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93)
독식하는 재벌 3세-193화(193/518)
193화. 사내 복지 제도 (2)
학교는 어찌 보면 계급 사회라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일진이라는 단어기도 했다.
어원을 따지고 보면, 일진이라는 단어는 계급과는 큰 상관이 없었지만.
학교에서는 계급으로 고착화되었고, 서열이 높은 불량학생이 일진, 그다음을 이진, 삼진 등으로 불렀다.
그중에서도 일진을 넘어서는 일진이 존재했다.
보통 일진이라고 하면 불량 학생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일진 노릇을 하면서 공부도 잘해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는 학생이 가끔 등장했고.
거기다 부유한 집안의 학생이기도 하면, 아무도 못 건드리는 신분이 되어 버린다.
강영 고등학교의 추영택이 그러했다.
부장 검사인 아버지와 중견 기업 회장의 막내딸인 어머니, 상위 5%에 드는 성적, 그리고 타고난 신체 능력까지.
추영택은 강영 고등학교를 손아귀에 쥐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고, 3학년 선배까지 2학년인 추영택의 눈치를 볼 정도였다.
“야! 천민우! 누가 쉬는 시간에 공부하라고 했냐? 쉬는 시간은 말 그대로 쉬라고 만들어 준 시간이야. 그렇게 아등바등 산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냐? 천민 새끼가.”
천민정의 동생 천민우.
추영택은 천민우를 괴롭히는 것이 일상이었다.
집요하게 천민우를 괴롭히는 이유는 단순했다.
흙수저 자식놈이 자신보다 공부를 더 잘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고액 과외에 대학 입시 컨설팅까지 받고 있는데, 학원도 다니지 않는 놈이 자신보다 성적이 좋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추영택이었다.
“…공부한 거 아냐. 그냥 멍때리고 있었어.”
“책을 펼쳐 놓고 왜 멍을 때리냐고!”
저런 놈이 나보다 머리가 좋을 리가 없잖아!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는데 인터넷 강의나 보는 놈보다 성적이 낮다?
그 말은 결국 공부 머리에서 차이가 난다는 뜻이었고, 추영택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이었다.
“미안. 앞으로 쉬는 시간에는 엎드려 있을게.”
“니 면상 보기 싫으니까 수업 시간에도 웬만하면 엎드려 있어라. 아예 학교를 안 나오면 더 좋고.”
“…….”
“왜 대답이 없어! 새끼가 또 지랄이네.”
주먹을 들어 올리는 추영택이었다.
그 순간, 드르륵! 교실의 문이 열리며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오늘까지 학부모회 참여 희망서 제출해! 영택이 네가 모아서 교무실로 가지고 와 줘.”
“네, 선생님! 종례 전까지 전부 모아서 교무실로 가지고 가겠습니다.”
“영택이 덕분에 얼마나 편한가 몰라. 그럼 다들 수업 잘 듣고. 종례 시간 때 보자고.”
담임 때문에 흥이 식어 버린 추영택이었다.
그는 천민우의 뒤통수만 후리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운 좋은 줄 알아. 담탱이가 오늘 너 살렸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종례 시간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을 찾아와 공지 사항을 알렸고, 약간의 잡담을 나누었다.
“요즘 사람 쓰는 게 왜 이렇게 비싼가 몰라. 이사 가려고 센터를 부르니까 인당 10만 원을 달라고 하더라니까.”
“선생님! 이번 주말에 이사를 하시죠? 저희가 돕겠습니다. 자장면 한 그릇만 사 주시면 열심히 일할 자신 있어요.”
추영택이 넉살 좋게 나섰다.
부장 검사 아버지를 둔 추영택이 스스로 돕겠다고 나서자, 그 모습이 너무 예쁜 담임 선생이었다.
“자장면에다가 탕수육까지 쏜다! 영택이 네가 4명만 추려서 같이 와.”
“힘 좋은 애들로 4명 데리고 가겠습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이런 식으로 과시하는 추영택이었다.
나는 담임 선생님과 사적으로도 만날 수 있는 사이다.
그러니 내 앞에서 알아서들 기어라.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불금이라고 놀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들 해. 너희도 조만간 고3이다.”
“내일 뵙겠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각자 흩어지는 학생들이었고.
추영택은 일진 무리와 합류해 어슬렁거리며 하교를 했다.
“저기 너희 반 찐따 아냐? 걸으면서도 책을 보고 있네. 완전 또라이 같은 새끼네.”
“누구? 천민우? 저 새끼가 귓구멍에 뭘 박았나.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또 저 지랄이네.”
추영택이 주먹을 쥐고 천민우를 향해 빠르게 걸어 나갔다.
속력을 살려 그대로 천민우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 순간, 덥썩! 갑자기 등장한 누군가가 추영택의 손목을 잡아챘다.
“뭐 하시는 겁니까?”
“이거 놔! 뭐야 당신들!”
“천민우 도련님의 경호원입니다. 앞으로 이런 행동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친구 사이라고 해도 이런 장난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내가 왜 저런 놈이랑 친군데! 그리고 경호원? 야! 천민우 너희 아버지 로또라도 당첨됐냐? 학원도 못 다니는 놈이 무슨 경호원이야.”
“나, 나도 모르겠어.”
검은 양복을 입은 4명의 경호원.
뛰어난 신체를 가진 추영택보다 머리 하나쯤은 더 큰 경호원들이었다.
게다가 힘은 어찌나 센지 잡힌 손목이 부러진 듯한 통증이 올라왔다.
“네가 날 먼저 건드린 거다.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내, 내가 언제? 난 건드린 적 없어.”
“이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하여튼 내일을 기대하라고. 내일 학부모회가 개최되는 거 알지? 학폭위에 바로 신고할 테니까 전학 갈 준비나 하라고!”
퉷! 추영택이 바닥에 침을 뱉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까지 상황 파악이 안 된 천민우는 자신의 경호원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누구세요?”
“오늘부터 천민우 도련님의 경호를 맡게 되었습니다.”
“경호원이 왜 저를? 설마 누나가 보냈나요? 돈이 어디 있다고….”
“저희는 개인이 고용할 수 있는 경호원이 아닙니다. 그러니 당연히 천민우 도련님의 누나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누가 고용을 했나요?”
“태우그룹에서 고용을 했습니다. 태우그룹에서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원은 물론이고 가족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누나 회사에서 보낸 사람들이시라고요?”
천민우도 당연히 태우그룹을 잘 알고 있었다.
누나가 다니는 회사기도 했고, 한국 1위 그룹을 어떻게 모르겠는가?
그런데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일개 직원의 가족에게 경호원을 보낼 수가 있나?
“집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필요하시면 차량까지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 아니에요. 그냥 걸어갈게요.”
천민우는 평소처럼 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4명의 건장한 경호원이 자신의 양옆과 전후를 경호하며 함께 걷고 있었고.
산꼭대기에 있는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경호원 2명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천민정이 퇴근했고.
그녀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천민우는 거실로 뛰어나갔다.
그런데 되려 질문을 먼저 던지는 천민정이었다.
“문 앞에 있는 사람들 누구야? 혹시 아빠가 또 사채 쓴 거야?”
“누나 회사에서 보낸 사람들이라는데? 학교에서부터 나를 경호하면서 따라왔었어.”
“우리 회사에서? 나도 아니고 너를 경호한다고? 왜?”
“나야 모르지. 나는 누나가 회사에 말해서 경호원을 배치한 줄 알았어.”
“내가 왜 회사에 그런 요구를…. 설마 너 학교에서 무슨 문제 있어?”
“…….”
대답이 없는 천민우였다.
그 모습에서 천민정은 동생의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
“너 혹시 왕따라도 당하니? 아니면 학교 폭력?”
“그렇게 심한 건 아니야. 견딜 만해.”
“뭐가 견딜 만하다는 거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아까 친구 한 명이랑 경호원분이랑 약간의 다툼이 있었는데, 그 친구 어머니가 학부모회 회장이야. 잘못하면 나 학교에서 짤릴 수도 있어.”
천민정이 악착같이 살아왔던 건 동생 때문이었다.
자신은 여건상 가지 못했던 대학이었지만, 동생만은 제대로 된 코스를 밟도록 해 주고 싶었고.
그렇기에 불법적인 일까지 서슴지 않았었다.
그런데 동생이 학교에서 퇴학당할 수도 있다?
억장이 무너지고,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천민정이었다.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 잠시만 들어가 있어.”
천민정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휴대폰을 꺼냈다.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까?
김민재 부회장의 직통 번호를 가지고 있고, 매일같이 부회장의 얼굴을 보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긴 했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로 김민재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기획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IT 부서 천민정입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천민정 씨의 전화라면 꼭두새벽이라도 받아야죠. 무슨 일이신가요?]천민정은 동생의 일을 기획실장에게 알려 주었다.
경호원과 학부모회 그리고 자퇴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말하는 도중 눈물이 자꾸만 차오르는 그녀였고, 그녀의 목소리는 많이 촉촉해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태우그룹 차원에서 원만하게 해결하겠습니다.]“문제가 생긴 친구 아버지가 부장 검사고 어머니가 중견 기업 막내딸이라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하하하! 천민정 씨는 우리 태우그룹을 너무 낮추어 보시는군요.]“그건 아니지만……. 저는 태우그룹의 일개 사원에 불과하지만, 상대는 가족의 문제니까요.”
[우리 태우그룹은 모든 직원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민정 씨는 직계 가족급으로 대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마세요.]기획실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 순간, 천민정은 의문점 하나가 떠올랐다.
“그런데 저에게 왜 이렇게 잘해 주시나요? 동생을 위해 경호원까지 붙여 주시고, 이번 문제도 잘 해결해 주시려고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아! 직원 복지 차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군요.]“직원 복지라고요?”
[태우그룹의 직원 복지는 다른 대기업과 차원이 다릅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주무셔도 됩니다.]그래도 여전히 진정되지 않는 천민정이었지만, 동생을 위해서라도 눈물을 진정시키곤 거실로 나갔다.
“걱정 마. 태우그룹에서 원만하게 해결해 주신다고 약속했어.”
“그게 가능할까? 추영택의 집이 그렇게 만만한 집이 아니라고, 담임 선생님부터 교장 선생님까지 추영택에게 쩔쩔맨다니까.”
“태우그룹 기획실에서 나선다고 했으니 별문제는 없을 거야. 너도 진정하고 어서 자. 내일 학교 가야지.”
천민정은 동생을 진정시키고 방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그녀 또한 걱정이 가득한 상황이었다.
가진 자들의 패악질이 얼마나 무서운지 직접 경험해 본 그녀였기에.
***
집으로 돌아간 추영택.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물을 쏟아 내며 엄마를 찾았다.
“엄마! 나 아파 죽을 것 같아! 진짜 너무 아파.”
“어머! 네 손목이 왜 이래? 누가 그랬어?”
“같은 반에 천민우라는 놈이 있는데 걔가 경호원을 고용해서 내 팔을 이렇게 만들었어.”
“이름이 뭐라고? 천민우?! 내가 지금 당장 교장한테 전화해서 잘라 버릴게. 아니지. 검찰을 동원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도록 단도리를 쳐야겠어!”
급히 휴대폰을 드는 추영택의 어머니였고.
그 모습에 추영택은 거짓 눈물을 닦아 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어미니의 인맥과 아버지의 권력.
추영택은 자신의 부모가 가진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천민우 정도는 완전히 밟아 버릴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