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7)
독식하는 재벌 3세-157화(157/518)
157화. 광기. (1)
내가 괜히 카드사를 CL그룹에 넘긴 게 아니었다.
카드대란의 광기에서 태우그룹을 지키기 위해 잠시 넘긴 것에 불과했다.
“카드사가 조만간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지게 될 겁니다. 특히나 삼진카드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CL카드사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겠죠.”
“CL카드사는 현재 카드 업계 1위인 회사입니다. 게다가 CL그룹이라는 든든한 모그룹이 있는데 충분히 버텨 내지 않겠습니까?”
“CL그룹이 카드사를 지켜 내기 위해 그룹의 자산을 팔아 치울까요? CL그룹의 성격상 CL카드를 채권단에 넘기고 금융업에서 발을 뺄 겁니다.”
회귀 전에는 아마 2003년쯤에 CL카드사가 부도 위기에 몰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엔 태우카드까지 인수하였으니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지게 될 터.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손쉽게 CL카드사를 태우그룹으로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럼 이번에 제가 할 임무는 CL카드사를 인수하는 것니까?”
“채권단으로 넘어간 CL카드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태우그룹이 인수할 수 있도록 뒤에서 움직여 주시면 됩니다.”
“오랜만에 금융업계의 일이군요. 그런데 대표님의 말처럼 정말 CL카드사가 부도 위기를 겪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지 않은 다이먼의 신뢰도였다.
그를 방치하다시피 하였으니 신뢰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내 말대로 카드대란이 발생한다면, 미국 부동산 버블도 믿게 될 터.
그러면 앞으로 5~6년이 남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다이먼을 옆에 둘 수 있었다.
“제 말을 믿어 보세요. 카드대란이 일어나지 않으면, 다이먼을 붙잡지 않겠습니다.”
“대표님을 믿고 최선을 다해 일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생기를 되찾은 다이먼이었다.
그는 자신의 팀을 이끌고 CL카드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나는 내가 왜 강 대위의 사무실에 왔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데이비드를 만나기 위해 여길 왔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의 일을 마치면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던 데이비드였기에 연락도 하지 않고 강 대위의 사무실부터 찾아왔었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 있었고.
그와 연락을 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보스! 무슨 일입니까? 전화를 다 주시고.]“한국에 있는 줄 알았더니 아직 미국에 있더군요.”
[안 그래도 다음 주쯤에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할 일을 대충 끝내서요.]“비행기 일정을 뒤로 미루세요. 미국에서 할 일이 하나 있어요.”
[오! 보스가 주는 임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죠. 이번엔 누굴 만나면 됩니까? 백악관? 아니면 의회? 월가의 하이에나들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기대에 찬 데이비드였다.
하지만 이번에 만날 대상은 그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엔 너무 어린 사람이었다.
“마크라고, 고등학생을 한 명 만나고 오세요.”
[고등학생을 만나고 오라고요? 제가요? SAVE 투자회사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제가 말씀이세요?]“하버드에 합격한 상태라 거의 대학생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대학 신입생을 만나서 뭘 어떻게 하면 됩니까?]“SAVE 투자회사 장학생으로 받으시면 됩니다.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SAVE 투자회사의 지원을 받고 있었던 학생이라 어렵지 않을 겁니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지금까지는 대학에 입학도 하기 전이라 일정 거리를 둔 채 약간의 지원만 해 주었다.
하지만 세이월드가 KS텔레콤으로 넘어갔으니 일정을 앞당겨야만 했고,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도 하지 않은 그가 필요했다.
[장학금을 마다할 대학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너무 쉬운 일을 저에게 지시하는 것 아닌가요?]“장학생 조건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조건을 내걸어 주세요.”
[오! 역시 제가 그냥 고등학생을 만날 리는 없죠. 마크라는 고등학생이 엄청난 프로그램을 만들기라도 했나 보죠?]“아직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요. 그리고 프로젝트의 지분 일부도 준다고 하세요. 그래야 열의를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할 테니까요.”
[몇 프로의 지분을 제의하면 될까요? 10%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만.]데이비드의 말처럼 10%에 장학금이면 마다하지 않을 것 같긴 했다.
하지만 나는 마크가 하버드를 졸업하고 난 뒤에도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하길 바랐고, 그러기 위해선 주인의식을 가질 만큼의 지분을 쥐여 주어야 했다.
“30%의 지분을 약속하세요.”
[너무 많이 퍼 주시는 거 아닙니까? 프로젝트 구상부터 투자까지 전부 보스가 전담하는데 20%만 줘도 충분합니다.]“흠, 그냥 30%로 하세요. 대신 지분 판매 시 무조건 우리 회사와 우선 협상을 한다는 조항을 넣어서 계약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뭐, 비행기 일정을 뒤로 미루지 않을게요. 고등학생을 영입하는 데 하루면 충분하죠. 다음 주에 한국에서 뵙겠습니다.]KS텔레콤과 세이월드가 손을 잡았으니.
우린 페이스북 출시를 앞당겨 대처를 하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NS를 만들었으니, 모바일 전용 메신저 앱까지 있어야 하지 않겠어?
***
태우통신과 KS텔레콤이 SNS로 싸우고 있는 지금.
삼진전자는 아이폰을 대항한 스마트폰을 제작하기 위해 열중이었다.
오희건 회장이 매월 직접 보고를 받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스마트폰 제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 우리 삼진전자가 만든 부품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나 하는 소린가? 대부분의 부품을 다른 회사에서 공급받아 조립만 해서 만들어 파는 걸 왜 우린 못 만든다고 하는 겐가! 조립도 직접 하지 않고 하청을 주고 있는데!”
삼진전자도 아이폰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반도체를 시작으로 다양한 부품을 애플에 납품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휴대폰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전년 대비 매출액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었다.
“물론 만들려면 올해 안이라도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핵심 특허가 이미 등록되어 있기에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합니다. 판매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나는 또 뭐라고. 로열티야 당연히 내야지. 로열티를 내면서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면 로열티를 줄여 나갈 수 있지 않은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성장을 해 왔다.
낮은 인건비를 활용해 다른 기업의 기술을 빌리거나 사들여 제품을 만들었고.
그렇게 번 돈을 기술 개발에 투입해 독자적인 기술을 만들어 나갔다.
삼진전자도 마찬가지였고.
후발 주자가 살아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오희건 회장이었다.
“문제는 핵심 특허 대부분을 태우전자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휴대폰을 판매하면 손해는 우리가 보고 돈은 태우전자가 벌게 됩니다.”
“태우전자가 핵심 기술을 전부 보유하고 있다고?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태우전자가 왜?”
“휴대폰 시장에서 철수는 했지만, 애플과 협업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애플도 태우전자가 허락해 주지 못하면 아이폰을 생산하지 못할 정도의 기술력을 태우전자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희건 회장은 오랜만에 충격을 받았다.
태우전자가 휴대폰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한 줄 알았더니 이런 짓을 벌이다니.
“태우전자의 허락 없이는 스마트폰을 제작하지 못한다 이건가? 그리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모든 이익이 태우전자로 가게 되고? 우리가 보유한 특허로 협상을 하면 되지 않은가?”
“아이폰은 우리가 가진 특허를 우회해서 만들 수 있지만, 우린 애플과 태우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우회해서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오희건 회장이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얼마나 기술 개발에 목 놓아 외쳤던가?
대한민국 대기업 중에서 삼진그룹만큼이나 특허 출원에 공을 들인 기업은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태우그룹이 삼진전자보다 한발 앞서 나가 있다니.
“김태중 회장을 만나 봐야겠군. 약속을 잡아 주게나.”
“김태중 회장은 전권을 김민재 부회장에게 위임하고 베트남으로 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과 협업을 주도한 것도 김민재 부회장이었습니다.”
“그럼 김민재 부회장과 만나 봐야겠군. 최대한 빨리 약속을 잡아 보게나.”
오희건 회장은 김민재 부회장을 떠올렸다.
아직 30대도 되지 않은 젊은 재벌 3세..
그런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다 못해 고개를 숙여야 하다니.
***
다음 날.
나는 오희건 회장을 만나기 위해 삼진 호텔을 찾았다.
KS텔레콤과 싸우느라 시간이 촉박했지만, 오희건 회장과의 만남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김민재 부회장, 어서 오세요. 장 회장 장례식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어요.”
“할아버지를 통해 오 회장님의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매번 장영주 회장님과 오희건 회장님을 높게 평가하셨습니다.”
“허허, 김 회장이 그런 말을 했나요? 만날 때마다 싫은 소리만 하더니 뒤에서는 칭찬을 하고 있었군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삼진호텔에서 자랑하는 음식들이 줄줄이 나왔고, 최고급 와인까지 식탁을 채웠다.
“오랜만에 포식을 했습니다. 매번 회사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다 삼진호텔 밥을 먹으니 입이 아주 호강했습니다.”
“만족했다니 다행이군요. 흠, 제가 김 부회장을 만나자고 한 건 다름이 아니라,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드디어 본론을 꺼내는 오 회장이었다.
나도 그가 나를 만나고자 할 이유는 스마트폰밖에 없을 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태우그룹은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지 않습니다.”
“휴대폰은 생산하고 있지 않지만, 기술 특허는 모조리 독점하고 있더군요.”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될까요?”
“전혀 아니죠. 문제 될 게 뭐가 있겠어요. 그저 부러울 따름이죠. 그리고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애플이 아니라 우리와 손을 잡았다면, 삼진전자에서 아이폰과도 같은 제품을 먼저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삼진전자와 손을 잡는 걸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삼진전자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부터 다양한 사업이 태우그룹과 겹쳤다.
경쟁사와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겠는가?
반면 애플의 경우엔 PC 분야가 겹치긴 했지만, 그 또한 제품군이 겹치지도 않았기에 손을 잡으면 서로에게 이득이 되기에 애플을 선택했었다.
“태우전자가 애플과 협력 관계를 맺게 된 건 복잡한 사연이 있어 이 자리에서 설명드리긴 어렵습니다만. 태우전자는 경쟁사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키고 있습니다.”
“흠, 태우전자의 마음은 당연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언제까지 미국 회사와 손을 잡을 순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우리와도 손을 잡아 주세요. 그래야 한국의 경제가 더욱 튼튼해지지 않겠어요?”
삼진전자에서 급하긴 한가 보다.
애국심까지 꺼내 들 줄이야.
오 회장이 직접 부탁을 하는데 거절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그렇다고 공짜로 우리 기술을 사용하게 해 줄 생각은 없었다.
대어가 통발로 알아서 들어온 격이라고 할까?
삼진호텔의 최고급 요리로 배를 충분히 채웠음에도 군침이 절로 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