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76)
독식하는 재벌 3세-176화(176/518)
176화. 소셜 네트워크 (5)
KS텔레콤 임원급 회의.
점유율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기에 회의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그리고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세이월드 인수를 적극 주장했던 박동희 부사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아니 세이월드 접속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괜찮은 아이템을 공들여서 가지고 오면 뭐 합니까! 관리를 이렇게 하는데.”
“경쟁 SNS가 출시되면서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페이스북의 경우엔 태우통신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페이스북을 나도 봤는데 별거 없어 보이던데 왜 그쪽에 유저를 빼앗기는지 모르겠군요. 배경음악과 아바타 관련 아이템 할인 행사에 들어가세요. 그렇게 하면 다시 유저들이 돌아오지 않겠어요?”
세이월드가 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저 목소리 큰 박동희 부사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임원진이었다.
“그런데 부사장님, 서광수 대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세이월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굳이 그에게 거금을 줄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계약서에 몇 가지 조항을 달아 뒀어요. 그 조항을 들이밀면 인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겁니다.”
서광수 대표는 세이월드를 만든 창업자였지만.
지금은 세이월드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고, 자신이 만든 세이월드를 KS텔레콤에 강탈당한 처지가 되었다.
자식 같은 세이월드를 강탈당한 것도 서러운데, 인수 비용까지 강제로 깎이게 된 상황이었다.
“서광수 대표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언론전을 펼치면 시끄러워집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떻게 하겠어요? 설마 선배를 향해 고소라도 하겠어요? 고소를 하는 순간 동문 커뮤니티에서 바로 제명이에요. 그리고 대기업을 상대로 고소를 해 봐야 이길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럼 서광수 대표 건은 최대한 인수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래도 저와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인데 너무 강압적으로는 하지 말고, 잘 타일러 보세요.”
서광수 대표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 그들이었고.
다시금 세이월드의 점유율 상승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술 개발은 끝났는데 출시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태우그룹 쪽에서 특허로 등록을 해 둔 기술들이었습니다.”
“우회해서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쉽지가 않습니다. 태우 쪽에서 소송을 걸면 세이월드가 폐쇄될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참 지독한 곳이라니까. 그리고 우리 KS가 뭐가 부족해서 매번 태우를 뒤쫓아 가는 겁니까! 태우가 상상도 못 할 그런 기술을 만들어 보세요!”
화가 잔뜩 난 박동희 부사장이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화만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읽은 임원 한 명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들었다.
“올해만 지나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이번 대선에서 태우그룹은 그 어느 곳에도 선거 자금을 뿌리지 않았다고 정치권에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잘났다고 생각하니 그런 오만한 짓을 하는 거죠. 대선만 끝나면 정치권에서 태우를 아주 신나게 물어뜯겠군요.”
“정치권을 잘만 이용하면, 태우통신을 나락으로 보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코코아톡인지 뭔지 하는 건 무조건 없애 버려야 합니다.”
다른 통신사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코아톡을 이용해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게 된다면, 문자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급감해 버린다.
“지금은 움직이기 힘들고, 대선만 끝나면 다른 통신사와 힘을 합쳐 강하게 밀어붙여야겠군요.”
“그동안만 잠시 참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오만과 자만에 빠진 태우그룹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쯧쯧, 한국에서 기업 하겠다는 사람이 정치권과 연을 끊으려고 한다니. 오만의 대가를 아주 처절하게 치러야 할 겁니다.”
회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들은 이미 태우그룹이 정치보복을 당할 것을 예상하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
대전에 위치한 어은 공원.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유독 고개를 푹 숙이고 공원을 뱅글뱅글 도는 사람의 모습이 더욱 눈에 띄었다.
“고민이 많으신가 보군요.”
“누구? 김민재 부회장님?!”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의 정체는 서광수 대표였고.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대전까지 내려와 어은 공원을 돌아다녔다.
“어때요? 사회가 생각보다 잔인하죠? 성공을 위해서라면 동문도 이용하다 버리는 곳이죠.”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야 부회장님에게 저에게 하신 제안이 얼마나 좋은 제안인지 깨달았습니다. 선배라는 작자의 말만 믿었다가 이 꼴이 되었습니다.”
서광수 대표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전해 들었다.
세이월드를 강탈당하고, 약속한 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단다.
회귀 전에는 그나마 돈은 제대로 받았는데 이번 생에는 내가 개입해서 그런지 더욱 처참한 꼴이 되어 버린 서광수 대표였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모르겠습니다. 소송을 진행할까 생각도 해 봤지만, 이미 KS 쪽에서는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인단을 꾸려 놓았고, 언론전을 펼치려고 하니 언론사는 대기업의 편이라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광수 대표는 패배감에 절어 있었다.
이전에 만났던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한 사내였다.
사회의 더러움에 넘쳐흐르던 자신감은 사라졌고, 온통 패배와 좌절 같은 어두운 감정만이 가득했다.
“복수를 하고 싶은데 할 방법이 없다는 말이군요.”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라면 팔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는 있지만,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시겠습니까?”
“하겠습니다! 복수만 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제안도 제대로 듣지 않고 수락부터 하시는군요.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지 않으셨나요?”
“제가 가진 게 뭐가 더 있겠습니까? 이제는 뺏어 갈 것도 없으니 계약서를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분노에 반쯤 미쳐 있는 서광수 대표였다.
뭐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람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기에 분노만큼 좋은 자극제는 없으니까.
“복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당신이 만든 세이월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거죠. 그렇게 된다면 KS텔레콤도 큰 타격을 받게 되지 않겠어요? 자식 같은 세이월드를 서광수 대표의 손으로 끝낼 수 있겠습니까?”
“지금의 세이월드는 제가 만든 세이월드가 아닙니다. 그저 비슷한 겉가죽만 덮어쓴 복제품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제 손으로 꼭 없애 버리고 싶습니다.”
지금의 세이월드는 고객의 돈을 뽑아내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서광수 대표가 만들고자 했던 이상향과 완전히 어긋나 있었다.
“그럼 페이스북 한국 법인장 자리를 맡으시겠습니까?”
“페이스북이 태우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제 예상보다 더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법인장 자리를 제 마음대로 결정할 정도는 되죠. 어떻게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활용해 어떻게든 세이월드를 꼭 망하게 만들겠습니다!”
“그럼 저와 지금 바로 가시죠.”
서광수 대표의 분노가 식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
우린 차를 타고 대전에서 서울로 이동했고, 태우 IT 근처에 있는 페이스북 한국 법인에 도착했다.
“여기가 앞으로 서광수 대표가 일하게 될 곳입니다. 아! 이제 서광수 법인장이라고 불러야겠군요.”
“직원의 수가 얼마 되지 않아 보입니다.”
“개발 작업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고, 태우 IT에서도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한국 법인에는 직원이 많을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이제 직원을 더 뽑을 계획입니다.”
“혹시 제가 몇 명을 데리고 와도 되겠습니까?”
“법인장 추천이면 몇 명이든 상관없습니다.”
“세이월드 개발에 참여했던 직원들을 전부 데리고 오겠습니다.”
서광수 대표가 추천하는 인재라면 믿을 수 있었다.
세이월드 개발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우리가 모시고 와야 할 인재였다.
“아! 그 전에 보여 주고 싶은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어요. 태우 IT 직원들이 만들고 특허 등록까지 마친 아이디어들이죠.”
“네 알겠습니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서광수 대표였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보는 순간 그의 눈빛이 확 변했다.
“제가 줄곧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입니다. 아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아이디어입니다. 세이월드에 적용하려고 했지만, 기술 개발의 한계로 만들지 못했던 것들인데 이미 완성이 되어 있었을 줄이야….”
“아직 보여 드리지 않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습니다. 다 보시고 얘기를 나누도록 하죠.”
서광수 대표는 계속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회귀 전에는 세이월드에 적용되었던 기술이었지만.
내가 선점해서 사용을 막은 아이디어도 있었고, 천민정과 새롭게 만들어 낸 아이디어도 있었다.
“미니홈피는 제가 세이월드에 꼭 적용하려고 했던 아이디어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버전 페이스북에 적용을 하시면 되겠군요.”
각 나라마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르기 마련이었다.
심플한 디자인과 성능을 자랑하는 페이스북이었지만,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기 위해선 미니홈피 같은 아기자기한 요소가 필요했다.
물론 기존의 페이스북에는 적용할 생각은 없었다.
한국형 페이스북을 따로 만들어 투 트랙으로 진행할 계획이었고, 이는 세이월드를 빠르게 망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미니 홈피를 비롯한 아이디어 몇 개만 적용해도 올해 안에 세이월드의 점유율을 반토막으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그럼 하루빨리 작업을 시작해야겠군요. 직원의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 드릴 테니 마음 놓고 직원들을 데리고 오세요.”
“지금 바로 연락을 돌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법적인 문제는 태우그룹 차원에서 막아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감사합니다!”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는 서광수 법인장이었다.
그의 눈은 광기에 휩싸여 있었고, 강탈당한 세이월드를 자신의 손으로 망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
김민재 부회장이 대전에서 서광수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천민정은 청담동에 위치한 한정식 집에서 아주 의외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서 드세요. 허허, 설마 제가 불편해서 식사를 못 하고 있는 겁니까?”
“아, 아닙니다! 절대 회장님이 불편해서가 아닙니다. 이런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먹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만나고 있는 사람은 김태중 회장이었다.
베트남에서 극비리에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중 회장의 첫 일정이 천민정과의 점식 식사였다.
“허허, 이런 음식이라고 먹는 방법이 뭐가 다르겠어요. 그저 자신만의 방식으로 먹으면 그만이죠.”
“회장님, 그런데 혹시 김민재 부회장님과의 열애설 기사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만드셨다면, 모든 것이 오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아무런 사이가 아닙니다. 혹시 제가 김민재 부회장님의 옆에 있는 게 불편하시다면 밖에서 아이디어 회의도 하지 않겠습니다!”
천민정의 목소리가 떨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된 그녀였고.
안정된 직장과 높은 연봉으로 삶의 질이 달라져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 느껴 보는 행복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천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