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80)
독식하는 재벌 3세-180화(180/518)
180화. 최고의 방어 (4)
16대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이미 끝난 선거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나고 있었다.
5월부터 10월까지 15%차이 이상 격차를 내며 야당 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었다.
“부회장님! 여당 후보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혹시 단일화 협상 이야기도 나오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3위 후보인 장 후보와 여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진행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장명준 후보.
그는 현재그룹의 사람으로 장영주 회장의 5남이었고.
현재 중공업의 대표이자 한국 축구 협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었다.
“월드컵 특수로 지지율 1위까지 찍더니 결국엔 단일화 협상까지 가게 되었군요.”
“단일화가 성공하게 되면 선거의 판세는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야당 후보가 자식 병역 문제로 여론이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가 당선이 되든 우리와는 크게 상관 없는 일이죠.”
선거 자금을 지원해 줬다면야 관련이 있겠지만.
우린 선거 자금을 한 푼도 지원해 주지 않았기에 딱히 지지하는 후보가 있지 않았다.
“그래도 친기업 성향인 야당 쪽 인사가 당선되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정계와 재계가 이제 분리될 때가 되었어요.”
“부회장님의 말대로 되면 좋겠지만, 한국의 상황은 아직 그렇게 되기엔 멀었습니다.”
내가 너무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걸까?
하지만 계속해서 정치권에 끌려다닐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악순환을 끊어 내고 싶었다.
그 과정이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
한국이 대선으로 시끄러울 때.
미국은 세계를 떠뜰썩하게 만들고 있었다.
미국 정치권과 친밀한 데이비드가 최신 소식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정당화 법안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통과를 했습니다.”
“911테러가 일어난지 이제 1년이 지났군요. 여전히 미국의 분노가 가시지 않았나 봅니다.”
“사실 명분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이라크 망명자들이 대량 살상 무기를 이라크가 개발 중에 있다는 정보를 흘리고 있어 최소한의 명분이 갖춰졌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고, 이라크 전쟁은 피할 방법은 없었다.
“내년 중으로 전쟁이 일어나겠군요.”
“이라크 전쟁을 유도하는 세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석유 기업들이 석유 유통망 확보를 위해 이라크를 공격한다는 설도 있고, 군수 회사들이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음모론이야 믿을 게 못 되죠. 중요한 건 전쟁은 일어난다는 것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특히나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겠군요.”
이라크는 세계 5대 산유국이다.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올해부터 유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더 크게 상승하게 될 겁니다.”
“SAVE 투자회사가 유가에 큰 투자를 한 상태라 꽤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쟁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는 하지만.
전쟁이 돈이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우린 이미 걸프전을 통해 큰돈을 벌었던 경험도 있었기에 체계적인 방법으로 돈을 쓸어 담고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러시아 쪽에선 희소식이겠군요.”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 천연가스의 수요가 늘기 마련이고,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원유도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니 러시아로서는 매우 좋은 상황입니다.”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가스 프롬.
나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스 프롬이 이득을 보면 나도 이득을 보는 구조였다.
게다가 한국으로 들여오는 원유와 가스의 경우엔 안정적인 가격으로 가지고 올 수 있기에 태우정유 입장에서도 매우 좋은 상황이었다.
“이라크 전쟁이야 미국 정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린 우리 일에만 신경을 쓰면 됩니다. 시간이 남으면 다이먼도 좀 도와주고요.”
“안 그래도 핀테크 은행에 제 친구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꽤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라 핀테크 은행의 신뢰도 상승과 홍보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잘했어요. 애플과 SAVE 투자회사의 주거래 은행이라고 해도 신생 은행이라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핀테크 은행의 성장은 아주 중요했다.
내가 SAVE 투자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그 이후에는 SAVE 투자회사에서 하던 일을 핀테크 은행에서 맡아서 해야만 했다.
“그리고 은밀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핀테크 은행의 지분 35%를 인수했습니다. SAVE 투자회사와 보스와의 연관성을 웬만해서는 찾을 수 없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지금이야 SAVE 투자회사 정보를 미국 정부에서 막아 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겠죠.”
부시 정권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지원해 주기도 했고, 911테러에서도 큰 도움을 주었기에 받을 수 있는 도움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는 무제한이 아니었고.
임기가 끝나는 순간 미국 정부로부터 받던 도움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물론 다음 대통령도 내가 지원하는 사람이 당선이 된다면 도움을 계속 받을 수도 있겠지만.
***
오늘도 천민정과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 위해 호텔 회의룸을 찾았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TV를 켜 둔 상태였고, 나는 자꾸만 눈을 TV 쪽으로 돌려야만 했다.
오늘이 바로 16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부회장님, 선거 개표 상황을 다 보시고 회의를 진행할까요?”
“개표 상황을 다 필요는 없고, 출구조사 결과만 보고 회의를 재개하도록 하죠.”
대통령 선거의 경우 출구 조사의 적중률은 100%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출구조사 결과가 매우 중요했고, 아이디어 회의를 중단한 채 TV 앞에 섰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방송 3사에서 동시에 출구조사 결과를 쏟아 내었다.
“방송 3사 모두 여당 쪽 후보가 2~3% 우세하게 나왔어요.”
“역시 여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는군요.”
역사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대통령 선거 결과였다.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시대의 흐름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기도 했다.
“다시 회의를 시작하죠.”
“격차가 2%밖에 나지 않아요. 개표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 않은데 괜찮으시겠어요?”
“개표 시간에 따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긴 하겠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나느 TV를 끄고 의자에 앉았고.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천민정도 곧장 의자에 앉았다.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설마 인공지능 개발에 진전이 있나요?”
“초기형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은 아니고, 고작해야 음성 인식을 통해 입력이 가능하고, 간단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해요.”
이게 어떻게 고작이란 말인가?
음성으로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음성인식 오차율은 얼마나 되죠?”
“영어의 경우엔 90%가 넘고, 한국어도 80%가 넘어요. 평균적으로 75% 이상이에요.”
“음성인식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요?”
“알람 설정 같은 기본 기능도 가능하고,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이름으로 전화나 간단한 메시지 전송이 가능해요.”
짝짝짝!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출구 조사 결과에 승리한 대선 후보를 향해 박수 치듯이 아주 열광적으로.
“그렇게 칭찬받을 기술은 절대 아니에요.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걸요. 약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해요.”
“충분히 대단해요.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딱 좋아요.”
“딥러닝 기술을 탑재하지도 못했고,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에도 접근하지 못했어요.”
딥러닝 기술과 생성형 인공지능도 물론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에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의 인공지능이 필요했고.
그 기술을 힌톤 교수팀과 천민정이 함께 만들어 낸 것이었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에 적용이 가능한가요?”
“프로젝트 실험 자체를 아이폰을 통해 진행했어요. 음성 인식 장치도 아이폰의 마이크였고, 기능 실행도 아이폰에 탑재된 기능을 통해 실험을 했어요.”
“지금 당장 탑재가 가능하다는 말이군요.”
“지금의 아이폰은 조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다음 버전의 아이폰에서는 문제없이 구동이 가능해요.”
아이폰에 또다시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가 개입하지 않았어도 애플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겠지만, 나로 인해 도입 시기가 몇 년이나 앞당겨졌다.
물론 공짜는 아니긴 했다.
그 대가로 나는 엄청난 지분을 획득했고.
애플은 로얄티로 거액의 금액을 태우그룹에게 넘겨주어야만 했다.
“그런데 아직도 미국으로 갈 생각은 없나요? 이보다 더 높은 기술 개발에 참여하려면 화상 회의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부회장님도 미국으로 가시나요?”
“미국으로 단기 출장을 갈 수는 있지만, 태우그룹이 한국에 있는 한 한국에 남아야죠.”
“그럼 저도 한국에 남아 있을래요. 차라리 힌톤 교수님의 프로젝트 팀을 한국으로 데리고 오는 건 어때요?”
나쁘지 않은 생각이긴 했다.
기술 유출을 막고, 보다 가까이에서 챙길 수만 있다면 성과를 앞당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을 기피하는 연구진이 많다는 것에 있었다.
한국이 북미에만 있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겠지만, 한국과 미국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지금 당장은 힘들죠. 하지만 연구진이 스스로 한국에 오고 싶게끔 만든다면야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그런 방법이 있나요?”
“안 그래도 생각 중이던 계획이 있어요. 공학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인재 양성? 설마 대학이라도 하나 차리시려고요? 태우그룹에서 후원하는 대학교가 이미 있지 않아요?”
할아버지는 교육에 꽤 관심이 많으셨다.
그렇기에 수원에 위치한 대학교를 인수하다시피 하셨었다.
하지만 내 기대치를 충족시키엔 부족했다.
한국은 좋은 머리를 가진 사람은 공대가 아니라 의대를 지원하니까.
서울대에 들어가도 재수를 해서 의대를 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주 유명한 공대 하나를 한국에 유치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인재 양성을 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 팀에게는 교수직을 제공할 수 있으니 1석2조 아니겠어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힌톤 교수님을 한국으로 데리고 올 수만 있다면 찬성이에요!”
“힌톤 교수님이 혹할 정도로 유명한 공대를 유치해야겠군요.”
이미 생각해 둔 대학이 하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과 대학이자 IT 기업의 주요 자리는 모두 그 대학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대학.
“인도 공과대학교(IIT) 캠퍼스를 한국에 유치할 겁니다.”
“IIT를 한국에요? 힌톤 교수님 프로젝트 팀에도 IIT 출신 엔지니어들이 상당히 많아요.”
ITT 한국 유치.
실리콘 밸리로 빠져나가는 ITT 출신 엔지니어를 태우그룹이 흡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