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89)
독식하는 재벌 3세-189화(189/518)
189화. 브랜드의 가치 (3)
다음 날.
나는 엄청난 알콜 냄새와 함께 눈을 떴다.
밤새 인도 정치인과 술자리를 가진 데이비드가 풍기는 술 냄새였다.
“몇 잔이나 마신 겁니까?”
“몇 잔이 아니라 몇 병을 마셨다고 물어보셔야죠. 솔직히 몇 병을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술값으로 5만 달러 정도가 나왔어요.”
무슨 금으로 만든 술이라도 마셨나?
뭐 고급 와인의 경우 한 병에 수천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으니까.
“술값만큼은 뽑아냈어요?”
“그 이상을 뽑아냈습니다. 국민회의 후원회장을 통해 1억 달러를 후원하기로 약속했고, 국민회의 소속 모든 정치인이 우리를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고작 1억 달러밖에 안 썼다고요? 좀 더 쓰시지 그랬어요. 괜히 인색한 사람 취급받겠어요.”
1억 달러면 1,200억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선거 자금 문제로 시끄러운 한국의 경우엔 100억 원의 선거 자금이 오간 것만으로도 몇 달 동안 신문 1면을 장식했다.
그런데 나는 10배가 훌쩍 넘는 선거 자금을 인도 정치계에 뿌렸다.
이는 로비라기보다는 투자에 가까웠고, 나는 투자금의 10배 이상을 인도에서 뽑아낼 자신이 있었다.
“1억 달러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인도 선거판이 금품 선거로 유명하긴 하지만, 뿌리는 돈의 액수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투표소 앞에서 돈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돈은 물론이고 술, 귀금속 심지어 마약까지 뿌린다고 합니다.”
“참 대단하네요. 이런 정치권에서 미모안 싱 대표 같은 사람이 나온 게 기적이군요.”
아무리 선거에서 이기고 싶다고 해도 그렇지.
돈도 아니고 마약까지 뿌린다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치열하고 비열한 인도의 선거판이었다.
뭐, 한국도 10년 전만 해도 금품 선거를 대놓고 하긴 했었지.
“인도 국민회의가 정권을 잡기만 하면, 태우그룹이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두긴 했습니다. 그런데 총선에서 패배하면 한 푼도 건질 수 없어요.”
“1억 달러나 지원을 해 줬는데 총선에서 패배하겠어요?”
“돌아가는 판국을 대충 알아보니 정권 교체의 열망이 강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청렴한 이미지인 미모안 싱 대표의 인기가 상당이 뜨겁습니다.”
그러니 내가 여당이 아닌 야당인 인도 국민회의와 손을 잡은 것이다.
미모안 싱의 인기는 상당히 뜨거웠고, 그 인기는 10년 정도는 되어야지 꺼질 정도였다.
“당분간은 인도에서 남아서 뒤처리를 좀 해주세요.”
“뒤처리라고 하시면 어떤 일을?”
“인도 방송국과 만나서 한국 드라마 방영 일정을 잡아 주고, IIT 관계자들을 만나서 친분을 쌓아 두세요.”
“인도는 해장 음식으로 뭘 먹나 알아봐야겠네요.”
“코코넛 주스를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호텔로 코코넛 주스 100박스를 시켜 놓을게요.”
“……코코넛 주스 100박스를 다 마시고 미국으로 복귀하겠습니다.”
데이비드는 그대로 침대로 쓰러졌고.
나는 그를 호텔에 둔 채 공항으로 이동했다.
***
인도에 가 있는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나 있었다.
회사로 복귀하자마자 기획실장이 엄청난 양의 보고서를 가지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폰 출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요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가 되었고, 4일이 지난 지금 100만 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판매량이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군요.”
“이 속도라면 2천만 대 이상의 판매량도 가능합니다.”
아이폰1과 2도 엄청난 판매량을 올리긴 했다.
하지만 아이폰3의 초기 판매량과는 비교할 수 없었고, 최초의 인공지능 스마트폰이라는 유명세까지 더해져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 판매량은 어떤가요?”
“10만 대가 넘었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에서만 1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태우전자 신제품의 판매량도 증가했겠군요.”
“아이폰을 개통하면 태우전자 매장을 찾는 것이 코스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 덕에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가장 판매량이 높은 TV의 경우엔 10일에서 20일을 기다려야지만 물건을 배송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역시나 재고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뒤늦게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긴 했지만, 수요를 생산량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외 시장은 어떻습니까?”
“미국에서도 재고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 달 이내에 물건을 배송할 수 있을 정도는 되기에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아이폰과 연동되는 가전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할 건데 지금 공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겠군요.”
“그나마 베트남 공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기에 연말부터는 베트남 공장에서 가전제품 일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재고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선견지명이라고 봐야 할까?
베트남에 살다시피 하셨기에 일정보다 더 빠르게 마무리가 된 베트남 공장이었다.
“다른 문제는 없나요?”
“문제라기보다는 긍정적인 연쇄 효과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덩달아 태우반도체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가전제품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사용하는 신제품이기에 반도체 매출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던 태우 반도체였는데 이젠 제 몫을 하고 있군요.”
“지금 기세라면 웬만한 계열사 매출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업이익 또한 결코 적지 않습니다.”
반도체가 돈이 되는 시대가 벌써 찾아왔다.
내가 강제적으로 스마트 시대를 이끌어 냈고, 반도체 사용량을 급증시켰다.
그런데 아직 진정한 스마트 시대는 오지도 않았고, 전기 자동차까지 출시된다면 반도체 사용량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증가하게 된다.
“좋은 소식이군요. 그리고 베트남 공장이 가동되면 조금은 여유가 생기니 다음 프로젝트를 출시해도 되겠군요.”
“다음 프로제트라고 하시면 픽시 프로젝트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픽시 프로젝트 출시를 베트남 공장 완공 시기와 맞추세요.”
픽시 프로젝트.
이름은 거창하지만 사실 그다지 특별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아이폰에 들어간 인공지능을 인터넷 TV 셉톱박스에 옮겨 넣는 것에 불과했다.
“태우전자 및 태우통신과 협의해서 출시 일정을 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폰이 없는 사람도 태우전자의 신제품을 이용하려면 픽시가 꼭 필요해요.”
아이폰의 인공지능은 시리였고.
셋톱박스에 적용될 인공지능의 이름은 픽시였다.
픽시를 통해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을 가동시킬 수 있다면, 아이폰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도 태우전자의 제품 구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픽시 출시로 가전제품 판매량이 또 한 번 상승하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의 점유율 1위 자리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빅 이벤트로 잠시 1위를 찍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확보해야 의미가 있죠. 그러기 위해선 다른 가전제품 회사보다 한 발 이상 앞서 나가야 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항상 앞서 나갈 자신은 있었다.
태우전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직원들이 있는 회사였고, 기술 연구소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해 내고 있었다.
오직 부족한 건 브랜드 파워와 이미지였고.
그 부분을 애플에서 채워 주고 있긴 했지만, 언제까지 애플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신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10%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데도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있군요.”
“가전제품의 경우 한 번 사면 몇 년은 사용하기에 비싸더라도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품과 가전제품은 참 비슷하단 말이죠.”
“명품이라고 하시면 시계나 핸드백 같은 사치품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그래서 말인데 명품 회사와 협업을 진행해 보고 싶네요.”
지금 당장은 태우그룹 혼자만으로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나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애플을 끌어들였고, 이젠 명품 회사까지 끌어들일 생각이었다.
“굳이 핸드백을 만드는 회사와 협업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명품 시장을 너무 무시하는군요. 매출만 놓고 보면 태우전자보다 오히려 더 높은 명품 회사도 많아요.”
회귀 전 부호 순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던 사람이 있었다.
대부분이 미국 IT 기업의 창업자가 차지하고 있던 부호 순위였지만.
프랑스의 명품 회사의 주인이 최상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아노르 가문과 연락을 해 보세요. 가장 많은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태우그룹이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을 땐 명품 회사와 자주 소통을 했었지만, 지금은 그 선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다시 선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소개해 드리죠.”
이런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었다.
인도에서 열심히 술을 마시고 있는 데이비드.
인도에서 독주를 많이 마셨으니 이젠 프랑스에서 와인을 즐기도록 해 줘야겠어.
***
며칠 후.
데이비드가 술에 잔뜩 취해 전화를 걸어왔다.
[보스! 아노르 가문과 접촉에 성공했습니다. 태우그룹에서 협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히 전달했어요.]“벌써 선이 닿았어요? 역시 데이비드를 프랑스로 보내길 잘했네요.”
[프랑스에서 만들어 놓은 인맥이 있어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보스의 유명세가 프랑스에서도 퍼져 있더라고요. 애플 제품 설명회에서 스티브와 합동 연설을 한 사람이 보고 싶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더군요.]이래서 사람은 이름을 날려야 하나 보다.
한국을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한국에 있는 대기업의 이름을 아는 외국인은 꽤 되었다.
그리고 태우그룹의 경우엔 애플과 협업을 통해 더 많이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고생했어요. 그나저나 인도에서 하던 일을 다 마무리했죠?”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허준’ 드라마가 인도 방송사를 통해 방영이 될 겁니다. 그리고 허황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입니다. 제작비 전액을 SAVE 투자회사에서 지원하기로 했고요.]“돈 걱정은 말고 화끈하게 밀어붙이세요.”
[인도 정치인들이 적극 도움을 주고 있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그래도 간간이 인도를 방문해 점검은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아노르 가문에서 보낸 사람이 이번 주 내로 한국에 방문한다고 합니다.]일 처리가 매우 깔끔한 데이비드였다.
그에게는 고액 연봉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아노르 가문에서도 우리와의 협업에 꽤 적극적인데?
벌써 담당자를 한국으로 보낼 줄이야.
“그럼 다음에 미국에서 보도록 하죠. 시간 남으면 한국으로 와도 좋고요.”
[일정을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침대로 가야겠습니다. 비싼 와인이 자꾸만 목구멍으로 넘어오려고 해서요.]데이비드와의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비서진이 다급히 노크를 해 왔다.
“무슨 일이죠?”
“부회장님, 아노르 가문에서 온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지금 바로 부회장실로 모시세요.”
시간상 이게 가능한 일인가?
데이비드는 어젯밤에 아노르 가문의 사람과 만났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프랑스에서 벌써 한국으로 담당자를 보낼 수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