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25)
독식하는 재벌 3세-225화(225/518)
225. 착한 독점 (4)
차봉훈 지부장이 구속되었다.
노조 지부장급 되는 사람이 이렇게 빨리 구속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검찰에서 확보한 증거가 확실하다는 뜻이었고, 구심점이 사라진 서울 법인택시 노조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파업을 이어 갔다.
“우린 괜찮겠지?”
“탈탈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우리까지 잡아넣으면 전국의 택시회사 사장은 다 감옥에 들어가야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우린 피해자에 가깝잖아.”
“그렇긴 한데. 실적에 미친 검찰 놈들이 그런 사정을 봐주겠어?”
고민에 빠진 택시 회사 사장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은밀히 접근하는 사람이 있었다.
붉은 조끼를 입고 노조원인 척하는 강 대위였다.
“안녕하세요. 강인운수 강인식입니다.”
“강인운수?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이 사람아! 코코아택시인가 뭔가를 주도하는 택시회사가 강인운수 아닌가!”
“여기가 어디라고 와! 사람 뒤통수나 치는 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화부터 내는 택시회사 사장이었다.
강 대위는 능청맞은 표정을 지으며 사과부터 했다.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자네 때문에 파업에 동참하는 택시기사 숫자가 확 줄었어! 그래서 차봉훈 지부장이 그런 고초를 겪게 된 거고!”
“차봉훈 지부장이 구속을 당할 거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검찰 이야기를 들어 보니 무조건 징역형이 떨어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자네, 검찰에 아는 선이 있나 보군.”
“그냥 검찰 수사관과 친분이 있어 전해 들었습니다.”
웃으며 다가오는 강 대위.
여전히 강 대위를 배척하고 있는 택시회사 사장들이었지만, 강 대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가만히 있다간 사장님들도 차봉훈 지부장님 꼴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누구 염장 지르는 건가!”
“염장이 아니라 살 방법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솔직히 사장님들도 피해자들 아닙니까? 차봉훈 지부장에게 줄 상납금을 맞추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흠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그런데 검찰들이 그걸 알아나 주겠습니까? 그러니 사장님들이 나서서 그 사실을 알려야 살 수 있습니다.”
강 대위는 정말 사장들을 걱정하는 투로 말하였다.
표정 연기도 연습을 했는지 정말 다급해 보이는 표정까지 하고 있는 그였다.
“우리보고 차봉훈 지부장의 치부를 검찰에 찌르라는 건가? 우리와 차봉훈 지부장이 무슨 사인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의리를 지키다가 같이 손잡고 감옥에 가게 생겼습니다. 잘 계산해 보세요. 그리고 차봉훈 지부장과의 의리보다 사장님들 회사 택시기사님들을 생각하세요.”
사장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직원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져만 갔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최대 매출을 찍고 있는데 자신들은 의미도 없는 파업에 동참하고 있으니 불만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수수료까지.
코코아택시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무료였다.
똑같은 거리를 운전해도 최소 30% 이상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으니 콜 업체 대신 코코아택시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기사들이었다.
“흠, 생각을 좀 해 보고 결정해야겠네.”
“기사님들의 의사도 물어보세요. 돈만 밝히는 콜 업체랑 일하고 싶은지 아니면 수수료 무료인 코코아택시랑 일하고 싶은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건가?”
“그건 또 아닙니다. 코코아택시와 가맹을 체결한다고 해서 콜 업체와 관계를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양쪽에서 전부 일감을 받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단지 사장님들이 살기 위해선 차봉훈 지부장을 버려야 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린다.
택시회사 사장들은 당연히 감옥에 가기 싫었고, 차봉훈 지부장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면 자신들이 처벌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명분이 부족했다.
차봉훈 지부장을 버릴 명분.
그런데 강 대위가 직원들이라는 아주 예쁜 명분을 만들어 왔으니 마음이 흔들렸다.
“됐으니까 이만 가 봐. 더는 못 들어 주겠군.”
“그러니까! 우리와 차봉훈 지부장이 얼마나 깊은 사이인데 이간질을 하고 그러는가!”
“못 들은 것으로 칠 테니 빨리 가라고!”
사장들은 독한 말을 하며 강 대위를 쫓아내었다.
강 대위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사장들에게 자신의 명함을 찔러 넣어 주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점점 멀어지는 강 대위의 모습을 택시회사 사장들은 명함을 손에 꼭 쥔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 * *
늦은 오후.
회사 업무를 마치고 강 대위의 사무실을 찾았다.
강 대위는 다량의 서류를 흔들며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만 다섯 곳이 넘는 택시 회사가 가맹 신청을 했습니다!”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더니 금방 끝나겠네요.”
“서울 최대 택시 회사인 영신을 제외하면 전부 가맹 신청이 가능할 듯합니다. 가맹 신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보이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참 밝은 목소리였다.
불과 오전에만 해도 살짝 기죽어 있는 목소리로 상황을 보고했던 강 대위였는데 몇 시간 만에 180도 달라져 있었다.
“오전만 해도 택시회사들이 가맹 신청에 지지부진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파업 현장에서는 싫은 소리 하던 사장이 가장 먼저 찾아와 가맹 신청을 했습니다. 마치 짠 듯이 나머지 사장들도 찾아왔습니다!”
“그럼 이제 서울 택시 70% 정도는 코코아택시와 가맹 관계가 되었군요.”
“영신도 어쩔 수 없이 가맹 신청을 할 겁니다. 매출 차이가 30% 이상 나면, 기사들이 영신에 다닐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철저한 갑과 을의 관계.
하지만 을이 갑에게 굽신거리는 이유는 월급 때문이었다.
그런데 직장을 옮겨 더 벌 수 있다면, 다른 갑에게로 이동하기 마련이었다.
“좋긴 하지만, 콜 업체에서 아주 난리를 피우겠군요.”
“안 그래도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콜 업체 사장 중에는 뒷거리에서 놀았던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힘이 부족하면 명동의 힘을 빌려 보세요.”
“뒷거리에서 놀던 놈들이 떼거리로 몰려온다고 뭐가 되겠습니까? 우리 직원의 숫자가 300명이 넘고, 전부 유단자에 매일 몇 시간씩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상대하려면 최소 5배 이상은 몰고 와야 합니다.”
“그래도 눈먼 칼에 찔릴 수도 있으니 방검복을 꼭 입고 다니라고 하세요.”
솔직히 걱정도 되지 않았다.
강 대위 직원 대부분이 군인 출신이었고, 특전사, UDT, 북파 공작원까지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뒷거리에서 침이나 뱉던 양아치가 어떻게 상대하겠나?
“직원들한테 얘기를 하니 다들 너무 좋아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몸 좀 풀 수 있겠다면서 말입니다.”
“몸을 너무 과하게 풀면 다치는 법이에요. 쉬엄쉬엄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너무 시끄러워질 것 같으면 경찰을 동원하고요.”
“안 그래도 경찰 쪽에 얘기를 해 뒀습니다. 혹시나 주먹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늦게 출동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예상하는 반대로 행동하는 강 대위였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고, 그런 자신감이 만용이나 자만으로 보이지 않았다.
“차봉훈 지부장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검찰 쪽에서 아주 탈탈 털고 있습니다. 우리가 워낙 많은 증거 자료를 전달해 준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 중입니다. 못해도 몇 년은 감옥에서 살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영신 택시 사장은 어떻게 합니까? 같이 입건을 할까요?”
“아들 혼자 감옥에 가면 얼마나 쓸쓸하겠어요? 부자지간에 도란도란 감옥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하세요.”
서울 최대 택시회사 영신.
그런데 사장이 감옥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아마 한 달 안에 갈기갈기 찢어져 다른 회사에 흡수되든가 폐업의 길을 걷게 될 터였다.
* * *
영신 택시 차일엽 사장.
그는 콜 업체들과 택시기사들을 불러 모았다.
“강인운수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어?”
“사장님, 그런 놈들은 힘으로 밀어 버리면 그만입니다.”
콜 업체 대표 김도환이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
팔뚝에 그려진 검은색 용 문신을 자랑하려는 목적이었다.
“자네가 처리할 수 있겠나?”
“이런 일은 저희가 또 전문 아닙니까. 아주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저희들도 돕겠습니다. 조폭 생활을 청산하도록 도와준 사장님을 위해 저희가 뭘 못 하겠습니까? 그리고 음지에서 생활할 때 동거동락했던 동생들에게도 싹 연락을 돌리겠습니다.”
택시기사 중에서는 조폭 출신이 꽤 있었다.
어떤 곳은 조폭들이 지역 독점을 위해 단체로 택시기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을 독점할 수 있으면 엄청난 이권이 따라왔기에 개인택시나 다른 법인택시가 지역으로 들어오면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강인운수 사장만 잘 처리하면, 코코아택시도 택시 업계에 학을 떼지 않겠나?”
“아주 처절하게 짓밟겠습니다. 택시 업계가 만만한 곳이 아니란 걸 뼛속 깊숙이 새겨 주겠습니다.”
“자네들만 믿겠네. 이번 일이 잘만 처리되면, 콜 업체 하나씩을 맡기겠네.”
“역시, 사장님이십니다! 오늘 중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작업 비용은 넉넉히 줄 테니 걱정 말고.”
조폭 출신 콜 업체 사장 김도환.
그를 중심으로 조폭 혹은 양아치 짓거리를 하던 사람들이 모였다.
차일엽 사장으로부터 자금도 넉넉히 지원을 받은 그들은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 세를 불려 나갔다.
그렇게 밤이 되었고.
무려 100명이 넘는 인원이 택시 회사 주차장에 모여들었다.
“연약한 택시기사들이니까 너무 험하게 하진 마시고. 우리 목표는 강인운수 사장 한 명이다! 그놈은 병신으로 만들어도 되지만, 다른 택시기사는 적당히 겁만 줘.”
“우리는 그런 거 모릅니다. 그냥 걸리적거리면 쑤시고 봅니다. 다치기 싫으면 알아서 도망가겠죠.”
“위험하게 사시미 들고 다니지 말고, 각목을 들라고! 상대는 일반인이야.”
“아따, 뭐 이래 재는 게 많습니까? 빨리 가기나 하죠. 우리도 다 돈이 시간인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하는데 절대 사람을 죽이거나 하면 안 된다!”
김도환이 신신당부를 하며 강인운수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걱정이 태산인 김도환이었다.
너무 험한 놈들을 부른 건 아닐까?
이러다가 강인운수 기사들이 전부 반병신이 되어 버리면 어쩌지?
김도환이 바라는 건 딱 하나였다.
자신들이 도착하면 제발 택시기사들이 알아서 도망가기를.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와아아! 조폭들이다! 저 덩치 좀 봐. 씨름이 아니라 스모를 해도 되겠어.”
“조폭이 아니라 양아치들 아닙니까? 그리고 저것들 전부 물살입니다. 저런 몸으로 발차기라도 제대로 하겠습니까?”
강인운수에 도착한 100명의 조폭.
그런데 강인운수 택시기사들은 오히려 조롱을 하며 도발을 했다.
분명 파란색 기사복을 입고 있는 택시기사가 분명한데 왜 저런 반응을 보일까?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김도환이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조폭들은 생각이란 걸 하지 않는 놈들이었고.
조롱과 도발이 들어오자 바로 발끈하며 연장을 챙겨 들었다.
“새끼들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다 쓸어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