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86)
독식하는 재벌 3세-186화(186/518)
186화. 합동 연설 (5)
애플이 주최한 WWDC.
제품 발표회의이자 개발자 회의였고.
발표회가 끝나자 5,000명이 넘는 개발자와 함께 다양한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나 이번 회의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주된 관심사였고.
태우전자 제품에 적용된 사물 인터넷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행인 점은 내가 대답을 해 줄 필요는 없었다.
힌톤 교수가 개발자들의 질문에 모두 대답해 주었고.
나는 편안히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으면 되었다.
“교수님! 정체되어 있던 인공지능 기술이 갑자기 급성장한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모든 기술이 그렇지만, 결국엔 돈과 시간 그리고 인력이 중요하죠. 돈 문제는 태우그룹과 애플을 비롯한 여러 투자회사에서 해결을 해 주었죠. 그리고 우리는 꽤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력은….”
잠시 숨을 고르는 힌톤 교수였다.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한국에 있는 천민정 씨의 도움이 매우 컸습니다. 그녀 덕분에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죠.”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인공지능 업계에 종사하는 분이십니까?”
“태우그룹에 속해 있던 IT 전문가죠. 태우그룹의 김민재 부회장이 어렵사리 모셔 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천민정을 극찬하는 힌톤 교수였다.
인공지능 업계의 선구자라 불리는 힌톤 교수가 극찬할 정도로 천민정의 능력은 뛰어났다.
회귀 전에는 한 번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천민정이었다.
아마 음지에서 이름을 날렸었겠지.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양지에서 많은 개발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녀였다.
“아! 그리고 김민재 부회장의 도움이 정말 컸다는 걸 다시금 강조하고 싶군요. 사물 인터넷의 아이디어도 시리의 아이디어도 전부 김민재 부회장에게서 나왔다고 봐도 무방해요.”
획!
5천 명의 개발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나는 얼른 손사래를 치며 겸손을 떨었지만, 이런 내 행동은 갑자기 등장한 스티브로 인해 무색하게 되어 버렸다.
“힌톤 교수님의 말은 전부 사실입니다. 아이폰의 영감을 준 사람도 김민재 부회장이죠. 이런 말을 하면 오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딱 2명의 사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 명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김민재 부회장이죠.”
“허허, 스티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군요. 김민재 부회장은 전문가라긴보단 큰 그림을 그리는 화가에 가까운 사람이죠. 기술이 나아갈 방향과 적용법을 꿰뚫고 있는 선지자랍니다.”
이 사람들이!
이 정도면 칭찬을 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보니 작정하고 나를 놀리려는 속셈 같았다.
“데이비드! 우린 이만 나가죠. 여기에 더 있다간 장난감이 되겠어요.”
“왜요? 저는 더 있고 싶은데요?”
데이비드까지 장난기 섞인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내가 난처해하는 걸 눈으로만 즐기다 못해 카메라까지 꺼내 찍고 있었다.
“그럼 저 혼자라도 가야겠군요. 이따가 회사에서 봐요.”
나는 도망치듯 행사장을 빠져나왔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사 기자들이 입구에서 나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터트렸다.
기자들이 달려들기 전에 얼른 차에 올라탔고, 그대로 행사장에서 멀리 떠났다.
***
다음 날.
나는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핀테크 은행을 찾았다.
전에 왔을 때는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라 은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웬만한 대형 은행 본사보다 더욱 세련되고 깔끔한 은행이 되어 있었다.
“대표님 오셨습니까! 은행장실로 모시겠습니다.”
“다이먼 은행장님이 다 나와 주시고, 영광이네요.”
“농담은 안에 들어가서 마저 하시지요.”
우리는 은행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양복을 쫙 빼입고 근엄한 표정을 짓던 다이먼이 은행장실 안으로 들어오자 표정을 풀었다.
“은행장에 오르고 제일 힘든 일이 뭔지 아십니까? 표정 관리가 제일 힘듭니다. 한국에서 대표님과 일할 때가 벌써 그립습니다.”
“그립다는 사람치고 얼굴이 너무 좋아 보이는데요? 요즘 은행 상황이 많이 좋나 보네요.”
“대표님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SAVE 투자회사에다 애플 그리고 구글, 아마존까지 우리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선택해 준 덕분에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도 우리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 창업자들의 꿈이 무엇일까?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같은 대형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의 우상들이 하나같이 핀테크 은행을 선택한다?
그들과 하나라도 같은 공통점을 만들기 위해 핀테크 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예금 유치는 잘 진행되고 있나 보네요.”
“그리고 페이팔로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습니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에서도 페이팔 사용을 권장해 준 덕분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돈이 전부 핀테크 은행으로 모이겠네요.”
“유치한 예금을 유지하려면 높은 금리를 약속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 SAVE 투자회사의 도움을 받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은행은 안정성을 가장 중시 여긴다.
그렇기에 보통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들을 잡아 두긴 위해선 더 높은 수익이 필요했고, 그 문제를 SAVE 투자회사가 해결해 주고 있었다.
똑똑똑!
한창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있을 때.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노크를 하고 은행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은행장님!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고객이 오셨습니다.”
“왜 그렇게 호들갑이십니까? 고객과 함께 있는 거 안 보이십니까?”
“애플의 스티브가 왔다고요!”
“네? 정말입니까?”
다이먼이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도 전혀 모르는 일이었고, 우린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은행 로비로 내려갔다.
정말 스티브가 은행 로비에 있었고.
실리콘 밸리에 있는 은행이다 보니 고객 대부분이 IT 업계 종사자들이었다.
그들에게는 영웅이나 다름없는 스티브의 등장에 경악을 내지르고 있었고, 얼른 다이먼이 스티브를 은행장실로 안내했다.
“여기까진 무슨 일이십니까?”
“김민재 부회장을 만나러 왔지. 말도 없이 행사장에서 떠나 어딜 가나 했더니 은행에 갔다고 하더군.”
“저를 보려고 은행까지 찾아오셨단 말씀이십니까?”
“내 돈을 굴리고 있는 은행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보고 싶기도 했다네.”
은행장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사생활을 중시 여기는 스티브였기에 짜증을 부릴 법도 했지만, 오히려 손을 흔들어 보이거나 의도적으로 구도를 잡아 사진 촬영이 용의하게 하기도 했다.
“설마 은행 홍보를 위해 이러시는 겁니까?”
“겸사겸사네. 김민재 부회장이 밀고 있는 은행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제품 발표회에서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나도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 하지 않겠나?”
내 생각이 맞았다.
스티브가 핀테크 은행을 찾은 이유는 홍보를 위해서였다.
스티브 스스로도 자신의 위상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은행을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실리콘 밸리에서 핀테크 은행의 신뢰도가 상승한다는 걸 노린 것이다.
다이먼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진심을 담아 스티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해 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애플의 돈을 잘 불려 주세요. 아! 그리고 킴, 자네는 오늘 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갈 생각이었나?”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처리할 일정이 많아 미국에 오래 남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도망치듯 가 버리는 법이 어디 있나. 다음 버전 아이폰 아이디어 회의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
신제품 발표를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다음 버전 아이폰을 구상하고 있는 스티브였다.
“제가 무슨 아이디어를 쌓아 놓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갑자기 아이디어 회의를 어떻게 진행하겠습니까?”
“아이디어 회의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게나. 자네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감을 받으니까.”
스티브는 막무가내였고.
다이먼은 알아서 자리를 비워 주었다.
핀테크 은행장실이 어쩌다 보니 아이디어 회의실로 바뀐 셈이었다.
“지금 생각나는 기술이라고 하면, 보안성 강화를 위해 지문 인식과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겁니다. 앞으로는 휴대폰이 신분증을 대신하게 됩니다. 그러니 보안성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군! 역시 자네와 대화를 나누면 뭐라도 얻게 된다니까. 또 없나? 계속 말해 보게나.”
수첩까지 꺼내 메모를 하고 있는 스티브였고.
나는 숨겨 둔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오픈해야만 했다.
“태우전자에서 개발 중인 기술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아이폰의 액세서리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액세서리?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겐가?”
“우선은 이어폰입니다.”
“이어폰? 아이폰을 사면 이어폰을 같이 넣어 주고 있네만.”
“제가 말하는 건 무선 이어폰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제대로 적용할 수만 있다면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이즈 캔슬링이라면, 헬기나 비행기 조종사가 사용하는 헤드셋에 적용된 기술을 말하는 겐가?”
“그렇습니다. 주변의 소음을 사라지게 하여, 음악 감상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죠.”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태우전자에서 한창 개발을 진행 중이었다.
일본에서 사들인 특허 중에는 노이즈 캔슬링 관련 특허도 있었고, 독일과 미국의 음향기기 제조사로부터 노이즈 캔슬링 특허를 구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했다.
“아이폰의 혁신에 이어 이제 주변 기기의 혁신까지 하자는 말이군. 아주 좋은 생각이야!”
“내년 제품 발표회 이전까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애플에서 적극 지원을 해 준다면 말이죠.”
“그건 걱정 말게나. 디자인부터 호환성 문제까지 관련 전문가들을 한국으로 보내 주겠네. 그리고 또 말해 보게나.”
오늘 진짜 작정을 하고 왔나 보다.
다이먼의 핀테크 은행을 홍보까지 해 줬는데 나도 보답을 하긴 해야겠지.
“스마트 시계도 생각 중입니다.”
“시계? 아이폰을 통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굳이 시계 개발이 필요하겠나?”
“휴대폰이 단순히 연락을 위한 도구에서 아이폰으로 발전했듯이 시계 또한 시간을 보는 도구에서 스마트 시계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자는 말이로군. 흠, 휴대폰 없이 시계만 착용해야 하는 상황을 위한 기능이 필요하겠군. 가령 조깅이나 골프 같은 운동을 할 때를 위한 기능 말일세.”
역시 대단한 사람이었다.
회귀 전에는 2014년은 되어야 출시되는 스마트 워치였다.
10년이나 일찍 그 개념을 꺼내 들었는데 단숨에 받아들이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스티브였다.
“심박수 체크 기능, 지도 기능이 있으면 운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음성 인식 기능과 인공지능을 도입해 간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게 한다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전화와 문자도 가능하도록 만든다면 운동 시에도 긴급한 연락을 받을 수 있겠어.”
우리는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내었다.
무려 3시간이 넘게 스마트 워치와 액세서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아이디어 회의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