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6)
독식하는 재벌 3세-156화(156/518)
156화. 친구 혹은 적 (5)
태우 IT는 매분기 엄청난 실적을 거두고 있었고.
100명도 안 되게 시작했던 부서가 지금은 1,000명이 넘는 전문가들로 채워져 있었다.
“빈 책상이 많네요.”
“여러 곳에 파견 나가 있는 직원이 많아 출근한 직원이 70%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임사에 파견 나간 직원들이 조만간 복귀하게 되니 인원 공백 없이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태우 IT는 딱히 직급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나서서 하고 싶은 사람이 조장이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항상 나서는 사람이 나서기 마련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나서길 좋아하는 사람이 양영원 사원이었다.
그냥 나서기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진 능력도 뛰어났기에 나는 그를 차기 태우 IT 임원으로 낙점한 상황이었고.
그도 권력 욕심이 있는지 내가 태우 IT에 들어서자마자 옆에 딱 붙어서 현 상황을 브리핑해 주었다.
“지금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은 몇 명이나 되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 다음 프로젝트를 대기하고 있는 인원이 대략 100명 정도가 됩니다.”
“그들을 전부 대회의실로 불러 주세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돌아오자 대회의실에 100명가량의 인원이 모여 있었고.
그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었다.
“먼저 양해부터 구하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목적을 두기에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망한 눈빛을 보이는 직원이 몇 명 보였다.
태우 IT는 태우그룹 어떤 계열사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기본급이야 다른 계열사와 동일했지만, 성과급으로 받는 금액이 기본급의 몇 배나 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부탁드리겠습니다.”
[부회장님이 시킨 일이라면 무조건 해야죠!] [뭘 해야 되는지 빨리 말씀해 주세요. 손가락이 너무 근질근질합니다.]태우 IT 직원들의 반응이 예상외였다.
나는 성과급이 아닌 다른 당근을 제시하려고 했지만, 먼저 의욕적으로 나오는 직원들이었다.
이들이 이렇게 충성도가 높았었나?
예상과 다른 반응에 직원들의 상세 정보를 확인해 보았고, 하나같이 매우 높은 충성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역시 돈의 힘인가?
아니면 부회장이 직접 부탁을 해서 그런가?
어찌 되었든 편하게 일을 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다.
“최대한 빨리 제가 말하는 사이트와 기능을 만들어 특허로 등록하는 일입니다. 특허 등록은 기술 연구소의 특허 전담팀에서 도움을 줄 겁니다.”
“어떤 기능을 만들면 되는 겁니까?”
“시간이 워낙 급박해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네요. 칠판을 이용해 앞으로 만들 기능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칠판에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미니 홈피, 배경음악, 일촌 개념, 방명록, SNS 화폐, 다이어리 등.
세이월드가 1~2년 뒤에 도입할 기능들을 미리 만들 계획이었다.
그중에는 이미 다른 사이트에서 사용 중인 기능도 있기도 했지만, 우선은 기억나는 모든 기능을 칠판에 적어 내려갔다.
세이월드의 기능뿐만이 아니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미래에 나올 SNS 기능까지 모두 적어 내려갔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요.”
무려 4시간 동안이나 회의를 진행했다.
10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대화를 주고받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덕분에 100명의 직원이 모두 내가 말한 기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제작이 가능하겠습니까?”
“프로젝트팀 하나당 하나의 기능을 맡으면, 한 달 안이면 모든 기능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일만 잘 끝내 주시면, 태우 IT 전 직원이 최고 수준의 명절 상여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태우 IT 직원들은 일주일에 하루를 재택근무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우와아아!]어떻게 된 게 상여금 이야기를 꺼낼 때 보다.
재택근무란 단어에 더욱 열광하는 직원들이었다.
하긴 어떤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싫어하겠나?
아무리 자유도가 높은 직장 생활이라고 해도 집보다 편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리고 올 하반기에 태우 IT 직원의 숫자를 1,500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 휴가 혹은 안식년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원하는 직원에 한해 3개월의 휴가 혹은 1년의 안식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거죠.”
[우와아아아아아아!]폭발적인 반응이 튀어나왔다.
한일전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욱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는 직원들이었다.
“단!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높은 생산성과 수익이 나와야만 합니다. 장기 휴가와 안식년을 도입했는데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없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담배 피러 나가는 놈 있으면 내가 죽여 버릴 거야!] [금연껌 씹으라고!]원래라면 프로젝트를 던져 주기 전에 제시하려던 당근이었다.
어떻게 보면 성과급보다 직원들이 더 바라는 복지기도 했고, 대한민국의 대기업 중 그 어느 기업도 해 주지 못하는 복지기도 했다.
***
태우 IT의 일을 마치고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아갔고.
다이먼이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데이비드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나요?”
“미국에서 할 일이 많아 당분간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창가를 바라보며 대답하는 다이먼이었다.
뭔가 그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일 있나요?”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표님을 믿고 세계 최고의 은행 CEO가 되겠다는 약속만 믿고 한국에 왔는데 금융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만 하고 있으니 공허한 기분이 듭니다.”
다이먼을 너무 방치했나?
이러다간 다이먼이 훌쩍 떠날 수도 있었기에 얼른 그를 붙잡았다.
“안 그래도 이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원하던 시기가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무슨 시기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기회는 위기에서 탄생하고, 위기는 기회에서 탄생하는 법이죠. 세계 최고의 은행을 가지기 위한 최적의 상황이 지금 일어나고 있어요.”
“어떤 상황을 말씀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죠?”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금리는 2% 밑으로 떨어졌다.
안 그래도 낮은 금리였지만, 여기서 더 낮아질 거라는 관측도 있었다.
“1.75%까지 금리가 낮아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받긴 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돈이 어디로 갈까요? 예금을 해 봐야 돈도 안 되고, 그렇다고 닷컴 버블로 폭락한 주식 시장에 돈이 풀릴까요?”
“제 예상으로는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미국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역시나 다이먼은 다이먼이었다.
나야 인생 2회차라고 하지만, 다이먼은 인생 1회차임에도 앞으로의 상황을 얼추 예상하고 있었다.
“그 많은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보다 부동산 가격이 몇 배 이상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광기는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단지 다음 목표를 향해 옮겨 갈 뿐이죠. 이전에는 닷컴이었다면, 이젠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거죠.”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다릅니다. 특히나 미국 부동산 시장의 규모는 수조 달러에 달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이 부동산으로 몰린다고 해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모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릴 이유도 없습니다. 미국 국채라는 안정적인 투자처가 남아 있으니까요.”
부동산 불패.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하는 단어였고.
특히나 미국의 경우엔 워낙 땅덩어리가 넓어 부동산 시장의 규모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연준에서 미국 국채로 돈을 벌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자연적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게 되죠.”
“금리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다면야 당연히 많은 사람이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하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닷컴 버블과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대출을 해서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겠죠. 하지만 파생상품이 끼어들게 되면, 달라지게 되지 않겠어요?”
파생상품의 무서움은 이미 여러 번 경험해 보았다.
다이먼도 내가 파생상품을 이용해 일본 사채 시장을 무너트린 걸 직접 목격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대표님은 파생상품으로 인해 미국 부동산 시장이 망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닷컴 버블이 없었다면 그럴 일은 없었겠죠. 하지만 닷컴 버블로 인해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곳이 갈 길을 잃고 말았어요. 물론 지금 당장 망한다는 건 아닙니다. 최소 5년 이상 동안 바람을 넣어야 부동산이라는 풍선이 빵빵해지겠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미국의 부동산 시작은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를 폭파시킬 사태는 닷컴 버블이 시작이었다.
닷컴 버블과 911테러로 인해 1%대의 초저금리 정책이 시행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다.
“5년 이상의 미래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광기의 흐름을 읽는 것에 불과하죠. 돈이 과도하게 몰린 곳은 사고가 나기 마련입니다.”
“……대표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꼭 사이비 교주가 할 법한 이야기를 하시니 수긍하기가 어렵습니다.”
“뭐 지금 당장은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수긍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단지 제가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만 기억해 주시면 됩니다. 저는 꼭 다이먼을 세계 최고 은행의 CEO로 만들어 드릴 겁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굳이 꺼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불안해하는 다이먼을 붙잡기 위해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꺼내야만 했다.
“너무 허황된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잡생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러면 됐어요. 뭐 미국 부동산 사태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당장 눈앞에 닥친 일부터 처리하면 됩니다. 한국에도 지금 광기에 휩쓸린 시장이 있거든요.”
“무슨 시장을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식도 부동산도 광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TV 광고를 조금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어요.”
TV를 틀자 여러 광고가 쏟아져 나왔고.
나는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광고를 찾아서 틀어 주었다.
[모두 부자 되세요~!]설원 위에서 빨간 장갑을 낀 여자 연예인이 부자가 되라는 덕담을 외치는 광고였다.
이상할 것 없는 카드사 광고였지만, 곧이어 나오는 광고 또한 카드사에서 만든 광고였다.
“요즘 TV만 틀면 카드사 광고가 보이지 않나요?”
“카드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태우카드를 CL그룹에 넘긴 덕분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혹시 광기에 휩싸인 업계가 카드 업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요즘 카드사들은 대학생은 물론이고, 고등학생까지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고 하더군요.”
카드대란.
2002년은 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워지지만.
카드대란으로 경제 상황은 차가워지는 한 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