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22)
독식하는 재벌 3세-222화(222/518)
222. 착한 독점 (1)
이틀 후.
나는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았다.
기획실장과 마찬가지로 강 대위에게도 택시노조 서울 지부장 조사를 지시했었다.
“어떻게 자료는 좀 수집하셨나요?”
“자료를 수집하느라 저는 물론이고, 직원 모두가 하루 종일 택시만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덕분에 꽤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수집한 자료를 짧게 정리하자면…… ‘서울 지부장은 개새끼다.’가 되겠습니다.”
강 대위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는 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 일을 해 오면서 수많은 악인을 만났던 그였지만, 지금처럼 격한 반응이 나온 적은 없었다.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돌아다니길래 강 대위 입에서 욕이 다 나오나요.”
“군대보다 더한 사람이었습니다. 택시회사 직원들을 무임금 일꾼으로 부려 먹는 건 기본이었고, 어머니 장례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월급을 삭감하고,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는 장거리 콜을 밀어주는 등 택시기사들의 등골을 빼먹고 사는 기생충입니다.”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월급을 삭감하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군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월급을 삭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삭감한 월급을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는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택시노조 서울 지부장이라면 당연히 택시기사의 편에 서야 했다.
태우그룹의 제안을 거절하고 KS와 손을 잡은 것도 택시기사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하는 사람인데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죠? 콜 업체를 총괄한다고는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거죠?”
“서울 지부장의 이름은 차봉훈으로 서울 최대 택시 업체 사장의 아들입니다. 노조에 들어간 것도 아버지를 도와 노조를 장악하기 위함이었고, 서울 지역 택시회사들과 카르텔을 만들어 노조를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택시노조가 왕국이면, 택시기사들은 평민 취급을 받고 있겠군요. 월급 삭감에 무임금 노동까지 평민을 착취해 곳간을 채우고 있군요.”
내가 말해 놓고도 유치한 비유였다.
하지만 실제로 당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은 결코 지금의 상황을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을 위해서라도 유치한 갑질을 이겨 내며 운전을 해야 하는 택시기사들이었다.
“다른 택시회사들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봉훈 지부장은 중소 택시회사들에게 상납금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그게 가능한가요?”
“안 주면 파업을 한다고 협박하거나 콜 업체를 통해 중소 규모 택시회사에 일감을 주지 않는 식으로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일이 아닌 것에는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회귀 전, 내가 힘들 때 아무도 내게 공감을 해 주지 않았기에 그런 성격으로 변했다.
공감이 뭐가 중요하겠나?
차봉훈 지부장이 내가 하려는 일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중요했지.
“콜 업체가 일감을 독점하는 시스템을 파괴한다면, 차봉훈 지부장의 권력이 무너지겠군요.”
“그렇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부당함을 느낀 택시기사들이나 중소 택시회사에서 콜 업체를 새로 만든 적도 있었지만, 차봉훈이 이끄는 카르텔에 의해 몇 개월도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미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차봉훈이었다.
그에게 대항하기 위해 소수의 사람이 뭉친다고 한들 그가 만든 카르텔에 의해 무너져 버린다.
괜히 카르텔이라고 부르겠는가?
소수의 사람이 아무리 모인다고 한들 이길 수 없으니 카르텔인 것이다.
카르텔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거대한 카르텔로 밟아 버리는 것이다.
“콜 업체가 일감을 독점하는 시스템을 바꿔야겠군요.”
“업체를 인수하려고 하십니까? 인수를 한다고 해도 차봉훈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힘을 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콜 업체가 왜 권력이겠어요? 사람들이 콜 업체를 통해 택시를 이용하니 권력이 된 거죠. 그러니 콜 업체를 통하지 않고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기만 하면, 차봉훈의 권력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어요.”
“그런 방법이 있습니까?”
회귀 전에는 콜 업체는 사라진 과거의 유물이었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더욱 쉽고 빠르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이런 서비스가 시작될 거라 생각했다.
태우그룹 차원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에 진출하면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욕먹을 게 분명했으니까.
“흠, 강 대위가 택시 호출 서비스 업체 사장을 좀 해 줘야겠어요.”
“제가 말씀이십니까? 저는 회사를 경영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나 택시 업계와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회사 경영이나 시스템은 태우그룹에서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강 대위는 본인이 잘하는 사람 상대만 하면 됩니다.”
문어발식 확장으로 보이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태우그룹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면 문제가 되지만, 바지 사장을 앉혀 그 기업을 컨설팅해 주는 척 연기를 하면 문제 될 것도 없었다.
“그래도 제가 회사 대표가 되면 매출을 잘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매출 걱정은 마세요. 적자를 내도 상관없으니까요. 아니, 그냥 적자를 내세요. 괜히 흑자를 내면 귀찮아지니까요.”
택시 데이터가 필요하지 매출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택시 호출 서비스 말고도 돈 벌 방법은 무궁무진했고, 택시 호출 서비스보다 수백 배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가 태우그룹에는 즐비했다.
“흑자가 목적이 아니라면, 뭘 목적으로 삼고 회사를 경영하면 되겠습니까?”
“최대한 많은 택시회사와 기사들이 택시 호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시겠지만, 택시노조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무력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고, 보복이 가해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다행입니다. 그쪽은 제가 또 전문이지 않습니까.”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오히려 좋아하는 강 대위였다.
매일 2~3시간 이상 실전과도 같은 훈련을 하는 강 대위였기에 택시회사 노조원이나 용역 깡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신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늘 바로 소규모 택시 업체 한 곳과 콜 업체 한 곳을 인수 합병해서 법인을 만들 겁니다. 법인 사장으로 강 대위를 등록할 거고요. 강 대위의 직원 몇 명도 같이 출근을 하세요. 나머지는 태우그룹 쪽에서 알아서 처리하죠.”
“경호 회사 대표 자리는 내려와야 합니까?”
“아니요. 동시에 두 회사의 대표가 되는 거죠.”
“제 동기 중에 제가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농담 식으로 말하는 강 대위였다.
그런데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업이 더 번창하게 될 터.
동기뿐만 아니라 선임, 후임을 다 더해도 가장 큰 회사를 보유하게 될 것이었다.
* * *
강 대위와의 대화가 끝난 후.
나는 태우IT를 들러 천민정을 만났다.
그녀에게 내가 생각하는 택시 호출 서비스를 설명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간단하게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만들라는 말씀이시네요.”
“지금의 콜택시 시스템은 업체에서 일감을 몰아줄 수 있지만, 우린 선착순 혹은 거리순으로 우선 배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우선 고지해 주는 시스템과 택시기사 정보 제공 시스템 등을 포함시켜 택시기사와 고객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어플을 만들려고 합니다.”
“만들 수는 있지만, 제대로 활용을 하려면 택시기사와 고객 모두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거나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는 기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해요.”
고객의 경우야 문제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만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니까.
“택시 호출 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는 저렴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기기 제작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스마트폰의 30%의 가격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피쳐폰으로 택시 호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게요.”
“피쳐폰과 스마트폰을 호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가능한가요?”
“완전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콜 업체가 하듯이 중간 서버를 끼워 넣어 스마트폰의 정보를 피쳐폰으로 전송하면 돼요. 운용 비용이 조금 늘어나긴 하겠어요.”
비용 문제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몇 년만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며 버티면,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어 있을 테니까.
“그렇게 만들어 주세요.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혹시 내비게이션 어플과 연동되게 만들어도 되나요? 그러면 개발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고, 더 좋은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그래도 되죠. 택시만큼 내비가 필요한 분야가 어디 있겠어요.”
“그럼 한 달만 주세요. 스마트폰 어플만 제작하면 보름이면 되는데 피쳐폰과 호환되도록 만들려면 한 달이 필요해요.”
천민정의 말이니 믿었다.
다른 사람이 한 달 만에 스마트폰 어플을 만든다고 말했다면 어디서 사기를 치냐고 소리를 질렀겠지만, 천민정의 능력은 이미 내 두 눈으로 보았기에 믿을 수가 있었다.
* * *
천민정이 어플을 만드는 동안.
나는 정말 오랜만에 태우전자의 에이스 이석준 과장을 부회장실로 호출했다.
아! 작년에 두 단계나 진급했으니 이젠 이석준 부장이라고 해야겠군.
“부회장님!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석준 부장도 잘 지내셨죠? 부장이 되어서 그런지 이제 위엄이 느껴집니다.”
“아, 아닙니다. 부장 중에서 제가 제일 막내인데 어떻게 위엄이 느껴지겠습니까.”
전형적인 공돌이인 이석준 부장이었다.
어딘가 나사가 빠져 보이기도 했고, 말투도 어눌했지만.
그가 가진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특히나 기존의 부품을 이용해 새로운 기기를 만드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보유한 사람이 이석준 부장이었다.
그가 있었기에 최초의 폴더폰인 이노폰을 만들 수 있었다.
태우그룹이 보유한 기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고, 특히나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기기를 개발할 사람으로 제격이었다.
“택시 호출 어플 전용 기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어떻게 만드실 수 있겠습니까?”
“다른 기능 없이 특정 어플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어플 전용 기기니만큼 몇 가지 기능이 추가되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가격과 성능에서 괴리가 생기고 말았다.
기능을 추가하자니 기기 제작 단가가 올라가 버렸고, 그렇다고 기능을 제외하자니 어플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부회장님, 기기에 액정부터 메모리까지 꼭 탑재되어 있어야만 합니까?”
“액정이 없으면 어떻게 정보를 확인을 할 수 있죠? 메모리도 마찬가지고요.”
“대부분의 택시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액정과 메모리를 이용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어플 전용 기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비에 꽂는 액서서리 같은 기기를 만들겠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외부기기를 만들어 내비에 꽂아 어플을 작동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역시 태우그룹엔 인재가 많았다.
나도 생각하지 못한 해답을 단번에 찾아내는 이석준 부장이었다.
천민정만큼의 천재는 아니라고 해도, 그 또한 천재의 범위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렇게 진행하세요. 개발비용, 인력, 시설 등등. 필요한 모든 걸 사용해서 최대한 빠르게 개발하세요. 그리고 대량 생산 계획까지 기획해 보세요.”
“한 달 안에 모든 계획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