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7)
독식하는 재벌 3세-207화(207/518)
207화. 계속된 선거 (1)
나는 부회장실에서 국민경제당의 행사를 지켜봤다.
최재석 의원을 비롯한 소속 정치인들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행사였고.
미리 완벽한 대본을 만들어 두었기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대화가 오가는 대담이었다.
“행사가 그럴싸하게 진행되고 있군요.”
“오늘 행사를 위해 영어가 약한 정치인 몇 명은 영어 대본을 며칠 동안 암기했다고 합니다.”
“선거 유세는 결국 쇼 아니겠어요? 쇼를 제대로 진행하려면 대본 암기는 기본이죠.”
내가 생각하는 선거는 쇼였다.
얼마나 국민들을 열광하게 하냐에 따라 쇼의 흥행이 결정된다.
그리고 흥행의 또 하나의 조건은 배우였다.
괜히 헐리웃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아니었다.
“이미 여러 언론사에서 국민경제당 행사 관련 기사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사장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애플사의 스티브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안전에 적극 신경 쓰세요. 괜히 사고라도 터지면 행사보다 그쪽으로 이목이 집중될 수도 있으니까요.”
“경호 인력을 2배가량 늘렸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히 예상 가능했고.
나도 강 대위 소속 직원들을 행사장으로 대거 파견했다.
미국에서 아주 귀하게 모셔 온 손님들인데 불상사가 일어나게 할 수는 없지.
“그런데 부회장님. 저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저런 거물급 인사를 어떻게 한국으로 불러올 수 있었습니까?”
“평소에 친분을 잘 쌓아 둔 덕분이죠.”
이번 행사에 참석한 기업의 대주주가 나였다.
그렇다고 한들 저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더더욱 정치권 행사에 참석시키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나도 웬만해서는 이런 부탁을 저들에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태우그룹의 미래를 위해 눈 딱 감고 어려운 부탁을 하였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모두가 흔쾌히 내 부탁을 받아 주었다.
“부회장님, 속보가 떴습니다.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내용입니다.”
“벌써 질의응답 시간까지 넘어갔나 보군요.”
——–
[미국 IT 기업 CEO들, 왜 국민경제당을 선택했나?]미국 IT 기업 CEO들은 한국의 모든 정당에 만남을 요청했지만, 국민경제당만이 응답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정당들은 탄핵과 같은 정치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국민경제당은 경제 발전과 미래 지향적인 IT 기술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입니다.
——-
국민경제당을 띄워 주면서도.
거대 정당을 돌려서 까는 기사였다.
“부회장님, 기사의 사실 여부가 벌써 문제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기사의 내용은 전부 사실이니까요.”
“정말 IT 기업 CEO들이 모든 정당에 만남을 요청했습니까? 그런데 왜 응답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선거 시즌에 이런 빅 이벤트를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아마 누가 장난으로 메일을 보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장난질을 좀 쳐 놨거든요.”
이메일에 귀여운 장난을 쳐 두었다.
어느 누가 초거대 기업 CEO들이 이모지를 사용해서 이메일을 보냈다고 생각이나 하겠는가?
게다가 스팸 메일과 비슷한 형태기도 했기에 열어 보기도 전에 삭제했을 것이다.
“그럼 정말 거대 정당에서 할 말이 없어지겠습니다. 미국 IT 기업들의 대화 요청을 거부한 정당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걸 노린 거기도 하죠. 어떻게 최재석 의원에 대한 기사는 없나요?”
“지역구에 유치한 데이터 센터에 관한 기사가 있습니다. IT 기업 CEO들이 데이터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재석 의원이 데이터 센터 유치를 이미 했다는 내용입니다.”
“잘만 엮으면 아주 좋은 기사가 나오겠군요.”
언론사는 이슈를 만들기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오히려 대형 이슈가 터지면 하나라도 더 받아먹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곳이 언론사였다.
“이벤트 현장의 영상을 잘 편집해서 각 언론사에 배포하겠습니다.”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언론사에서 이번 이슈를 보도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편집해서 보내세요.”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초거대 IT 기업 CEO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재석과 국민경제당.
이 정도 뉴스면, 중장년층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은 일찍 퇴근해 보겠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친구들을 이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겠어요?”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이제 뒷수습의 시간이었다.
엉덩이 무거운 양반들을 한국까지 초대했으니 대접을 섭섭하게 할 수는 없지.
한국까지 온 게 헛수고가 아니라고 느끼게끔 해 줄 필요가 있었고, 천민정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며 작성한 노트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
무려 24시간을 잡혀 있었다.
스티브를 비롯한 CEO 3명과 IT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 24시간 동안 떠들었다.
특히 천민정의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였고, 부가 설명을 해 주느라 입에서 침이 다 마를 지경이었다.
그리고 각 기업들과 연계하고 있는 사업 이야기도 해야만 했다.
인공지능, 자동화 기계 및 로봇, 그리고 아이폰의 액세서리까지.
다행인 점은 워낙 바쁜 사람들이라 오늘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24시간 만에 그들과 헤어질 수 있었다.
“실장님, 언론의 반응은 어떤가요? 뉴스를 볼 틈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을 못 했네요.”
“모든 언론에서 IT 기업 CEO들과 국민경제당의 이야기를 대서특필하였습니다. 특히나 9시 뉴스에서는 10분 넘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조간신문에서도 1면을 장식했습니다.”
기획실장이 조간신문을 종류별로 보여 주었고.
IT 기업 CEO들과 최재석 의원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 하나같이 조간신문의 1면을 채우고 있었다.
“최재석 의원의 인지도가 매우 상승하고 있겠군요.”
“은밀히 진행하고 있는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권 주자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직은 대권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지만, 국민경제당의 중심을 잡아 줄 정도는 충분합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 했군요.”
“거대 정당이 보유하고 있는 콘트리트 지지층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거대 정당에서도 하지 못하는 다양한 선거 유세전을 펼쳤으니 이제부터는 후보 개인의 능력에 달렸다고 봅니다.”
총선까지 6일.
이제 여론 조사도 공표할 수 없는 일명 깜깜이 기간에 돌입했다.
후보자가 열심히 돌아다니며 한 표라도 더 받아 내는 일만이 남았다.
***
총선까지 3일이 남은 시기.
리사 사장이 갑작스레 부회장실을 찾아왔다.
“태우전자와 태우반도체의 미래를 위해 상의드릴 일이 있어요.”
“리사 사장님의 말이라면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편하게 말씀하세요.”
그녀에게 자리를 권하며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준비한 자료를 꺼냄과 동시에 빠르게 말을 이어 갔다.
“태우반도체의 웨이 부사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제가 몇 번이나 태우반도체를 방문해 보니 파운드리 사업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고객사가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죠. 고객사와 경쟁을 하지 않아야 태우반도체를 많은 업체가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그 점은 저도 동의해요. IBM의 경우에도 고객사와 경쟁하는 회사와는 거래하기 싫어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반도체 설계 기술을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뛰어난 반도체 설계 능력을 보유한 리사 사장이었다.
그런 그녀였기에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태우반도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도 같이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지금이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크다곤 하지만, 앞으로는 시스템 반도체의 시대가 올 게 분명해요. 부회장님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스마트폰의 시대를 선도해 나간 사람 중에 한 분이시니까요.”
시스템 반도체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였다.
데이터 연산, 제어 등 정보처리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반도체였고.
막대한 R&D 자금을 투입해야지만 우수한 설계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앞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추월하겠죠.”
“태우반도체 차원에서 하기 어렵다면, 펩리스 회사를 만드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살짝 웃음이 나왔다.
나라고 반도체 설계에 중점을 둔 펩리스 회사의 가치를 왜 모르겠는가?
그리고 이미 전 세계 펩리스 1위 기업의 대주주가 바로 나였다.
퀄컴.
세계 펩리스 1위 기업이자 내가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
IT 버블 당시 헐값의 퀄컴 주식을 왕창 사들였고, 아직도 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다.
태우그룹 부회장이 퀄컴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말해서 좋은 건 없었으니까.
“리사 사장님이 펩리스 회사를 만들어 보세요. 자금은 무한대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계열사에 투자하는 자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 드릴 수 있어요.”
“……이렇게 쉽게 결정하실 줄은 몰랐네요.”
“저도 펩리스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저 마땅한 적임자가 없었기에 도전하지 못했었죠. 그런데 이제 적임자가 생겼으니 화끈하게 투자를 해 보려고 합니다.”
“밤새 자료를 조사한 제가 바보처럼 느껴지네요.”
퀄컴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펩리스 회사를 만드는 걸 막을 필요는 없었다.
반도체 설계 시장은 앞으로 계속해서 커질 테니 펩리스 회사를 여러 개 만든다고 해서 절대 손해 볼 일은 없었으니까.
“태우전자의 가전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설계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죠.”
“제가 조사한 자료가 그런 내용들이었어요. 앞으로 태우전자의 신제품의 기능 향상을 위해선 반도체 설계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지금은 퀄컴과 연계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죠. 태우반도체 산하의 펩리스 회사가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내가 퀄컴의 실질적 주인이라고는 하지만.
더 좋은 설계를 뽑아내려면 경쟁회사가 필요하긴 했다.
이왕이면 내 소유의 회사와 경쟁하면 더 좋지 않겠는가?
누가 승리하든 나에게 이득이 돌아오게 되니까.
“그런데 혹시 천민정 씨를 제가 데리고 가도 될까요?”
“IT 개발자를 반도체 설계에는 왜?”
“천민정 씨의 능력이라면 반도체 설계를 조금만 가르쳐도 금방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것 같아요.”
리사와 천민정.
분명 용에 여의주를 얻는 효과를 얻게 되겠지만.
천민정은 인공지능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였다.
“지금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워낙 많아 부서 이동은 힘들 것 같네요.”
“그럼 가끔씩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정도는 괜찮으시겠어요? 부회장님과 아이디어 회의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 정도는 당연히 가능하죠. 천민정 씨만 동의한다면요.”
“알겠어요. 그 문제는 천민정 씨와 상의해 볼게요.”
이제야 태우전자가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내가 방향성을 시작해 모든 부분을 신경 써야 했지만, 이젠 리사 사장이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