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65)
독식하는 재벌 3세-165화(165/518)
165화. 축제 (4)
흥분의 도가니로 변해 버린 CES 행사장.
아이패드와 아이폰S로 인해 관중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그렇기에 다음 등장하는 제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관중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제품은 TV입니다. 애플이 TV를 만든다고 하니 의아하시죠? 단순한 TV라면 그렇겠지만, 애플이 만든 TV는 스마트 TV입니다.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탄생했듯, TV에서는 애플 TV가 탄생했습니다!]대형 LCD TV가 무대 안으로 들어섰다.
카메라는 TV 곳곳을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었고, 그 순간 기획실장이 탄성을 자아냈다.
“부회장님, 태우그룹의 로고가 애플 TV 중앙에 박혀 있습니다!”
“당연한 말씀을 하시네요. 애플과 태우전자가 같이 만든 TV니 당연히 두 회사의 로고가 다 사용되는 거죠.”
애플의 로고와 태우전자의 로고가 박힌 TV.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앞서 발표해서 그런지 벌써부터 혁신적인 TV로 느껴졌다.
[정식 명칭은 애플-태우 TV입니다. 태우전자의 기술력과 애플의 혁신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TV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음악 재생, 영상 시청, 심지어 웹 브라우징까지 가능한 TV입니다. 그리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과도 호환되는 제품이죠.]애플 제품과 호환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관중들이었지만.
스티브는 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퍼포먼스를 더 선보였다.
[지하철 혹은 버스에서 아이폰으로 영상을 시청하시곤 하시죠? 그러다 집에 도착하면 침대에 누워서 아이패드를 열면, 아이폰에서 시청하던 영상을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 TV를 틀면 역시나 이어서 시청이 가능합니다.]스티브는 직접 침대에 눕기도 했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애플이 여러분들에게 완벽한 하루를 선물해 드리겠습니다!]드디어 발표가 끝이 났고.
사람들은 스티브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다.
스티브가 행사장을 퇴장하는 모습까지 전부 지켜본 후 TV를 껐다.
“지금 몇 시죠?”
“오전 7시 50분입니다.”
“주식 시장이 열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태우전자 주식 차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겠습니다.”
기획실장이 노트북으로 태우증권 사이트에 접속해 태우전자 주식 차트를 틀어 놓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지났고, 주식 시장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회장님! 태우전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CES 행사가 좋긴 하군요. TV 광고를 수십 개 하는 것보다 스티브가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네요.”
엄청난 광고 효과였다.
아이폰의 성공 이후 입지적인 인물이 된 스티브였고.
그가 애플-태우 TV를 직접 소개하는 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홍보 효과였다.
“부회장님! 태우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기획실장이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똑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태우전자 우성일 사장이 부회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부회장님! 마음이 너무 급해 부르시기도 전에 찾아왔습니다.”
“잘하셨어요. 애플-태우 TV의 반응이 어떤 거 같나요?”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벌써 태우전자 매장으로 애플-태우 TV 구매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애플-태우 TV는 애플 매장과 태우전자 매장에서 구매가 가능했고.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태우전자의 다른 제품 판매량도 늘어나기 마련이었다.
“애플이 중국과 유럽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했으니, 애플-태우 TV의 판매량도 폭주하게 될 겁니다. 공급에 차질이 가지 않도록 잘 신경 써 주세요.”
“제가 24시간 공장에 상주하는 한이 있더라도 생산량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한참이나 애플-태우 TV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가부터 제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기에 웃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누구는 웃고 있지만.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는 외환은행 은행장은 침울한 상태로 검찰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BIS를 낮게 조작했다는 증거가 이렇게나 명명백백한데 왜 오리발을 내미시는 겁니까?”
“저는 조작을 한 적이 없습니다. 오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는 이번년도 외환은행 BIS 예측 자료이기에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겠습니까?”
모든 수치가 그렇듯.
분모 부분에 오차가 발생하면, 수치가 큰 차이로 변했다.
내부 고발로 분모 부분의 오차를 알게 된 검찰이었기에 그 부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지만, 외환은행 은행장은 결단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길고 긴 공방이 몇 시간이나 이어졌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고, 더 이상 은행장을 붙잡아 둘 수도 없는 검찰이었다.
“조만간 다시 부르겠습니다. 소환에 응하지 않으시면, 다시 구속 수사로 전환될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습니다.”
은행장은 드디어 검찰청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유명 로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겨우 불구속 수사로 전환될 수 있었긴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 꼬인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푹 쉬십시오. 내일 오전에 찾아뵙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무조건 무죄를 받아 낼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변호사님만 믿겠습니다!”
변호사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도착한 은행장이었다.
어서 씻고 자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한 그였지만, 집 앞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당신이 여길 어떻게! 무슨 낯짝으로 집까지 찾아온 겐가! 이일섭 팀장!”
금감원의 이일섭 팀장이 은행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부 고발을 일으켜 이번 사태를 만든 당사자가 이일섭 팀장이었고, 은행장은 핏발을 세우며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은행장님, 잠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와 은행장님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왔습니다.”
“당신과 무슨 대화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내가 죽긴 왜 죽어? 당신이야 배신자로 낙인찍혀서 더는 오갈 데가 없겠지만, 나는 아니란 말이야.”
“저는 이미 미국의 금융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은행장님보다 더 많은 연봉을 약속받았습니다.”
은행장은 그제야 손가락질을 멈췄다.
지금까지 이일섭 팀장을 정의감에 미친 또라이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미국의 금융회사에 취업을 했다? 그것도 엄청난 연봉을 받으며?
이제 보니 이일섭 팀장은 자신과 비슷한 부류였고, 그런 사람이라면 대화를 할 자격이 충분했다.
“곰인 척하는 여우였군요. 정의감이 아니라 배후의 지시에 따라 내부고발을 했겠군요.”
“자세한 이야기는 조용한 곳에서 하시지요. 차량을 준비했습니다.”
독일제 고급 세단이 천천히 다가왔다.
은행장은 차를 보자마자 자신의 짐작에 확신이 섰다.
저런 고급 차량을 움직일 정도라면 분명 이일섭 팀장에게 배후가 있음이 분명했다.
“흠,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아주 궁금해지는군요. 꼴이 말이 아니지만 같이 갑시다.”
“아주 좋은 시간이 될 거라 자신할 수 있습니다.”
고급 세단은 서울 외곽으로 빠져나갔고.
조용한 별장에 들어서서야 차량이 멈추어 섰다.
10명이 넘는 경호원이 별장을 지키고 있는 모습에 은행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이영한 대표님? 그리고 어르신들이 여긴 어떻게?”
안에 들어서자마자 은행장은 익숙한 얼굴에 경악했다.
명동의 주인과 3금융권을 꽉 잡고 있는 명동 3인방이 별장 안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외국인이 상전 자리에 앉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기도 했었다.
“이 사람아! 자네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 왜 그런 고초를 자초하는가!”
“외환은행을 살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외환은행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대한민국에 또 한 번의 경제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백 할매는 마치 손주 대하듯 은행장의 손을 어루만져 주었다.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치고 명동에 한 번이라도 가지 않은 사람은 없었고, 특히나 사정이 어려운 은행일수록 명동을 찾아가는 빈도가 높았다.
“그런 흰소리는 그만하고, 저분과 인사를 하게나. 자네를 살려 줄 분이니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해야 할 게야.”
“처, 처음 뵙겠습니다. 외환은행 은행장 이수현입니다.”
“외환은행에서 일하시는 분이니 영어로 인사해도 되겠죠? 반갑습니다. 다이먼입니다. 실제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매우 익숙하게 느껴지는군요.”
다이먼은 이수현 은행장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현재건설, 반도체 인수 건을 뒤에서 조종한 사람이 다이먼이었고.
현재그룹 채권단 대표가 외환은행 이수현 은행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외환은행이 이렇게 힘들어진 이유는 현재그룹의 부실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고.
다이먼도 외환은행 사태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사람이기도 했다.
“죄송하지만, 저는 초면인 것 같습니다.”
“월가에서는 제 이름을 아는 사람이 꽤 많은데 은행장님은 제 이름을 못 들어 보셨나 보군요.”
“혹시 CITI그룹을 만든 웨일의 후계자로 불렸던 다이먼이십니까?”
다이먼이 살짝 인상을 구겼다.
자신을 월가로 끌어들였지만, 토사구팽했던 웨일의 이름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명성보다 웨일의 명성이 더 높은 걸 잘 알고 있었다.
웨일이 만든 CITI그룹은 미국 최고의 금융사로 발돋움했고.
자신과 웨일의 격차는 좁혀지긴커녕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벌어졌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조금씩 격차를 줄여 나갈 계획이었기에 다시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당신이 말한 다이먼이 제가 맞습니다.”
“세계 최고 은행을 이어받을 수 있는 후계자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해서 많이 놀랐었습니다.”
“CITI그룹을 만들기 전에 떠났으니 후계자라고 볼 수는 없죠. 그리고 남아 있었다고 해도 저에게 CITI그룹을 넘겨줬을 리도 없고요.”
이수현 은행장의 행동과 말투가 공손히 바뀌었다.
세계 최고 은행을 만든 웨일의 후계자가 등장했으니 공손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저를 왜 보자고 하셨는지?”
“롱스타와 손을 잡으셨더군요. 그런데 일이 아주 제대로 꼬여 롱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자격까지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소문이 왜 도는지 모르겠습니다. 롱스타가 아니면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가 없습니다. 유일한 입찰자의 자격을 누가 박탈하겠습니까?”
“유일한 입찰자가 아니라면요?”
“혹시 외환은행 입찰에 참여하실 생각이십니까?”
다이먼이 미소로 화답을 해 주었다.
그리곤 명동의 사람들을 가리킨 후 말을 이어 나갔다.
“롱스타가 가진 자산이 많다고는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에 1조 이상의 돈은 쓰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런데 우린 그 이상의 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명동과 함께하기로 하신 겁니까?”
“함께한다는 말은 좀 이상하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다이먼이 이영한을 바라보며 말했고.
명동의 주인인 이영한은 고개를 숙였다.
“다이먼 님이 원하신다면 명동의 돈줄을 전부 내어 드릴 겁니다.”
“명동의 배후가 설마 다이먼 님이었습니까?”
한 편의 연극이었다.
마치 명동의 진정한 주인이 다이먼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연극.
훌륭한 연기 덕에, 이수현 은행장은 연극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