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09)
독식하는 재벌 3세-209화(209/518)
209화. 계속된 선거 (3)
오전까지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개표가 끝이 되었고, 마지막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당 : 123석
야당 : 112석
국민경제당 : 38석
그 외 : 25석
“최고의 결과가 나왔군요.”
“어느 정당도 과반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여당 또한 무소속을 포함한 나머지 정당과 힘을 합치더라도 과반을 넘지 못합니다. 무조건 국민경제당과 손을 잡아야지만 과반이 넘습니다.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최고의 결과였다.
회귀 전에는 이번 선거를 여당에서 과반 이상의 압승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생에서는 여당으로 가야 할 표가 국민경제당으로 향했다.
물론 야당의 표 일부도 국민경제당이 흡수하긴 했지만, 타격이 큰 쪽은 여당이었다.
“야당도 우리와 손을 잡으면 과반 이상을 확보할 수 있으니 여당이고 야당이고 국민경제당에 손을 내밀겠군요.”
“법안을 통과하려면 국회의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니 무조건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었습니다.”
결과를 받아 보니 이제야 졸음이 쏟아졌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였고, 전국에서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례대표 표가 쏟아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탄핵의 결과도 나왔다고 볼 수 있겠군요.”
“탄핵을 주도한 정당이 이번에 확보한 의석수가 8석밖에 되지 않습니다. 교섭단체도 될 수 없는 의석이니 정치적인 힘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만 쉬어야겠군요. 실장님도 저와 같이 퇴근하시죠.”
“그래야겠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내일 뵙겠습니다.”
회사 입사 후 거의 처음으로 오전에 퇴근을 했다.
일반 직장인처럼 연차를 내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었기에 곧장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
그날 저녁.
오후쯤 일어나니 강 대위로부터 연락이 와 있었다.
최재석 의원이 나와 은밀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고, 나는 곧장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강 대위는 사람의 눈에 절대 띄지 않는 장소를 섭외했고, 그곳에서 최재석 의원을 만날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김민재입니다.”
“허허허, 김태중 회장님과 똑 닮으셨습니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풍기는 분위기까지 정말 닮으셨군요.”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최재석 의원.
개표 상황을 보느라 아직까지 잠을 자지 않았는지 까치집을 하고 있었다.
“오는 길은 힘드시지 않으셨습니까? 언론의 관심을 사지 않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태우그룹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사람이 심어져 있더군요. 산 전체를 완벽히 통제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강 대위의 회사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 대위도 잘 알고 있었기에 평소보다 더 신경을 쓴 듯했다.
“아! 축하 인사가 늦었습니다. 제3당의 당대표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부 김민재 부회장님이 힘써 주신 덕분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받아 온 축하 전화보다 오늘 하루 받은 축하 전화가 더 많았습니다.”
“거대 정당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나 보군요.”
“러브콜이라고까지는 할 순 없고, 잘 좀 부탁한다는 전화를 몇 통 받긴 했습니다.”
거대 정당이라고 왜 모를까?
국민경제당을 잡는 정당이 국회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걸.
그렇기에 최재석 의원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경쟁하듯 축하 인사를 건넸을 것이다.
“많이 좋으신가 보군요.”
“기분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향성을 잃진 않았습니다. 거대 정당에게 휘둘리지 않고 한국 경제 발전이라는 방향으로만 가려고 합니다.”
“쉽지 않을 겁니다. 거대 정당에서 회유도 하고 협박도 하고, 일부 의원은 당을 옮기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죠.”
“철새처럼 왔다 가면 결국은 보금자리를 잃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국민경제당은 방향성을 잃는 순간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정당입니다. 다른 정당처럼 지역 지지기반이 튼튼한 것이 아니니 지금의 방향성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내가 원하던 말이었다.
자리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었다.
거대 정당의 러브콜을 받는 교섭단체 정당의 수장.
없던 욕심도 생길 자리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최재석 의원은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기업이 거대 정당에게 막대한 후원금을 주는 것과 같은 짓은 하지 못하지만, 정책적으로는 계속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특히나 공장이나 시설 유치는 확실하게 밀어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입찰에서 도움을 달라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득을 바라지 않는 기업이라니.”
“방해만 받지 않아도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을 정복할 자신이 있으니 가능한 제안입니다.”
최재석 의원과 나는 원하는 바가 같았다.
뇌물을 받지 않고 활동하는 정치인.
뇌물을 주지 않고 경영하는 기업가.
공장 유치도 뇌물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는 뇌물이니 사양하지 않는 최재석 의원이었다.
“태우그룹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언제까지고 돕도록 하겠습니다.”
“불가피하게 불법적인 일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해야 한다면, 그 이유를 최재석 의원님에게 설명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제가 납득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럼 그 사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겠지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정말 목숨 걸고 거대 정당에서 태우그룹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지키겠습니다!”
대장군의 기세를 뿜어내는 최재석 의원이었다.
정치권에서 태우그룹을 지켜 내는 방벽을 얻게 되었다.
거대 정당이 힘을 합쳐서 공격하지 않는 한 뚫리지 않을 방벽이었고, 대한민국의 정치권을 생각하면 절대 거대 정당이 힘을 합칠 일은 없었다.
***
17대 총선이 끝이 났다.
그런데 우리가 걱정해야 할 선거는 또 있었다.
“인도 총선이 얼마나 남았죠?”
“20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미모안 싱의 인기에 힘입어 인도 국민회의가 유리한 상황입니다.”
한국 총선보다 인도 총선에 더 많은 돈을 사용했다.
아직 인도는 금권 선거가 판을 치기 때문이기도 했고, IIT(인도 공과 대학)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도 국민회의가 승리해야만 했다.
물론 회귀 전에도 인도 국민회의가 승리했다.
내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인도 국민회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래도 승리에 숟가락을 올리기 위해선 돈을 퍼부어야만 했다.
“미모안 싱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차기 인도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겠군요.”
“현재로서는 70% 이상 미모안 싱이 차기 인도 총리가 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총리로 지명되는 순간, IIT 한국 유치 건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세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태우그룹 차원에서 한국 드라마를 인도에 많이 방영하고 있고 인기도 좋습니다. 특히나 허준의 인기로 허황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드라마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IIT를 유치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총리로서 가장 권력이 막강한 임기 초반에 IIT를 한국 유치를 미모안 싱이 주장하고 나선다면, 국민들이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IIT를 한국 유치에 성공했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학교 부지도 매입해 두세요.”
“대학교 설립 문제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에 국민경제당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거대 정당에서 방해하고 나설 수도 있습니다.”
IIT 유치는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우선 전혀 다른 문화로 살아온 인도 학생을 60% 이상 받아들여야 했고, 그들이 학교 혹은 학교 주변에서 거주해야만 했다.
문화권이 다르면 분쟁이 일어나기 마련이었고.
인도 학생을 지역에서 배척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었기에 정치권에서도 민감하게 나올 게 분명했다.
그래서 국민경제당의 승리를 기도했던 것이기도 했다.
“최재석 의원을 통해 IIT 한국 유치의 장점을 전파하세요.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을 영입할 수 있고, 한국을 IT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시킨다면, 반대 목소리를 낮출 수 있을 겁니다.”
“국민경제당과 함께 이번 일을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복잡한 선거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최대한 빨리 기획실장과 인도 선거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는 태우IT로 향했다.
천민정이 만든 번역 프로그램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직접 보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았기에 태우IT로 이동했다.
“부회장님! 안 그래도 제가 연락을 드리려고 했어요. 번역 프로그램에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더니 성능이 훨씬 좋아졌어요.”
“얼마나 좋아졌는지 직접 볼 수 있을까요?”
“아! 그리고 리사 사장님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셔서 성능을 더 높일 수도 있었어요.”
리사 사장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나 보다.
천민정을 자신의 밑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던 리사 사장이었지만, 내가 거절하자 아이디어 회의를 핑계 삼아 천민정과 시간을 보내려는 리사 사장이었다.
“번역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네요.”
“며칠 동안 2만 건이 넘는 논문을 학습시키고, 영화, 드라마는 물론이고 소설과 만화까지 학습시킨 덕에 성능이 많이 좋아졌어요.”
따로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번역 프로그램이었다.
알아서 의역까지 해 주었고, 영어 속담을 말하면 비슷한 한국 속담을 찾아 적용시킬 정도였다.
“지금 당장 출시해도 될 정도의 완성도군요.”
“아직은 부족해요. 영어 외에도 중국어, 힌디어, 스페인어, 아랍어, 일본어 정도는 추가한 뒤에 출시하고 싶어요.”
“나머지 언어까지 적용을 하려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은 24시간 학습할 수 있어서 오래 걸리진 않아요. 그리고 동시에 학습시킬 수도 있고요.”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천민정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아마존의 CEO인 제프리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에어컨을 트는 것보다 구급차를 부르는 게 더 저렴하다고 말하던 제프리.
천민정이 회사 CEO를 맡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음성인식도 가능하도록 학습을 시켜 보세요. 그래야 활용도가 높아지니까요.”
“안 그래도 리사 사장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무슨 일 있나요?”
“부회장님과 회의를 하지 않는 거의 모든 날은 리사 사장님과 회의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영어가 조금씩 늘고 있어요.”
언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 연인을 사귀는 것이었다.
24시간 붙어 다니다 보면 절로 언어를 습득하니까.
그래서 외국어 학원에서는 외국어 선생을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하는 것이었고, 천민정은 매일 외국인 선생이나 다름없는 리사 사장과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절대 제가 시키거나 강요하진 않았어요.”
“제가 영어 공부 하기 싫다고 해서 리사 사장님을 동원한 건 정말 아니시죠?”
“설마 그럴 리가요. 그리고 리사 사장은 제가 부탁한다고 해서 그런 일을 할 사람도 아닙니다. 순전히 리사 사장이 천민정 씨에게 관심이 있어서 하는 행동입니다.”
두 천재가 만나는 건 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매일같이 쏟아 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