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32)
독식하는 재벌 3세-232화(232/518)
232. 예상외의 선물 (1)
우리나라의 주력 전투기는 미국의 F 계열 전투기였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상대해야 할 전투기는 러시아산 수호이 계열이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혹시 모를 전쟁 상황을 위해서라도 수호이 계열 전투기의 성능을 자세히 알 필요가 있었다.
특히나 오랫동안 공군에서 몸담아 왔던 이호 장군은 더더욱 수호이를 뜯어보고 싶어 했다.
“러시아로부터 수호이 3대 정도는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안보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3대가 아니라 1대라도 들여올 수 있다면, 공군의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단지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들여올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러시아와 미국 모두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고, 전투기 구매 대금보다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야 하지요.”
이호 장군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동맹국은 미국이었다.
만약 러시아 수호이를 도입한다고 하면, 당연히 미국이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정치적으로 오해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이호 장군도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공군 기지 활주로 이전 비용과 수호이 3대를 공군에 기증하면, 인허가 문제를 허락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국방부 장관 앞에 무릎을 꿇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수호이를 직접 운용해 본다면, 공군의 전투력은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자존심을 다 내려놓은 채 말하는 이호 장군이었다.
그만큼 공군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행동이었고, 수호이만 도입할 수 있다면 활주로 이전을 가장 앞장서서 지시할 분위기였다.
“최대한 최신형 수호이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주요 장비가 제외된 연습용 전투기라도 괜찮고,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어떤 형태든 수호이를 가지고 오기만을 바라는 이호 장군이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이렇게나 생각하는 사람을 어찌 실망시키겠는가?
“그럼 이번 주 내로 러시아를 방문해 수호이 구입을 타진해 보겠습니다.”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호 장군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장군의 위엄을 뽐내던 첫인상과 달리 지금 이호 장군의 분위기는 우리 할아버지와 비슷했다.
신사옥 욕심을 내는 할아버지, 수호이 도입에 욕심을 내는 이호 장군.
무언가에 욕심을 내면 다 이런 눈빛을 보이기 마련이긴 했다.
* * *
며칠 후.
나는 약속대로 러시아로 향했고.
러시아 정부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서 나와 친분이 깊은 추코트카 주지사이자 에너지 회사 회장인 로만과 약속을 잡았다.
“로만 주지사님은 20분 뒤에 도착 예정입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호출해 주십시오.”
격투기 선수처럼 보이는 경호원이 깍듯이 말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필요한 것이 없음을 알렸고, 경호원이 뒤로 물러나자 휴대폰을 집어 들어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어딥니까? 또 어디 휴양지에서 놀고 있는 건 아니죠?”
“놀고 있다뇨! 지금 저보다 바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세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이제 보름도 안 남았어요! 이곳저곳 찾아다니고, 불려 다니고 몸이 10개라도 부족합니다.”
“대선이 벌써 코앞이군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네요.”
벌써 미국 대선 시즌이 찾아왔다.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었으니 대선 시즌이라고 딱히 내가 할 일은 없었지만, 데이비드는 달랐다.
그는 모든 정치인을 만나러 다녀야 했고.
미국 곳곳에서 열리는 자선 파티에 불려 다니며 술을 마시고 돈을 뿌려야 했다.
“지금 그렇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1~2%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여론 조사 기관에 따라 케리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는 곳도 있어요.”
“아직 테러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니 안보를 중시 여기는 부시 대통령이 재선할 거라고 봅니다.”
“저도 그렇게 보고 있긴 하지만, 경제 문제는 케리 후보가 더 앞서가고 있어서 낙관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상당히 긴장한 듯한 데이비드였다.
나야 결과를 이미 알고 있으니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회귀 전에도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고, 이번에는 내가 적극 도와주기까지 했으니 조금 더 넉넉한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부시 대통령이 무조건 재선에 성공하니까요.”
“대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왜 전화를 하셨어요? 대선 때문에 전화를 하신 건 아닌 것 같고.”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요. 제가 러시아에서 수호이 전투기 3대 정도를 구입해 한국 공군에 기증할 생각입니다.”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말씀이시죠?”
오래 손발을 맞춰 왔기에 단번에 주요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이비드였다.
“가능하겠어요?”
“부시 대통령이 재선만 성공한다면 더한 것도 가능하죠. 핵무기만 제외하면 뭐든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도록 얘기를 해 놓겠습니다.”
“부시 선거 캠프가 자금이 부족하지 않도록 넉넉하게 지원해 주시고요.”
“이미 넉넉하다 못해 곳간이 넘쳐날 정도로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쓴 선거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그럼 믿고 맡기겠습니다.”
바빠 보이는 데이비드였기에 오래 통화할 수는 없었고.
전화를 끊자 마침 로만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킴! 생전 안 오더니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어서 벌써 2번이나 러시아를 방문합니까?”
“자주 방문하겠다고 약속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약속은 무조건 지키는 성격입니다.”
“흠, 정말 약속 때문에 러시아에 온 게 맞습니까? 얼굴이 음흉한 걸 보니 무언가 또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연기라도 따로 배워야 하나?
로만은 내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실은 개인적으로 어려운 부탁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킴의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죠. 뭐든 말만 하세요.”
“수호이를 몇 대 구매하고 싶습니다. 아! 제가 개인적으로 보유하려는 건 아니고, 대한민국 공군에 기증할 목적으로 구매하려고 합니다.”
“혹시 한전 부지 문제 때문에 수호이를 구매하려는 겁니까?”
내가 한전 부지를 노리고 있다는 걸 로만까지 알고 있었다.
로만의 입장에서는 서울에 있는 땅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었지만, 나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에 한전 부지 문제를 알고 있는 듯했다.
“한전 부지는 이미 낙찰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인허가 문제로 공군과 마찰이 있어 수호이를 기증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가격만 맞으면 못 팔 건 없지요. 몇 대나 사실 생각이십니까?”
“3대 정도면 성의 표시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허, 이런 경우는 처음이군요. 고층 건물을 짓겠다고 전투기로 성의 표시를 하다니요.”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보유한 인맥과 돈을 사용해 공군을 설득하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훈련용이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이번 일을 문제 삼지 않을 겁니다.”
“흠, 최대한 저렴하게 수호이 3대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대략 1억 3천만 달러면 충분하겠군요.”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전투기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무리 저렴한 모델도 5천만 달러가 넘었다.
아마도 훈련용이나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공급해 줄 생각이기에 저렴한 가격을 부른 것 같았다.
“오늘이라도 바로 입금이 가능합니다.”
“허허, 마음이 아주 급하시군요. 저도 우선 상부에 보고를 드려야 합니다. 킴의 일이니 상부에서도 수락을 하겠지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씀하십시오.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말씀드리리다. 그보다 EPL 구단을 사는 건 아직도 생각 중입니까? 빨리 축구장에서 킴과 승부를 보고 싶군요.”
자연스럽게 축구 이야기로 대화의 흐름이 넘어갔다.
고작 10분도 안 되어서 목적을 달성했고, 남은 시간은 로만의 이야기를 들어 주며 시간을 보냈다.
* * *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보름이 지났다.
오늘은 회사 대신 강 대위의 사무실로 출근을 했고, 출근과 동시에 TV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을 보십니까? 저도 오는 길에 뉴스를 들었는데 어느 쪽이 이길지 아직도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강 대위도 선거에 관심이 있나 보네요.”
“군대에 오래 있다 보면 절로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가장 많이 바뀌는 조직 중 하나가 군이지 않겠습니까?”
군사정권부터 군 생활을 했던 강 대위였다.
그래서인지 선거에 관심이 많았고, 나와 함께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켜봤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결정되었다.
“대표님!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후우, 다행이군요. 생각보다 격차가 나지 않아서 걱정했어요.”
고작 5%의 차이로 승리한 부시 대통령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회귀 전에는 3% 차이로 승리했었다.
내가 개입해서 2%의 지지율을 끌어 올린 셈인가?
고작 2%.
하지만 초접전의 선거에서는 2%로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었기에 절대 작은 수치는 아니었다.
“대표님! 데이비드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 내가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 두었네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 여러 통이 와 있었고.
내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강 대위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온 데이비드였다.
“결과는 저도 방금 확인했어요. 예상대로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군요.”
[보스! 진짜 온몸에 땀이 나서 기절할 뻔했어요. 정말 겨우겨우 재선에 성공했다고요!]“5% 차이면 ‘겨우’라고 하긴 어렵죠. 부시 대통령 선거 캠프에 축하한다고 대신 전해 주세요.”
[확실히 전해 드리죠. 그리고 러시아 전투기 도입 건은 확답을 받았습니다. 그 대신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은밀하게 도입하라고 하네요.]그건 기본이었다.
공군에서 운용을 하면 정보가 퍼져 나가긴 하겠지만, 대놓고 태우그룹이 주도해서 수호이를 도입했다는 얘기만 나오지 않으면 되었다.
“미국에서의 일이 끝나면, 러시아로 넘어가서 전투기 도입을 주도해 주세요.”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제가 나서야죠. 선거 캠프와 만나 축하 인사를 전해 주고 곧장 러시아로 넘어가겠습니다.]“힘든 일정이 되겠군요. 항상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거 아시죠?”
[제가 이번에 펜트 하우스를 하나 구입했는데 거기서 쉰 적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매일 사람을 만나러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니 펜트 하우스에서 지낼 시간이 없네요.]“이번 일이 끝나면, 며칠 동안 쉬다가 오세요.”
데이비드가 한 명인 게 이렇게 아쉽다.
그와 비슷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었어도 데이비드가 러시아와 미국을 오갈 필요가 없었을 텐데.
하지만 S급 로비 능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았고.
내가 믿을 수 있는 S급 로비 능력을 가진 사람은 데이비드가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