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2)
독식하는 재벌 3세-202화(202/518)
202화. 충격과 공포 (1)
슈퍼볼 역사에 남을 희대의 사건.
하프 타임 공연에서 저스틴이 쟈넷 잭슨의 상의를 찢어 버렸고.
쟈넷 잭슨의 노출 장면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엄청난 사건이 2004년에 일어났다.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설이 있었다.
상의를 찢는 퍼포먼스는 이미 기획 단계에서 합의되어 있었지만, 쟈넷 잭슨이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일부러 약속과 달리 상의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설이 유력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번 생에도 동일한 사건이 터져 버렸고, 데이비드는 F자 단어를 쏟아 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보스! SNS에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저런 짓을 했는지.”
“진정하시고, 계속 TV나 보세요. 하프 타임 공연이 끝났으니 이제 태우그룹 광고가 나올 겁니다.”
혼란이 진정되기도 전에 광고가 방영되었다.
하프 타임 공연과는 정반대되는 이미지의 태우그룹 광고.
조용한 피아노 선율과 등장하는 무명의 가수.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광고 방영 내내 큰 사건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 주었다.
그렇게 광고의 막바지에 다다랐고.
마이크를 내려놓은 무명의 가수는 청아한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생텍쥐페리의 명언을 인용한 문구였다.
사람은 오로지 가슴으로만 올바로 볼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내용이었고, 태우그룹의 디자인과 성능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라는 뜻을 가진 광고 문구였다.
“보스? 하프 타임 공연을 저격하는 광고 같은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전혀 의도한 일은 아닙니다.”
하프 타임 공연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강조하다 대형 사건을 일으켰다.
하지만 태우그룹의 광고는 그런 짓을 하지 말고 내면에 더 집중하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의도했든 안 했든 하프 타임 공연과 세트로 묶여 난리가 날 게 분명해요. SNS에서는 벌써 하프 타임 공연과 태우그룹 광고에 대한 글이 넘쳐나고 있어요. 내일 언론에서도 분명 다룰 게 분명해요.”
“우리야 나쁠 건 전혀 없죠.”
노이즈 마케팅의 수혜를 우리가 입는다는 뜻이니까.
남이 잘 차려 놓은 밥상을 우리가 뺏어 먹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아무도 먹지 못할 밥상이었기에 우리라도 먹는 것이었다.
“의도가 어찌 되었든 태우그룹 광고 효과는 확실하겠네요. 며칠 아니 몇 년 동안 화제가 될 테니까요.”
“슈퍼볼 광고를 따내느라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는데 그 정도 효과는 봐야죠. 나는 이만 자러 갈 테니까. 내일 와요. 아! 그리고 내일 손님이 올 테니까 사람을 보내 마중을 나가 주시고요.”
“걱정 말고 주무세요! 저는 슈퍼볼을 마저 봐야겠어요.”
슈퍼볼을 본다고 한 데이비드였지만.
그는 TV가 아닌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었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데이비드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을 듯싶었다.
***
다음 날.
시차 때문인지 조금 늦게 일어났고, 회사 안에 있는 시설에서 샤워를 마치고 출근을 했다.
“보스! 손님 접객실에 모셨습니다.”
“지금 바로 가죠.”
귀한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순 없지.
나는 얼른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접객실로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우리야 하는 일 없이 노는 백수들인데 고생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요? 이렇게 불러 주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귀한 손님 두 명.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천.
유튜브 창업자인 그들을 SAVE 투자회사로 불렀다.
이미 그들을 제외한 초기 개발자를 구글과 태우IT에 입사시켜 놓은 상태였지만, 동영상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이들이 꼭 필요했다.
“어제 아주 큰 사건이 있었더군요.”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스티브 천은 딴짓하다가 하프 타임 공연을 못 봐서 영상을 다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찾느라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고요. 열받아서 제가 만들까도 생각했어요.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공유하고 다시 볼 수 있는 그런 사이트가 왜 아직까지 미국에 없는지 모르겠어요.”
이들을 오늘 부른 이유가 여기 있었다.
유튜브가 만들어진 이유는 2004년 슈퍼볼 하프 타임 공연과 큰 관련이 있었고.
두 명의 천재가 동영상 플랫폼의 필요성을 몸소 느낀 시기기도 했다.
“저도 공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사이트를 만들까 합니다. 기획은 몇 년 전부터 시작했고, 절반 정도 완성한 상태입니다.”
“정말입니까? 벌써 50%나 완성했다고요?”
백문이 불여일견.
나는 노트북을 꺼내 동영상 플랫폼의 알파 버전을 보여 주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고, 누구나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입니다. 음원 사이트와 마찬가지고 실시간 순위도 알 수 있고, 취향에 맞는 동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알고리즘까지 적용되어 있습니다.”
“제가 바라던 사이트가 바로 이거였어요! 아! 조금만 일찍 출시하셨으면, 제가 어젯밤에 그 고생을 안 해도 됐었는데.”
“아직 미완성 단계입니다. 어떻게, 관심이 가시면 저와 함께 동영상 플랫폼을 개발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이미 한 번의 창업으로 큰돈을 벌었던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대략적인 설명과 알파 버전의 동영상 플랫폼만으로도 사업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누가 하는 제안인데 거절하겠습니까? 자고로 사람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분에게 충성을 바치는 법이죠.”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백수 생활이 이제 지겨워서 말이죠.”
생각보다 쉽게 제안을 수락하는 두 명의 개발자였다.
하긴 그간 내가 공을 들여 인맥 관리를 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와 함께하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의 건물 하나를 사무실로 꾸며 두겠습니다. 두 분은 프로젝트 담당자로 일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비슷한 아이템을 개발 중이던 개발진도 대거 고용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의 완성도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개발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오랜만에 다시 일을 하려니 벌써 두근두근합니다!”
“우선은 계약서부터 작성하시죠. 비밀 유지 계약서와 고용 계약서 그리고 지분 계약서니 차분히 읽고 서명을 하세요. 변호사와 상의를 하셔도 됩니다.”
그들은 계약서를 대충 훑어보고는 서명을 했다.
이 업계에서 계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그들이었지만, 나를 믿기 때문인지 확인 절차를 간략화했다.
“제안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팀장이라고 불러도 되겠죠?”
“그럼 우리는 보스라고 부르겠습니다!”
진한 악수와 함께 천재 두 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주차장까지 직접 배웅을 나가 주었고, 회사 법인차를 타고 공항으로 떠나는 그들을 향해 열심히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
“보스! 이런 일은 저한테 그냥 맡기지 그러셨어요. 제가 알아서 계약서에 서명까지 받아 올 수 있는 일인데요.”
“저들은 제가 직접 서명을 받아 내고 싶었어요. 그 정도로 중요한 사람들이거든요.”
“제가 보기엔 공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너드 같은데 보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우리는 회사로 다시 올라가며 대화를 나누었고.
사무실에 도착하자 한 팀장이 엄청난 양의 보고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요?”
“대표님이 벌여 놓은 일이 워낙 많다 보니 보고서도 많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보고서를 다 볼 시간은 없고, 한 팀장이 중요한 사항만 구두 보고 해 주세요.”
“……휴우, 대표님 저도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보지도 않으실 보고서와 경제 예측을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한 팀장의 불만은 당연했다.
SAVE 투자회사의 모든 일은 한 팀장의 손에 의해 돌아갔으니까.
나도 그를 한국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SAVE 투자회사를 제대로 관리할 사람이 딱히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미국에 남겨 둬야만 했다.
“5년만 더 고생해 주세요. 5년 뒤에는 한 팀장을 태우증권 사장으로 임명할 계획입니다.”
“태우증권의 사장 자리를 제게 주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아직 그럴 나이도 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뭐가 중요합니까? 월가나 한국 주식시장이나 나이보다 실적이 우선시되는 곳 아닙니까? 월가에서도 수익률 1, 2위를 달리는 SAVE 투자회사 총괄 관리자보다 더 높은 실적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를 달래기 위해 꾸며 낸 말은 아니었다.
내가 회장에 오르면, 태우증권 사장으로 한 팀장을 앉히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었다.
단지 오늘 내 생각을 한 팀장에게 처음 말했을 뿐이었다.
“태우증권 사장이라…. 아직 제 동기와 상사들이 많이 남아 있겠죠?”
“대부분이 남아 있죠. 한국에서 태우증권만큼 연봉과 복지를 챙겨 주는 곳이 없으니까요. 이직률은 거의 0%에 가깝죠.”
“그럼 꼭 가고 싶습니다. 우드득!”
이빨을 꽉 깨무는 한 팀장이었다.
직장 상사 중에 트러블이 있었던 사람이 있나 보다.
태우증권 사장으로 가서 그 직장 상사를 밟아 누를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중요한 사항을 구두 보고로 들을 수 있을까요?”
“최대한 간략하게 보고드리겠습니다. 우선 SAVE 투자회사의 수익률은 최근 3년 동안 매해 4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보다 단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회사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한 팀장의 능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기억의 편린을 뒤져 한 팀장에게 정보를 넘겨주었고, 한 팀장은 뛰어난 분석 능력을 발휘해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내었다.
“한 팀장이 열심히 해 준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SAVE 투자회사에서 투자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사업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나 배터리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돈은 거의 회수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배터리 시장에 조 단위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곧 있으면 다가올 스마트폰 시대와 전기차 시대를 위한 투자였다.
시간을 돈으로 산다.
물론 시간은 워낙 귀한 물건이었기에 비싼 값을 치러야 했지만, 기술력을 1년만 앞당겨도 몇 배는 더 남겨 먹을 수 있는 장사기도 했다.
“그래도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매출이 늘지 않았나요?”
“애플과 거래를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양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매년 연구비를 증액하고 있기에 티도 남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투자를 하세요. 지금이야 돈 잡아먹는 하마처럼 보이겠지만, 투자한 돈을 수십 배로 돌려받을 수 있는 산업입니다.”
한 팀장은 더는 불평을 말하지 않았다.
나와 오랜 시간 일해 왔기에 내 말에 대한 믿음이 강한 그였다.
“다른 사안은 제 선에서 처리하겠습니다.”
“끝났어? 그럼 내가 보고를 해도 되겠지? 보스! 인도 선거와 미국 대선 그리고 전에 만나 보라고 했던 오바마 상원 의원에 관한 보고가 있습니다.”
이번엔 데이비드의 차례였다.
무려 2시간이나 보고를 듣고 나서야 데이비드의 이야기가 끝났고.
대부분이 내가 생각한 방향 혹은 긍정적인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