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87)
독식하는 재벌 3세-187화(187/518)
187화. 브랜드의 가치 (1)
비행기 시간을 2번이나 조절을 해야 했다.
스티브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고, 어쩌다 보니 10시간이나 늦게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한국이 지금 몇 시죠?”
“오전 8시입니다.”
“곧장 회사로 출근해야겠군요. 이번엔 밤늦게 한국으로 돌아와 집에서 조금 쉬려고 했는데 계획이 틀어져 버렸군요.”
비서실 직원을 대동해서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그는 내가 다시 회사로 출근한다고 하니 눈이 파르르 떨렸다.
“회사까지만 안내해 주시고 바로 퇴근하세요. 저도 간단한 업무만 보고 퇴근할 겁니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저를 악덕 고용주로 만들 생각은 아니시죠? 비서 실장님에게 말씀해 놓을 테니 이틀 정도는 쉬다가 출근하세요.”
“배려 감사드립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며 입국 심사를 마치고 입국장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입국장에 사람이 붐볐다.
“오늘 무슨 아이돌이라도 입국하나 보죠?”
“그런 보고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입국장으로 나갔다.
그 순간! 함성이 터져 나왔고, 카메라 플래시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김민재 부회장님! WWDC 합동 연설 소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태우전자의 모든 신제품이 아이폰과 연동이 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아이폰에 영감을 준 사람이라는 스티브의 말에 대해 자세히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었구나.
뭐 기자들이야 그럴 수 있긴 했다.
WWDC는 워낙 큰 행사였기에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꺄아아악!] [부회장님! 사랑해요!] [여기 한 번만 봐주세요!]아이돌 팬클럽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다수였다.
나는 혹시나 싶어 비서실 직원에게 귓속말을 했다.
“혹시 그룹 차원에서 사람을 동원했나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과한 의전을 지양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배치해 둔 상태입니다.”
그럼 자발적으로 공항에 모였다는 건데.
이전까지는 그러지 않다가 갑자기 오늘 이러는 이유가 있을까?
설마 스티브와 합동 연설을 해서 그런가?
“자세한 이야기는 보도용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길을 열겠습니다.”
입국장 밖으로 나서자.
사람들이 더욱 몰려들었고,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의 도움을 받아 겨우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오랜 비행보다 더욱 기가 빠졌다.
공항에서 회사로 가는 동안에도 멍하니 창밖만을 바라봤고, 부회장실로 돌아와서야 정신이 들었다.
“기획실장님, 제가 미국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합동 연설이 실시간 중계가 되었고, 개발자 회의에서 스티브의 발언이 공중파 뉴스를 통해 몇 번이나 보도되었습니다.”
“우리가 애플과 협업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이번엔 반응이 남다르군요.”
“그만큼 태우전자의 신제품이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폰을 보유한 고객들로부터 신제품 출시 문의가 끊임없이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부회장님의 팬클럽이 정식 창설되었습니다.”
팬클럽?
무슨 기업가의 팬클럽이 생긴다는 말인가?
하긴 장영주 회장이나 장명준 협회장의 경우엔 대선에 나갈 정도로 한국에선 기업가의 인기가 좋은 편이긴 하지.
“혹시 기획실에서 팬클럽 창설을 주도한 건 아니시겠죠?”
“절대 아닙니다. 하고 싶어도 그럴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부회장님의 팬클럽 대다수가 10대와 20대입니다. 기획실에서 동원할 수 없는 나이대의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일정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 주세요. 제가 힘든 건 괜찮지만, 혹시라도 사고라도 발생하면 곤란해지니까요.”
“일정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경호 인력도 추가 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팬클럽 이야기는 여기까지.
더 중요한 주제가 많이 남아 있었다.
“태우전자 신제품 출시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죠?”
“이번 달 말일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과 중국 시장 출시 역시 늦어도 다음 분기 이전에는 진행될 수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법.
아이폰3의 열기가 식기 전에 최대한 빨리 아이폰과 연동되는 가전제품을 출시해야 했다.
“생산에는 문제가 없겠죠? 설마 물량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곤란합니다.”
“기존 전자제품보다 2배 이상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물량 부족보다는 재고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물량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노폰 때부터 물량 문제로 골치를 썩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그래서 아이폰 연동 가전제품의 물량을 조금은 과하게 생산 지시를 내렸었다.
“초도 물량을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재고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겁니다. 안 되면 다음 생산 물량을 줄이면 되니까요.”
“이미 미국 매장에서 판매할 물량을 운송하고 있습니다. 절대 물량 부족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건 출시일이 되어 보면 알겠지.
물량 부족 현상이 생길지 아니면 재고 문제가 생길지.
***
태우전자 신제품 출시일.
나는 태우전자 우성일 사장과 함께 잠실에 위치한 태우전자 매장을 찾았다.
“아침부터 고객들이 상당히 많이 방문했군요.”
“어젯밤부터 밤을 새워 기다린 고객까지 있습니다.”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도 아니고, 가전제품을 구매하는데 밤새 줄을 섰다는 겁니까?”
“잠실 매장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매장에서 오픈 이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가전제품은 고가의 물건이었다.
그러니 줄을 서서 구매할 정도의 구매력이 되는 사람은 한정적이었다.
“구경을 하기 위해서겠군요. 잠재적인 고객들이니 절대 소홀히 대하지 말라고 전국 매장에 지시사항을 내리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붐비는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고객이 매장 안을 채우고 있었고, 안전을 위해 더 이상의 고객은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아 보이는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점장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우성일 사장이 다급히 점장을 불렀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던 점장은 화들짝 놀라 우리에게 달려왔다.
“죄, 죄송합니다. 워낙 고객이 많아서 부회장님과 사장님이 오신 줄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바쁜데 찾아온 우리 잘못이죠. 어떻게, 오늘 매출은 좀 괜찮습니까?”
“최고입니다! 제가 잠실 매장을 맡은 뒤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아이쇼핑만을 즐기는 건 아닌가 보다.
점장의 해맑은 표정만 봐도 매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알 수 있기도 했다.
“신제품 반응이 좋나 보군요.”
“좋은 정도가 아닙니다. 특히나 아이폰을 보유하신 고객 중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제품을 종류별로 사시는 사람이 꽤 됩니다.”
“바쁘신데 제가 시간을 너무 뺏었군요. 이만 가 보세요. 우리도 조금만 더 구경하고 가 보겠습니다.”
더 이상 바쁜 점장을 괴롭히지 않고 돌려보내 주었고.
나는 우성일 사장과 함께 신형 냉장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곤 냉장고 좌측 상단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가리켰다.
“저런 스티커의 단가는 1,000원도 안 하겠죠?”
“대량 구매를 하고 있으니 100원도 안 할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 스티커가 달려 있다는 이유만으로 100만 원이 넘는 제품을 과감히 사 버리는군요.”
사과 모양의 스티커.
애플과 호환되는 제품이라는 상징이자 애플과 협업을 통해 만들었다는 제품을 뜻하는 스티커였다.
“저는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애플과 호환된다는 이유만으로 5종류의 가전제품을 다 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회사로 돌아가서 하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계속해서 전국 매장에서 보고가 들어왔고.
잠실 지점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매장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왔다.
“외곽 지역의 매장도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도시 지역의 손님이 외곽 지역의 매장을 찾는가 보군요.”
대화를 하면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부회장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덕환 사장이 어쩐 일이세요?”
“부회장님과 우성일 사장님께 상의드릴 일이 있어 연락도 없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태우건설의 안덕환 사장.
911테러 사건에서 이름을 날린 그는 태우건설을 순식간에 장악했고, 태우건설이 순항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찾아왔다?
부회장실에 들어오자마자 그 이유를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완공이 되는 고급형 아파트의 옵션 가전제품으로 태우전자의 신형 가전제품을 설치하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같은 그룹의 일인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태우건설에서 만든 아파트 가전제품을 다른 회사 가전제품으로 채우는 것도 이상한 일이죠.”
“그런데 재고가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입주 시기 전에 꼭 가전제품을 받아야만 합니다.”
나는 옆에 있는 우성일 사장을 바라봤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변명을 내뱉었다.
“담당자가 실수를 했나 봅니다. 신제품 판매 추이를 확인한 뒤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는데 와전돼서 전달된 것 같습니다.”
“흠, 혹시 생산량이 부족한 건 아니겠지요?”
“아직은 오늘 판매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예측이 어렵지만, 태우전자에서 예측한 것보다 판매량이 더 높게 나올 것 같긴 합니다.”
우성일 사장의 속셈이 훤히 보였다.
태우건설 안덕환 사장을 길들이려고 했나 보다.
그래서 아파트에 들어갈 가전제품의 재고가 없다고 말했을 터.
그런데 정말 재고가 부족해서 아파트에 공급할 가전제품이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이 와 버렸다.
“만약 생산량이 부족해지면, 가전제품 매장에 공급하는 양을 줄여서라도 아파트에 우선 공급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생산량이 부족할 일이 없다고 저에게 호언장담하지 않으셨나요?”
“…문제없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야간 근무와 추가 근무를 통해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해 내겠습니다.”
아직은 재고 부족 현상이 터진 건 아니니 더 이상 추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재고 부족 현상이 터지는 순간 우성일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
능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다른 계열사 사장을 향해 의미 없는 힘 싸움을 하려 든 죄까지 한 번에 처벌받게 될 그였다.
***
다음 날.
기획실장이 태우전자 신제품 판매 보고서를 가지고 부회장실을 찾았다.
“태우전자 역사상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습니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매우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루 반짝하고 끝나진 않겠죠?”
“오늘도 이미 전국 매장에 많은 고객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못해도 이번 상반기까지는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기획실에서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아이폰3가 출시되니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2로도 태우전자의 신제품을 이용할 수 있긴 했다.
하지만 어플을 설치해 터치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고, 다음 버전 아이폰부터는 음성 인식을 통해서도 작동이 가능했다.
“판매량이 확실히 더 늘겠군요. 생산에는 차질이 가지 않겠습니까?”
“오늘부터 태우전자 모든 공장이 추가 근무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재고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외국 공장도 추가 근무에 돌입해야겠군요.”
“생산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 공장 건설이 필요합니다.”
안 그래도 추가 공장을 건설하려고 생각 중이었다.
특히나 외국에 공장을 건설할 생각이었고, 할아버지가 공을 들인 베트남과 그리고 인도가 후보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