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59)
독식하는 재벌 3세-159화(159/518)
159화. 광기. (3)
스티브는 IT 업계에서는 신이나 다름없었다.
특히나 아이폰이 대성공을 거두고 나서는 그를 찬양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임재범 대표 또한 다르지 않았다.
“정말 제가 스티브와 닮았다고 보십니까?”
“믿지 못하시는가 보군요. 그럼 믿게 해드리겠습니다.”
휴대폰을 꺼내 스티브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도 없이 전화를 거는 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었지만, 스티브와 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혹시 TV 때문에 전화를 했다면 내가 직접 신경 쓰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말게나.]“당연히 걱정 없이 하고 있죠. 조만간 미국으로 갈 일이 있을 것 같아 연락을 드렸습니다.”
[하루를 통째로 비워 두겠네.]“혹시 한국 친구 한 명을 데리고 가도 될까요? 스티브와 말이 잘 통할 것 같은 사람이 있어서요.”
[자네의 친구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 혹시 옆에 있으면 바꿔 주게나.]휴대폰을 임재범 대표에게 건네주었다.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는 그들이었지만, 임재범 대표는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스티브에게 말했듯 다음에 미국에 갈 때 애플 본사를 같이 방문하시죠.”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정말 제가 스티브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겁니까?”
“그 전에 제가 드린 제안의 대답부터 듣고 싶네요.”
“무조건 같이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데리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가능할까요? 저를 믿고 따라온 후배들입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죠. 업계 최고 연봉을 약속드리죠.”
“그렇다면 지금 당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습니다!”
준비한 계약서를 얼른 꺼내 들었다.
그래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라 그런지 꼼꼼하게 계약서를 확인한 임재범 대표였고, 계약서에 별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지장을 찍었다.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었으니 이제 무슨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아이폰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겁니까?”
“아이폰뿐만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어플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메신져 앱이라고 혹시 들어 보셨나요?”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MSN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메신져 앱을 만들려고 합니다.”
아직 PC 메신져도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은 시기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MSN을 99년부터 시작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기를 끌지 않고 있었고.
조만간 KS텔레콤에서 PC용 메신져 개발을 시작으로 여러 종류의 메신져 프로그램이 개발이 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이 적기였다.
우린 PC용 메신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용 메신져 앱까지 동시에 개발해 시장을 독점할 생각이었으니까.
“MSN 메신져는 PC에서만 구동이 가능합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PC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져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시장이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 모두가 사용하게 될 거대한 시장이기도 하고요.”
“안 그래도 제가 생각해 둔 아이디어가 몇 개 있습니다. MSN 메신져를 사용하면서 느낀 부족한 부분을 적어 뒀습니다.”
역시나 임재범 대표는 메신져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니 코코아톡 같은 메신져 앱을 만들 수 있었겠지.
“그럼 지금 당장 시작하시면 되겠군요. 제가 생각해 둔 아이디어와 대표님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합쳐 메션져 앱을 만들어 주세요. 아!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이 어디신가요?”
“강북에 작은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북은 조금 멀군요. 태우 IT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전체를 사무실로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건물 전체를 말씀이신가요? 제가 데리고 있는 직원은 고작 5명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많이 커질 테니 미리미리 큰 사무실을 구해 두는 게 좋죠. 그리고 태우 IT에서 50명가량의 직원이 파견 나갈 겁니다. 그들이 지낼 공간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임재범 대표는 기겁을 했다.
내가 너무 돈으로 찍어 눌렀나?
대기업 부회장이 하는 일인데 이 정도 스케일은 되야 하지 않겠어?
***
임재범 대표와 점심까지 같이하고 회사로 급히 돌아왔다.
스마트폰 어플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만나야 할 사람이 한 명 더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갑습니다. 하두리 대표 서문영입니다.”
다음 손님은 한국 최초의 화상채팅 서비스를 만든 서문영 대표였다.
99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해 지금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가 하두리였다.
하지만 세이월드가 출시되면서부터 인기가 급감하게 되었고, 관리 소홀 문제까지 더해져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될 서비스가 하두리였다.
“갑작스럽게 연락을 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
서문영 대표는 어깨가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매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하두리였기에 자신감이 충만할 수밖에 없긴 했다.
하지만 차오른 자신감과 반대로 근심이 가득한 서문영 대표의 얼굴이었다.
벌써 관리 소홀로 여러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는 하두리였고, 법적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불편하게 한 만큼 좋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대표님이 겪고 있는 문제를 태우그룹 차원에서 모두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법적 문제부터 관리 문제까지 모두 포함입니다.”
“그 대가로 하두리를 인수하겠다는 건 아니시겠죠?”
“하두리 인수는 물론이고 지분에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합작회사를 만들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드리려고 합니다.”
나락의 길로 가게 될 하두리였다.
그럼에도 내가 하두리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SNS 시대가 오게 되면, 짧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SNS 플랫폼이 인기를 끌게 되어 있었다.
틱톡이나 숏츠 같은 숏폼 형식 영상 SNS.
전 세계적으로 숏폼 SNS가 인기를 끌기 전에 하두리가 이미 제공하고 있던 서비스들이었다.
하지만 하두리는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단순히 PC용으로만 제공되던 서비스였기에 성장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나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와 손잡고 숏폼 SNS 시장을 선점한다면 어떨까?
페이스북과 더불어 SNS 시장을 양분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제안은 감사드리지만, 지금은 하두리에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어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습니다.”
“솔직히 한 말씀만 드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하두리는 이미 수명을 다한 서비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미지가 너무 나빠져 회생이 불가능합니다.”
서문영 대표의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자신이 만든 제품을 욕보이고 있으니 어찌 참고만 있겠는가?
“말씀이 심하시군요. 현재 가입자는 500만 명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1,000만 명 그리고 내후년에는 2,000만 명의 가입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일까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하두리를 음란 영상 제작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는 우리도 최대한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루리의 장점은 손쉬운 접근이었다.
그 점은 단점이기도 했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니 누구든지 영상을 제작 배포할 수 있었고, 음란 영상 또한 무분별하게 배포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 번 박힌 이미지를 바꾸려면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한 법이죠. 그리고 이미지를 회복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야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웹캠이 조작이 간단해서 하두리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휴대폰 카메라가 발전하면 어떻게 될까요?”
“더는 듣고 있기 불쾌하군요. 면박 주시려고 저를 부르신 겁니까?”
화를 내곤 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지는 않고 있는 서문영 대표였다.
내가 하는 말이 헛소리였다면, 자리에서 진작 일어났겠지.
하지만 내가 한 모든 말은 서문영 대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들이었을 것이다.
“태우그룹과 손을 잡고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자는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하두리를 지금 자리에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돈과 시간 그리고 인력을 갈아서 만들어 내었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죠. 그래서 충분한 보상과 함께 초기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태우그룹에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가입자가 500만 명이 넘었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수익 구조가 없었기에 큰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하두리였다.
하지만 대기업인 태우그룹과 손을 잡는 순간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가 있었다.
“……지금 당장 하두리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하두리 서비스를 계속하셔도 됩니다. 태우그룹에서 돈과 인력을 지원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두리 서비스와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저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지금 당장 결정하기엔 생각할 문제가 많습니다.”
예전이었다면 시간을 주었겠지만.
세이월드를 KS텔레콤에 빼앗긴 전적이 있으니 그럴 수는 없었다.
이대로 그를 회사로 돌려보내면, 곧장 KS텔레콤에서 계약서를 들고 찾아갈 게 분명하니까.
“계약금으로 50억 원. 그리고 모든 직원의 고용 승계를 약속드리죠. 그리고 새로운 합작회사의 지분 20%를 대표님에게 드리겠습니다. 하두리 서비스를 인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것만으로 드리는 보상들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하두리 서비스를 인수하려는 거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그게 아니시니…….”
똑같은 레퍼토리가 나왔다.
이래서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괜한 의심만 산다니까.
“지금 당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조건입니다. 지금 이 자리로 변호사를 부르셔도 되고, 지인을 불러 상의를 하셔도 좋습니다. 태우그룹 본사 건물 밖으로 나가시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고민하셔도 됩니다.”
“너무 가혹하시군요. 그럼 회사 임원 몇 명을 불러서 상의를 해 보겠습니다.”
서문영 대표를 위해 회의실을 내주었다.
그는 여러 명의 회사 직원과 변호사까지 불러 3시간이 넘게 제안을 검토하고 난 뒤에야 나를 다시 찾아왔다.
“변호사의 말로는 저와 회사에는 전혀 해가 될 것이 없는 제안이라고 하더군요. 돈만 받고 모르쇠로 일관해도 될 정도로 태우전자가 불리한 계약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겠더라고요. 직원들도 하두리의 수명은 아무리 길어도 5년 정도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우전자와 함께라면 5년이 아니라 평생직장을 얻게 되는 것이니……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래서 리더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은 딸린 식구를 걱정해야 했고, 회사 대표는 딸린 직원을 걱정해야만 했다.
물론 그러지 않은 회사 대표도 많긴 했지만, 서문영 대표는 직원들을 아끼는 대표였다.
“그럼 계약서에 서로 서명을 할까요?”
“제가 먼저 찍겠습니다.”
서문영 대표가 계약서에 지장을 찍었고.
이로써 나는 새로운 SNS 서비스 하나를 확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