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239)
독식하는 재벌 3세-239화(239/518)
239. 나비가 되는 과정 (3)
봉호준 감독과의 계약이 성사되었다.
기존의 제작비인 100억 원의 2배인 200억 원의 제작비 계약과 함께 봉호준 감독에게 2억 원의 계약금을 따로 지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흥행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러닝 개런티의 비율을 크게 올려 주기도 하였다.
최고의 감독과 계약을 맺었으니.
이젠 최고의 작가들과도 계약을 맺을 차례였다.
아직 재능을 꽃피우기 전인 작가라면, 전속 계약도 가능하기에 빠르게 움직였다.
“안녕하세요. 태우그룹 김민재입니다.”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귀하신 분이 이렇게 누추한 작업실을 다 찾아와 주시고,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나를 맞이하는 사람은 강호준 감독이었다.
그 또한 괜찮은 감독이었지만,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그가 아니었다.
강호준 감독의 부인이자, 앞으로 한국 드라마계의 한 획을 긋게 될 임희영 작가였다.
“좋은 감독과 작가를 영입하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못 가겠습니까?”
“제 작품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김 부회장님 같은 분이 제 영화에 관심을 다 가져 주시고, 어디 가서 자랑할 거리가 하나 또 생겼습니다!”
강호준 감독은 참 가벼운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우스운 사람은 아니었고, 오히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이상한 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무슨 작품을 하시든 차기작은 태우엔터에서 확실히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제작비 전액은 물론이고,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해 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아이고, 감사해라! 제가 투자 제안서를 만들어 찾아갔어야 했는데 이렇게 먼저 제안해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 도장을 찍으면 되겠습니까? 아! 도장을 집에 두고 왔네요. 지장도 가능할까요?”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옆에 두면 절대 심심할 일은 없을 듯한 강호준 감독이었다.
“가능하고말고요. 그리고 작가님과도 계약을 하고 싶은데 잠시 대화 가능할까요?”
“작가라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작업실에 임희영 작가님이 계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 희영이 말씀이십니까? 요즘 글을 좀 쓰고 있긴 하지만, 아직 데뷔도 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빠르게 찾아왔나?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았다니.
그렇다고 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었다.
강호준 감독과 계약을 맺은 것도 임희영 작가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으니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않습니까? 태우엔터 관계자들이 임희영 작가님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자기야! 들었지? 빨리 와 봐! 잘하면 데뷔작을 진행할 수도 있겠어!”
“흠흠,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는 아직 배우는 단계예요. 어디와 계약을 할 수준이 못 됩니다…….”
구석진 자리에서 워드 작업을 하던 임희영 작가가 다가와 말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커다란 안경을 쓴 그녀는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태우엔터는 신인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전폭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너무 좋은 제안이지만… 제가 무슨 글을 쓰는지도 모르시는 상태이신데 제가 어떻게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그럼 지금 쓰고 계신 작품을 잠시 볼 수 있을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시놉시스를 금방 프린트해서 보여 드릴게요.”
작품의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는 시놉시스.
임희영 작가는 5장 분량의 시놉시스를 프린트해서 내게 보여 주었다.
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그녀의 데뷔작 시놉시스를 한 글자도 빠짐없이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뭐지?
내가 아는 임희영 작가의 작품과는 완전히 궤가 다른 작품이었다.
그녀는 장르물 전문작가로 한국 드라마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쓰고 있는 작품은 로맨스물이었다.
“흠흠, 로맨스를 쓰고 계시는군요.”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쓰고 있었어요.”
“문체를 보니 로맨스보다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더욱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지금의 글이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가요? 저도 글을 쓰면서 뭔가 로맨스는 저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지긴 했어요.”
“확실한 건 임희영 작가님에게선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우리 태우엔터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시지 않겠습니까? 계약금으로 3억을 선지급해 드리고, 10년 동안 전속 작가 계약을 제안드리겠습니다.”
데뷔작도 쓰지 않은 작가에게 3억 원의 선금 지급.
임희영 작가보다 그녀의 남편인 강호준 감독이 더욱 놀라 목소리를 높였다.
“계약금을 3억 원이나 지급해 주십니까? 혹시 10년 안에 몇 작품 이상을 써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있습니까?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평생 노예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건 아니죠?”
“10년 동안 한 작품도 쓰시지 않아도, 계약금은 돌려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임희영 작가님이 원하시는 작품은 무조건 드라마로 제작해 드리겠다고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있겠는가?
너무 좋은 조건이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임희영 작가였다.
하지만 강호준 감독이 옆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제대로 해 주고 있었다.
“뭘 고민해? 어서 도장을 찍어. 노예 생활을 해도 대감집에서 해야 고기반찬을 얻어먹는다고 했어. 태우그룹과 계약을 해서 우리에게 나쁠 건 하나도 없다고.”
“제가 보여 준 것이 하나도 없는데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합니다. 임희영 작가님은 이런 제안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으십니다.”
임희영 작가는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기 마련이었고, 나는 그 욕망을 부추겼다.
그럼에도 임희영 작가는 요지부동이었고, 나는 가만히 앉아 그녀의 선택을 기다리기만 했다.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제 실력이 아직 부족해요. 그러니 계약금은 1년 뒤에 받겠어요. 1년 안에 계약금을 받을 만한 작가로 성장해 볼게요.”
“계약금은 받지 않으시더라도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얼른 계약서를 내밀었고.
강호준 감독과 임희영 작가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 * *
며칠 동안 정말 많은 감독과 작가를 만나러 다녔다.
임희영 작가가 장르물 드라마의 대표격이라면, 로맨스물의 대표격인 이서희 작가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10명의 감독과 15명의 작가와 계약을 체결했군요. 이 정도 인원이면 컨텐츠 부서도 이제 제 할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외주 인원까지 고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 정도입니다.”
“아직 놀고 있는 인력이 있지 않나요? 음반 제작 부서가 다른 부서에 비해 할 일이 없다고 들었어요.”
“이제 막 생긴 부서다 보니 시행착오를 좀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명 A급 가수와 계약을 위해 접촉 중입니다.”
어찌 보면 문화 산업의 꽃은 음악이었다.
앞으로 K-POP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길 정도로 한국 가요계의 미래는 매우 밝았다.
“A급 가수 영입이 쉽지 않나 보군요.”
“태우엔터가 신생 회사다 보니 조금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최고의 음원 사이트인 베리뮤직을 보유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A급 이상의 가수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A급 가수를 영입하려면 계약금이 적지 않게 들겠군요.”
“3년 전속 계약에 10억 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생 회사다 보니 다른 회사보다 계약금을 높게 부르고 있습니다.”
조 단위의 돈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10억 단위의 돈도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가수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10억 원이나 사용해야 한다니 조금 과한 감이 느껴졌다.
“흠, 차라리 신인을 양성하는 편이 낫겠군요. 아이돌 그룹 하나를 육성하는 데 드는 비용이 10억 원 미만이지 않나요?”
“그렇긴 하지만, 신인 아이돌 육성의 경우 복권과 같습니다. 특히나 태우엔터 같은 신생 회사에서 아이돌 그룹을 런칭할 경우 팬덤이 늦게 붙는 경향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미 증명된 A급 가수를 영입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군요.”
“A급 가수와 계약을 체결하면, 거액의 계약금을 준다고 해도 최소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기획실장의 말도 틀리진 않았다.
신생 회사의 이름값을 높이긴 위해선 간판스타가 필요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가수 육성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럼 투 트랙으로 가야겠군요. A급 가수 영입과 신인 양성을 동시에 진행하세요. 그리고 A급 가수 명단과 유명 기획사의 연습생 명단을 준비해 주시고, 대규모 오디션도 함께 준비하세요.”
“연습생도 다른 기획사에서 데리고 오실 생각이십니까?”
“아직 가수로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을 이적시키는 건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을 겁니다.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 진행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확률이 적죠.”
회귀 전에는 연예계에 그리 큰 관심은 없었다.
그렇기에 아는 가수가 몇 명 없었고, 내 기억에 남은 몇 명은 역대급 소리를 듣는 가수들이었다.
그러니 그들만 데리고 오면 성공은 반쯤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고.
오디션을 통해서든 혹은 다른 기획사에서 데리고 오든 반드시 태우엔터 소속으로 만들어야 했다.
* * *
다음 날,
책상 위에 A급 가수 명단부터 기획사 소속 연습생 명단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먼저 A급 가수 명단부터 확인했지만, 마음에 드는 가수는 그다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마음에 드는 가수는 다른 기획사의 간판스타라 데리고 올 수가 없었고, 그렇지 않은 가수의 경우엔 롱런 하지 못하는 반짝스타에 가까웠다.
A급 가수를 데리고 온다고 해서 그리 이득을 보지 못하는 상황.
그렇다면 차라리 그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해서 이슈몰이를 하는 편이 나았다.
“실장님, 태우엔터를 만들면서 케이블 채널 3곳을 인수했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음악, 게임, 그리고 드라마 채널입니다.”
“잘 되었군요. 음악 채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나 만듭시다. 이름을 알리지 못한 가수부터 연습생, 중고등학생까지 전부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오디션을 여는 겁니다.”
2010년대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단번에 스타가 된 가수가 한두 명이 아니었고.
우리가 5년 정도 일찍 오디션 프로그램을 열어 입상자를 태우엔터 소속으로 만들기만 한다면, 단번에 태우엔터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킬 수 있었다.
“대규모 오디션이라고 하면 강변 가요제나 대학 가요제와 비슷한 포맷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비슷은 하지만 드라마 요소를 가미할 겁니다. 3개월 정도 매주 방송을 진행하고, 순위에 오르지 못한 사람을 방출하는 식으로 재미 요소를 더하는 거죠.”
“제작비가 적지 않게 들겠습니다.”
“스케일이 클수록 재능있는 인재가 참가하겠죠. 제작비로 50~70억 원 정도를 사용하면 되겠군요. 우승 상금도 10억 원에 태우자동차까지 한 대 준다고 하면, 크게 관심을 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승 상금 10억 원.
로또 1등 상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금액이었다.
로또 당첨금 10억으로는 인생 역전이 불가능하지만, 오디션 프로에서 1위를 하면 상금과 더불어 단번에 슈퍼스타가 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