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28)
독식하는 재벌 3세-228화(228/518)
228. 첫 삽을 뜨다 (2)
샤롯그룹의 중국 진출을 위해 나는 정말 열심히 도왔다.
무려 4일 동안이나 중국에서 체류하며, 정부 고위층 인사와 샤롯그룹을 연결해 주었다.
각종 규제와 인허가 문제가 단숨에 해결되었고, 이후 문제는 데이비드까지 중국으로 넘어와 해결해 주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진동오 부회장이 나를 끌어안으며 좋아할 정도의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김 부회장! 정말 고맙네. 샤롯백화점을 중국에도 만들 수 있게 되었네! 다음 달부터 샤롯백화점 중국 1호점 첫 삽을 뜰 수 있다니! 모두 김 부회장 자네 덕분이네!”
“저는 약속을 지켰을 뿐입니다. 태우그룹이 보유한 모든 인맥을 소개시켜 드렸으니 앞으로는 태우그룹을 거칠 필요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실 겁니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더 이상 엮여 봐야 좋은 꼴을 못 볼 게 분명했다.
샤롯그룹의 중국 진출을 도왔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모두 샤롯그룹 혹은 진동오 부회장의 책임이었다.
“이거 참,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니 너무 미안합니다.”
“주는 게 왜 없으십니까? 샤롯그룹의 부지를 태우그룹이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지 않습니까.”
“그 문제는 오늘 바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회장실을 쳐들어가서라도 당장 샤롯그룹의 부지를 매각하라고 으름장을 놓겠습니다!”
“그럼 지금 같이 가실까요?”
인천 공항에서 곧장 샤롯그룹 본사로 향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고, 진동오 부회장이 나에 대한 고마움으로 가득 차 있는 지금이야말로 샤롯그룹 부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가장 좋은 시기였다.
이동하는 내내 미소를 짓는 진동오 부회장.
회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도 미소를 유지하며 진호균 회장에게 보고를 하였다.
“성공했습니다! 드디어 중국에서 샤롯백화점 1호점이 문을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허, 고생했구나.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건 잘 알고 있겠지?”
“샤롯백화점을 시작으로 샤롯마트, 샤롯음료까지 모든 브랜드를 2~3년 안에 중국에 입점할 계획입니다!”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는 부자지간이었다.
내가 멀뚱히 바라보고 있자 그제야 관심이 내게로 향했다.
“김 부회장이 고생이 많았어요.”
“아닙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가 약속을 지킬 차례입니다. 약속한 샤롯그룹의 부지를 태우그룹에 지금 당장 매각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오늘만큼 진동오 부회장이 든든한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만, 그는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었다.
“흠, 샤롯그룹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약속은 당연히 지킬걸세. 하지만 팔아도 정확한 시세 파악을 하고 팔아야 하지 않겠나?”
“시세를 예측하는 모든 기관을 동원하셔도 됩니다. 그 비용까지 인수자금에 포함시키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관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의 시세 평가 기관이 참여해도 됩니다.”
“가격은 상관없으니 빨리 부지를 넘겨 달라는 소리처럼 들리는군.”
너무 조급했나?
하지만 벌써 몇 달째 이러고 있으니 답답함을 숨기기가 어려웠다.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신사옥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조급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세 평가 기관의 평균 가격에 50%의 프리미엄을 붙여 매입하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군. 진동오 부회장 자네가 평가 기관을 불러 시세 파악을 진행하게나.”
“한국과 미국, 일본의 평가 기관을 당장 불러 시세 파악을 진행하겠습니다.”
드디어 차근차근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루빨리 시세 평가가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과 일본의 평가 기관을 데이비드를 통해 압박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 * *
샤롯그룹 부지 시세 평가에 보름의 시간이 걸렸다.
평가가 끝남과 동시에 진호균 회장이 나를 불렀고, 시세 평가 자료를 내게 보여 주었다.
거의 비슷한 평가액이었다.
한국, 미국, 일본의 평가 기관이 서로 경쟁하듯 정확한 시세 평가 자료를 만들어 내었고.
워낙 유명한 기관들이라 그런지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시세를 평가했다.
“평균값으로 계산하면, 1조 1,600억 원이 되는군요.”
“허허, 800억 원에 산 땅이 어느새 1조가 훌쩍 넘어 버렸군. 이 땅을 지키자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자네는 아는가? 그런 땅을 엄한 사람에게 넘겨주게 생겼으니 내 속이 얼마나 쓰린지 자네는 모를 걸세.”
“쓰린 마음을 다스리는 최고의 방법은 금융 치료 아니겠습니까? 50% 프리미엄을 붙여 1조 7,400억 원에 부지를 매입하겠습니다.”
선심 쓰듯 말했다.
하지만 샤롯그룹의 부지는 10년만 지나도 1조 원이 넘게 오르는 땅이었다.
6천억 원을 프리미엄으로 얹어 준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못해도 4천억 원은 남겨 먹는 장사였다.
“흠, 안 그래도 중국 진출에 들어가는 자금이 부족했었는데,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
“계약서에 서명만 하시면, 오늘 당장 전액을 현금으로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왜 이렇게 독촉하는가? 명동 사채업자도 이렇게는 독촉하지 않았네만. 알겠네. 알겠어. 각 그룹의 법무팀이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세나.”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태우그룹 법무팀과 기획실 직원을 샤롯그룹으로 호출하겠습니다.”
진효균 회장이 언제 말을 바꿀지 몰랐다.
진동구 부회장에게 중국 진출을 맡기기로 했다가 장남인 진동오 부회장에게 중국 진출의 전권을 맡긴 사람이 진호균 회장이었다.
갑자기 내일 땅을 팔지 않겠다고 나올 수도 있었으니 어떻게 해서든 도장을 받아 내야만 했다.
“계약서가 작성되는 대로 공증 절차를 밟고 부지를 매각하겠네.”
“계약서가 완성되는 즉시 김태중 회장님이 샤롯그룹으로 오실 겁니다. 이런 큰 계약은 회장님들이 직접 나서야 보기 좋지 않겠습니까?”
할아버지가 직접 나서야 다른 말을 할 가능성이 적었다.
그래도 오랜 시간 재계에서 같이 지낸 사람이니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약속을 지키겠지.
“자네 마음대로 하게나. 그런데 언제까지 여기 있을 겐가? 태우그룹의 모든 일이 자네 손에 의해 돌아간다고 알고 있는데 그룹으로 안 돌아가도 괜찮은가?”
“샤롯그룹 부지 인수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계약이 끝날 동안 샤롯그룹에서 직접 진두지휘할 생각입니다.”
“사람 불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군. 자네 마음대로 하게나.”
나는 정말 샤롯그룹 본사에 자리를 깔았다.
곧이어 기획실장이 법무팀을 데리고 샤롯 본사를 찾아왔다.
“최대한 샤롯그룹에 맞춰 주세요. 무조건 빠르게 계약서를 만드셔야 합니다.”
“표준 계약서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샤롯그룹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이겠습니다.”
부회장인 내가 직접 현장에 있어서 그럴까?
생각보다 샤롯그룹에서는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진동오 부회장이 가끔씩 들러 너무 깐깐하게 하지 말라고 말한 덕분이기도 했다.
샤롯그룹 부지 인수에서만큼은 확실한 지원군인 진동오 부회장이었다.
그런 그의 도움 덕분에 계약서는 다음 날 오전에 완성될 수 있었고, 할아버지를 샤롯그룹 본사로 모셔 왔다.
“김 회장 왔는가? 어서 도장 찍고 자네 손자 데리고 가게나. 이러다가 샤롯그룹에 취업하겠다고 할 기세야.”
“얼른 데리고 가야지요.”
엄청난 속도로 계약이 성사되었다.
각 그룹의 홍보팀에서는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었고, 두 회장님은 웃는 얼굴로 증거 사진을 남겼다.
“시원섭섭하군. 군사정권 시절부터 지켜 왔던 땅을 이렇게 내어주게 되었군.”
“군사정권 시절부터 지켜 온 건 맞으십니까? 군사 정권 덕분에 부지를 얻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다르다고 하더니.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마자 헛소리를 하는 겐가!”
“농 한 번 던져 봤습니다. 김민재 부회장! 다른 그룹에 너무 오래 있으면 방해가 되니 우린 이만 회사로 돌아가자고.”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배 아프니 빨리 가게나.”
정말 배가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는 진호균 회장이었다.
벌써 배가 아프시면 어쩌지?
샤롯그룹의 부지에 태우그룹의 이름이 박힌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더더욱 배가 아프실 건데.
* * *
태우그룹으로 돌아왔다.
고작 하루 동안 샤롯그룹에 있었을 뿐인데 태우그룹 특유의 향이 너무도 반갑게 느껴졌다.
“강아지마냥 왜 냄새를 맡고 그러느냐.”
“태우그룹 향기가 너무 좋아서요. 샤롯그룹에서는 맡을 수 없는 향이 느껴지지 않나요?”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어떻게 할 게냐? 샤롯그룹 부지는 얻었다만, 한전 부지까지 계속 노릴 생각이냐?”
“당연하지 않습니까? 패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 아니겠습니까?”
“누굴 닮아 이렇게 욕심이 그득할꼬. 그런데 한전 부지가 공개 입찰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가지고 올 수 있겠느냐?”
할아버지도 한전 부지에 욕심이 그득했다.
오히려 나보다 한전 부지에 대한 욕심이 더 많으신 할아버지였다.
“한전 부지를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은 몇 곳 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삼진그룹과 현재자동차 그룹 정도가 되겠지요.”
“샤롯그룹은 왜 빼먹는 게냐? 샤롯그룹 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한전 부지를 노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
“그럴 여력이 없을 겁니다. 중국 진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한전 부지를 살 생각이었다면 샤롯그룹 부지를 애초에 팔지 않았겠지.
게다가 샤롯그룹은 중국 진출에 대한 꿈에 부풀어 올라 있었기에 다른 곳에 눈 돌릴 틈도 없었다.
“그럼 삼진과 현재자동차만 신경 쓰면 된다는 거구나. 삼진에서는 신사옥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던데 들은 바가 있느냐?”
“항상 그런 식이죠. 관심이 없는 척하다가 갑자기 끼어드는 것이 삼진그룹 스타일 아니겠습니까?”
“현재자동차 그룹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게다.”
회귀 전에는 한전 본사 부지는 현재자동차 그룹에 넘어갔었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건, 태우자동차의 약진으로 현재자동차의 자금 유동력이 그만큼 되지 않는단 점이었고.
한전 본사 이전 시기도 앞당겨졌기에 더더욱 자금 확보에 문제가 있었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가격이 높아지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당연한 소리를 하는구나.”
“그래서 우리도 관심 없는 척을 해야 합니다. 샤롯그룹 부지 인수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신사옥을 샤롯그룹 부지에 짓는다는 느낌을 받도록 말입니다.”
“우리가 이번 입찰에 참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삼진과 현재자동차 그룹에 심어 주자는 말이로구나.”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그룹은 우리 태우였다.
삼진과 현재자동차도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적진 않았지만, 현금 보유 현황만 놓고 본다면 태우그룹을 따라올 수가 없었다.
그런 태우그룹이 공개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
삼진과 현재자동차 그룹은 입찰 가격을 조금 낮게 책정할 게 분명했고, 그들이 새로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입찰에 참여하기만 하면 되었다.
“한전 부지의 지금 시세를 보면 못해도 2조 원가량은 될 겁니다. 넉넉잡아 2배인 4조 원을 쓰면 입찰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4조 원 정도는 삼진과 현재자동차도 충분히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 같아 보이는구나.”
“자금을 동원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삼진과 현재자동차의 자금줄을 동시에 막아 버릴 방법이 존재했다.
물론 쉽지 않은 방법이었고, 두 그룹 사이에서 적절하게 줄타기를 잘 해내야만 가능한 방법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