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5)
독식하는 재벌 3세-205화(205/518)
205화. 충격과 공포 (4)
리튬 삼각지대.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50% 이상이 이곳에 있었다.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그리고 칠레.
하지만 아직은 리튬 삼각지대에 큰 관심이 없는 시대였다.
특히나 우유니 소금 사막처럼 염호에서 채취하는 방식은 불순물이 많아 효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 순간.
리튬의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효율이 낮더라도 경제성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리튬 추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효율 또한 증가하게 되어 있었다.
“부회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우유니 사막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의 리튬 생산지와 협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일부 매장지의 채굴권을 확보했고, 이번 달 안으로 추가로 10곳이 넘는 매장지의 사업 관할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사업 관할권의 기간은 얼마나 되죠?”
“7년간 탐사 및 개발을 진행하며, 20년 동안 생산 권한을 갖게 됩니다.”
“20년은 조금 부족하군요. 돈을 더 들이더라도 최소 30년 최대 50년까지 기간을 늘려 보세요.”
20년은 너무 짧았다.
지금으로부터 20년이 지나면, 스마트폰과 전기차가 도처에 깔려 있을 터.
본격적으로 리튬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할 터인데, 리튬 광산 사업권을 중남미 국가에게 넘겨야 한다.
탐사부터 개발을 우리가 다 해 놓고 엄한 놈에게 줄 수는 없지.
그러니 돈을 더 들이더라도 기간을 늘려야지만,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기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사업권의 가격이 너무 높아집니다. 지금도 2조가 넘는 돈을 사용했습니다.”
“그것밖에 안 썼나요? 태우전자, 태우통신, 태우자동차의 사내유보금을 모두 사용해도 되니 리튬 광산 사업권을 확보하세요. 최소 30년 이상으로요.”
태우그룹의 사내유보금이 넘쳐났다.
대한민국 기업 중에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사내유보금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벌어들이는 돈이 많았기에 매년 사내유보금이 쌓여 갔고, 지금은 30조 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많은 금액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사내유보금은 그룹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이었기에.
외환위기 같은 경제 위기가 다시금 찾아올 때를 위한 자금이었고, 사내유보금이 바닥이 나면 외환위기 이전처럼 부채로 그룹을 운영해야 할 수도 있었다.
“부회장님, 사내유보금을 광산 매입에 사용하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산 개발은 결국, 도박에 가깝습니다. 그룹의 미래를 위한 돈을 도박에 과하게 투자한다면 주주들이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리튬의 가치를 모르니 도박이라고 하는 거죠. 리튬은 도박이 아니라 노다지에 가깝습니다. 금이 매장되어 있는 걸 알면서도 금광을 캐지 않는 게 바보 아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현재 리튬 광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자재 광산의 사업권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사내유보금 전부를 광산 사업권 확보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 수준이 아니라 국가 수준의 금액입니다.”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장사가 맞았다.
그리고 이익을 보기 위해선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년만 지나면 10배 이상을 남길 수 있는 장사인데 어찌 투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원자재를 통해 큰 수익을 보지 않아도 좋았다.
원자재 수급 문제로 태우그룹의 성장을 막히지 않게 하기 위한 투자였으니까.
“유보금이야 분기마다 계속해서 쌓일 테니 주주들이 크게 걱정하진 않을 겁니다. 그보다 한국 정부와 남미 정부 협상단과 상의해 보다 더 많은 원자재 광산 사업권 확보에 집중해 주세요.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태우상사 쪽에서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사업 규모가 10년 동안 해 왔던 사업 규모를 다 합친 정도라 다들 밤을 새워 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태우상사는 태우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될 겁니다. 그러니 상사맨들의 자존심을 잘 챙겨 주세요.”
상사는 외환위기 시절만 해도 최고의 직장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상사의 인기가 시들해졌고, 고스펙을 보유한 상사맨들의 자존심에 금이 간 상황이었다.
자존심은 결국 돈과 승진 아니겠는가?
태우상사의 사업부가 늘어나면 승진 자리가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보너스를 두둑하게 챙겨 주면, 상사맨들은 다시 자부심을 되찾고 열심히 일하게 되어 있었다.
“태우전자와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월가의 투자회사에서도 태우그룹이 투자한 금액만큼 원자재 광산에 투자를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정말 국가 단위에서나 가능한 원자재 광산 확보 프로젝트가 되겠습니다.”
태우그룹에서 20조, SAVE 투자회사에서 20조.
1년에 무려 40조 원이나 원자재 광산에 투자하는 건 웬만한 국가에서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매년 투자 금액을 키울 생각이었고, 다양한 국가의 원자재 광산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
국회에 의해 권한 정지 당한 대통령.
그리고 3월 30일 1차 변론이 진행되었다.
많은 지지자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대통령은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문제로 정치권에서는 또 한 번 거센 소용돌이가 몰아쳤고.
여의도의 모든 이목과 국민 모두의 이목이 탄핵심판에 집중되었다.
그러는 사이 우리에겐 아주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칠레 FTA가 발효되었습니다!”
“뉴스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더군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기에 우리로서는 정말 다행인 일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우리를 적극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FTA 성과를 내야 하는데 우리가 알아서 성과를 들고 왔으니 얼마나 예뻐 보이겠어요?”
“국무총리가 직접 광산 사업권 문제를 챙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정부에 전화까지 넣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고 있는 국무총리.
그도 결국은 정치인이었고, 다음 대선 혹은 다음 행보를 위해서라도 성과가 필요했다.
대통령이 없는 사이 일어난 성과는 자신의 치적으로 남길 수 있으니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좋은 현상이군요.”
“아! 그리고 미국에서 리사라는 사람이 내일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드디어 오는군요!”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리사 이사가 드디어 한국에 온다는 소식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태우전자와 태우반도체 그리고 태우IT까지. 모두 점검을 시작하세요. 밤을 새워서라도 최고의 환경으로 만들어 놓으세요.”
“리사라는 분이 누구시길래 이렇게 과하게 반응하십니까?”
“앞으로 태우전자의 사장 자리에 앉을 분이죠. 그리고 반도체 총괄 관리까지 맡아 줄 인재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제가 직접 계열사를 돌며 관리에 들어가겠습니다.”
태우전자 사장 자리를 공석으로 오래 둘 수는 없었다.
이전 사장이었던 우성일 사장은 현재 태우유통 사장 자리로 옮겨 갔고, 하루빨리 공석인 자리를 능력 있는 사람으로 채워야 했다.
만약 리사가 태우전자 사장 자리를 거절한다면.
마땅한 사람을 다시금 찾는 동안 내가 태우전자를 총괄하며 관리해야 했기에 무조건 그녀를 붙잡아야만 했다.
***
다음 날.
나는 직접 리사가 묵고 있는 호텔로 마중을 나갔다.
인재 영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의였고, 부회장인 내가 호텔 앞까지 마중을 나가는 것만큼 성의 있는 행동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부회장님이 직접 마중을 나오셨네요. 회사로 가서야 만나 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당연히 제가 직접 나서야지요. 귀한 손님이 찾아왔지 않습니까? 어떻게, 한국 호텔은 마음에 드셨습니까?”
“태우그룹에서 편의를 봐준 덕분에 편히 쉴 수 있었어요.”
“태우전자까지도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내가 직접 차량의 문을 열어 주었다.
조금은 과한 배려에 당황스러워하는 리사였지만, 그만큼 그녀를 태우전자로 모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여기가 태우전자입니다. 편히 구경하시고 작동까지 해 보셔도 됩니다.”
“못 보던 제품들이 상당히 많네요.”
태우전자 개발실.
연구진을 제외하면 소수의 사람만이 출입이 가능한 보안 구역이었지만.
그녀를 영입하기 위해 개발실의 문을 활짝 열었다.
리사는 반도체 전문가답게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이 꽤 있는지 2시간이 넘도록 개발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태우전자의 기술력이 상당하네요. 왜 애플과 아노르 가문이 태우전자와 협업을 했는지 이해가 가요.”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리사 이사님이 채워 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직은 노코멘트 할게요. 태우반도체와 IT까지 보고 나서 말씀드릴게요.”
리사는 말을 아꼈다.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기에 나도 더 이상 말을 이어 나가지 않고 태우반도체로 그녀를 안내했다.
“마음껏 보셔도 됩니다.”
“그럼 잠시 돌아볼게요.”
태우반도체에서도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공장을 둘러보았다.
나는 은근슬쩍 웨이 부사장을 그녀의 근처로 밀어 넣었다.
같은 대만 출신이었고, 반도체 전문가였기에 대화가 통하리라 판단했다.
하지만 그녀는 인사만 가볍게 나눌 뿐 웨이 부사장과도 따로 소통을 하지 않았다.
“이제 태우IT만 남았네요. 태우IT까지 다 보고 나서 말씀드릴게요.”
“그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누구도 먼저 식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대화 한마디 없이 진중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기가 태우IT입니다. 태우전자나 반도체와는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무실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연상되는 건물과 분위기네요.”
“대부분의 개발자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니 편히 둘러보시면 됩니다.”
“그럼 잠시 혼자 둘러볼게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부터 반도체 발전과 IT 기술 발전의 상호 연관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그녀.
그런데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는 시종일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흠, 태우그룹은 분명 좋은 회사긴 하지만, 저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많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 제가 이끄는 대로 움직일 것 같지도 않네요.”
“태우전자 사장 자리를 거절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마도…… 그럴 것 같네요.”
이대로 적임자를 놓쳐야 하는 걸까?
나는 다급히 그녀의 상세정보와 특이사항을 확인해 보았지만, 그녀를 붙잡을 방법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순간! 희망의 불씨가 내게 다가왔다.
태우IT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 천민정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부회장님이 해외 출장을 가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 관련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 냈어요. 어떤 아이디어냐면요…….”
천민정은 나만 보이는 건가?
내 옆에 리사가 있음에도 막힘없이 아이디어를 쏟아 내었고.
나는 딱히 그녀를 막아서지 않고 리사와 함께 그녀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경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