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2)
독식하는 재벌 3세-152화(152/518)
152화. 친구 혹은 적 (1)
911테러가 일어났다.
그 즉시 한 팀장으로부터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우리가 임대한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를 당했습니다.]“저도 지금 뉴스를 통해 확인했어요.”
[초유의 사태다 보니 월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대규모 공매도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공매도를 절대 하지 마세요. 공매도는 물론이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하나도 팔지 마세요.”
[아! 방금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을 폐쇄한다고 합니다.]“다행이네요. 장외로도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마세요. 괜히 화가 난 맹수의 콧털을 건드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최대한 조심하겠습니다. 백악관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괜히 본보기로 찍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미국 주식 시장 폐쇄 소식 덕분일까?
한 팀장의 목소리는 조금씩 차분해졌다.
“지금은 주식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우리가 임대한 세계무역센터를 걱정해야 합니다. 태우건설이 보유한 모든 건설 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진행할 겁니다.”
[SAVE 투자회사에서 임대한 건설 장비도 지금 바로 투입하겠습니다!]한 팀장과의 전화를 끊는 순간.
이번엔 태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부회장님! 우리가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고 있습니다!]“지금 바로 복구 작업에 들어가세요. 그리고 건물을 폐쇄해 두었지만,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구조 작업도 같이해 주세요.”
[우선은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건물 붕괴를 최대한 막아 보겠습니다.]“저도 곧 미국으로 갈 테니 조금만 더 고생해 주세요.”
안덕환 사장과의 전화를 끝마치자 또 전화가 걸려 왔다.
기획실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고, 지금 바로 회사로 복귀하겠다는 말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고, 멍하니 뉴스만 바라보고 있는 다이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신 차리세요!”
“대표님,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누가 저런 짓을 벌였는지는 몰라도 미국의 모든 분노가 거기로 향하게 될 겁니다.”
“테러 집단의 소행이겠죠.”
“테러 집단의 배후가 어느 국가든 피로 물들어 버릴 겁니다.”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는 다이먼이었다.
그의 눈물을 통해 미국인이 얼마나 이번 일에 분노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빠른 항공편을 이용해 미국으로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시겠어요?”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다이먼과 함께 인천 공항으로 향했지만.
911테러로 인해 티켓 발급이 어려웠기에 태우그룹과 SAVE 투자회사의 지원을 받아서야 겨우 티켓을 얻어 미국으로 갈 수 있었다.
***
미국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완전 달라져 있었다.
여기가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삼엄한 분위기였고, 특히나 뉴욕에 들어가자 애도의 물결이 도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었다.
나는 먼저 태우건설 안덕환 사장부터 찾았다.
세계무역센터 부근에 베이스캠프를 만든 태우건설이었고,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몇 번의 보안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베이스캠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회장님 오셨습니까!”
“상황은 어떻게 되었나요?”
“크레인과 대형 건설 장비를 이용해 인명 피해 없이 건물이 붕괴되도록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피해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태우건설에서 나간 직원들은 전부 붕괴 사고 전문가들이었다.
안덕환 사장이 선두에서 지휘를 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경험 있는 직원들이 붕괴 현장에 있었기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사상자는 얼마나 나왔나요?”
“무역 센터 안을 봉쇄했기에 내부 사상자는 없지만,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옆 건물의 피해도 마찬가지인가요?”
세계무역센터는 쌍둥이 빌딩이었고.
비행기 테러 공격은 3차례나 일어났다.
그리고 쌍둥이 빌딩을 전부 내가 임대한 상태이기도 했다.
“2WTC도 봉쇄한 상태라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단지 건물 붕괴로 인해 파편에 부상을 입은 사람은 있습니다.”
“태우건설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를 줄여야 합니다.”
“초기 대처는 우리가 했지만, 이제부터는 미국 정부에서 지휘한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민간 기업인 태우건설이 초기 대처에 적극 나서 준 것만으로도 미국 정부는 고마움을 느낄 것이었다.
“그럼 대기하고 있다가 미국 정부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움직이도록 하세요.”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안덕환 사장을 만난 뒤 SAVE 투자회사로 향했다.
미국 주식 시장이 폐쇄 되어 있음에도 모두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한 팀장도 내가 온지도 모른 채 바쁘게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요?”
“대표님 오셨습니까! 미국 주식 시장은 폐쇄되어 큰 피해가 없지만, 미국을 제외한 주식 시장이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팀장이 한국 주식 시장의 상황을 모니터 화면으로 보여 주었다.
온통 파랑색으로 도배되어 있는 차트였다.
“주가가 상승한 기업이 몇 없어 보이네요.”
“코스닥 시장 종목 90%가 하한가를 치고 있고, 98%에 가까운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봐야겠군요.”
“다행인 점은 태우그룹의 주가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태우전자와 태우통신의 경우엔 오히려 상승하고 있습니다.”
“상승 종목 2% 안에 태우그룹이 들어있나 보군요.”
“그걸 제외한 모든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한국, 일본, 인도 증시까지 폭락하고 있고, 유럽 증시도 폭락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는 자세히 보기 위해 고개를 모니터 쪽으로 당겼다.
그런데 이상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고, 냄새의 원흉지가 한 팀장의 머리카락임을 알게 되었다.
“혹시 밤새 이러고 있었어요?”
“비상사태인데 어떻게 집에 들어가겠습니까?”
“그럼 샤워라도 좀 하지 그랬어요. 회사 안에 샤워 시설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사방에서 사고 소식이 터져 나오는데 어떻게 자리를 비우겠습니까.”
비상 상황임은 분명했다.
미국 전체가 분노하고, 전 세계의 주식 시장이 폭락하고 있다.
하지만 한 팀장이 걱정하는 것만큼의 큰 일은 발생하지 않기에 나는 그를 강제로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우선 씻고 오세요. 몸이 깨끗해야 머리도 잘 돌아가기 마련이에요.”
“그래도 어떻게…….”
“빨리 씻고 오세요. 20분 뒤에 임원 회의를 진행할 테니 그 전에 씻어요! 괜히 회의실에 냄새 풍기지 말고요.”
20분 뒤에 임원 회의가 열렸다.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도 못한 한 팀장과 데이비드 그리고 다이먼이 참석한 회의였다.
다들 정신이 없는 상태였지만, 항상 능글맞은 데이비드였기에 가장 먼저 말을 꺼냈다.
“백악관 쪽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SAVE 투자회사가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 덕분에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감사의 연락이었습니다. 그리고 태우건설의 초기 대처도 감사하다고 전해왔었습니다.”
“정신이 없는 상황일 건데 벌써 연락이 왔나 보네요.”
“언론에서 초기 대처를 칭찬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니 백악관에서 얼마나 감사히 생각하겠습니까? 자칫 잘못 했으면 부시 정부의 지지율이 폭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물이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군.
슈퍼 301조의 보답으로 나는 무역 센터 테러의 피해를 최소화해 주었고.
그 덕분에 부시 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좀 아닌 것 같지만, 우린 월가의 회사니 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군요. 보험사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고 있나요?”
“몇몇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완전히 패닉에 빠진 목소리로 보험금 조율을 하자고 했습니다.”
막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였다.
32억 달러에 세계무역센터를 임대한 SAVE 투자회사지만, 지급받을 보험금은 최소 2배 이상이 되었다.
하지만 양심에 찔리거나 하진 않았다.
보험사도 우리 덕분에 막대한 보험금을 아낀 셈이니까.
세계무역센터를 리모델링 하지 않았다면, 수만 명의 사람이 부상을 입고 수천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료를 내 덕분에 아낀 보험사였다.
물론 그건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우리에게 줄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지겠지만.
“보험료 협상은 천천히 진행하세요. 급한 건 우리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무역 센터에 입점했던 기업들로부터 감사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까지 찾아와 커피를 주고 가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우리를 영웅으로 여기나 보군요.”
수천 명이 넘는 목숨을 구한 영웅.
SAVE 투자회사가 앞으로 가지게 될 이미지였다.
그런데 딱히 좋은 이미지는 아니긴 했다.
월가의 투자회사는 영웅이 아니라 악당인 편이 움직이기 더 좋으니까.
“대표님, 그런데 주식 시장을 이대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 미국 주식 시장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이나 일본, 유럽 주식 시장을 가만히 지켜보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정신을 차린 한 팀장이 입을 열었다.
샤워를 하고 나서 그런지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그였다.
“테러로 인해 전세계가 패닉에 빠졌지만, 금방 회복이 될 겁니다. 그러니 저점에서 주식을 사들이세요.”
“금방 주가가 회복될 거라고 보십니까? 백악관은 이미 전쟁을 선포하다시피 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주가가 더욱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분노와 슬픔은 휘발성이 강한 감정이죠. 특히나 돈과 관련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런 경향을 띠고요. 늦어도 6개월 안에 주가가 회복할 겁니다.”
“그럼 저점 매수 방식으로 작전을 구상해 보겠습니다.”
공매도로 수익을 보는 건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지만.
저점 매수로 수익을 보는 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이번 테러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는 나왔나요?”
“서로 자신들이 한 테러가 아니라고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미국은 터지기 직전의 폭탄 같은 상황이었다.
그 폭탄이 자신의 나라로 향하지 않길 바라는 나라들이었고.
오죽하면 막 나가기로 유명한 북한마저도 테러 행위를 비난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고.
자신들이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곳도 있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자신이 테러의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던데 정말 그들이 한 짓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미군이 중동으로 출동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해외 문제에 발을 빼려는 분위기였다.
막대한 예산과 명분의 부족으로 해외 문제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부시 정부였지만.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는 테러를 받았으니 전쟁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중동 지역이 시끄러워지겠군요.”
“현재 미국 정부는 우방이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에 빠져 있습니다. 예상보다 더 큰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 협조하라.
그렇지 않으면 석기시대로 되돌려놓겠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은 지금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이런 상황은 최대한 몸을 낮춰 숨는 게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