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12)
독식하는 재벌 3세-212화(212/518)
212. 일방적 이득 (1)
IIT 한국 유치를 위해선 국민경제당의 도움이 필수였고.
최재석 의원을 납득시키기 위해 말을 이어 갔다.
“그 문제라면 태우그룹의 공채 인원을 전년보다 20% 이상 늘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IIT 졸업자는 특별 채용 방식으로 채용한다면,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게 될 겁니다. 그리고 IIT 한국 캠퍼스 입학자 20%는 무조건 한국 학생으로 채울 겁니다.”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일까요? 취준생들의 여론을 잠재우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겁니다.”
“IIT 졸업자 전원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초거대 IT 기업에 100% 취업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려울 겁니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에게 경쟁심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이 오르기 힘든 나무에 이미 오른 사람에게는 경쟁심이 아니라 경외심을 느끼기 마련이었고, IIT 졸업자는 그런 대우를 받기 충분한 사람들이었다.
“흠, 그래도 여론을 잠재우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다른 명분도 있습니다. IIT 캠퍼스가 한국에 생긴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진을 한국으로 데리고 올 수 있습니다. 해외 유명 대학교와 비교해도 절대 부족하지 않은 교수진을 이미 섭외해 두었습니다.”
“인재 유입과 양성 그리고 유명 교수진. 괜찮은 명분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히 납득되는 명분은 아닙니다.”
최재석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마지막 명분.
최재석 의원뿐만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하나 남아 있었다.
“IIT 한국 유치에 성공하면 구글, 아마존, 애플을 비롯한 거대 기업들의 연구소를 한국에 유치할 수 있습니다. IIT와 산학협력하는 연구소로, 대한민국의 IT 발전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납득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라면 IIT 한국 캠퍼스 유치를 꼭 해야겠습니다.”
“초거대 기업들은 대륙별로 거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홍콩이나 일본을 택하고 있죠. 하지만 IIT 한국 유치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으로 거점이 옮겨 오게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지요.”
모든 도시가 기업 유치에 힘을 쓰고 있었다.
기업을 유치하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세수 확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는 국가라고 해도 다를 바가 없었다.
국가 또한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만 발전을 할 수 있었고.
국가 차원에서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 같은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도 했다.
“흠, 대한민국이 아시아 거점 국가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법안이 필요하겠습니다. IIT 한국 유치는 물론이고, 외국계 기업이 한국 진출 시 받을 수 있는 혜택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습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거대 정당을 상대해야 할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정치는 결국 타협이었다.
내가 하나를 얻기 위해선 남에게도 하나를 줘야 했고.
남이 하나를 얻게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내 것을 하나 포기해야 하는 것이 정치였다.
IIT 한국 유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결국 국민경제당도 거대 정당이 원하는 무언가를 들어줘야만 했다.
“여당과 야당에서 지금 가장 심각하게 싸우고 있는 법안이 하나 있습니다. 그 문제를 중간에서 잘만 조율하면, IIT 한국 유치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탄핵 말고 심각하게 싸우고 있는 법안이라면, 혹시 수도 이전 문제입니까?”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수도를 충청도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걸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헌법재판소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천도.
수도를 서울에서 충청도로 이전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너무 높은 서울의 밀집도를 지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뜻이었고, 미국의 워싱턴 D.C와도 같은 도시를 충청도에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아마 위헌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헌법상으로는 크게 문제 될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국민 여론만 봐도 알 수 있죠. 수도권에서 진행된 여론조사를 보니 반대하는 여론이 3% 정도 높더군요.”
“그야 수도권에서 진행된 여론조사니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전국 단위 여론조사나 대국민 투표를 진행하면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충청권에서 찬성 여론이 워낙 높기도 합니다.”
수도 이전이 불가능한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수도 이전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이유기도 했다.
“혹시 관습 헌법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국민 대부분이 받아들이는 관습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설마 헌법재판소에서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을 인용해 위헌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기억에 따르면 그랬다.
대부분의 정치인도 몰랐던 관습법.
헌법재판소에서는 관습법에 따라 수도 이전을 위헌 판결 내렸다.
“흠, 그럼 국민경제당이 중간에서 해결하기 어렵게 되겠습니다. 저는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려고 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내린다면, 끼어들 틈이 사라져 버립니다.”
“수도를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충청도 지역으로 행정 기관을 옮기기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청와대와 국회만 이전하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 판결을 내리기 어려울 겁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탄생한 배경이었다.
행정수도가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이름하에 행정기관 이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아직은 몇 년간 더 정치권에서 싸우고 난 뒤에야 세종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개입한다면?
최재석 의원이 수도 이전이 아닌 행정 복합 도시라는 타협안으로 여당과 야당을 타협시킬 수만 있다면, 행정기관 이전이 더 빠르게도 가능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오기 전에 협상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위헌 판결이 나오게 된다면 야당에서 협상 자체를 거부할 것 같습니다.”
“빠르게 움직일수록 협상이 더 쉬워지겠죠.”
“국민경제당의 이름으로 당대표 모임을 가져 보겠습니다. 언론도 많이 불러 모으고, 싸우지 않고 건전한 정치 문화를 이끌어 나가자는 취지로 모임을 가지면, 괜한 기싸움보다 건전한 대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최재석 의원은 야합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더 공개적으로 나서서 서로가 원하는 이득을 나눠 가질 생각이었다.
이는 거대 양당도 국민경제당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법안 통과가 가능했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거대 정당의 당대표들은 정치 9단의 능구렁이들인데 원하시는 건 얻지도 못하고 내주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저야 그들 사이에서 줄만 잘 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서로 싸우느라 제가 안중에 들어오긴 하겠습니까? 허허허.”
최재석 의원도 노련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치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상세 정보를 통해 잘 알고 있었다.
* * *
이틀 후.
거대 정당과 국민경제당의 당대표 모임이 많은 언론인을 초청한 상태로 진행되었다.
카메라가 있어서 그런지 시종일관 미소를 짓는 그들이었고, 카메라가 사라져야 본색을 드러낼 그들이었다.
“실장님이 보시기엔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쉽지 않아 보입니다. 행정 수도 문제의 타협안을 양쪽에서 받아들인다면야 IIT 한국 캠퍼스 유치도 가능하겠지만, 워낙 서로의 의견이 달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듯합니다.”
“여당이야 행정 수도 문제로도 충분하겠지만, 야당에서는 반대급부를 원할 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여당의 공약이었던 것 중 하나를 원할 수도 있겠군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회담이 끝나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는 최재석 의원의 몫이었다.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 그를 영입한 것이기도 하니까.
“IIT 문제는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하고, 원자재 광산 확보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대부분 가계약을 맺은 상태고, 몇 곳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도장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단계로 나갈 때가 되었군요. 전기 자동차 연구를 보다 본격적으로 해야겠습니다.”
오랜 기간 전기 자동차 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전기 자동차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구동모터, 그리고 차체.
배터리의 경우엔 일본의 최대 배터리 업체를 인수했고, CL그룹의 배터리 사업부도 우리가 가지고 왔다.
다음은 차체.
이 문제는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미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에서 매년 차체 개발에 막대한 연구비를 사용하고 있었으니까.
마지막 남은 구동모터가 문제였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심장이 엔진이라면, 전기 자동차의 심장은 구동모터였다.
“현재 전기 자동차용 구동모터의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습니까?”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신할 정도의 출력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전기 자동차 연구는 할아버지도 관심을 가졌던 분야다.
외환위기 이전에도 전기 자동차를 만들었던 태우자동차였기에 관련 기술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긴 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상업성이 있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선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했다.
“연구비를 더 지원해 드리죠. 그래도 안 되면 구동모터로 유명한 사업부를 인수해도 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전기 자동차가 시장에 나오려면 최소 15년 이상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너무 빨리 시장에 진입했다고 보시는군요.”
“전기 자동차 연구를 지속해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도 다른 자동차 회사에 비해 막대한 연구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연구비를 더 늘리는 건 조금은 무리한 일입니다. 그리고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고 해서 상품성이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자동차 시장은 내연 기관 자동차가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전기 자동차에 큰 관심을 주고 있지 않았다.
뭐, 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 오염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게 될 터.
그런 날이 오게 되면, 상대적으로 환경 오염을 적게 시키는 전기 자동차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만 전기 자동차 시장에 진입한다면야 관심을 적게 받을 수 있겠지만,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전기 자동차를 내놓을 곳이 또 있어요.”
“한국, 일본, 독일, 미국까지 대형 자동차 업체 중에서 본격적으로 전기 자동차 연구를 시작한 곳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험용으로 제작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꼭 대형 자동차 회사가 시장을 선도할 필요는 없죠. 작은 회사도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 전기 자동차 시장입니다.”
내가 말하는 회사는 테슬라였다.
이미 나는 예전부터 전기 자동차 사업의 러닝메이트로 테슬라를 찜해 두었다.
회귀 전에는 전기 자동차 시장의 선두 주자였지만, 이번 생에는 태우자동차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