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70)
독식하는 재벌 3세-170화(170/518)
170화. 드라마 (4)
나는 기억을 더듬어 비트코인 관련 내용을 정리했다.
비트코인 개발자는 사토시 나카모토.
일본 사람 이름처럼 들리지만, 그의 국적이 어디인지 나이가 몇인지 아무런 정보도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다양한 음모론이 존재했고.
대기업이 연합해서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는 음모론까지 있었다.
음모론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 넘어가고.
사토시 나카모토란 사람을 영입할 수는 없으니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영입해야만 했다.
비트코인 개발에는 무슨 능력이 필요할까?
사실 이 부분은 아무리 머리를 싸매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기껏해야 P2P 기술과 게임이론,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만들었다는 단편적인 정보만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관련 전문가를 데이비드를 통해 모두 영입했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각국을 돌아다니며 인재를 영입한 데이비드였고, 드디어 오늘 영입한 인재가 한국에서 모였다.
“다들 반갑습니다. 다들 먼 곳까지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0명이 넘는 인재들.
그들의 모습은 개성이 넘쳐났다.
대학 교수를 맡고 있는 사람부터 게임 개발자, 군사 전문가 등 모두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비밀 유지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비트코인 관련 정보는 기밀 사항이었고, 비밀 유지 계약뿐만 아니라 다른 보안 계약까지 작성해 두었다.
“암호학과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서 왔습니다. 무슨 프로젝트인지 빨리 말씀해 주세요. 기존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온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군요.”
할 핀니.
가장 공들여서 영입한 인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미 세계적인 암호학자였으며 수학과 컴퓨터 공학에도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암호화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기도 했다.
“여러분들을 모신 이유는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기존의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성을 보유한 화폐를 암호화 기술을 통해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화폐를 대신할 정도의 신뢰성이라? 쉽지 않은 일이겠군요.”
“P2P 기술과 암호학 그리고 게임이론을 결합하면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서두를 던지고는 한발 물러났다.
인재 10명이 말도 잘 통하지 않으면서도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었기에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P2P 기술을 이용하면 모두가 암호화폐를 볼 수 있으니 신뢰성이 높아지긴 하겠군요.] [누가 볼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수정할 수 있다는 말도 되죠. 무슨 방법으로도 수정이 불가능한 기술이 필요합니다.]“정보를 나눠서 저장하면 되지 않을까요? 데이터를 사슬 형태로 무수히 연결하면 수정이 불가능해져요.”
천민정의 말에 전문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은 모르지만, 말을 들어 보니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말을 꺼내 든 것 같았다.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끔 만들어 위조를 막는 방식이군요. 아주 기발한 생각입니다.]“그런데 이런 화폐를 만든다고 해도 어떻게 유통을 시킬 수 있을까요? 결국 화폐는 사용되어야지만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돈을 주고 가상화폐를 산다면 화폐가 아니라 상품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채굴 작업을 통해 가상화폐를 얻도록 하면 어떨까요? 수학 문제를 풀어야지만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채굴 방법까지 이야기가 흘러갔다.
채굴 방법으로 수학 문제 연산, 게임을 통한 채굴, 광고를 재생해 채굴하는 방식 등.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채굴량에도 한계를 줘야 신뢰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화폐를 무한정 찍어 낸 국가들을 보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곤 했어요.”
[매년 발행할 가상화폐의 양을 정해 놓으면 되겠군요.]비트코인 프로젝트팀은 전문 용어까지 사용하기 시작했고.
내가 더 있어 봐야 알아들을 수조차 없기에 조용히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벌써 나오셨습니까?”
“강 대위가 고생을 좀 해 주셔야겠어요.”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돌리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2명 이상의 직원이 따라붙으며, 모든 통화를 감청하고 있습니다.”
미리 고지한 사항들이었다.
모든 사생활을 감시당하게 됨을 알면서도 한국으로 날아온 전문가들이었다.
엄청난 연봉에 혹한 사람도 있겠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성취감을 얻기 위해 온 것이기에 기꺼이 사생활을 포기한 그들이었다.
“그리고 군대 인재 영입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50명이 넘는 인원을 영입 성공했습니다. 전부 난수 해독 전문가로 간첩 지령을 해독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들입니다.”
한국에도 암호학 전문가가 많이 있었다.
정전상태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였다.
암호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전쟁터였으니 대한민국에도 암호학 전문가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팀과 협조해서 잘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노력은 하겠지만, 정보의 파편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완벽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 정도는 괜찮아요. 지금 정도의 보안 상태만 유지해 주시면 됩니다.”
암호화폐 기술은 어찌 보면 그리 대단한 기술은 아니었다.
회귀 전만 해도 누구든지 프로그램만 사용할 줄 알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암호화폐였다.
가장 중요한 건 암호화폐의 신뢰성이었고.
나는 신뢰성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방법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와아아!”
갑자기 사방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전쟁이라도 터진 듯한 함성이었지만, 크게 당황하진 않았다.
“우리나라가 골을 넣었나 보네요.”
“폴란드와의 경기라서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먼저 골을 넣었나 봅니다.”
비트코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이 시간을 흘러갔고.
벌써 월드컵 시즌이 찾아왔다.
그리고 오늘은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D조 경기가 부산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같이 경기를 보고 갈까요?”
“간단한 맥주와 안주를 준비하겠습니다.”
강 대위와 함께 소파에 앉았다.
워낙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였다.
아마 후반전에 또 한 골을 넣었었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력한 중거리 슛을 쏘는 한국 대표팀이었고, 골키퍼의 손을 맞고도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님! 2:0입니다. 한국이 유럽팀을 상대로 2:0으로 리드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너무 흥분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드라마는 이제 도입부에 불과해요.”
2002년 월드컵이라는 드라마 1회가 방영되는 순간이었다.
폴란드를 상대로 2:0 승리를 따내었고, 2회에는 미국과의 무승부.
그리고 3회에는 축구 강국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기적과도 같은 1:0 승리를 가져오며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드라마였다.
“승리했습니다! 진짜 우리 대표팀이 폴란드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TV 가리지 마시고 비켜 주세요. 조만간 태우전자 광고가 나와요.”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끝으로 광고가 시작되었고.
태우전자에서 만든 감독과 대표팀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광고가 방영되었다.
[본선에서 1승도 하지 못한 한국 축구의 습관을 바꿔 놓겠다!]한국 대표팀 감독의 자신만만한 말을 끝으로 광고가 종료되었다.
만약 폴란드 전에서 패배를 했다면, 오만으로 들릴 말이었지만.
승리한 지금 감독의 말은 명언이라고 불러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강 대위가 보기엔 광고가 어때 보이나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는 광고입니다.”
대표팀의 노력을 강조한 광고였고.
48년 만에 소중한 첫 승을 거둔 한국 축구에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광고기도 했다.
“내일이 기대가 되는 광고네요. 축제 기간인데 놀지도 못하고 일을 시켜 미안해요.”
“아닙니다. 원래 우리 직업이 그렇습니다. 경호원이 축제에서 춤을 출 수는 없지요.”
비트코인 팀을 강 대위에게 맡기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도로 곳곳에서는 차들이 클랙슨을 울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었고,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었다.
***
승리의 함성은 오전까지 계속되었다.
평상시의 출근길에 클랙슨 소리가 들리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었지만.
대표팀의 승리로 너 나 할 것 없이 클랙슨을 울리며 출근을 하고 있었고, 나도 클랙슨 소리를 즐기며 회사로 출근을 했다.
“부회장님! 태우전자 광고 반응이 매우 뜨겁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감독의 팸플릿을 얻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워낙 많아 줄까지 서고 있습니다.”
“다음 광고도 잘 준비되어 있죠?”
“그렇습니다. 단독 인터뷰를 이미 촬영해 두었고, 다음 경기가 있는 6월 10일에 방영할 계획을 잡아 두었습니다.”
“광고를 잘 만들어 두세요. 월드컵이 끝나면 광고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로 방영을 할 겁니다.”
광고로만 사용하긴 아까운 영상이었다.
그렇기에 월드컵의 여운이 식기 전에 광고를 2시간 분량으로 만들어 방영할 계획도 세워 두었다.
“다음 광고는 태우통신의 이름을 달고 방영됩니다. 그리고 다음 포르투갈 전 광고는 태우자동차로 나가게 됩니다.”
“16강전부터는 태우그룹의 이름으로 광고를 방영하세요.”
“우리 대표팀이 16강전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십니까?”
“공은 둥그니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8강, 4강 광고도 촬영해 두세요.”
“역사에 길이 남을 광고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태우전자의 광고는 언론에서도 입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태우전자가 월드컵 특수를 누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이 흘러 6월 10일이 되었고.
미국과의 경기가 진행되었다.
결과는 내가 알고 있듯이 1:1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따내었고.
이번에도 대표팀의 노력을 비추는 형태로 광고가 방영되었고, 감독의 명언으로 끝맺음 되었다.
[물론 우리는 올라간다!]16강 진출을 확실히 하는 감독의 명언.
역시나 이번 광고 또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부회장님, 태우전자와 태우통신의 매출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월드컵 특수가 끝나려면 멀었어요.”
“정말 이러다가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획실장의 기도가 통해서일까?
4일 후에 열린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었다.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포르투갈이 탈락하고 우리가 16강에 올라갔습니다!”
“이번 광고도 잘 뽑았더군요.”
이번 광고의 명언은.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원래라면 16강 진출에 성공한 직후 나온 발언이었지만, 우리 광고를 통해 먼저 공개되었다.
“부회장님이 직접 대표팀과 감독을 만나 격려를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기업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패배라도 하면, 패배의 원흉으로 찍히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역사대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결과는 뒤바뀔 수 있었기에 괜한 모험은 하지 않았다.
그저 한 명의 국민으로서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먼발치에서 지켜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