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94)
독식하는 재벌 3세-194화(194/518)
194화. 사내 복지 제도 (3)
다음 날 오전.
강영 고등학교에서 학부모 회의가 열렸다.
참여한 모든 학부모는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꽤 날린 사람이었다.
하지만 부장 검사 남편을 두고, 중견 기업 회장 가문의 고명딸인 추영택의 어머니, 조영희의 발언권이 가장 강했다.
“여기가 학교는 맞아요? 왜 우리 애가 맞고 들어오냐고요! 내년에 고3이니까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손목이 다쳤다고요!”
“죄, 죄송합니다. 사건을 파악 중에 있지만, 교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하굣길에 일어난 일로 알고 있습니다.”
교감 선생님이 쩔쩔매며 변명을 했다.
하지만 그런 발언은 역효과를 일으켰고.
조영희는 더 표독스러운 말투로 몰아붙였다.
“하굣길에 발생한 일이니 학교에서는 나 몰라라 하겠다 이건가요? 우리가 학교 발전 기금을 내는 이유가 뭔데요?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고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서 아닌가요? 그러면 하굣길도 책임을 지셔야죠.”
“맞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하굣길에도 선생님들이 순찰을 돌기로 계획을 세워 뒀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겠다는 거네요. 뭐 그것보다 우리 아이를 저렇게 만든 학생이 뻔뻔하게 오늘도 학교를 나왔다고 하는데 이대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학급에 둘 거예요? 아니 그 학생을 특별 대우할 이유가 있어요?”
조영희가 목소리를 높이자.
그녀를 시녀처럼 따르는 학부모 몇 명이 말을 거들었다.
[문제가 많은 학생이라는 소문이 있는 학생이더라고요.] [발전 기금을 한 푼도 안 낸 학생을 감싸는 이유가 뭐죠?]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웅덩이라 흐려지고 있어요! 강영 고등학교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요.] [꼭 우리가 나서야 하나요? 학교 측에서 먼저 처리를 해야 맞지 않나요?]단순히 학부모의 불만사항으로 치부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상위 1%에 드는 집안이었고, 남편 혹은 집안에서까지 들고 일어나면 아주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된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우선은 양쪽의 이야기를 전부 다 들어야 하기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예요? 양쪽의 의견을 다 들을 필요가 어디 있냐고요! 진단서라는 증거까지 있는데요!”
조영희가 진단서를 내밀었다.
진단서에는 전치 2주가 명시되어 있었고, 전치 2주를 받아 내기 위해 인맥을 동원한 조영희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조만간 천민우 학생의 보호자가 학교로 오기로 했습니다.”
“아우, 지겨워. 또 무릎을 꿇고 빌겠네요. 여기가 무슨 법당도 아니고, 없는 집안 사람들은 무릎 꿇는 걸 왜 그리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동정심을 유발하는 거죠. 딱 질색이야!] [마치 우릴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니까요.] [무릎을 꿇으면 무조건 용서해 줘야 한다는 법이라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생겼나 봐요.]학부모들은 하나같이 팔짱을 끼며 거들먹거렸다.
천민우의 보호자가 들어오는 순간 기를 죽일 속셈으로 보였다.
동물들이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해 털을 부풀리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였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천민우 학생의 보호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김민재 부회장님?!] [어? 저분이 왜 우리 학교에?]***
고등학교를 오는 게 얼마 만이던가?
회귀 전에는 고등학교를 다녔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검정고시로 고등 과정을 패스했기에 정말 오랜만에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이유가 좋은 이유가 아니었기에.
드르륵, 문이 열리고 학부모 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들어갔다.
다들 나를 알아보는 눈치였다.
하긴 외국에서도 알아보는데 한국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지.
“반갑습니다. 천민우 학생의 보호자로 참석하게 된 김민재입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런데 여긴 포즈 연습을 따로 하는 건가?
어떻게 된 게 학부모 전부 팔짱을 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의라곤 밥 말아 먹는 사람들이군. 저런 사람들에게서 나온 자식이니 그 지랄을 하는 거겠지.
“김민재 부회장님이 천민우 학생의 보호자가 되시는 겁니까?”
“정확히는 제 직원이 보호자이긴 하지만, 워낙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제가 대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당황한 듯 보이는 선생들과 학부모들이었다.
하긴 어느 대기업 부회장이 직원 문제도 아니고 직원 가족 문제로 학교를 방문하겠는가?
“추영택 학생의 학부모가 어느 분 되십니까?”
“네? 접니다! 아니, 저예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추영택의 어머니였다.
그게 자존심이 상했는지 어정쩡한 자세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보호자가 만났으니 어떤 조치를 취할지 얘기를 나눠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씀 잘하셨어요. 태우그룹의 권력을 이용해 가해 학생을 보호하시려고 한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제가 가진 모든 인맥을 이용해서 검찰과 언론을 움직일 거라고요!”
“제가 왜 가해 학생의 편을 듭니까? 당연히 피해 학생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그리고 가해 학생이 2차 가해를 하는 걸 막기 위해서기도 하고요.”
“그럼 천민우를 전학 조치시키실 건가요? 마음 같아서는 퇴학을 시키고 싶지만, 김민재 부회장님의 얼굴을 봐서 전학으로 마무리 지어 드리죠.”
내 귀가 이상한 건가?
아니면 가해와 피해의 뜻이 뒤바뀌기라도 했나?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가해 학생은 추영택이고, 피해 학생은 천민우입니다.”
“지금 정보 조작이라도 하시겠다는 거예요? 우리 남편이 부장 검사예욧! 증거가 이렇게 뻔히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진단서를 내미는 추영택의 어머니였다.
고작 이런 종이 쪼가리 한 장으로 우위에 서겠다니.
증거를 준비하려면, 이 정도는 준비를 해야지.
“추영택 학생이 지속적으로 천민우 학생을 괴롭힌 증거 영상과 사진, 녹취록 그리고 같은 반 학우의 진술서입니다. 우선 사진과 영상부터 보여 드리겠습니다.”
“네? 그게 무슨?”
테이블 위에 사진을 쫙 깔아 두었다.
강 대위의 직원들이 몇 달 동안 숨어서 찍은 사진들이었고.
사진에 정신이 팔린 사이 태블릿 PC를 꺼내 학폭 영상을 재생했다.
“이제 가해자가 누군지 다들 아시겠습니까? 그리고 어제 경호원과 추영택 학생의 일도 영상 자료가 존재합니다.”
바디캠을 착용하고 있었던 경호원이었고.
추영택이 천민우의 머리를 가격하려고 했던 장면과 그걸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경호원이 추영택의 손목을 잡은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정식으로 학교폭력 위원회 개최를 요구할까요? 이 정도 증거 자료면 최소 출석 정지부터 퇴학까지 가능해 보이는군요. 알아서 전학을 간다면 학폭위원괴 개최까지는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아이보고 전학을 가란 이야기세요? 수능이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전학은 절대 안 돼요. 그리고 이 모든 증거는 불법으로 수집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우리와 법정 싸움을 가시겠다는 겁니까?”
“우리 남편이 부장 검사예욧! 그리고 태우그룹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아버지 회사도 규모가 작지 않아요.”
사태 파악이 왜 이렇게 느릴까?
너무 곱게 자라서 그런가?
물러날 기회가 있을 때 물러나야 하는 법인데.
항상 갑의 입장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물러날 기회를 발로 걷어차 버리는 추영택의 어머니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정식으로 학폭위를 요청하겠습니다.”
“학폭위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약속하세요.”
“약속드리죠.”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당당하게 나오는 추영택의 어머니였다.
이는 학폭위의 구성에도 학부모 회의 입김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폭위는 교사, 법률가,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들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있었다.
결국 인맥으로 학폭위를 구성했다는 뜻일 터.
인맥은 결국 상호 이득을 위한 이해관계에 불과했다.
추영택의 가족이 만든 인맥을 순식간에 찢어발길 힘이 내겐 존재했다.
그리고 학폭위의 처분만을 기다릴 생각도 없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어설프게 건드리면 괜히 독이 오르기 마련.
한번 밟을 때 확실하게 밟아 줘야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
같은 시각.
교실 내에서는 추영택이 다시금 천민우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다.
“학교 안까지는 경호원이 못 들어오나 보네? 없는 돈을 끌어다가 경호원을 고용했을 텐데 아쉬워서 어떻게 하냐?”
“……내가 고용한 거 아니라니까.”
“어디서 목소리를 높이고 지랄이야!”
추영택이 주먹을 들어 천민우를 후려치려고 했다.
그런 추영택을 눈치 빠른 친구 몇 명이 말렸다.
“뭐야! 이거 놔!”
“너 아직 소식 못 들었어? 쟤 잘 못 건드렸다가 큰일 나.”
“거지새끼를 건드리는데 큰일 날 게 뭐가 있는데?”
“저 새끼 보호자로 김민재 부회장이 왔다니까!”
“무슨 부회장?”
“김민재 부회장! 태우그룹 황태자!”
일반적인 고등학생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다.
추영택과 그의 친구들은 돈과 권력으로 서열을 나누었고, 그들의 집안조차 이런 식으로 교육을 했기에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김민재 부회장이 저 자식의 보호자로 왔다고? 왜?”
“나야 모르지.”
“비슷하게 생긴 사람 아냐?”
추영택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의 후계자가 천민우의 보호자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나버렸다.
“어? 김민재 부회장이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민재 부회장.
그는 천민우가 앉아 있는 자리까지 걸어와 포근하게 그를 안아 주었다.
“민우야! 누나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 공부 열심히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말해. 태우그룹 차원에서 해결해 줄 테니까.”
“부회장님이 왜?”
“쉿, 우리가 친해 보여야 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야. 지금은 가만히 웃고만 있어.”
한참이나 천민우를 안아 준 김민재 부회장이었고.
종이 치고 나서야 천민우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교실 밖으로 나갔다.
“뭐야? 너 정말 김민재 부회장이랑 아는 사이야?”
“어? …어.”
“너희들 천민우 새끼한테 꼬리 흔드는 거야? 이 새끼가 뭐라고.”
주먹을 쥔 추영택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먹은 천민우로 향하지 못했다.
김민재 부회장을 코앞에서 봤기에 더는 천민우에게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
학교 방문을 마치고.
나는 곧장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아가 학부모 회의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 주었다.
“학폭위 위원들의 뒷조사를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룹 기획실에서도 움직일 테니까 잘 협조해서 진행하세요. 아! 그리고 제가 지시한 일은 어떻게 되었죠?”
“그 문제라면 명동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명동에도 강영 고등학교 출신의 양아치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어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나 불량 학생의 경우 그런 경향이 뚜렷했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따로 있었다.
초등학생은 중학생 형이 두렵기 마련이었고.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고등학생 2학년은 3학년 혹은 최근 졸업한 선배가 두렵기 마련이었다.
“아주 피를 말려 버리세요. 전학 가고 싶다고 빌 정도로 말이죠.”
“일주일 안에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추영택의 아버지가 부장 검사라고 했죠? 그 윗라인을 움직여 압박을 넣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추영택은 물론이고 그의 부모들이 천민우에게 살려 달라고 빌게끔 만들어 버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