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29)
독식하는 재벌 3세-229화(229/518)
229. 첫 삽을 뜨다 (3)
삼진그룹과 현재자동차 그룹.
경쟁 사업이 없어 보이는 두 그룹이었지만, 삼진그룹이 현재자동차 그룹의 사업에 손을 뻗고 있는 실정이었다.
캐피탈.
현재자동차 장경준 회장이 나를 찾아와 부탁할 정도였고,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장경준 회장은 내가 만남을 요청하자마자 회답을 주었고, 오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축하하네! 샤롯그룹의 부지를 태우그룹이 얻어 내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참 막막합니다. 공군과 서울시의 허가가 떨어져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무슨 사업을 하든 인허가가 문제긴 하지. 그래도 몇 년만 고생하면 길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나?”
“그러길 바라면서 기다리려고 합니다.”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장경준 회장이었다.
현재자동차 그룹의 신사옥을 짓길 바라고 있는 그였기에 눈빛이 부담스러웠다.
“캐피탈 쪽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으십니까? 삼진그룹에서 강하게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아주 돈을 퍼붓고 있더군. 확실히 삼진그룹의 자금력은 만만치가 않아. 게다가 GM까지 달라붙어 있으니 두말할 것도 없지.”
“그래도 완성차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현재자동차가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결국엔 탄알이 많은 쪽이 유리한 싸움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
아직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 전면전이 펼쳐진 상황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말씀드리기 좀 그렇긴 하지만,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 입장에서는 캐피탈 업체를 배척할 수가 없습니다.”
“그건 당연한 일이지. 캐피탈 없이 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래서 전면 개방을 할 생각입니다. 모든 캐피탈 회사와 협약을 맺고, 가장 좋은 조건을 내거는 회사와는 파트너쉽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태우그룹에도 캐피탈 업체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다른 캐피탈과 손을 잡겠다는 건가?”
태우그룹에도 당연히 캐피탈 계열사가 있었다.
완성차를 판매하는 회사가 캐피탈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태우그룹의 캐피탈 회사는 아직 외국 자본과 손을 잡지 않았기에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았다.
“태우캐피탈 하나만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외국 자본과 손을 잡기에도 이미 늦었으니 다른 캐피탈 회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 현재캐피탈과 손을 잡는 건 어떻겠나? 업계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겠네.”
“저야 그러고 싶지만, 이런 결정을 어떻게 제가 혼자 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캐피탈 회사의 조건을 들어 보고 난 뒤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회사를 선택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하지만 우리 현재캐피탈만큼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없을 걸세.”
아직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은 캐피탈 전쟁.
전쟁의 시작을 앞당기기 위해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와의 파트너쉽이라는 미끼를 내걸었다.
* * *
장경준 회장과의 만남을 끝내고.
나는 아주 오랜만에 광화문 곰이 살았던 고택으로 향했다.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고택이었지만, 정자에 앉아 있는 사람만은 바뀌어 있었다.
광화문 곰의 손자 이영한.
그의 옆에는 한때 명동을 나눠 가졌던 3명이 함께 앉아 있었다.
“오랜만일세! 김 부회장 얼굴 보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들을 너무 소홀이 여기는 것 아닌가?”
“어찌 소홀히 여기겠습니까? 항상 이영한 회장과 어르신들을 어떻게 하면 더 챙겨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단번에 표정이 바뀌는 전직 사채업자들이었다.
특히나 아직도 사채업에 종사하고 있는 명동의 주인 이영한은 손까지 비비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을 챙겨 주려고 하십니까? 김 부회장님이 시키는 일이라면, 명동은 언제든지 두 팔 걷고 나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삼진그룹과 현재자동차 그룹이 캐피탈 쪽으로 크게 붙은 건 다들 아시고 계시지요?”
“알다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괜히 우리 등만 터지고 있어.”
3금융권을 공동 경영 중인 명동 3인방이었다.
당연히 캐피탈 업체도 보유 중이었고, 대기업에서 외국계 자본을 끌여들어서 크게 고생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가 캐피탈 업체와 파트너쉽을 체결하려고 합니다.”
“우리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주겠다는 겐가?”
“아무리 제가 어르신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해도 명분도 없이 파트너쉽을 체결하면, 배임 혐의로 감옥에 가야 합니다. 아직은 감옥에 가고 싶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에잇! 좋다 말았군. 떡을 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겐가? 대기업들도 외국계 자본과 손을 잡고 캐피탈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는가.”
실망한 기색을 풍기는 명동 3인방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그들의 표정은 또 한 번 바뀔 것이다.
“그래서 외국계 자본을 제가 붙여 드리려고 합니다. 그것도 월가의 자본을 말입니다.”
“오호! 월가의 투자회사 자금이 흘러 들어온다면 한번 해볼 만은 하지. 그래서 총알은 몇 발이나 지원해 줄 수 있는가?”
“100발 정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100발? 고작 100억 원으로 누구 코에 붙이는가?”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십니까? 당연히 100억 달러지요. 대충 12조 원 정도는 될 겁니다.”
금융권에서 조 단위는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었다.
하지만 100억 달러가 한 번에 들어오는 일은 많지 않았고, 특히나 3금융권에 10조 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오게 되면 판도가 단숨에 바뀔 수도 있었다.
삼진과 현재자동차가 외국계 자본의 지원을 받는다곤 하지만.
그 금액은 5조 원이 넘지 않았다.
그것도 분할 지원이었기에 1년에 지원받는 금액은 1조 원에 못 미칠 수도 있었다.
그런데 3금융권 캐피탈이 10배가 넘는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너무 과한 금액 아닌가? 캐피탈 시장 규모가 연간 10조 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네.”
“그 정도 금액은 되어야 판도가 흔들리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는가?”
“부담 가지실 필요 없으십니다. 나중에 원금만 돌려주시면 됩니다.”
“원금 정도야 당연히 돌려줄 수 있지. 허허, 10조 원을 이자 한 푼 없이 빌릴 수 있는 날이 오는군.”
캐피탈 업체가 망할 일은 없었다.
특히나 명동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원금은 회수할 것이었고, 나는 10조 원을 잠시 빌려주는 대가로 캐피탈 업계를 뒤흔들 수 있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딱 하나입니다. 최대한 삼진과 현재자동차 캐피탈이 돈을 쏟아붓도록만 만들어 주세요.”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나 보군. 그러니 우리보고 열심히 총알받이나 해 달라는 소리인가? 100억 달러가 맷값이나 다름없군.”
“보상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중고차 시장을 밀어드리겠습니다.”
100억 달러의 진짜 용도는 상대방의 자금줄 말리기였다.
3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로 캐피탈 시장에 진입하면, 당연히 대기업에서도 돈을 쏟아부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쉽게 말해 치킨 게임.
캐피탈 시장에서 치킨 게임이 열리도록 만들어 삼진과 현재자동차 그룹이 한전 부지를 살 여력이 없도록 만든다.
“뭐 나쁘지 않긴 하군. 대기업과 맞서야 하긴 하지만, 100억 달러면 그럴 가치가 있지.”
“대기업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이름값이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명동에서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이영한도 지원 사격을 약속했다.
명동의 자금력과 명동 3인방 그리고 100억 달러.
캐피탈 전쟁을 본격화하기에 충분한 조건들이었다.
* * *
SAVE 투자회사는 여러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존재했고.
그중에서는 월가에 자리 잡은 유령 회사도 있었다.
그곳에서 100억 달러를 명동 3인방에게 보내 주었다.
고작 3일.
100억 달러가 명동 3인방의 회사에 입금되는 데 걸린 시간이었고.
태우그룹 기획실이 비밀리에 움직여 홍보에 나섰다.
“100억 달러 유치 광고 기사를 모든 신문사가 게재하였습니다.”
“잘하셨어요. 라디오와 TV 광고도 진행해 보세요.”
“늦어도 다음 주면 광고가 나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습니다.”
“삼진과 현재자동차 그룹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삼진이고 현재자동차고, 캐피탈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의 불이 24시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예상대로의 반응이었다.
이파전으로 예상되었던 전쟁이 삼파전으로 확산되었으니.
당연히 모든 계획이 수정되어야 했고, 들어가는 자본의 규모도 달라져야만 했다.
“아직 불이 확 번지지 않았네요. 태우자동차와 카이자동차가 새로운 캐피탈 회사와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한다는 뉴스를 모든 언론사에 뿌리세요. 그래야 발등에 불이 아니라 용암이 떨어지지 않겠어요?”
“지금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런데 태우증권 박 사장이 조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태우캐피탈은 태우증권 소속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태우증권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태우캐피탈을 두고 다른 기업의 캐피탈과 손을 잡겠다는 것이었으니까.
“이번만 참아 달라고 하세요. 조만간 더 큰 사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도 해 주시고요.”
“박 사장은 부회장님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사람입니다. 제가 잘 전달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진 패를 하나씩 오픈했다.
그러자 명동 3인방은 기존 금리보다 1.5%나 저렴하게 신차 할부 상품을 출시했다.
뒤이어 삼진과 현재자동차에서도 저렴한 신차 할부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명동 3인방은 자동차 담보 대출까지 금리 할인 상품을 내놓아 버렸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삼진과 현재자동차 캐피탈이었다.
* * *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캐피탈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졌고, 기존 금리보다 3%나 저렴한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명동과 대기업이 캐피탈에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한전 부지 공개 입찰을 위한 준비에 총력을 다했다.
특히나 할아버지는 기획실에 살다시피 하며 직접 공개 입찰을 챙기셨다.
“예상보다 자금이 더 많이 들 수도 있겠구나. 삼진과 현재자동차가 캐피탈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곤 하지만, 4조 원 정도는 따로 융통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한전 부지의 지금 시세가 아무리 많이 쳐줘도 2조 원입니다. 2배나 되는 4조 원도 상식 이상의 금액입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구나. 마음 같아서는 3배를 써서 확실히 부지를 확보하고 싶구나.”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회귀 전에 현재자동차가 한전 부지를 10조 원에 구입했었으니까.
3배라고 해도 6조 원에 불과했고, 회귀 전보다 4조 원이나 저렴하게 구입하는 셈이었으니까.
하지만 굳이 한전 좋은 일을 시킬 필요는 없었다.
6조 원을 사용할 것이었으면 캐피탈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았겠지.
“4조 원이면 충분히 한전 부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로 방법이 있는 게냐?”
“제게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현재자동차 쪽에서 방법을 제시할 겁니다.”
“현재자동차가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게냐?”
“그러면 할아버지의 뜻대로 6조 원을 사용할 겁니다.”
4조 혹은 6조.
무려 2조 원이나 아낄 수 있는 방법은 현재자동차 손에 달려 있었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였지만, 장경준 회장의 성향을 봐서는 그렇게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