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72)
독식하는 재벌 3세-172화(172/518)
172화. 소셜 네트워크 (1)
천민정이 보유한 S급 업무 능력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프로그래밍이었고, 다른 하나는 알고리즘이었다.
내가 아는 알고리즘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식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회귀 전에는 광고, 음악 추천 등 다양한 형태로 알고리즘이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천민정이 보유한 알고리즘 능력은 내 생각을 뛰어넘었다.
수백 명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메신져 앱이나 SNS의 문제점을 바로 파악하고, 개선안을 뚝딱 만들어 내었다.
이런 그녀의 능력이라면.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않을까?
그렇기에 천민정에게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하길 제안했다.
“저보고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하라고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는 개념 아닌가요?”
“스마트폰도, 노트북도 처음에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하던 개념이었죠. 그리고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힌톤 교수님이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힌톤 교수님이요? 역전파 알고리즘을 증명하신 분이시잖아요!”
힌톤 교수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천민정이었다.
막대한 돈을 들여 힌톤 교수를 영입한 나도 모르는 논문을 꺼내 들며 감격스러워하기까지 했다.
“잘 아시는 분이신가 보군요.”
“제가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을 공부할 때 도서관에서 힌톤 교수님의 책과 논문을 찾아봤어요. 도서관에 없는 논문은 다크웹을 통해 구하기까지 했어요.”
다크웹?
범죄자들이나 사용하는 인터넷을 말하는 건가?
천민정이 힌톤 교수님의 자료를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힌톤 교수님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팀원으로 참여할 기회를 드릴 수 있습니다.”
“……정말 같이하고 싶긴 한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선 미국으로 가야겠죠?”
“아직도 비행기가 무서우신가 보군요. 한국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말해 놓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엔 제약이 따를 겁니다.”
“그래도 지금은 한국을 떠나기 싫어요.”
한국에 꿀이라도 숨겨 놓은 것인가?
아니면 정말 비행기가 타기 무서워 미국을 가지 않으려는 걸까?
단호하게 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천민정이었다.
“우선은 한국에서 시작해 보세요. 그러다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전에 드린 명함은 가지고 계시죠? 명함에 적힌 번호로 연락을 하면 저와 직통으로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알겠어요. 우선은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게요.”
어린아이인 양 좋아하는 천민정이었고.
그녀가 하루빨리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회장실로 돌아가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스! 무슨 일이세요? 또 영입할 사람이 있어요?]“그게 아니라 힌톤 교수님 팀에 태우 IT 직원 한 명을 추천하려고요.”
SAVE 투자회사 이름으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었고.
그중 힌톤 교수의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경우 데이비드가 외부 지원을 담당하고 있었다.
[보스의 추천이라면 힌톤 교수도 받아들일 겁니다.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돈줄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그런데 보스가 추천하는 사람이 누굽니까?]“천민정입니다. 마크가 만들고 있는 SNS 팀을 잠시 도와준 경력이 있어요.”
[혹시 그 지니어스? 마크가 평소에도 말이 많긴 하지만, 남을 그렇게 칭찬하는 건 처음 봤어요. 한국에 천재가 있다고 몇 시간이나 떠들었어요.]페이스북을 만든 마크도 당연히 천재였다.
그런데 천재인 마크조차 천재라고 부를 정도로 천민정의 능력은 뛰어났다.
“그럼 힌톤 교수님도 만족을 하시겠네요.”
[그건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평생을 연구만 하고 살아오신 분이라 여간 꼬장꼬장하신 게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쫓을 수도 있어요.]“그런 부분까지 제가 신경 쓸 수는 없죠.”
[아! 그리고 영국 고용노동부와 대화가 잘 끝났습니다. EPL 구단주와 유명 선수와 감독의 추천서를 보내 주니 취업 비자를 발급해 주겠다고 합니다. 아주 약간의 로비도 곁들이긴 했습니다.]역시나 데이비드는 일 처리가 깔끔했다.
이렇게나 깔끔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만큼 간을 혹사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고생했어요. 당분간은 술 마시지 말고 건강 관리에 들어가세요.”
[안 그래도 요즘 한국식 찜질방에 매일 출근하고 있어요. 술기운을 쫙 빼는 데 찜질방만큼 좋은 곳이 없더라고요.]“필요하면 SAVE 투자회사 옆에 찜질방을 하나 만들어 드리죠.”
[나중에 생각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데이비드와의 통화를 끝내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한숨을 돌리려고 했지만, 나에게 그런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똑똑, 노크와 함께 태우전자 우성일 사장이 부회장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시죠? 갑자기 연락도 없이 찾아오시고.”
“죄송합니다. 코코아톡을 개발하고 있는 임재범 대표가 워낙 닦달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찾아왔습니다.”
“코코아톡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는데 앞으로 생길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일전에 파견 보냈던 사람을 정식으로 채용하고 싶다고 합니다.”
“안 된다고 하세요. 이미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저도 안 된다고 했는데 제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빌다시피 했습니다. 코코아톡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임재범 대표까지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마크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임재범 대표였다.
그 또한 천재과에 속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그도 천민정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었다.
“다른 인원을 파견 보내 주겠다고 하면서 달래 보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보고드릴 사안이 있습니다.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태우전자의 매출이 지난 분기 대비 21%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누렸네요.”
“한국 가전제품 시장이 정확히 3등분 되었습니다. 1등은 삼진전자이고 드디어 우리가 CL전자를 앞질러 2위에 올랐습니다. 1위부터 3위까지의 격차가 5%도 나지 않으며, 가전제품 종류에 따라 순위도 달라지고 있긴 합니다.”
삼국지도 아니고, 가전제품 시장은 뚜렷한 3강 구도로 자리를 잡았다.
아이폰과 애플-태우 TV 등을 통해 엄청난 매출을 올린 태우전자였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삼진전자까지 잡으려면 좀 더 고생을 하셔야 겠군요.”
“월드컵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한 번만 더 있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우성일 사장의 목소리였지만.
실상을 뜯어 보면, 스스로는 삼진전자를 넘어서지 못하고 외부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럼 계속해서 고생하세요. 믿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사와 함께 밖으로 나가는 우성일 사장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못마땅했지만, 아직 태우전자를 맡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기에 그를 사장 자리에 앉혀 둘 수밖에 없었다.
“천민정 같은 사람이 또 있으면 좋을 건데.”
물론 천민정의 능력은 CEO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
천민정처럼 S급 능력을 보유하되 경영 관련 능력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한번 찾아볼까?
나는 태우그룹의 많은 직원의 인사 기록 카드를 살펴보긴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살펴본 것은 아니었고, S급 경영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우리 회사에 다니고 있을 수도 있었다.
틈날 때마다 확인해 보자.
태우그룹의 모든 직원의 인사 기록 카드는 전산으로 저장되어 있었고.
부회장인 나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인사 기록 카드를 확인할 자격이 되었다.
딸깍! 딸깍!
반복적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인사 기록 카드를 넘겨 보았다.
태우그룹이 재계 1위에 오른 만큼 우수한 인재가 많았지만, 태우전자를 맡길 만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업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베트남으로 가시고 난 뒤의 저택은 삭막할 정도로 조용했다.
딸깍! 거실에 불을 켜자 그제서야 시계가 보였고, 이미 11시가 훌쩍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
옷을 대충 벗어 던지고 욕실로 향했고.
세수를 하기 위해 거울을 보는 순간, 공포영화를 본 것인 양 놀랐다.
토끼보다 더 붉게 충혈되어 있는 눈이었다.
모니터에 눈 한 번 떼지 않고 인사 기록 카드를 뒤적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괜스레 거울에 물을 뿌려 뿌옇게 만들고는 빠르게 샤워를 끝마쳤다.
드디어 침대로 몸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이었고, 나는 쓰러지듯 침대와 하나가 되었다.
제발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기를.
침대 바로 옆에 휴대폰을 놓으며 부탁을 했지만.
어김없이 바삐 몸을 떨어대는 휴대폰이었다.
“이 시간에 누구야.”
짜증스레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확인했다.
처음 보는 발신 번호에 잠시 고민을 했지만, 혹시 몰라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
[천민정이에요. 잠시 통화 가능할까요?]“당연하죠. 무슨 일이세요?”
얼른 말투를 바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천재들도 인정한 천재와의 통화라면 시간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힌톤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든 생각이 있어서요.]“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지금 수준의 인공지능으로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고성능 인공지능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활용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예를 들면요?”
[SNS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광고라고 들었어요. 그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에 맞는 맞춤 광고를 추천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잠시 할 말을 잃었다.
회귀 전, 페이스북은 맞춤형 광고 방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천민정이 스스로 미래에나 가능한 기술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하지만 맞춤형 광고를 하기 위해선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직접 하려면 엄청난 인력이 소모되는 일이죠.”
[그 과정을 알고리즘으로 만들면 인력은 전혀 소모되지 않아요.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거죠. 그리고 고객의 관심사에 맞는 광고만 노출되도록 만들면 광고주도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어요.]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이런 대화를 누워서 받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지금 기술력으로 가능할까요?”
[충분히 가능해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을 해야 인공지능 개발에도 더욱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그럼 한번 만들어 보세요. 혹시 또 다른 아이디어도 있으시나요?”
[간단한 구상 정도만 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말씀드려도 될까요?]“당연하죠. 작은 아이디어라도 괜찮습니다.]
천재가 아이디어를 낸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작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획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니까.
[이건 인공지능과 별 관련은 없는 아이디어긴 한데. SNS 사용자가 좀 더 SNS를 자주 사용하게 하려면 푸쉬 알람 성능을 강화해야 할 것 같아요.]“어떤 식으로 강화하면 될까요?”
[누군가가 댓글을 달면 문자 형태의 푸쉬 알람을 보내 SNS에 접속하도록 만드는 거죠.]“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으시겠어요?”
[간단한 프로그래밍만으로도 가능해요.]“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나요?”
어느새 피곤이 싹 가셨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천민정의 아이디어였고.
대다수가 회귀 전에 사용했던 기술들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기술도 있었기에 나는 통화에 푹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