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84)
독식하는 재벌 3세-184화(184/518)
184화. 합동 연설 (3)
태우IT 사무실에서 긴급회의가 열렸다.
부회장인 내가 주관하는 회의였고, 비트코인 프로젝트팀과 게임 플랫폼에 가입한 게임사 대표들이 회의에 참가했다.
“다들 바쁜 시기인데 이렇게 불러내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태우그룹의 도움으로 중국 진출에 성공했는데 언제든지 부르면 와야지요.] [중국 진출 덕분에 매출이 5배가량 높아졌습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게임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게임사 대표들은 하나같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국 게임사가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태우그룹을 통해서만 판호를 얻을 수 있었기에 갑과 을의 관계라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갑이 횡포를 부리는 것도 아니었다.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으니 매출의 일부를 강탈할 수도 있는 구조였지만.
다른 게임 유통사보다 더 낮은 수수료만 받고 있었기에 게임사 대표들이 태우그룹을 싫어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오늘 회의의 주제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전용 게임의 상황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매출이 괜찮게 나오고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상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신경 써서 만들었어야 한다는 후회까지 들 정도입니다.] [지금이야 PC용 게임에 비해 매출이 낮긴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날수록 매출도 상승할 것이기에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아이폰 전용 게임도 태우그룹이 꽉 잡고 있었다.
이 경우엔 애플과 수익을 나눠야 했기에 PC용 게임보다는 수수료를 더 받고 있긴 했지만.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적은 투자로 의외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수수료를 아까워하지 않았다.
아까워하면 양심이 없는 사람이지.
스마트폰 전용 게임의 투자비를 내가 다 내줬고, 태우IT 직원까지 동원해 게임을 만들어 줬는데.
“아주 좋군요. 게임 플랫폼은 가입한 모든 게임사의 매출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당연히 알다마다요! 게임 플랫폼에 가입하고 매출이 5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다른 통신사에서도 게임 플랫폼과 비슷한 걸 만들고 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언제까지나 태우그룹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아주 좋은 분위기였다.
분위기가 충분히 달궈졌으니 이제 본론을 꺼낼 차례였다.
“매출 증진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게임 플랫폼에 있는 대부분의 게임이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만들었습니다.”
“가상화폐라고 하시면 게임 머니 같은 걸 말씀이십니까?”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입니다. 오히려 달러 같은 화폐에 가까운 개념이죠.”
“그럼 현금 거래를 가능하도록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너무 위험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는 불법은 아니었다.
게임사에서 자체 규정으로 현금 거래를 막을 뿐이었다.
그러는 이유를 쏟아 내는 게임사 대표들이었다.
[현금 거래가 가능해지는 순간, 정치권에서 게임을 도박으로 규정하고 제재하려고 들 겁니다.] [그리고 해커나 치팅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저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작업장을 차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화 상품권을 현금처럼 거래하는 것과 뭐가 틀리겠습니까? 우리 게임사에서는 문화 상품권을 통해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도 규정으로 막고 있습니다.]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비트코인과 게임의 결합은 지금 당장은 게임사에 큰 이득을 주는 시스템은 아니었다.
비트코인의 실용성을 증명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책이었으니까.
“문화상품권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문화상품권은 종류 자체가 현금 상품권이지만, 가상화폐의 경우엔 현금으로 취급받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사행성 조장이라는 말도 피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도 결국 돈을 주고 사서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돈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채굴이라는 방식을 통해 획득할 수도 있죠. 자세한 설명은 비트코인 프로젝트팀에서 해 줄 겁니다.”
바톤을 할 핀니 팀장에게 넘겼다.
그는 자신의 팀이 만든 비트코인의 신뢰성과 우수성을 강조하는 설명을 이어 나갔고.
채굴 방법, 게임사에게 돌아가는 이득, 그리고 비트코인의 미래까지 열변을 토했다.
1시간이 넘는 설명 시간이 끝나고.
여전히 어리둥절해하는 게임사 대표들을 향해 내가 다시 나섰다.
“비트코인을 이용하게 되면, 일정량이 게임사로 돌아가게 됩니다. 지금이야 가치가 없다시피 하는 비트코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덩어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 금덩어리가 될지 쓰레기 더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회장님이 추천하신다고 하니 우리 게임에는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을 적용할 수 있는 지원 인력만 넉넉히 보내 주십시오.]반강제적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인 게임사 대표들이었다.
처음으로 갑의 횡포라고 할 수 있는 일을 게임사에 강요했다.
나에게 실망을 했을 수도 있고,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년만 지나도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게임사 대표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어 줄 테니까.
나중에 더 달라고 하지나 마시라고요.
***
비트코인을 출시하고 한 달이 지났다.
기획실은 태우증권의 도움을 받으면서까지 비트코인의 상황을 분석했고, 오늘 그 결과를 기획실장이 가지고 들어왔다.
“게임 업계와 한국형 페이스북, 그리고 음원 사이트에 비트코인 적용이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사용자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외환은행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하기에 사용자가 늘고 있기는 합니다.”
“은행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신뢰도가 상승하기 마련이죠. 지금이야 비트코인이 생소해서 사용을 꺼려 하지만, 적응만 되면 사용자가 대폭 증가할 겁니다.”
회귀 전에도 비트코인은 출시 초기에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비트코인의 가치를 깨닫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까진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내가 개입함으로써 게임, SNS 등에서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니까.
“신뢰도 상승을 위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 채굴량의 30%를 우리가 보유한 상태에서 비트코인을 출시했습니다. 우리가 임의대로 비트코인의 가격을 움직일 수 있다고 의심받으면 비트코인 신뢰도 상승이 어렵습니다.”
“안 그래도 핀테크 은행에 10%를 넘기고, 애플과 구글, 아마존 그리고 페이스북에도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넘길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신뢰도 상승을 위해선 신뢰도 있는 기업의 참여가 필요했다.
내가 보유하거나 내가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에게만 비트코인을 넘겨도 그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다른 회사로 비트코인을 넘긴다고 한들.
그 회사의 지분을 내가 쥐고 있으니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긴 것에 불과했다.
“외국 기업으로 비트코인 보유량을 이전하는 이유가 설마 외국 사용자를 늘리기 위함이십니까?”
“그런 이유도 있죠. 한국의 전 국민이 사용해 봐야 5천만 인구에 불과하죠. 하지만 미국 사람들까지 사용하면 최소 6배 이상 사용량을 늘릴 수 있어요. 유럽과 중국까지 더해지면 수십 배가 증가하고요.”
모든 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한국에서만 비트코인이 사용되면, 수요가 한정적이지만.
세계 시장에 풀어 버리면 수요가 폭증하게 되어 있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증가하면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사업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 문제는 비트코인 프로젝트팀에서 감시하고 있어요. 한 컴퓨터로 하루에 채굴할 수 있는 양을 한정해 두기도 했고, 1년에 채굴할 수 있는 양까지 제한이 있어요. 그리고 지역 락을 거는 방법도 구현해 뒀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획기적으로 비트코인의 사용량을 늘리는 방법도 있긴 했다.
유명 인사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홍보하게 한다면 가치는 폭증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었고, 최소 몇 년은 천천히 스며들도록 한 뒤에나 그런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아!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지는 않고 있나요?”
“그 어떤 정치인도 비트코인 관련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코코아톡에 적용한 핀테크 문제조차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직도 불법 대선 자금의 후폭풍이 여의도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싸우기 바쁜 정치권이었다.
서로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안달이 난 상태였고.
덕분에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간섭이나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순항할 수 있었다.
“다행이군요. 그리고 CES는 어떻게 되었죠? 제가 워낙 바빠서 올해 CES는 챙겨 보지 못했네요.”
“올해는 딱히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삼진전자에서 출시한 매트릭스폰이 관심을 끌었고, CL전자의 전자 제품이 혁신상을 다수 받았습니다.”
“CL전자가 재미를 많이 봤군요.”
“창호형 에어컨부터 새로운 디자인의 피쳐폰까지.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역시나 가전제품은 CL전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축적된 기술력도 남달랐고, 그룹 차원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CL전자였다.
“CL전자의 점유율이 꽤 오르겠군요.”
“올해 상반기는 CL전자가 가전제품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태우전자는 3위에 머물 것 같습니다.”
“상반기의 주인공은 CL전자에게 넘겨주죠. 하지만 하반기가 되면 달라질 겁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상반기를 버렸다.
폭우가 내리기 위해선 비구름이 모여야지만 가능했고.
올해 상반기 태우전자는 힘을 축적하는 시기였다.
***
매년 봄이 짧아지는 건 기분 탓일까?
6월이 되자 서울의 기온이 20도를 훌쩍 뛰어넘었고.
나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애플의 제품 발표회인 WWDC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준비는 잘 되어 가십니까?”
“왜 이제야 왔는가! 자네가 없어서 제대로 예행연습을 하지도 못하고 있었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무대에 서는 겁니까?”
“당연하지 않은가. 그럼 설마 나 혼자 다 하길 바랐던 건가?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닌가?”
“그건 아니지만, 제가 직접 제품을 개발한 연구원이 아니라 부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행사장에서 스티브를 만났다.
나는 아주 반갑게 그를 맞이했지만, 스티브는 나를 나무라고 있었다.
마치 약속 시간에 늦은 사람을 나무라듯이.
하지만 나는 정말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고.
무대에 설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로 샌프란시스코로 날아왔었다.
“대본은 이미 다 준비되어 있으니 그리 어렵진 않을 걸세. 동선을 맞춰 보기만 하면 되니 어서 따라오게나.”
“꼭 제가 나서야 합니까? 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 나올 건가? 그럼 나도 무대에 서지 않겠네!”
스티브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던가?
협박까지 하는 스티브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무대에 올라서 예행연습에 동참해야만 했다.
뭐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라도 태우그룹과 더불어 내 이름을 알릴 필요가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