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195)
독식하는 재벌 3세-195화(195/518)
195화. 사내 복지 제도 (4)
회사로 돌아와 기획실장을 찾았다.
내가 천민정 동생의 일로 고등학교를 방문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미소를 띠며 부회장실로 들어섰다.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가 보셨는데 어떠셨습니까?”
“고등학교를 안 가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조영희라고 무슨 중견 기업 회장 딸이라고 하던데 거기가 어디 기업인지 아십니까?”
“경북 영천에 있는 자동차 부품 업체인 ‘화원정밀’입니다. 전국에 5개의 공장이 있고, 연 매출이 3조에 달하는 건실한 기업입니다. 대기업에는 못 미치지만 중견 기업 사이에서는 유명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어깨에 뽕이 들어찰 만한 규모긴 했다.
3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 기업은 지금 시대에는 흔하지 않으니까.
“자동차 부품 업체라면 태우자동차와도 거래를 하고 있나요?”
“한국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는 중견 기업이라면 무조건 태우자동차와 관련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자동차와 독점 계약을 한 곳이 있긴 하지만,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우리와 거래를 해야만 합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태우와 현재가 양분하고 있었다.
단일 회사만 놓고 본다면 현재자동차가 점유율 1위였지만, 우린 태우그룹엔 태우자동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이자동차까지 있기에 합쳐서 계산하면 우리가 점유율이 더 높았다.
“화원정밀과 거래를 끊으면 우리가 곤란해집니까?”
“지금 당장은 조금 곤란합니다. 다른 회사가 금형을 새롭게 만들어 부품을 제작해야 하기에 최소 6개월의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신제품 개발 계획에서 화원정밀을 끊는 정도는 가능하겠죠?”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진행하세요.”
추영택의 어머니 조영희.
그녀의 자신감의 원천은 중견 기업 회장인 아버지였다.
그렇기에 화원정밀을 건드리면 효과가 탁월하지 않겠는가?
***
추두현 부장 검사.
그는 학교 선배이자 자신의 동아줄인 박명덕 지검장의 호출을 받았다.
냉큼 지검장실로 달려가 손바닥을 비비며 인사를 했지만, 싸늘한 지검잠의 반응에 당황했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검장님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일은 맹세코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윗라인에서 네 이야기가 나오는 거냐고! 처신을 좀 제대로 하라고!”
추두현 부장 검사는 속이 답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나지가 않았다.
그런데 학교 선배는 그 어떤 때보다 열을 내며 자신을 추궁하고 있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후, 그래 이게 뭐 네 잘못이겠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는 법이긴 하지.”
“자식 문제라면… 영택이 말씀이십니까?”
“그래! 네 새끼가 아주 대단한 사람을 건드렸더라. 게다가 네 와이프는 네 새끼 문제를 감추려고 인맥을 총동원했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우등생인 아들이 문제를 일으키다니.
그리고 와이프까지 나섰다는 말은 또 뭐고.
“누굴 건드렸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나도 자세한 건 아직 모르지만, 태우그룹 김민재 부회장과 관련된 사람을 건드렸다는 말이 있더라.”
“태우그룹 후계자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미 증거 자료까지 다 확보한 상태고, 태우그룹 차원에서 아주 대놓고 나서고 있어!”
“아무리 태우그룹이 재계 1위 그룹이라곤 하지만, 검찰 조직이 태우그룹에게 굽신거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검찰 조직은 엄청난 힘을 자랑하고 있는 시기였다.
불법 선거 자금 수사로 대기업 회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에 출두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김민재 부회장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추두현 검사였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야? 태우그룹이 무슨 이득을 위해서 나서는 거면 당연히 우리가 족칠 수 있지. 그런데 이번 문제는 검사 아들의 학폭 문제라고! 검찰 조직에 똥칠을 하는 일이라고! 태우그룹이 언론을 동원하면 어떻게 할 거야? 네가 책임질 수 있어?”
“생각이 짧았습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단도리를 치겠습니다.”
“단도리를 치든 자식 놈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든 알아서 확실히 하라고!”
“이번 문제로 심려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추두현 검사는 곧장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와이프와 자식놈과의 대화가 필요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 장인어른인 조두일 회장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인어른이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십니까?”
“내가 할 말일세! 도대체 뭘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회사까지 피해를 입히는 겐가!”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태우그룹에서 우리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네. 우리 회사에서 태우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라는 건 알고 있나? 매출이 반토막이 난다는 말일세!”
사태의 심각성을 이제야 깨달은 추두현 검사였다.
학교 폭력 문제로 지검장이 움직이고, 중견 기업 회장인 장인어른까지 움직이다니.
태우그룹에서 작정하고 나서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번 문제는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겐가? 그리고 무슨 일 때문에 태우그룹이 이렇게 나오는지나 알려 주게나.”
“그게…… 영택이가 태우그룹과 관련된 친구와 다툰 것 같습니다.”
“친구끼리 싸울 수도 있지, 그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뭘 얼마나 심하게 다툰 겐가?”
“저도 아직 자세한 일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조영희가 추영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했다.
“아빠! 우리 영택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세요! 태우그룹 김민재 부회장이 학교까지 찾아와서 해코지를 했다고요!”
“흠, 김태중 회장님과 내가 친분이 있으니 한번 말씀드려 봐야겠구나. 김민재 부회장이 능력은 출중하다만 아직 경험이 미천하여 이런 일을 벌인 것 같구나.”
팔은 결국 안으로 굽기 마련이었다.
고명딸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지는 아버지였다.
그는 두 팔을 벌려 조영희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그 순간, 비서진 한 명이 급히 집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회장님 앞으로 태우그룹에서 퀵을 보내왔습니다.”
“태우그룹이? 열어 보거라.”
퀵으로 온 서류 봉투를 열어 보는 비서였고.
그 안에는 추영택의 추악한 짓거리가 찍혀 있는 사진이 날짜별로 정리되어 들어 있었다.
다른 학생 식판에 침을 뱉는 사진.
손가락 사이를 볼펜으로 찍는 사진.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 버리는 사진 등등등.
사진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조두일 회장의 표정이 점점 굳어 갔다.
“이런… 몹쓸 놈을 봤나! 자네는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킨 겐가. 검사 덕 좀 보겠다고 자네를 사위로 들였는데, 자네 핏줄 때문에 우리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생기지 않았나!”
“저,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영택이 네가 정말 이런 거야? 뭐라고 말 좀 해 보라고!”
“아, 진짜 저한테 왜 그러세요!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리고 세상은 약육강식이라면서요. 약한 놈을 괴롭히는 게 뭐가 잘못인데요!”
짝! 추두현 검사는 처음으로 아들의 뺨을 때렸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 다시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조영희가 가로막았다.
“왜 애를 잡고 그래요! 학교 다니다 보면 다 이러고 크는 거지.”
“추 서방이 문제가 아니라 네년이 문제구나. 고명딸이라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내가 괴물을 키웠어!”
짝! 이번엔 조두일 회장이 고명딸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 모습에 비서진은 큰일이 날 것 같아 조영희와 추영택을 방으로 피신시켰다.
거실에는 추두현 검사와 조두일 회장만이 남았고, 그들은 소파에 털썩 앉으며 앞으로의 일을 고민했다.
“이 학생이 설마 김민재 부회장의 숨겨진 자식은 아닐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자네는 검사라는 사람이 이치에 맞지도 않는 말을 하는가! 김민재 부회장은 20대야. 고등학생 아들이 있으려면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사고를 쳤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그럼 왜 김민재 부회장이 그 학생을 싸도 도는 걸까요?”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떻게 하는가? 검찰에 있는 자네가 나보다 정보력이 더 뛰어나야지!”
추두현 검사는 급히 여러 곳에 전화를 돌렸고.
조두일 회장도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이었다.
“장인어른! 그 학생의 누나가 태우그룹의 직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못난 사람! 정보력이 그래서 어떻게 검찰 생활을 하는 겐가. 그 학생의 누나가 단순히 태우그룹의 직원이 아니란 말일세!”
“그럼 김민재 부회장의 숨겨진 애인이라도 되는 겁니까?”
자꾸만 헛소리를 하는 사위의 모습에 혀를 차는 조두일 회장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사위가 이토록 무능력한지 모르고 있었다니.
“에휴, 쯧쯧. 이번에 애플의 휴대폰에 인공지능이 탑재된 건 자네도 알고 있지?”
“그렇습니다. 후배놈 몇 명이 인공지능으로 아이폰을 작동하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그 인공지능을 개발진 중 한 명이 그 학생의 누나라고 하는군. 세계 여러 기업에서 그녀를 영입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태우그룹이 그녀가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지 못하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네.”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린 추두현 검사였다.
왜 태우그룹 기획실이 아닌 김민재 부회장이 나섰는지도 이해가 갔다.
“핵심 개발자를 붙잡기 위해 쇼를 하고 있는 거군요.”
“그렇다고 봐야겠지. 우리도 김민재 부회장의 장단에 맞춰 줘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
“지금 바로 영택이를 피해 학생의 집으로 보내 무릎을 꿇리겠습니다.”
“그걸로 되겠는가? 자네도 같이 무릎을 꿇게나. 그리고 내일 바로 영택이 전학 준비시키고.”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추두현은 방으로 들어가 아들놈을 끌고 나왔다.
조영희가 발목을 붙잡았지만, 매몰차게 뿌리치고 천민우의 집으로 향하는 그들이었다.
***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강 대위로부터 연락이 왔고, 출근 전에 강 대위의 사무실에 들렀다.
“추영택과 추두현 검사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습니다. 증거 영상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추영택이 이번 주 내로 전학을 간다고 합니다.”
“자존심 강한 검사 나으리가 아주 어려운 발걸음을 했군요.”
“장인어른인 조두일 회장이 나선 덕분 같습니다. 부장 검사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조두일 회장의 서포팅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니까요.”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아니면 좀 더 밟아 줘야 할까요?”
“제가 보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오히려 너무 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검사 나으리가 무릎도 꿇었고.
추영택이 전학까지 가기로 했으니 이번 일은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고생했어요. 추영택이 전학 가기 전까지 밀착 감시하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괜히 검사를 적으로 만든 게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긴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아 보입니다.”
“강 대위는 장사꾼이 되긴 글렀네요. 실보다 득이 훨씬 많은 장사였어요.”
검사 100명과도 척을 질 수 있다.
천민정을 태우그룹에 잡아 둘 수만 있다면.
그녀가 있기에 인공 지능 기술을 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녀의 능력이 꼭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