까지 대형 크레인부터 시작해서 제가 원하는 팀을 미국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나는 미리 준비한 명단을 안덕환 사장에게 내밀었다.
그는 명단을 확인하고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차마 나에게 물어보지 못하는 듯 보였다.
“명단이 이상한가요?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리모델링과 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물론 이들 모두 뛰어난 직원들이긴 하지만, 기존의 업무와는 괴리감이 있습니다.”
안덕환 사장의 지적은 정확했다.
리모델링 공사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 대부분이었고, 이들보다 리모델링에 특화되어 있는 직원들이 태우건설에는 많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뽑은 건.
명단에 있는 인원은 삼풍 백화점 붕괴에 투입되었던 직원들이었다.
그 외의 인원은 소방 관련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리모델링은 그저 포장에 불과했고.
9.11 테러를 대비한 인원들로 선발된 명단이었다.
“이번 공사는 한 달 내로 마무리될 겁니다. 제가 만든 명단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믿고 보내 주세요.”
“부회장님의 지시에 제가 어찌 반대를 하겠습니까. 오늘 바로 미국 출장을 준비시키겠습니다.”
“그리고 공사 장비의 경우는 제가 따로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태우건설 미국 법인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사 장비가 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장비들입니다.”
“월가의 투자자가 좀 이상한 사람이라서요. 그 사람이 준비한 공사 장비라서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였습니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겠습니다.”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이로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나는 9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
미국 시간으로 오전 8시 40분.
한국은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한 시간이었고, 나는 회사에서 퇴근해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았다.
“대표님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역시 다이먼은 아직 일하고 있었네요. 같이 맥주나 한 잔 마실까 해서 왔어요.”
맥주 한 캔을 다이먼에게 건네고는 TV를 틀었고.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시원한 맥주를 받아 들고는 나와 캔을 부딪쳤다.
“잘 마시겠습니다.”
치이익! 딱!
캔을 따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TV에서 긴급 속보가 울려 퍼지며 세계무역센터가 화면에 나타났다.
“대, 대표님! 큰일이 났습니다.”
다급한 다이먼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차마 TV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얼른 맥주를 들이켰다.
맨정신으로 대참사의 현장을 두 번이나 목격하는 건 너무나 큰 고통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